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귀로 배우는 연애] 황혼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 나 괜찮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6-10 14:03  | 조회 : 794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출연 : 장재숙 동국대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황혼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 나 괜찮을까?

 

인생 2막을 넘어 인생 3막을 맞이한 우리 어르신들도 사랑할 자격, 사랑할 권리는 충분한데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랑을 젊은이들만의 특권으로 보는 시각 때문인지, 황혼의 사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오늘 '로맨스 그레이'를 꿈꾸는 분들!! 귀 쫑긋해주세요!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이번 주도,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늘 오프닝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오늘은 황혼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준비해오셨다면서요?

 

장재숙 교수 (이하 장재숙) : , 오늘의 주제는 황혼, 혼자된 이후 찾아오는 두 번째 사랑입니다.

 

조현지 : 먼저, 오늘도 시작 전 문자 하나 소개해주세요.

 

장재숙 : <청취자 문자> 저희 엄마는 결혼 5년 만에 아빠와 일찍이 사별 후, 일평생을 쭉 혼자 살아오셨는데요. 우리 남매가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살아야지, 나가서 남자친구도 만나고 그래요~”라고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아빠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에, 못 그러시겠답니다. 모름지기 혼인을 한 남녀는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해야 된다나 뭐라나, 이런 엄마가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조현지 : , 저도 얼마 전, 퇴근길에 라디오를 듣다가 이런 사연을 접했어요. 한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문자였는데, 이 분이 남편과 사별 후, 혼자 적적하게 지내다 마을에 있는 문화센터에 나가게 됐대요. 그런데 거기서 생전 남편과 정말 비슷한 남자를 만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남자 분도 아내와 사별을 했고, 심지어 사연 속 주인공을 보고 생전 내 아내와 많이 닮았어요.”라고 얘기를 한 거예요. 그렇게 두 분이 서로에 대한 공통점과 어떤 끌림을 발견하곤, 만남을 갖게 되셨는데, 이 여성분이 거울을 볼 때마다 먼저 떠난 남편 생각이 나고, 일종의 미안한 감정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장재숙 : ~~~~ 최근 이런 기사가 있더라고요. 고령자가 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 이혼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아무래도 황혼이혼과 재혼의 증가는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나타난 변화라고 볼 수 있죠. 예전에는 자녀를 독립시키고 나면 남아있는 시간이 짧았잖아요. 그래서 이혼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살았다면, 지금은 자녀 없이 부부만 함께 2-30년을 더 살아야 하다 보니 새로운 인생을 찾으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황혼 이혼도 젊은 세대의 이혼과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요. 이혼이라는 게 더 이상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될 때 선택하는 거잖아요. 오히려 황혼이혼은 결혼 후, 오랜 세월을 살아낸 후에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 존중받아야 하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조현지 : 방송 듣고 계신 여러분들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도 문자로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어떤 헤어짐이든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잖아요. 황혼에 접어들어 이혼을 결심하는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요. 대표적인 원인, 뭐라고 보시나요?

 

장재숙 : 결혼생활 잘 하다가 황혼의 시기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 이혼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꾹 참고 기다렸다가 이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먼저, 이런 저런 이유로 부부갈등이 심했지만 자녀 생각에 이혼결심을 하지 못했던 경우 황혼에 접어들면서 이제 애들도 컸고, 더 이상 참고 살 필요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이혼을 결심하는 거죠.

또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지금껏 가족 뒷바라지만 열심히 하면서 살았는데

되돌아보니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고, 그래서 남은 생은 나를 위해 살겠다는 생각으로 이혼을 결심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조현지 :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주변에서 그런 말 하잖아요. ‘이혼하고 싶어도 애 때문에 이혼 못한다고요. 두 번째 말씀해주신 예는 졸혼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제 내 삶을 살고 싶다고 졸혼을 선언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한편에서는 이혼보다는 졸혼이 덜 부담스럽다는 생각에 졸혼을 선택하기도 하구요. ‘졸혼 문화에 대해서 교수님은 어떤 입장이신가요?

 

장재숙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졸혼?’ 그게 뭐야? 라고 묻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졸혼이라는 단어가 익숙할 만큼 졸혼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졸혼이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잖아요. 더 이상 결혼관계, 결혼생활에 얽매이고 싶지 않을 때 선택하는 문화인데요. 사실, 졸혼을 했는지, 이혼을 했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중요한 건, 선택, 그 이후의 삶의 만족도죠. 졸혼 이후에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그러면 졸혼하길 잘 하신 거고, 삶의 만족도가 오히려 낮아졌다면, 졸혼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조현지 : 요즘, 이렇게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졸혼? 그런 게 어디 있어! 결국, 이혼한 거지. 말만 그럴싸하게 포장해놓고, 결국은 안 맞아서 헤어졌다는 거야. 그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장재숙 : 아마도 졸혼의 의미를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졸혼은 이혼 전에 하는 별거가 아닙니다. 법적으로 결혼관계만 유지한 채 남보다 못한 관계로 살아가는 건 졸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결혼으로 발생되는 의무와 역할에서 해방되어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선택하는 거거든요. 함께 살지 않지만, 여전히 가족들과 좋은 마음으로 만날 수 있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함께 축하해주고, 또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 남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졸혼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조현지 : 그렇군요. 다시 황혼이혼으로 돌아와서... 이혼과 달리, 재혼은 특히, 자녀들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장재숙 : 그렇습니다. 젊은 세대의 재혼에 대해서는 새출발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작 노년기의 재혼에 대해서는 굳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특히, 자녀 입장에서 부정적인 이유를 세 가지 정도만 말씀드린다면, 첫째, 오랫동안 결혼생활하셨는데 지금이라도 혼자 자유롭게 사시지, 굳이 결혼 생활을 또 하실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둘째, ‘여생이 얼마나 남았다고 또 결혼을 해요라고 생각하는 건데요. 여기서는 부모와 자녀세대의 생각 차가 있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더 늦기 전에 새 출발 해보려는 거야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셋째, 부모의 재산 상속 문제로 재혼을 반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땐 결혼보다는 그냥 연애만 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조현지 : 그렇군요. 지금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황혼 재혼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 계실텐데요. 결혼보다 연애만 하는 게 가족을 위해서도 더 좋은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장재숙 :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겠죠. 상황에 따라서 결혼을 하실 수도 있는 거죠. 다만, 결혼을 서두르시는 것보다 동거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온 시간이 워낙 길잖아요. 이전 결혼생활의 방식도 서로 다를 거구요.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어떨지 예측하기 위해서도 동거를 해보고, 결혼을 결정하셔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같은 재혼이라도 사별 후 재혼이혼 후 재혼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장재숙 : 재혼을 하려는 목적은 같습니다. 더 행복하려고 재혼을 선택하는 거죠. 다만, 재혼의 동기에서는 차이를 보일 수 있는데요.

사별 후 재혼은 사별 전의 결혼생활이 행복했을 경우, 배우자의 사랑을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에 상실감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과의 결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이혼 후 재혼은 이혼을 내 인생에 오점내지는 실패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 오점을 커버하기 위해서 재혼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첫 결혼이 불행했기 때문에 꼭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로 재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죠.

 

조현지 : 그렇군요. 이제 막 황혼의 사랑에 푹 빠지신 분들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장재숙 : <디어 마이 프렌즈> 라는 드라마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황혼 청춘의 인생을 그린 드라마죠. 그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게 신체적으로는 노화했을지 몰라도, 여전히 마음만큼은 청춘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애도, 결혼도 어떤 시기에 하는 게 맞고, 어떤 시기에 하는 건 틀렸다고 볼 수 없습니다. 노년기에도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상대가 생긴다면 연애도 할 수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거죠. 다만, 상대를 볼 때 나의 배우자로서 어떤 사람인가만 보는 것보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인지,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인지, 맛집에도 함께 가고 싶은 사람인지, 그런 부분을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노년기의 사랑은 무언가를 꼭 해주지 않아도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나이 들면서 마주하는 낯선 변화가 때론 두려울 때도 있을 텐데 같은 걸 경험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젊은 청춘의 사랑과 황혼의 사랑, 다르지 않습니다. 그저 시기만 다를 뿐이죠.

 

조현지 : 그렇죠. 오히려 더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장재숙 : 끝으로, 송하춘의 <하늘은 왜 파란가> 라는 소설에 나오는 문구를 소개해드릴게요. 좋다. 그녀를 만나고, 차를 마시고, 눈은 내리고, 찻집은 훈훈하고, 더구나 혼자가 아닌 것이 마냥 좋았다, 어제도 그럴걸, 내일도 그래야지, 왜 진즉 이렇게 못했을까, 그는 후회되었다. () 실버가 은빛이라면 실버들의 사랑은 어떤 빛깔일까. 젊은 사랑의 빛깔은 핑크빛이라는데 실버들의 사랑도 핑크 빛깔일까. () 주황이고 싶다

 

조현지 : 젊은 사랑의 빛깔이 핑크라면, 실버들의 사랑은 주황이고 싶다정말 와 닿는 문장이네요. 금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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