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한국발 입국금지, 강화 54곳으로... 외교적 문제없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28 11:17  | 조회 : 905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2월 28일 금요일
□ 출연자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한국발 입국자 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나 지역이 25곳, 입국 절차강화는 29곳으로 총 54곳, 하루 만에 수치가 대폭 늘었는데요. 향후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경우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하는 나라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외교적으로 문제는 없을까요.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을 맡고 강준영 교수, 전화로 연결해 이야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이하 강준영): 안녕하세요. 

◇ 전진영: 입국금지가 아닌 단순 제한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우리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 여행한다든가, 비즈니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이런 분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이 따를 것 같은데, 우리나라 외교사를 봤을 때 이런 전례가 있었나요?

◆ 강준영: 지금 사실 코로나 사태가 워낙 갑자기 발생하고, 또 확산세가 계속 커저가고 있다보니까 이런 일로 한국인이 입국 금지를 당하거나 격리를 당하거나 이런 일은 없었죠. 지금 말씀하신 대로 진정세가 잡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벌써 여섯 개 대륙 전체에, 남극을 제외하고는 다 확산됐다고 하니까 앞으로도 걱정이 되고요. 이게 사실은 지금 상황은 멋도 모르고 갔다가 현지에서 격리가 되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잖아요. 호텔 강제격리 된다거나 병원도 가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걱정이 되는 부분이 바로 그런 겁니다. 방역선진국이라고 우리가 자처하고 있고, 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동네북이 된 상황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다른 국가들, 당연히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워서 한국인들에 대한 입국제한이 강화될 수 있는 개연성이 계속 있단 말이죠. 그래서 외교적을도 아주 대응이 어려운 그런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전진영: 사전 협의가 없이, 그리고 입국을 보류하고 격리하는 결정을 내린 나라도 있었잖아요? 이스라엘이나 모리셔스 같은 경우에. 그런데 이런 게 외교적으로 있을 수 없는 ㅇ리 아닙니까?

◆ 강준영: 사실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기본적으로 한국 상황을 아주 긴급하게 보고 자국 중심의 결정을 내린 거죠. 왜냐하면 이게 주권과 관련되는 상황이고, 그 국가에 들어가는 것은 그 국가의 주권이지만, 우리가 다 서로 항공협정이라든지, 이런 것에 의해서, 우리도 거의 200개국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비자나 이런 게 있을 때 되어 있거든요. 그러면 그 단계부터 문제가 된 게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갔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사실 외교적으로는 아주 특수한 경우라고 봐야 하고요. 보통 협의도 하고, 언질을 주고, 예를 들어서 피치 못할 비즈니스 같은 경우가 있을 때는 어떻게 한다, 이런 게 있어야 하거든요. 당분간 여행은 제한하겠다든지, 이렇게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해외에서 한국 상황을 굉장히 급박하게 보고 있다, 이렇게 하는 반증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전진영: 보통 전염병을 포함해서 이런 국가적인 사태로 다른 나라의 입국을 금지할 때 어떤 기준이 되는 국제적인 규범 같은 게 있습니까?

◆ 강준영: 사실은 이게 굉장히 감정적인, 심정적인, 이런 부분이 더 많이 좌우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WHO라고 하는 세계보건기구가 있죠. 우리나라도 가입해있고요. 여기에 보면 감염은 통제를 해야 하지만, 불필요하게 국가 간 이동을 방해하지 마라,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전에 에볼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그러니까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그때도 국경폐쇄하지 말아라, 여행이나 무역에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이번 코로나 사태도 WHO 사무총장이 계속해서 비상사태를 머뭇거리다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한 말은 이것으로 인해서 여행이나 무역에 제한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어떻게 보면 중국을 두둔하는 일이 벌어졌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는 공포심 때문에, 두려움 때문에 많이 벌어지는 거고, 실질적으로 과학적으로 꼭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없다, 이런 게 WHO의 공식 입장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국가마다 자의적으로 판단할 개연성이 매우 높은 거죠.

◇ 전진영: 법적인 강제성이 큰 게 아니고 각 나라의 자율성을 우선적으로 하고, 권고를 하는 거기 때문에 각자 나라의 상황에 맞게 판단을 하니까 나라별로 대처방법이 다른 것 같은데요. 지금 또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나라중 하나가 중국인데요. 코로나19 확산 초기 때부터 우리나라 내에서도 중국인 입국금지에 대한 찬반 논쟁이 굉장히 심했고요. 입국금지 자체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도 지금도 여전히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나뉘어 있거든요. 외교적으로 찬성의 입장, 반대의 입장이 어떤 것들이 나오고 있는지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 강준영: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당연히 찬성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자국민의 안전히 최우선이라는 하는 개념에서 보면 발원지인 중국에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 굉장히 당위적인 거죠. 그리고 우리나라 출입국 관리법에도 11조에 그런 조항이 있습니다. 법무부 장관이 감염병 환자라든지, 또는 공중위생상 해가 될 염려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이런 조항이 있거든요. 국가마다 다 있죠. 그래서 이런 것을 내세우는 거고요.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어제도 청와대에 다섯 가지 해석을, 실효성이 없다든지,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입장에서는 단순하게 방역보다는 외교적인, 또는 경제적인,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났을 때의 양국관계, 이런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한중이 매우 가깝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막는 게 어렵지 않느냐. 그리고 막으면 다른 형태로 한국에 들어오고, 숨기고 들어오고, 예를 들어서 밀입국을 한다거나 제3국을 거쳐서 온다거나, 그러면 오히려 국내 방역망이 뚫릴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내세우면서 실효성이 없다, 실익이 없다, 이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한국이 예를 들어서 최근의 사태처럼 확산사태가 안 일어났으면 정부 입장이 어느 정도 얘기가 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국민들이 중국에서 격리를 당하거나 입국금지를 당하는 일이 생기고 있고요. 그다음에 중국이 가라앉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중국 내부의 상황을 보면 진단도 못 받고 사망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한국도 이렇게 진단하기가 어려운데, 일본도 그렇고, 중국의 여러 가지 상황으로 그게 과연 가능할 거냐, 그런 것을 가지고 이렇게 따지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느냐, 이런 것 때문에 여전히 찬반 논리가 굉장히 강하죠. 당연히 한국정부도 자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했겠지만, 어쨌든 초기 확산세에 대한 오판이 조금 있었고, 지금은 사실은 실효성이, 지역감염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크지 않은 그런 상태다, 이렇게 찬반 여론을 두고 여전히 갈라져 있습니다.

◇ 전진영: 방금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의 그런 입국금지 관련해서 찬반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일부 지방에서 한국인을 입국 통제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더 이 논란이 커진 것 같은데요. 중국 중앙정부에서는 우리 중앙정부의 판단이 아니라 일개 지방정부의 결정이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만, 이런 지방정부의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부분이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상호 외교관계에서 어떻게 봐야 할지, 이 부분도 궁금하거든요.

◆ 강준영: 사실은 아주 중국의 전형적인 대외 조치의 한 패턴이죠. 예를 들면, 중국은 정부와 당이, 물론 당이 통제하는 국가지만 이중지도제라고 해서 어떤 성에 가면 성장이 있고, 그 성장보다 더 높은 서기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지방정부의 결정이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는 사실은 당이 명령을 내려서 움직이는 부분은 빠져 있는 거예요. 지방정부의 자의적인 조치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거기에는 당이 통치하는 중국의 속성상 자유로울 수가 없는 거죠. 크게 저는 두 가지를 꼽는데, 하나는 지금 중국이 코로나 방역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 간에도 방역경쟁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우리 지역이 이렇게 늘어나면 안 되는 거다, 그런 경쟁도 있을 거고요. 또 하나는 중앙정부 눈치를 아무래도 보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우리 사드 사태와 똑같은 겁니다. 사드 때도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일부 특정 마트에 가지 않고, 특정 업체를 공격하고, 이런 일들이 벌어졌거든요. 지금도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중국 공산당의 속 얘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환구시보라고 하는 신문은 외교보다 방역이 중요하다, 이렇게 못을 박고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외교적 고려를 우선 앞세워서 여러 가지 상황을 했는데, 그것에 대한 중국의 조치는 어떻게 보면 우리를 뒤통수 때리는 형태로 되어 버린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게 굉장히 실망감이 많이 나오고요. 사실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중국 입국 금지를 안 했기 때문에 중국 정부라든지, 당국이 직접 나서기는 굉장히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게 지방정부가 나서서 하는 형태로 움직이는 거다. 물론 한국만 하지 않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도 하는데, 어쨌든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300여 명이 격리생활을 당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왔으니까요. 우리 강경화 장관도 항의를 했지만 중국의 논의는 우리는 이해하지만 우리가 급하다, 결국 이렇게 나왔단 말이죠. 국민들의 실망감이 더 커지는 거고, 거기에 소위 중국에 대한 감정의 문제가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도 사실 상당히 있습니다.

◇ 전진영: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렇게 장관 차원에서 우려를 표명하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고, 금지를 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데요. 만약에 한국인 입국금지국이 상황이 더 악화돼서 계속 늘어난다고 하면 외교적으로 어떤 부분이 가장 우려가 될까요?

◆ 강준영: 우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의 이미지가 상당히 추락되는 거겠죠. 국제적으로. 그다음에 지금 가장 큰 게 한국이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수출국처럼 되어 버리는 상황입니다. 지금 한국, 일본, 이란, 그다음에 이탈리아, 이런 데가 마치 거꾸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이러다 보니까 그동안 지나친 대중 편중이 더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온 거 아니냐. 지금 중국이 또 다른 이야기들을 신문에 많이 흘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이 진원지가 아닐 수도 있다든지, 이런 식으로 하면서 지금 중국의 소식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중국은 지금 한국의 확진자들, 이런 늘어나는 형태를 실시간으로 중계를 하고 있어요. 중국은 오히려 잘하고 있는 거 아니냐, 봐라 한국도 이러고, 일본도 이러는데. 이런 식으로 되다 보니까 오히려 이런 부분에 대한 한국의 대중 외교가 자꾸 한국에서 스스로 잘 컨트롤하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운데 얘기를 하게 되면 대중 입지가 더 어려워지는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앞으로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요?

◆ 강준영: 글쎄요. 우리 외교부는 원론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지금 제가 판단할 때는 중국이든, 다른 나라가 됐든, 지금 미국도 그렇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한테 기자가 물어보니까 아직은 아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서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지금 문제는 외교부는 대외적으로 우리의 상황을 얘기하고, 설득하고,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내에서 우리 청와대나 관계부처라든지, 시민사회가 엇박자를 내면 안 됩니다. 자꾸 내부적 시스템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대외적으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지금 우리 외교부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계속 늘어나는 입장에서 어디를 질책하거나 이럴 상황보다는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내부부터 잘 움직여서 그런 힘을 실어줘야 외교부도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지금은 우선 우리도 다른 부분들은 조금 뒤로 미루고, 방역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런 부분에 우선 초점을 맞춘다면 외교부의 대외발언, 설득도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준영: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의 강준영 센터장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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