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역사
  • 진행자: 김효진 강사 / PD: 박준범

방송내용

1/28(월) 낭만 가득한 계모임, 시계(詩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28 07:25  | 조회 : 465 

안녕하세요?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입니다.

바쁜 직장생활 가운데에서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은 늘 있기 마련이지요.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서도 취미생활을 위한 동호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옛날에도 갖가지 종류의 모임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모일 ‘계’자를 써서 이름을 붙였어요. 이를테면 청상과부들은 청상계, 동갑내기끼리 모이는 갑계, 과거에 함께 합격해 방이 붙은 동기들의 모임인 방계 등 다양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계모임 중에서도 가장 낭만적인 모임은, 선비들끼리 모여 시를 짓는 모임인 ‘시계’였습니다. 마음에 맞는 선비들이 날을 정해 경치가 좋은 곳에서 시를 지으며 놀았지요. 서로 쓴 시를 읽으며 시상을 즐긴다니, 참으로 낭만적이지요?

물론 시를 쓰는 데에 시간제한도 있었습니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시 짓기를 멈추기 위한 시간을 알리는 장치도 만들었지요. 엽전을 달아놓은 긴 끈을 근처의 나뭇가지에 길게 매어 늘여놓고, 그 끈의 중간에 향나무를 꽂습니다. 이 향나무에 불을 붙이면 서서히 타들어가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끈에도 불이 붙게 되고, 끈이 타서 끊어지면 엽전이 떨어지겠지요. 엽전 밑에는 놋대야를 놓아서,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리게 만들었습니다. 경쾌하게 떨어지는 엽전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합니다.

시계는 자주 열었던 것은 아닌 듯합니다. 연산군 시절 사화를 피해 고향으로 돌아온 선비들 중 ‘학시사’라는 것을 만들었는데요. 학시사 선비들은 저마다 학을 한 마리씩 기르며 일 년 동안 지낸 후, 1년에 한 번 모여 저마다 데리고 온 학을 평가하고, 그의 수행 정도를 비교했다고 하네요. 또한 조선 후기 유명한 학자인 정약용도 ‘죽란시사’라고 불리는 시계를 만들었고, 1년에 네 번 계절마다 모여 그 때마다 풍경이 좋은 곳에서 시를 짓고 서로의 시를 감상했다고 하네요. 옛 사람들의 삶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져서 부럽기까지 합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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