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같이의 가치] 전쟁이 남긴 상처가 발전시킨 보조기기 기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6-07 09:40  | 조회 : 744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

[같이의 가치] 전쟁이 남긴 상처가 발전시킨 보조기기 기술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오늘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현충일이기도 하지만요. 나라를 위해 싸우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국가유공자들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헌신한다. 이 문장으로만 봐도 감히 가능한 일일까 싶은데요. ‘같이의 가치’ 오늘은 현충일 특집으로 꾸며갑니다.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자 한국장애인재단의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할게요.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그나저나 오늘 공교롭게 6월의 첫 공휴일이에요. 

◆ 이성규> 그렇죠.

◇ 조현지> 그리고 또 올해로 64년째를 맞이한 현충일입니다. 현충일. 이사장님은 현충일 하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 이성규> 제가 공직에 옛날에 있을 때 늘 현충원 참배 같은 것들을 새해에도 하고, 이런 날도 하고, 그런 기억이 나는데, 그때마다 전쟁이라는 것은, 저는 전쟁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정말 참혹한 거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직 그래도 인류의 마지막 분단국가라는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잖아요? 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당장 장애 관련해서도 우리는 이런 긴장관계 속에서 복지를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혹시 지난 2015년 경기도 파주에 있는 육군 1사단에서 일어난 목함 지뢰 폭발 사건 기억 하시나요?

◇ 조현지> 아무래도 뉴스로 전했기 때문에 기억이 나는데요. 잠깐 설명을 해드리면 비무장지대 순찰 중에 목함 지뢰가 폭발해서 두 명의 군인이 큰 부상을 당했던 안타까운 사건이었죠.

◆ 이성규> 그렇습니다. 당시 23살이던 김정원 하사, 그리고 21살이었던 하재헌 하사가 다리를 잃게 됐습니다. 당시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신체적인 장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가 얼마나 컸겠습니까? 그 가족들도 그렇고요. 그리고 이 상황 속에서도 평생 군인으로 남아 나라를 지키겠다, 이렇게 말했고, 이 당시에 주변에 동료들이 병원으로 수송하는 과정, 이런 부분들에서 상당히 우리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국민들한테 교훈을 줬었죠.

◇ 조현지>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당시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건강한 장병들이 사고로 다리를 잃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군인으로 남아서 나라를 지키겠다, 이런 장병들의 용기와 희생정신. 많은 분들이 감동했고, 또 응원을 보냈었는데요. 사고 이후에도 뭔가 새로운 꿈을 꾸고, 또 군인으로서도 계속해서 활동할 수 있었던 데는 의족의 역할이 컸을 것 같은데요. 장애인에게는 보조기구의 기술력이 큰 역할을 할 것 같아요.

◆ 이성규> 큰 의미가 있죠. 지금 말이 의족이지, 의족이 상당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각종 신경세포 같은 것도 들어가는 느낌을 줘서 의족인지, 진짜 자기 다리인지 모를 정도로 그렇게 발전하고 있는데요. 보조기구의 기술력, 대단히 중요한 거죠. 우리나라도 사실 6.25 전쟁 이후에 장애를 입은 상이군경들에 대한 대책, 이런 부분들을 논의하다가 보조기구도 만들게 되고, 의족, 의수도 보급하게 되고, 이렇게 됐는데요. 전쟁으로 인해서 사실은 많은 장애인들이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장애인들을 어쨌든 사회가, 나라를 위해서 장애를 입은 이분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상이군경 문제라든가, 그 당시 이후부터 장애인에 관련된 복지법, 이런 부분들에 박차를 가했죠.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요. 일본 같은 경우는 패전국이었잖아요. 그래서 맥아더 쪽에서 장애 전상자, 전쟁으로 인해서 부상을 입은 군인들에 대해서 복지를 베푸는 것을 못하게 했습니다, 한동안. 그런데 우리가 먼저 출발했어요. 그렇듯이 전쟁으로 인해서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 사회에 상당한 하나의 인식 개선이 되었을까,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까, 그렇습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도 영국의 렘플로이라든가, 스웨덴의 삼할 같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공장 같은 것들을 만든 것도 전쟁 이후입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사실 전쟁 하면 나쁘고 안 좋은 것들만 떠올리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말씀하신 것처럼 인식의 전환이라든가,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전환점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꼭 이런 큰 장애가 아니더라도 가끔 발목을 삐끗해서, 혹은 가벼운 접촉사고 같은 것을 당해서 목을 다치거나 했을 때 깁스라고 흔히 하죠. 아니면 그냥 보조할 수 있는 보조대 정도를 착용해도 빨리 낫는 것을 많은 분들이 느끼시거든요.

◆ 이성규> 불편하다는 체험과 이런 게 있으니 빨리 낫고 내가 활동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초기 단계입니다만, 영국의 발명가인 그레이엄 벨이라는 사람이 전화기 발명한 거 아시죠? 그런데 사실은 이분이 청각 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었어요. 그래서 전기 자극 음성화를 통해서 뭔가 해결하면 안 될까? 그래서 보스턴 대학교의 음성생리학 교수였거든요. 막 연구하다 보니까 청각 장애와 별로 관련이 없는, 당시에는, 전화기는 발명하게 된 거죠. 그런 사연도 있고 해서 앞으로는 모든 기술들이 융·복합 되잖아요. 지금 발전한 이 기술이 어떻게 융합되고, 발전되면서 어떤 장애 문제를 해결할지, 또 이러한 융·복합을 통해서 전쟁에 활용되면서 어떤 장애를 양산하게 될지. 상당히 사회가 고민해보아야 하는 문제고요.

◇ 조현지> 벨은 정말 옛날 얘기이기는 하지만, 요즘에도 그런 것들은 계속될 것 같아요. 의도치 않은 곳에서 새로운 기술들이 발명되고, 특히나 요즘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니까 더군다나 분야의 제약 없이 그런 기술들이 발전할 것 같은데요. 장애인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궁금하거든요?

◆ 이성규> 요즘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을 개발해서 보급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고, 어떤 분들은 기업 차원에서, 어떤 경우는 국가 차원에서 하고 있는데, 시각 장애인을 위해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앱들이 개발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보면, 사진을 찍듯이 주변 물체를 찍으면 그것을 문자로 읽어주거나, 또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해서 나이의 성별을 추측해서 알려주는 거죠. 어떤 시각 장애인 회장님이 저한테 이 교수, 우리 와이프 정말 미인이야? 이렇게 물어보시거든요. 원래 부인을 만나기 전에 장애를 입어서 부인 얼굴을 한 번 보는 게 소원인데, 이런 앱들이 만약에 말로 얘기를 해주겠죠.  

◇ 조현지> 뿐만 아니라 예전에 제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파란색이에요, 빨간색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한 번도 파란색과 빨간색을 본 적 없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가슴이 벅찬 느낌이에요, 라고 했을 때 빨간색을 표현한다든가,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에요, 라고 했을 때 파란색이라고 느낀다든가, 그런 부분들을 저희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런 부분들도 이런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까 정말 흥미롭습니다.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기술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성규> 청각 장애인들한테 사실 수화 인력이 붙으려면 이게 복잡해요. 신청해서 와야 하고, 또 수술해주어야 하고 그런데, 요즘 로봇이 이 부분을 보완하는 시작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 조현지> 어떻게 보면 수화라는 게 아예 다른 외국어 같이 그런 거잖아요. 우리 외국 갔을 때도 말 안 통할 때 앱에서 한국말로 쳐서 영어나 일본어나 독일어, 이렇게 번역해서 읽어주잖아요. 

◆ 이성규> 일본 정도 가면 그게 참 많이 편하게 되더라고요.

◇ 조현지> 그러니까요. 여행할 때 그런 부분들을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청각 장애인분들도 이런 활동을 하면 그런 느낌이겠죠?

◆ 이성규> 마이크를 몸에 착용해서 주변에서 어떠한 신호를 수집하잖아요? 음성 신호를. 그러면 이 신호를 판독해서 진동이나 빛으로 알려주는 그런 서비스도 있고요. 아이가 방에서 운다거나 아니면 강아지가 막 짖으면서 쫓아오는 것도 모르잖아요. 그럴 때 이런 부분들도 문자나 이런 식으로 전환시켜주는 서비스 같은 것들이 가능합니다.

◇ 조현지> 정말 유용하고, 왠지 들으면 들을수록 그 기술에 대한 호기심도 생깁니다. 앞서서 수화를 인식하는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로봇 활용한 기술도 장애인들에게 당연히 도움이 되겠죠?

◆ 이성규> 당연하죠. 우리 영화 ‘어벤져스’ 생각하지 않습니까? 착용 가능한 로봇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점점 3D 기술을 활용해서 제작과 활용이 용이하고, 비용이 조금 덜 들어가는 그런 형태로 변한다는 추론들을 많이 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정말 다양한 기술들이 지금 개발되고 있는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런 생각이 새삼 듭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이런 기술들이 장애인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기분이 좋네요. 누구만 좋은 게 아니라 다같이 좋다고 생각하니까요.

◆ 이성규> 그렇습니다. 두 가지 측면이 있죠.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전쟁 같이 사람과 사람이 무기를 가지고 싸우던 시대가 이제는 기계가 서로 싸우는 이러면서 또 많은 장애가 양산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기계와 기술로 인해서 일상생활에서 편안함을 주는 것은 또 사실이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 장애에 대한 그런 복지도 생각했듯이 여러 가지가 어울어진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하루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조현지> 저는 현충일에 ‘같이의 가치,’ 도대체 어떤 아이템으로 이사장님이 얘기를 해주실까, 되게 궁금했었는데요. 오늘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또 이런 부분으로 우리가 생각을 해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또 듭니다. 끝으로 이사장님 신청곡 하나 들을게요.

◆ 이성규> 네,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입니다.

◇ 조현지> 이적이 부른 버전으로 같이 들어보도록 하고요. 지금까지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걸음이 우리 사회 장애 인식을 바꾸는 걸음이 되는 시간, ‘같이의 가치.’ 한국장애인재단 이성규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성규>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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