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12/31(화) 송구영신: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31 10:50  | 조회 : 610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어느덧 2019년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2019년 새해가 되었다고 들떠 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65일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 2019년은 낡은 해가 되었고, 다시 2020년 새해를 맞습니다.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일. 송구영신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중국 남송 시대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양만리가 지은 시에 나옵니다. 양만리는 평생 만 수가 넘는 시를 지었고 그 중 4천 여수가 전해 오는데요, 남송 시절 시를 잘 짓기로 유명한 네 명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중국 남부의 아름다운 경치 뿐 아니라 백성들의 아픔을 시로 잘 승화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당시 남송은 원 왕조에 밀려서 남쪽으로 내려와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옛 영토를 회복해야 한다는 파벌과 현실에 만족해야 한다는 파벌이 맞섰습니다. 양만리는 영토 회복을 주장하다가 좌천당하면서 속세에 묻혀 살았습니다. 이때 그가 막 환갑이 두어 해 지난 나이였는데요, 그 때 이런 시를 썼습니다. <성 밖 장 씨 마을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 들어가다>라는 긴 제목의 시인데요, 같은 제목의 시 3편 가운데 마지막 수입니다.  구름을 베고 바위에 발 뻗은 지 10년 남짓(眠雲跂石十餘年), 돌아보니 벼슬 버린 일은 순간이구나(回首抛官一瞬間), 옛것 보내고 새것 맞기가 힘들고 아픈데(送舊迎新也辛苦), 한번 힘들고 아프더니 두어 해가 조용했다.(一番辛苦兩年閑). 송구영신은 원래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 앉은 벼슬아치의 마음을 그린 시구였습니다. 하지만 노시인은 자신이 욕심을 다 물리기까지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결국 고요함과 유유자적할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다고 고백합니다. 갖지 못하고 이루지 못한 일 때문에 마음이 어찌 아쉽고 아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아쉬움과 아픔을 견디면서 다시 새로운 삶의 태도를 만들어내는 일, 그게 바로 송구영신의 본래 뜻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2019년 한 해 동안의 멋진 삶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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