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코로나19 덮친 영국 현지, 존슨 총리 상황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4-10 11:32  | 조회 : 65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4월 10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수정 통신원 (영국 런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얼마 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중환자실로 이송이 됐었죠.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면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오늘 새벽 들려왔습니다만, 확진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와 같은 국가의 행정수반 부재는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지, 또 영국 정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 NOW인터뷰 시간에는 영국 런던 현지를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수정 통신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통신원님, 안녕하세요. 

◆ 김수정 통신원(이하 김수정): 네, 안녕하세요. 영국 런던입니다.

◇ 전진영: 지금 영국 내에서 확진자, 사망자 수가 어떻게 되나요?

◆ 김수정: 4월 9일자 기준으로 확진자는 6만 5000명이 넘어섰고요. 사망자는 8000명에 육박합니다. 어제죠. 4월 9일 하루 동안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만 무려 881명을 기록했습니다.

◇ 전진영: 지금 숫자가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지금 이탈리아나 프랑스 같이 다른 유럽 국가의 경우에는 확산세가 전보다 주춤해졌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영국은 지금 그렇지 않은 건가요? 어떻습니까?

◆ 김수정: 그렇죠. 영국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동시에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인데요. 2주 전쯤에 영국이 이탈리아와 같은 길을 갈 것 같다는 다수 언론들의 경고가 있었는데, 오히려 이탈리아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게다가 오늘 외무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직 바이러스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런 발언을 해서 봉쇄 조치를 해제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을 했는데요. 이런 상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당분간 슬프지만 영국에서 바이러스 확진은 계속되지 않을까, 이렇게 전망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외무장관이 그렇게 말을 했다는 건 당분간은 영국에서 지금 취해지고 있는 엄격한 봉쇄 조치가 계속해서 이어질 거다, 이런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네요?

◆ 김수정: 그렇죠.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3일 필수적인 경우, 그러니까 장을 보거나 병원을 가거나 하루 한 번 운동을 하는 것 이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도록 하는 엄격한 봉쇄 조치를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서 카페나 펍, 식당 같은 곳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상점은 전부 문을 닫은 상태고요. 이 봉쇄 정책은 이전 3주간 하겠다고 했고, 사실상 다음 주면 끝이 나는데요. 이 봉쇄 정책을 계속 연장할지, 아니면 완화할지에 관련해서는 정부의 비상상태 과학적 자문그룹이 다음 주 코로나19와 관련된 심층 증거들을 가지고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이 회의 이후에 정부는 봉쇄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현재 상황으로서는 연장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보통 이례적인 상황이 되면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자체가 지금 영국이 굉장히 비상시국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싶거든요?

◆ 김수정: 네, 그렇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 5일이었죠. BBC 방송 등을 통해서 대국민 특별 메시지를 발표했는데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서 불안해하는 영국인들을 격려했고요. 후세가 우리를 매우 강인한 사람들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매년 성탄 메시지를 사전에 녹화해서 방송하는 것 외에 이렇게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아주 이례적인 일인데요. 과거에 여왕은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장례식 직전, 2001년 걸프전 당시, 그리고 2002년 자신의 어머니인 왕대비가 별세했을 때, 이렇게 딱 세 번만 특별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 전진영: 그만큼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일 것 같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국 국민들이 더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건 얼마 전에 보리스 존슨 총리가 중환자실로 이송돼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습니까? 오늘 새벽에 뉴스를 보니까 일반 병실로 옮겨져서 상태가 호전됐다고 하는 소식이 들렸더라고요?

◆ 김수정: 네, 몇 시간 전에 속보로 전해졌는데요. 코로나19로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상태가 다행히 호전돼서 일반 병상으로 옮겨졌습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는 오늘 저녁에 일반 병실로 옮겼고, 회복 초기 단계로 긴밀하게 보살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존슨 총리는 지난 5일 저녁 런던 세인트 토마스 병원에 입원한 뒤에 상태가 악화되자 6일 저녁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겨졌죠. 일단 일반 병상으로 왔다고 하는 것은 좋은 소식이고요. 하지만 현지 언론은 존슨 총리가 언제 완전히 회복해서 업무에 복귀할지는 예측하기 이르다고 하면서 의료팀이 결정할 사안이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 전진영: 일단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하니까 다행이기는 합니다만, 사실 이런 상황 자체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다 보니까 이럴 때일수록 국가 지도자의 역할이 굉장히 필수적인데, 이렇게 총리가 입원을 해 있는 상태면 리더십 공백이 우려될 수밖에 없고요. 지금 총리 대행직을 맡고 있는 사람이 외무장관인데, 그러면 이렇게 비상사태일 경우에 국가 지도자의 역할을 누가 한다, 이런 식의 매뉴얼이 있다거나 이런 것은 없나요?

◆ 김수정: 영국은 원래 성문헌법이 없어서요. 권력 승계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영국의 의원내각제는 전통적으로 집권당의 의원들 가운데 첫째 자리로 선출된 의원이 행정 수반인 총리를, 다른 의원들이 장관을 맡아서 운영하는데요. 현재 영국 정부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부재에 따라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이 총리 대행직을 맡아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습니다. 이 조치는 존슨 총리의 지시에 따른 거고요. 헌법적 정통성이 부여되지 않은 임시 방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대 영국 정치에서 총리가 이렇게 상당 기간 집무 능력을 상실한 경우는 사실상 초유의 사태인데요. 당장은 정부가 형식적으로 굴러가겠지만, 말씀드린 대로 존슨 총리의 회복 기간이 길어지는 사태가 불거진다면 정부의 정책 결정 기능이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런 우려가 충분히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은데, 그러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한다거나 현지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지금 하고 있습니까?

◆ 김수정: 존슨 총리의 중환자실 입원 소식이 나오자마자 국정 공백과 관련된 기사들이 현지 언론을 뒤덮었는데요. 아마도 영국에서 지도자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우는 일 자체가 정말 드물기 때문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 국정 업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담은 기사들이 연이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영국 전체가 엄청나게 긴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영국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국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영국의 일반 시민들은 이 코로나19 사태로 일상생활의 어떤 영향을 지금 받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금 궁금한데요. 정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내놓은 지침 같은 것들이 있습니까?

◆ 김수정: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국은 지난달 23일부터 봉쇄 정책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켓이나 약국 같이 꼭 필요한 곳을 제외한 상점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서 전부 문을 닫은 상황이고요. 많은 회사들도 대부분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어서 런던 시내는 지금 텅 빈 상황입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는 기본 지침으로 매일 정부 정례 브리핑에서 빠지지 않고 강조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국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모든 나라들에서 지금 굉장히 강조를 하고 있는 부분인데, 사실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이 잘 지키지를 않아서 문제가 되거든요. 영국은 어떤가요?

◆ 김수정: 영국도 사실은 그랬는데요. 지금 상황이 점점 좋지 않다 보니까 사람들의 긴장감도 계속 높아지고 있고요. 또 영국 정부에서 강력하게 국민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집에 있으라는 것,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이다 보니까 이 부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트 앞에서 줄을 설 때도 1m 이상 거리를 두고 줄을 서고 있고요. 또 계산을 할 때도 사람들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 바닥에 큰 스티커 같은 게 다 붙어 있어서 이전보다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열심히 동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하루하루 날씨가 좋아지면서 공원이나 야외에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요. 놀러 가는 사람들이 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런 부분은 한국하고 상황이 비슷한 것 같고요. 그리고 유럽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고 저희도 많이 들었는데, 영국은 어떻습니까? 지금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인가요?

◆ 김수정: 맞습니다. 마스크의 경우, 영국과 한국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영국 사람들이 원래 마스크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여전히 영국 정부에서는 마스크 쓰는 것에 대한 뚜렷한 권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아직도 거리에 나가 보면 마스크를 쓴 사람보다는 안 쓴 사람들이 훨씬 많고요. 공원 같은 야외에 가면 더 그렇습니다.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고요. 그래도 3월 말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가 아닌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지금은 마트나 갇힌 공간에 들어가면 반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있고요. 특히 노인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특별히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학교는 지금 어떻습니까?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이죠?

◆ 김수정: 네, 휴교령이 내려졌는데, 영국은 3월 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요. 한국과 달리 학기 중에 학교가 문을 닫아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수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중학교 이상 상급학교나 비싼 수업료를 받는 사립학교의 경우는 화상수업을 하는 학교들이 많고요. 공립학교,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경우는 온라인으로 숙제를 내주고 아이들이 과정을 따라오게 유도하는 식이라고 합니다. 봉쇄 정책 때문에 영국 부모들은 대부분 자택 근무, 재택 근무를 하고 있어서요.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도 번갈아가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적가 공통적으로 경제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데, 영국 역시 조금 경제활동이 많이 움츠러들었을 것 같거든요. 특히 자영업하시는 분들의 어려움도 클 것 같고요. 지금 한국에서는 재난기본소득 이야기도 굉장히 활발하게 나오고 있는데, 영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 김수정: 영국도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가 일단 코로나19 사태로 일을 하지 못하는 직원들 월급의 80%를 최대 2500파운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370만 원 정도를 정부가 내줄 것이라고 발표를 했고요. 현재까지 나온 기간은 일단 3개월인데요.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자영업자들에게는 긴급 운영자금의 명목으로 지원금을 일괄적으로 지급을 한다고 하는데요. 상점의 규모에 따라서 우리 돈으로 1500만 원, 또는 3700만 원 규모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긴급 사업대출이나 세금 면제, 혹은 세금 납부 기한을 연장해준다거나 하는 다양한 구제제도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코로나19 관련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다 보니까 의료진들의 업무 부담이라든지, 병상 부족 문제도 궁금한데요. 영국의 공공의료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나요?

◆ 김수정: 사실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달 중순 영국에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렇게 되면 최대 10만 2000개가 넘는 병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가능한 병상은 고작 1만 7764개에 그친다고 하니까 큰 문제인 거죠. 또 이렇게 환자가 많아지면 중환자실 병상은 약 2만 4000개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현재 영국에서 가지고 있는 중환자실 병상은 799개에 불과해서 큰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건 너무 비관적인 숫자다, 이런 반론도 있기는 한데요. 어쨌거나 그동안 영국이 자랑해왔던 공공 의료시스템의 민낯이 이번에 드러난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급하게 런던 동부에 있는 전시장에 5000개 병상을 가진 야전 병원을 설치했고요. 8일부터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야전 병원을 지방 곳곳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하고요. 통신원님도 건강 조심하십시오, 고맙습니다.

◆ 김수정: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영국 런던 김수정 통신원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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