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밭일보다 힘든 육아, 조부모에게 맡겼다면 믿으세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07 15:18  | 조회 : 104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가수 박지헌, 장재숙 동국대 교수


밭일보다 힘든 육아, 조부모에게 맡겼다면 믿으세요.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우리 아이에게 좋은 말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겁니다.

◆ 가수 박지헌(이하 박지헌)> 하지만 당장 리얼 현실 육아의 벽에 부딪히면.

◇ 조현지> 울며 보채는 아이를 그대로 둬야할지, 고집 부리고 떼 쓸 때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과는 전혀 다른 언행이 앞서게 되죠.

◆ 박지헌> 이분, 연애 코치, 사랑학 강의만 하는 분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 조현지> 본래 뿌리는 아동학, 가정학에 있었다. 아동가정학 박사,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합니다. ‘귀로 배우는 육아.’ 오늘 육아까지 섭렵을 하시는 거예요, 교수님?

◆ 장재숙 동국대 교수(이하 장재숙)> 네, 오늘은 정말 색다르게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것 같은데요. 박지헌 씨 이야기를 제가 들어봤거든요. 제가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 박지헌> 아이고, 무슨 말씀을요.

◇ 조현지> 저는 너무 소외감이 들 것 같아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이는 없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육아의 신, 육아 전문가, 저는 오늘 배우는 마음으로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 박지헌> 조심하셔야 해요. 저를 만나면 거의 아이를, 둘을 낳은 사람들은 셋을 낳게 되고요. 갑자기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 조현지> 어머나, 무섭네요. 

◆ 박지헌> 교수님, 요즘에 어린이날이 그냥 어린이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어린이를 위한 날이기도 하지만, 사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날이기도 하고, 또 손녀, 손자, 이렇게 양육하시는 조부모님들도 많잖아요. 그런 분들을 위한 날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 장재숙> 그렇죠.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져서 그런지 아이 키울 때 조부모님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참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사랑을 잊으면 안 되는 날이겠죠?

◇ 조현지> 교수님도 워킹맘이셨죠?

◆ 장재숙> 네. 

◇ 조현지> 지금도 자녀들 키우고 계신데, 아이 키우면서 경험했던 고충, 제일 기억나는 게 뭐가 있을까요?

◆ 장재숙>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정말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사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아마도 큰 아이가 다섯 살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마주보고 누워있는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큰 아이의 얼굴을 이렇게 자세하게 들여다본 게 언제 적이었더라.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내가 잘살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됐었고, 아마도 많은 부모님들도 마찬가지 경험을 하고 계실 텐데요. 특히나 요즘은 바쁜 분들이 워낙 많아서 다들 공감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 조현지> 맞아요. 저도 선배들한테 이런 이야기 들으면서 제가 “정말 그렇겠다.”, 이렇게 공감했더니 “절대 몰라,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상상만으로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니까요. 워킹맘, 대디들은요. 어쨌든 본인들도 체력이 저녁 때 집에 오면 피곤하잖아요. 아이들과 더 함께 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이해는 하지만, 이게 참 쉽지 않단 말이에요. 지헌 씨는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계시니까 함께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지 않으실까요?

◆ 박지헌> 저희가 홈스쿨링을 작정한 것도 넷째 아이가 거의 태어날 무렵이었거든요. 그게 저희가 지금 우리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마음이 넷째 때 온 거예요. 지금 다행히 우리가 젊은데, 마치 내리사랑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거예요. 내리사랑이 사실 아이가 변한 게 아니잖아요. 막내가 더 예쁜 게 아니에요. 내가 변한 거예요. 그러고 나니까 홈스쿨링이 눈에 확 들어온 거예요. 우리가 이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이거는 내가 좋은 교육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나와의 관계의 시간을 쌓아나가지 않으면 만약에 너무 넘쳐서 좋은 학원, 좋은 유학까지 보내거나 좋은 보모까지 붙이면 이것은 진짜 뺐기는 거다. 그런 마음까지 온 거예요. 그래서 홈스쿨링을 작정한 거예요.

◇ 조현지> 확실히 생각이 다르시네요. 그런데 이 경우는 특별한 경우고요. 많은 분들은 대부분 아까 제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평소엔 죄책감. 특히나 이번 연휴 같은 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아이들과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줘야지,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거든요.

◆ 장재숙> 맞아요. 특히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생기면서 부모님들이 가장 죄책감을 갖는 것 중 하나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건데요.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는 사실 없습니다. 결국은 우리 엄마, 아빠 모두가 아이와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일을 하시는 거잖아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육의 질이죠. 아이하고 짧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얼마나 잘 놀아주고, 반응해줬느냐, 그게 사실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박지헌> 교수님, 근데 저처럼 열심히 사랑해라, 이런 것 말고 이것만큼은 꼭 지켜라, 이런 거 있잖아요. 구체적인 방법들.

◆ 장재숙> 오히려 특별하지 않을 수 있고요. 아주 기본적인 건데요. 어렵지 않거든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다른 사람, 또 다른 일에 대한 생각을 끌어들이지 않는 거예요. 우리가 정말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이나 일 때문에 생기는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 있잖아요. 그것을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 아이가 조금 나를 힘들게 하면 거기에 발산하거든요. 그러면 아이만 보면 그렇게 크게 잘못한 게 아닌데, 굉장히 크게 화를 내게 되죠. 그래서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최대한 아이만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한 팁이 아닐까.

◇ 조현지> 지금 교수님 말씀을 듣고 갑자기 생각나는 드라마 대사가 있었어요. ‘너까지 왜 나를 힘들게 해.’ 이게 아주 전형적으로 밖에서 있었던 힘든 일을 아이한테까지 투영하는 말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쉽지만 이게 잘 안 된단 말이죠.

◆ 장재숙> 맞습니다. 

◇ 조현지> 그리고 또 요즘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시대가 조금 변한 건지 요즘 어린아이들이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대요. 지헌 씨 자녀들은 어때요?

◆ 박지헌> 메이크업이요? 당연히 딸아이들은. 큰 아이들은 안 그런데, 남자아이들은 안 그런데요. 우리 집은 아들, 아들, 아들, 딸, 딸, 딸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저희 집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어요. 저희 집, 지금은 거의 분홍빛이 되고 있어요. 남자아이들도 거의 분홍빛으로 되고 있어요. 역시 달라요. 지금부터 벌써 화장하고요.

◇ 조현지> 몇 살이죠?

◆ 박지헌> 6세, 4세, 2세. 딸들은 난리 납니다. 

◇ 조현지> 교수님, 이런 아이들의 변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장재숙> 정말 저도 깜짝 놀라는 게 요즘 어린 친구들을 보면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요. 아마도 이런 변화가 생긴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런데 특히 요즘 TV에 나오는 아이돌의 영향,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아이돌의 연령층이 워낙 점점 낮아지고 있다 보니까 화면 속 또래 아이들의 화려한 모습을 보는 거예요. 메이크업이 완전히 되어 있는 모습. 일반 친구들도 따라하고 싶다는 욕구도 생기는 것 같고요. 다만 외적인 매력을 키우기 위해서 메이크업 영상도 찾아보고, 내가 직접 해보는 것, 그거는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아직 나이가 많이 어린 친구들은 화장품이 주는 유해성이 훨씬 더 클 것 같고요.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외적인 치장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것도 걱정스러운 부분이죠. 그런데 중요한 건 이미 아이들에게 메이크업 문화가 또래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거고요. 아이들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니까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더 친해지기도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 무조건 내 아이는 절대 안 돼, 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오히려 화장품 사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때가 온 것 같기도 하고요. 이 부분은 시작인만큼 앞으로도 많은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 조현지> 또래의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말이 저는 귀에 쏙 들어왔는데요. 지헌씨, 어떻게 도움이 좀 되셨나요?

◆ 박지헌> 그러니까 이 시대에 이렇게 미디어나 이런 현상에 의해서 아이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어야겠군요. 

◇ 조현지> 받아들여야죠. 막는다고 되는 게 아니고요.

◆ 장재숙> 저희 때하고 비교하다 보면 갈등이 끝이 없겠죠.

◆ 박지헌> 그러네요.

◇ 조현지> 교수님, 오늘 아마 연휴 동안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같이 지내면서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은 3일 만큼은 아이들한테 화 안 내야지, 표현해야지, 이렇게 했다가 ‘아이고’ 하는 상황이 분명히 생길 거란 말이죠. 아이들한테 어떻게 사랑 표현하면 좋을까요?

◆ 장재숙> 좋은 질문인 것 같은데요. ‘1분 엄마’라는 책이 있어요. 그 책에 보면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데요. 아이들을 사랑해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아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주변에서 인정받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가요. 칭찬받고, 인정받죠? 그러면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 되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비난을 받잖아요. 그러다가도 금방 가치 없는 사람으로 추락을 해버립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건 아이들이 자랄 때 관심을 기울여주는 거예요. 오히려 잘못할 때는 못 본 척 눈감아주는 것도 필요하죠. 아이들이 자랄 때 관심을 주잖아요.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좋은 행동을 계속 하고 싶어 해요. 그만큼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니까요. 그런데 대부분 자랄 때는 잔소리할 일이 없으니까 놔두고, 잘못할 때, 혼을 내는 행동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게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행동인 것 같고요. 아이들이 밥만 먹고 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무언가 잘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칭찬 한 마디만 해주세요.

◆ 박지헌> 그렇게 말씀을 들으니까 그 반대의 말을 우리가 너무 쉽게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칭찬의 완전 반대요. 내가 너 때문에 죽겠어. 내가 너 때문에 못 살아. 이런 말, 부모들이 입에 달고 살잖아요. 내가 마음은 너무 사랑하는데, 입으로 너무 잘못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는 그렇잖아요. 조금 기다려주고. 저희는 아이들이 싸울 때도 사실은 바로 안 말리거든요. 조금 기다리면서 이 아이들이 그 과정에서 뭘 배워나가는지 그런 시간적인 공간을 주거든요.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거기서 과격해지면 저희들이 말리는데요. 어느 선까지 기다려주면 되는지를 저도 그렇고, 지금 궁금하신 초보 엄마, 아빠들은 더 많이 궁금하실 거란 말이죠. 

◆ 장재숙> 그렇죠. 많은 부모님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콕 집어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크게 세 가지 기준을 두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첫 번째로 아이가 하는 행동이 아이에게 큰 위험을 초래하는 행동인지 생각해보셔야 하고요. 두 번째는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인지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세 번째는 지금 아이가 하는 행동이 그 원인과 결과를 스스로가 이해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는 행동인지 고려를 해보셔야 해요. 만약 아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지금 제가 말씀드린 세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그 행동은 그냥 지켜봐주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밥을 안 먹겠다고 떼쓰는 아이를 생각해볼까요? 사실 함께 안 먹었다고 큰일 안 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큰일 나는 것처럼 따라다니면서 먹여주고 한단 말이에요. 그럴 때 안 먹게 그냥 놔두세요. 그때 단 주의할 점이 있는데, 간식이나 다른 먹거리도 절대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이 방법을 쓰는 이유는 아이 스스로 내가 밥 먹을 때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게 되는구나, 하고 자기 행동의 결과를 스스로 느끼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방식은 아이에게 책임감을 키워주는 데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고요. 반대로 위의 행동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그 행동은 절대 지켜봐서는 안 돼요. 아주 위험할 수 있거든요. 특히 아이들이 한창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 그 속도감이 붙어서 차도에 나가서 다른 차들과 경주를 하고 싶다, 그런 느낌을 갖는 친구들도 있어요. 죽을 수 있잖아요. 너무 위험하거든요. 그럴 때에는 지켜보는 것 대신에 아이하고 너무 위험하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타는 게 좋겠다, 라고 말씀을 하시고요. 약속을 하는 겁니다. 네가 한 번이라도 차도 밖으로 나가려는 시도를 하거나 그렇게 계속해서 떼를 쓰면 적어도 그다음 날 하루 정도는 자전거를 못 타게 될 수도 있어, 하고 약속을 하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여러분들이 주의하셔야 하는 건 약속도 아이와 함께 의논해서 정하셔야 하고, 그리고 약속을 했다면 반드시 그 행동을 했을 때에는 그 벌을 주셔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효과가 있는 겁니다.

◇ 조현지> 여기서 또 제가 궁금한 게요. 벌을 준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사실 이게 벌이 어디까지가 벌이고, 어디까지가 체벌인지 어렵거든요.

◆ 장재숙> 일단 체벌이 되지 않으려면 벌을 주는 데 부모님의 화난 감정이 실려서는 절대 안 될 것 같고요. 벌을 준다는 것은 아이의 행동이 교정되는 게 목적이지, 아이를 무시하고, 비난하고 하는 게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체벌이 될 수 있어요. 

◇ 조현지> 정말 얘기를 듣다 보니까 한 가지 맥락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 박지헌> 저도 제 아내가 가끔 집안일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그때는 정말 아이의 별것 아닌 행동에도 그런 말투를 사용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제가 가서 지금 약간 애가 잘못한 것에 비해서 세게 나간다고 말을 해주죠. 제가 옆에 있어주면 마음이 조금 나아지더라구요. 제가 도와주는 거예요. 남편분들, 아내분들 옆에 있어야 해요. 옆에 있어야 그 마음을 느끼죠.

◆ 장재숙> 저 한 말씀만 드릴게요. 다음 생에 제 남편은 박지헌 씨입니다. 예약했어요. 

◇ 조현지> 뜬금없는 고백까지 해주셨는데, 아이 훈육하는 방법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 장재숙> 저는 제가 실제 경험했던 것을 들려드리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저는 아이가 울고 떼쓸 때 아이가 저하고 마주볼 수 있도록 무릎에 앉혀놓는데요. 아이를 제 팔로 감싸서 살짝 안습니다. 다만 얼굴에 거리를 두고, 표정을 볼 수 있게 안아줘요. 그리고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죠. 그러면 아이가 울고 떼쓰다가도 어느새 울음이 잠잠해지고요. 조금 더 지나면 픽 하고 웃음이 터집니다. 너무 어색하고, 자기도 어린아이지만 민망한 거예요. 그러면 그때가 타이밍이에요. 어떤 타이밍이냐면, 이상하다, 왜 우리 둘이 이러고 있어야 할까, 그 이유를 네가 알아야ㅋ 할 시간인 거죠. 그때 둘이 이야기를 같이 하는데요. 이 방법의 포인트는 일단 아이, 그리고 엄마, 아빠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는다는 데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형제자매끼리 싸울 때도 많잖아요. 제가 또 유일하게 효과를 많이 봤던 방법인데, 누나하고 남동생인 아이들끼리 싸우면 둘 다 거실 창을 사이에 두고 큰 애는 베란다에 서고, 작은 아이는 거실 쪽에 섭니다. 똑같이 마른 걸레를 들고 손을 맞추어서 창문을 닦아요. 그러면 일석이조인 게 창문은 너무 깨끗해지고요. 아이들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으니까 하다가 너무 웃긴 거예요. 우리가 왜 이러고 있을까, 이러면서 생각보다 금방 분위기가 좋아져요. 그런 방법도 추천 드리고 싶은데요? 

◆ 박지헌> 그게 말씀하신 것의 맥이 우리가 사실은 사랑을 하고, 화해를 하고 할 때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눈을 바라보고 있고, 스킨십을 하고 있느냐, 어떤 그런 룰이 있느냐. 우리는 보면 그 이야기의 논점을 가지고 화해하려고 하잖아요. 그게 아니라는 거죠. 서로의 터치와 눈 맞춤이 있다는 거죠. 

◆ 장재숙> 정확히 포착하셨네요.

◇ 조현지> 그리고 오늘 꼭 질문하고 싶었던 게요.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요즘에는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이 많아지면서 조부모와 부모 간의 갈등도 알게 모르게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것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장재숙> 여러분들, 이 말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밭일하는 것보다 힘든 게 아이 돌보는 일이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힘든 일을 해주시겠다는 거잖아요. 그것도 당신의 자녀들, 경제적으로 어려울 텐데 빨리 자리 잡아라, 하는 생각에 돈도 안 받으시고 아이를 키워주시는 부모님도 많으신데요. 어디에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어요, 요즘에. 그런데 그럴 때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시겠다고 하는 것만 해도 굉장히 감사드려야 하는 일이죠. 그리고 그런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조부모님의 양육 방식이 이렇다, 저렇다를 떠나서 부모와는 또 다른 색다른 방식에 노출되어 본다는 것. 장점도 많습니다. 제일 대표적인 게 그만큼 사회성이 길러질 수도 있는 거고요. 조부모님이 양육하는 시간만큼은 아이가 또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조부모님께 맡겼다면 그 시간만큼 믿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정보를 드리자면 요즘은 지역센터에서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육아교실도 조금씩 열리고 있어요. 내가 육아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고 하시면 직접 방문해서 들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조현지> 맞아요. 주변에서 우리 딸이 아이를 출산해서 내가 봐줘야 하는데, 아이 키운 지가 너무 오래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은 옛날하고 다르잖아,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이런 곳에 가서 팁 받아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 장재숙> 그렇죠.

◇ 조현지> 교수님,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요. 오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있으시다면요?

◆ 장재숙> 네,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키우느라 힘들어서 예쁜 줄도 모르고 키웠다, 그런 말씀을 참 많이 하시죠? 사실 저도 그런 경험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제 아이가 크고 보니까요. 그럴 때가 있어요. 내 아이가 분명 곁에 있는데도 어릴 적 그 아이가 보고 싶을 때가 문뜩 있더라고요. 아이와 눈 마주치고, 눈 맞춰주고, 많이 웃어주고, 힘껏 안아줄 수 있는 것은 다 때가 있습니다. 일하고 아이 키우느라 많이 힘드시겠지만 지금 잠깐이라도 짬 내서 아이를 힘껏 안아주세요. 부모도 아이도 그 느낌 오래도록 기억할 거거든요. 그리고 옆에 있는 배우자도 한번 꼭 안아주세요. 여러분 아시겠지만요.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부모의 모습만큼이나 더 좋은 교육이 없다고 합니다.  

◇ 조현지> 오늘 ‘귀로 배우는 육아’ 동국대 장재숙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저희는 다음 주 월요일에 ‘귀로 배우는 연애’로 사랑 이야기하면서 다시 만나요.

◆ 장재숙>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지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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