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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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당신을 도울 사람은 몇명? 대한민국 OECD 최하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09 10:52  | 조회 : 1574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9월 8일 (일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

"위기에 빠진 당신을 도울 사람은 몇 명? 대한민국 OECD 최하위"

- 사회관계지수 낮은 한국, 자살률 높아

- 58년생 이후 베이비부머의 사회관계 건강성, 향후 한국 자살률 결정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이틀 뒤인 9월 10일이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라고 하네요. 저희 프로그램에서는 연속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짚어보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서 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백종우 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이하 백종우)>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9월 10일이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라고 합니다. 세계자살예방의 날, 우선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 백종우> 세계보건기구 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자살예방의 가치를 공동의 노력으로 가지고 가기 위해서 2003년 9월 10일을 세계자살예방의 날로 제정을 하고, 여태까지 이어져오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자살예방법을 제정하면서 그때 같은 날을 세계자살예방의 날로 정의해서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 김양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올해가 그러면 9번째가 되네요?

◆ 백종우> 네, 맞습니다.

◇ 김양원> 올해 자살예방의 날 행사에 뭔가 특별한 게 있을까요?

◆ 백종우> 올해에 제일 뜻깊은 것 중 하나는 그동안 특히 언론이 의도와 달리 자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보도 가이드라인들은 3.0까지 개정되었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방송작가협회와 여러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서 영상에 대한 자살예방 가이드라인을 이번에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서 굉장히 뜻깊다. 특히 영상은 이제 청소년과 20대 자살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보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이드라인이 자율적으로 잘 지켜지기를 저희도 기대하고 있고요.

◇ 김양원> 영상 가이드라인을 만드신다고 하셨는데, 이른바 자살과 관련된 영상들이 아직도 그렇게 문제가 많이 되고 있나요?

◆ 백종우> 드라마라든지,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면도 있고요. 그런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굉장히 구체적이라든가, 너무 사실적이라든가, 방법을 특히 세세히 묘사하는 것들은 이게 굉장히 미국에서도 청소년에게 재작년에 아주 인기가 있었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극단적 선택 장면이 나온 다음에 실질적으로 미국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합니다. 그 장면을 삭제하게 됩니다, 스스로. 그것을 의도하고 만든 것은 아니지만, 영상이 가지는 파급력을 생각할 때 자율적으로 이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그런 노력들을 하게 됐습니다.

◇ 김양원> 네,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서 모셨는데,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 최고를 계속 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 백종우> 저희가 교통사고 사망률은 90년대 1만 5000명이 넘었다가 이제 3000명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굉장히 많은 사회적 투자가 있었고요. 산업재해 같은 경우도 지금은 700명대 이하로.

◇ 김양원> 지금 말씀하신 게 연간이죠?

◆ 백종우> 네. 그런데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를 다 합쳐도 2배도 넘는 게 2017년 기준으로는 자살로 1만 2643명이거든요. 1년에 28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데, 그중에 약 4.5% 정도가 자살로 사망합니다, 우리나라에서.

◇ 김양원> 놀랍죠. 자살 사망자 수가 연간 무려 1만 2000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망자 수나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수치라고 표현을 해주셨는데, 이 정도로 우리 사회의 자살률이 심각합니다. 연령대별로 여쭤볼게요. 모든 연령대에서 자살 사망률이 유의하게 봐야 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일단 젊은층. 10~30대까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 백종우> 네, 맞습니다.

◇ 김양원> 이렇게 젊은 사람들한테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뭘까요?

◆ 백종우> 사실 모든 연령대가 자살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 1위를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10~30대는 다른 신체질환으로 인한 사망, 이런 게 있기가 매우 드물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다른 나라도 자살이 1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망 원인의 1위가 자살이고요. 그리고 40~50대는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세대이기 때문에 사망 원인에는 2위지만, 사망자의 숫자로는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비율로 따지면, 10만 명당 비율은 또 가장 높습니다. 모든 연령이 다 1위인 면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2011년에 자살예방법 제정 이후에 약 그때에 비하면 3400명 정도 자살사망이 줄었습니다. 그만큼 사회적인 노력의 결과로 긍정적인 측면인데요. 그중에 10대, 20대는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최근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런 걱정도 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김양원> 다른 연령대의 경우에 그나마 자살률이 조금 낮아지는 추이를 보이는 것에 비해서 이렇게 10대, 20대의 자살률이 줄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 백종우> 지금 특히 저희 20대와 같은 경우가 취업의 어려움이라든지, 핵가족화 되면서 정신건강의 어려움, 또 새로운 세대의 특성,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서 이들을 받아들일 사회와 조직의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그러다 보니까 그게 상당히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고, 경찰청 조사로 따지면 10대, 20대의 자살 원인은 주로 정신건강의 문제, 스트레스의 문제가 가장 많다고 보고하고 있고요. 40, 50대는 경제적 원인. 실업이라든가, 사업의 실패나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60대 이상에서는 신체적 질환. 대개 아프게 되면서 더 고립되고, 외로워지고, 이럴 때 자살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10대, 20대, 그리고 30대까지는 스트레스가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양원> 우리 사회 같은 경우에는 사회의 변화상에 따라 자살률에도 동반되는 결과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현재는 중년층으로 분류될지라도 이른바 베이비부머들 세대가 있지 않습니까? 이제 조만간 은퇴를 하고, 노년층으로 접어들 텐데, 시간이 흘러갈수록 인구 세대에 따른 변화에 의해서도 자살률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 백종우> 그와 관련해서 굉장히 재작년에 본 통계 중에 제일 놀라웠던 게 OECD 국가들에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당신이 어떤 위기에 빠졌을 때 당신을 도울 사람이 있느냐? 몇 명이나 있느냐?’ 이것을 물어봤거든요. 그 질문에서 대한민국이 꼴등을 했습니다. 그게 자살률이 높은 것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 김양원>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와줄 사람, 연락할 사람이 없다?

◆ 백종우> 네, 그것을 사회적 관계지수라고 부르는데, 그 수치에서 저희가 꼴등을 했는데 사실 이게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됐을까를 따지면 한편은 가족이 가지는 가치가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냐는 질문에 1990년대 후반에는 95%가 당연히 자식이, 내가 부양해야 한다고 대답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30%가 안 됩니다.

◇ 김양원> 그렇죠. 대부분 노부모를 요양원이나 그런 시설에 많이 모시죠.

◆ 백종우> 사회가 해야 한다는 게 반이 넘고,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도 급증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저희가 굉장히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핵가족화가 됐더니 이전에 가족이나 지지체계가 순식간에 무너졌는데, 이것을 대체할 사회적 안전망이라든지, 지역사회의 공동체라든지, 이런 것들은 아직 충분히 생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국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은 위기에 취약하게 만들 수밖에 없고, 그럴 때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1958년, 58년 개띠가 60세로 은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노년으로 진입하는데, 노년 자살률이 전이랑 똑같다면 한국의 자살률은 매년 급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 김양원> 심각합니다.

◆ 백종우> 하지만 지금 베이비부머 세대가 그래도 전 세대보다는 노년을 준비해왔고, 그다음에 새로운 가치를 찾아나가고, 조금 더 우리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나간다면 자살률이 줄고, 그것은 전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 김양원> 출생년도 58년부터 70년대 초반 생들까지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고령화에 따라서 대한민국 자살률의 향방이 이렇게 어둡게 갈 것인가, 이런 우려를 제가 여쭤봤는데요. 우리 센터장님께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세대들이 준비하면, 또 사회가 같이 함께 동참하면 자살률이 높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더 건전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아직 준비되지 못한 부분들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까, 어떤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할까, 결국 결론이 이렇게 가야 할 것 같은데요?

◆ 백종우> 저희가 굉장히 빠른 시간에 발전하다 보니까 때로 여기서 낙오되거나 소외감을 겪는 분들을 주변의 누군가가 다가가서 이게 연결하는 이런 것들이 자살예방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데 그 위기에 빠진 순간에 자살 생각을 하   는 분들은 절망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가장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이분들이 위기에 빠진 것을 알아봐줘야 하거든요. 대표적인 게 보고, 듣고, 말하기라고 하는 작년에 안타까운 일로 우리 곁을 떠난 故 임세원 교수가 개발한 프로그램인데, 지금까지 115만 명 정도의 국민이 수료를 했습니다. 이게 자살의 경고 신호가 어떤 것이 있는지, 잠을 못 자고, 일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경고 신호들을 우리가 알고, 그래서 저기에 위험이 있다고 생각될 때 그다음에 듣기. 마음을 가지고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마지막으로 말하기를 통해서 필요하면 전문 서비스에 연결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거든요. 그래서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자살예방센터에서 무료로 받으실 수 있고요. 이런 관심이 주변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 있다, 이게 첫 번째 자살 예방 정책 중에 하나이고요. 그다음에 또 자살 위기에 빠진 사람들은 사실 다양한 원인이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았던 아키타 현은 20년 동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라는 캠페인을 했거든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하면,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이 불면증이 있는 분의 뒤에는 정신건강, 그다음에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자살을 예방합시다, 이런 캠페인을 하면 약간 막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물어보면서 캠페인을 벌였더니 정말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빨리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

◇ 김양원>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이게 정말 마음에 와 닿네요. 실제로 제 주변에도 이런 우울증이나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잠을 못 주무시더라고요. 잠을 못 주무시다 보니까 모든 생활이 힘들어지고, 일단 신체적으로 피곤하고,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스스로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상황들을 제가 봤거든요. 일본 아키타 현에서 했다고 하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캠페인, 정말 좋은 것 같고요. 어떤 우리 사회가 이런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서 예방을 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요. 여러분, 오늘 이 방송 들으시면서 나 스스로, 또는 내 주변의 가족들, 잠을 잘 잤는지, 그래서 오늘 아침에 개운하게 잘 일어나서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하는지, 한 번 돌아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우리 스스로 자살예방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센터장님.

◆ 백종우>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백종우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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