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역사
  • 진행자: 김효진 강사 / PD: 박준범

방송내용

1/22(화) 홍어장수 문순득 이야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22 10:18  | 조회 : 467 

안녕하세요?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입니다.

1802년 1월, 장사하기 위해 뱃길에 올랐다가 표류하였다가 3년 여 만에 고국 땅을 밟은 이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고국에 돌아와 들려준 이야기를 실학자 정약전이 생생하게 듣고 기록한 책이『표해시말』입니다. 정약전은 그에게 ‘세상에서 네가 처음’이라는 뜻의 ‘천초(天初)’라는 호까지 지어줍니다. 그는 바로, 전남 신안군 우이도의 홍어장수 문순득입니다.

“1802년 1월, 서북쪽에서 큰 바람이 몰아쳐 왔다 … 배가 바람을 못 이겨 키가 꺾였고 돛은 펼 수가 없어 배가 가는 대로 내맡길 수밖에 없었다.” 문순득은 예기치 못한 풍랑을 만나 표류하여 류큐, 즉 오키나와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생활하며 그는 류큐의 언어와 문화를 꼼꼼히 관찰합니다.『표해시말』에는, “류큐인들은 다른 사람과 음식을 먹을 땐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서 손바닥에 놓고 입으로 빨아 먹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문순득은 류큐에서 잘 적응하며 지냈고, 9개월 간의 류큐 생활을 마치고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풍랑을 만나, 류큐보다 남쪽인 여송, 즉 필리핀으로 표류하지요. 필리핀에서도 문순득은 언어와 문화 습득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끈을 꼬는 법은 몰라도 연날리기를 좋아한다. 면사, 포사를 사다가 끈을 꼬아 팔아서 담뱃값과 술값으로 쓰고 … 땔나무를 베어다 팔았다” 라는 그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습니다. 이후 문순득은 광둥성 마카오를 거쳐 중국 대륙을 지나, 드디어 1805년 1월 8일 3년 2개월 만에 고향 우이도에 도착하였습니다. 계속된 불운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과 소통한 그의 표류기는 마침 우이도에서 유배 중이던 실학자 정약전이 그 여정을 직접 듣고 기록하여 『표해시말』로 탄생하였지요. 작년 6월에는 문순득을 기념하며 극단 갯돌에서는 한국, 마카오, 오키나와, 필리핀 4개 도시들이 만나 ‘문순득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문화교류의 시간을 만들었어요. 문순득의 표류 행적을 따라 답사하며 우정을 돈독히 하기로 했다니, 사람의 일이란 참 신비로운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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