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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의 KBO, K리그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4 10:10  | 조회 : 1721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5월 14일 (목요일)
□ 출연자 : 정대훈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정대훈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 김유신과 김춘추 일화에 나타난 축국
- 고구려 각저총 벽화로 남아있는 씨름
- 태종 이성계의 격구 실력 '일품'이었단 기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뉴스를 각별한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뉴스 탐구생활. 역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뉴스를 좀 똑바로 들여다보도록 하죠. 국사편찬위원회 정대훈 편사연구사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 정대훈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이하 정대훈):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오늘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을까요?

◆ 정대훈: 몰라도 전혀 상관없지만 알아두면 언젠가 한 번은 쓸 데 있는 이야기들. 이번 주에는 스포츠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지난주에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리그가 개막하지 않았습니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 때문에 개막도 많이 늦어졌고요.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데, 이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런 스포츠 리그가 개막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스포츠를 기다려오신 마음이 많이 충족된 것 같고요. 그리고 이번에 개막한 야구 같은 경우에는 해외에 중계가 되면서 해외 네티즌들이 한국 야구에 새삼스럽게 관심을 가지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 때문에 스포츠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격투기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지난 주말에 아주 오랜만에 격투기 대회가 열려서 저도 지난 주말 아주 즐겁게 보내서 준비해봤습니다.

◇ 노영희: 오늘은 옛날 사람들의 스포츠 이야기를 하실 건데요. 친숙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 정대훈: 아마 어릴 때 위인전이라든지,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신라시대 때 활약했던 김유신, 김춘추, 이런 이름들 다들 들어보신 기억이 나실 거예요. 김유신은 신라의 장군이었고, 김춘추는 신라 무열왕이 되죠.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삼국통일의 초석을 닦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다 기억이 나실 거예요. 그런데 김춘추가 김유신의 누이동생과 결혼을 했거든요? 결혼하는 과정이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김유신이 어느 날은 김춘추에게 우리 집 앞에 가서 공놀이나 하고 놀지 않을래? 하고 이야기했다는 거죠. 그래서 김춘추가 알았다고 해서 가서 김유신네 집 근처에서 공놀이를 즐겼는데 김유신이 일부러 김춘추의 옷자락을 밟아서 옷이 찢어지게 했다는 겁니다. 일부러 그렇게 한 거죠. 옷이 찢어지게 해서, 짐짓 모른 척을 하면서 옷이 찢어졌구나, 마침 집에 내 누이동생이 있는데 누이동생더러 이 옷을 꿰매게 하자, 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자기 누이동생과 김춘추가 만나는 자리를 주선해서.

◇ 노영희: 이런 꼼수를 김유신 장군이 쓰셨군요, 그 옛날에?

◆ 정대훈: 이런 지략을 가지고. 그렇게 해서 로맨스가 이루어졌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죠. 기록에 보면 김유신과 김춘추가 즐긴 공놀이의 이름이 ‘축국’으로 되어 있습니다. 공놀이인데 축국입니다. 딱 들어도 뭔가 지금의 축구가 연상되는 그런 이름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 축국이 지금의 축구와 비슷한 경기가 아니겠는가, 하고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다만 축국에 대해서는 기록이 아주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룰이 어땠는지, 그 당시에 김유신과 김춘추가 즐겼던 놀이가 어떤 룰에 의해서 진행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어요. 그런데 두 사람이 경기를 즐기는 와중에 옷이 찢어질 정도였다고 하면 심한 몸싸움이 있는 운동이었다는 것은 우리가 추측해볼 수가 있잖아요. 그리고 중국의 역사서인 신당서나 후한서 같은 데를 보면 고구려 사람들은 축국에 능하다, 이런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런 것을 보면 신라뿐만 아니고 고구려를 비롯한 한반도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다 축국을 즐기고 잘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기록들로 미루어보면 축국은 짐승의 털이나 끈 같은 것으로 조그마한 공을 만들어서 여러 명이 이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오래 차는 것이었다고 추측이 되는데요.

◇ 노영희: 그러면 우리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정대훈: 그렇죠. 우리 군대 갔다 오신 예비역 형들이 예전에 복도나 공터에서 많이 하던 우유팩차기와 굉장히 비슷한. 우유팩차기를 하는 예비역 형들을 보시면 이들은 화랑의 후예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 노영희: 우유팩차기도 유구한 역사를 지닌 훌륭한 우리의 역사라고 봐야겠네요?

◆ 정대훈: 그렇습니다. 그들은 지금 전통을 계승하는 중이고요. 이런 정도로 한국 구기종목의 전통을 더듬어볼 수 있을 텐데요.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격투기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전통 격투기라고 하면 역시 씨름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 노영희: 씨름을 격투기라고 합니까?

◆ 정대훈: 물론 주먹이 오가는 다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힘과 기술을 겨룬다는 점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일종의 격투기라고도 볼 수 있죠. 실제로 씨름 선수 출신으로 격투기에서 활동한 여러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요. 요즘은 주로 명절에 씨름 경기가 많이 열리기는 하는데 최근에는 씨름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을 보면 씨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 노영희: 요즘은 씨름을 옛날에 강호동 씨 나올 때의 그런 분들이 하지 않고요. 젊은 청년들이 많이 해서 그런가 봐요?

◆ 정대훈: 네, 사실 씨름도 역사가 아주 오래된 스포츠입니다. 4세기경, 그러니까 300년대에 만들어진 고구려 고분인 각저총이라고 하는 무덤이 있어요. 여기에 보면 무덤 안에 씨름을 하는 사람이 그려진 벽화가 남아 있습니다. 각저총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실은 ‘각저’라는 이름이 씨름을 한자로 표기한 거거든요. 이 벽화를 보면 큰 나무 아래에서 상의를 탈의한 두 명의 남자가 씨름을 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것을 보면 고구려 사람들도 이미 씨름을 즐기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죠.

◇ 노영희: 이거는 조금 다른 질문이기는 한데요. 왜 씨름을 할 때는 옷을 벗고 합니까? 저는 항상 그게 궁금하던데요.

◆ 정대훈: 옷을 입고 하면 옷자락을 잡는 식으로 반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씨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까? 옷자락을 잡으면 안 되기 때문에 상의를 탈의하고 순수한 힘과 기술만으로 승부를 겨루는 게 아니겠습니까.

◇ 노영희: 그러면 다른 스포츠도 있을까요?

◆ 정대훈: 네, 조금 특이한 것으로는 격구라고 하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격구라는 것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 긴 채를 이용해서 공을 상대방의 골문에 넣는 스포츠인데요.

◇ 노영희: 폴로 아닌가요?

◆ 정대훈: 그렇죠. 이게 유럽에는 폴로라는 이름으로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원래 이 스포츠는 페르시아 지방에서 처음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게 동서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죠.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을 잘 타는 것은 여러모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스포츠이자 군사훈련으로도 중요하겠죠. 그래서 한국에서도 격구는 굉장히 인기가 있는 스포츠였습니다. 고구려와 고려에서는 여성들까지도 격구를 즐겼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게 말이 흔한가요? 말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 정대훈: 하지만 말을 탈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또 누구나 격구를 즐겼던 것 같고요. 사실은 꼭 말이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 없이 뛰어다니면서 즐긴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 역사에서 격구를 잘하는 사람으로 이름이 남아 있는 사람은 조선의 첫 번째 왕이죠. 태조 이성계가 격구를 그렇게 잘했다고 합니다. 이성계의 격구 솜씨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성계가 말 위에서 거의 뒤로 눕다시피 해서 말 뒤로 나온 공을 차서 말 다리 사이 앞으로 쳐낸 기술이 그렇게 일품이었다고 합니다.

◇ 노영희: 치기도 어렵겠어요. 말 다리에 부딪히게 되면 자기도 떨어질 텐데요.

◆ 정대훈: 거의 아크로바틱 하는 수준으로 한 거죠. 그 정도면 거의 조선의 메시다. 드리블 하는 솜씨가 굉장히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나라의 정치적인 리더가 운동을 좋아하게 되면 사실 밑에 있는 사람들은 피곤하기는 합니다.

◇ 노영희: 그렇죠.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 정대훈: 약간 직장상사께서 등산을 너무 좋아하시면. 사실은 격구를 하는 게 여러모로 민폐인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고려시대 같은 경우에는 고려 무인 집권기의 집권자였던 최이 같은 사람은 격구를 굉장히 좋아했는데요. 격구 경기를 하면 말들이 뛰어다니니까 먼지가 막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려고 사람들을 동원해서 물을 뿌린다든지, 이런 식의 민폐를 끼치기도 하고 혹은 멀쩡한 민가를 헐어서 경기장을 만드는 그런 일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거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는 하죠.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왕이 격구를 너무 좋아하면 신하들이 나서서 이것을 말리고, 이런 경우도 많이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런데 조선시대 선비들이 원래 글만 쓰고 몸 쓰는 일은 싫어하지 않습니까?

◆ 정대훈: 그렇게 많이들 알려져 있고 그런 점들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저는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선비들도 무예를 통해서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것을 중시했거든요. 그중에서도 특히 활쏘기를 굉장히 중시했습니다. 성균관에서는 선비가 익혀야 할 기본 소양 중 하나로 활쏘기를 꼽기도 했거든요. 그런 것들을 보면 활쏘기를 통해서 근력이나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 당시 선비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 노영희: 네, 오늘은 프로야구 개막 기념으로 옛날 사람들의 스포츠를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대훈: 네,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정대훈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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