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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따라 아이도 스마트폰 중독, 해결방법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04 09:54  | 조회 : 2613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4일 목요일
□ 출연자 :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저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음식점이나 지하철 같은 장소 가면 스마트폰으로 영상 보고 있는 어린아이들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아이들이 당연히 집중력이 약하다 보니까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비법 아닌 비법인데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는 데에는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부작용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중독됐다고 할 만한 모습을 보이는 어린이들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의 저자인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소장님, 안녕하세요.

◆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하 권장희):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반갑습니다.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한 번 여쭤볼게요. 스마트폰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습니까?

◆ 권장희: 부모님들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죠. 또 구해야 하고요.

◇ 장원석: 그렇군요. 어쨌든 구할 수 있다는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죠. 21세기 육아 풍속도를 보면요. 나중에 몇 십 년 뒤에는 부모들이 또 어떤 고민을 할까, 벌써 궁금하고 걱정도 되는데. 과거에는 이렇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육아법을 상상도 못했을 테니까요. 요즘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인 부모님들 굉장히 많죠?

◆ 권장희: 사실 부모님들이 육아에 편리한 도구로 쓰기 위해서 먼저 스마트폰을 아이들의 손에 놓아줬다는 것이 문제고요. 아이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또 거기에 굉장히 재밌는 것들이 있으니까 빠져들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아이들을 탓하기보다는 그런 방법을 쓰는 부모들의 문제죠. 최근에 백화점 같은 데도 가보면 유모차에다가 스마트폰 장착해서 보게 하고 어머니들이 자유롭게 쇼핑하는 모습도 많이 보고, 애 보라고 해서 아빠들이 애 데리고 밖으로 나와서 아이랑 같이 놀아야 하는데 애한테 스마트폰 주고 아빠 혼자 자기 볼 일 보는 이런 일상의 일반적인 모습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 장원석: 그런 아이들 보면 소장님은 괜히 직업 특성상 찾아가서 부모들에게 육아법을 소개해주고 싶고 그러진 않으세요?

◆ 권장희: 그러고 싶죠.

◇ 장원석: 실제로 조사가 있었는데요.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직 학교도 안 간 아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인터넷 과의존 실태조사'를 보니까 만3~9세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2015년 12.4%였는데 2016년에는 17.9%, 2017년에는 19.1%, 꾸준히 조금씩 늘고 있어요.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중독 비율이 이렇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배경, 소장님은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 권장희: 말씀하신 대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영유아들의 중독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부모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이렇게 말씀들을 하세요. 나쁜 것 알겠는데 어쩔 수가 없어요, 이렇게 말하십니다. 사실 나쁘면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 나쁜데 준다는 것은 나는 나쁜 엄마예요, 나쁜 아빠예요, 이런 말밖에 안 되거든요. 어떤 부모가 술이 나쁜 건 알겠는데 아이를 재워놓고 볼 일 다 보려면 술을 좀 먹일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말하지 않지 않습니까. 문제는 무엇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쁜지에 대해서 부모님들이 모르시기 때문에. 왜냐면 인류 역사상 영유아기에 스마트폰을 쓰면서 자라났던 세대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처음 세대거든요, 과거에는 스마트폰이 없었으니까. 부모님들은 모르는 거예요, 이것이 아이들에게 성장과정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들을 잘 알려주는 것이 너무 지금 시급하죠.

◇ 장원석: 그렇군요. 하긴, 아이들이 스마트폰 안 주면 까무러치듯 울고 떼를 쓰니까 안 줄 수가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지금 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안 좋은 건 안 좋은 거니까 어쨌든 떨어뜨려놔야 하는데 그 방법을 잘 모른다는 거예요. 그런데 시대가 변하면서 이런 중독도 변하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TV 그만 봐라, 바보상자다. 그러다가 컴퓨터 그만 해라. 이러다가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넘어왔단 말이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컴퓨터 때문에 가정에서 참 마찰이 심했잖아요. 그때 컴퓨터 게임 중독하고요. 지금 그것보다 더 어린 연령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중독되는 것하고, 해소 방법이 비슷할까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 권장희: 일단 영유아기라는 것은, 컴퓨터나 TV가 문제가 됐을 때는 적어도 영유아기 시기는 아닌 거예요. 그런데 영유아 시기 3~6살, 기본적으로 이 시기는 뇌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발달되는 시기거든요. 뇌과학자들은 이 시기를 결정적 시기, 민감기라고도 얘기하는데 대부분 부모님들이 이 시기에 우리 애가 혹시 천재가 아닐까, 이런 착각들은 한 번씩 하시지 않습니까. 신체형성이 강하게 되고 뇌 시냅스라는 것이 발달되는 시기라서 이때 스마트폰의 자극적 영상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그것이 뇌 전체의 그런 자극에만 적응하는 뇌로 바뀌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런 영상 같은 걸 보다가 부모님이 그만 봐야지 하고 뺏으면 뒤집어지고 통제가 안 되지 않습니까. 통제력을 만드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거든요. 그런데 그런 자극적 영상을 먼저 접하기 때문에 통제력이 아예 안 만들어지면 굉장히 위험한 일이 벌어져서 지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보면 기본적인 주의집중력이라든가 자제력이라든가 통제력이 안 돼서 문제가 되는 애들이 너무 많은데 이것이 그 시기의 발달의 아주 핵심적인 영역에 스마트 기기가 만들어내는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 장원석: 그렇군요. 스마트폰을 최초로 이용한 시기를 조사해보니까 육아정책연구소에서 평균 2.27세라고 발표했더라고요. 그렇게 보니까 이제 막 걷기 시작하고 한글도 떼기 전에 이미 스마트폰에 중독되니까 좀 걱정되긴 합니다. 그런데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당연하잖아요, 자녀들은.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면 아이들이 따라하는 경우가 당연히 많겠죠?

◆ 권장희: 네. 우리 뇌에는 뇌과학자들이 보니까 거울 뉴런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사람은 뭔가를 시각적으로 보고 있으면 뇌는 보기만 해도 상대방의 경험이라든가 감정이라든가 욕망을 뇌가 스스로 따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스마트폰을 하면서 밥 먹는 것을 아이가 보고 있으면 아이는 단지 밥 먹으면서 엄마를 보기만 해도 아이의 뇌는 스마트폰 하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이 앞에서 늘 스마트폰 하고 있으면 아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뇌 안에 스마트폰을 하고 싶은 갈망이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훨씬 노출을 많이 하게 되고 찾게 되고 중독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장원석: 그것 굉장히 무섭네요. 그냥 부모들이 스마트폰 만지는 것만으로도 본인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 권장희: 네. 뇌 상태는 똑같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그냥 장난감으로 생각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중독에 시달리게 되는데, 만약 중독되면 아이들에게 어떤 부작용,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 권장희: 일단 스마트폰을 아이들이 보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뇌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들이 생각하셔야 해요. 마치 우리가 아이들이 태어나서 배로 기고 뒤집어지고 걷고, 이런 걸 자꾸 해야 점점 튼튼하게 걷지 않습니까. 뇌에서 걸을 수 있는 뇌근육들이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마찬가지로 팔근육이 튼튼해지려면 팔운동을 해야 하는 것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장난감 가지고 놀고 말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혼자 만들고, 이러면서 언어도 발달되고 지각능력도 발달되고 사회성도 발달되고, 이런 뇌가 발달돼야 하는데 스마트 기기만 하고 있으면 아이가 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왜냐면 스마트 기기가 다 해주고 눈으로만 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실제 자기가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안 생기는 거죠. 며칠 전에 학생들이 보면 의욕도 없다, 무기력하다, 의지가 없다, 이런 걱정들 어른들이 많이 하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자기가 스마트폰 해서 재밌고 자극적인 영상만 늘 보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뇌가 의욕을 가질 수 있는 능력들이 안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 장원석: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여러 가지 모바일 유아용 플랫폼이 있는데 거기서 콘텐츠들이 ‘유아의 정서발달에 도움됩니다’, ‘언어교육에 도움됩니다’ 해서 홍보하면서 영상을 올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어떨까요?

◆ 권장희: 그거 굉장히 위험한데요. 일본에서 한때 아이 봐주는 비디오라는 게 유행한 적이 있어요. 비디오에다가 교육적인 걸 담아서 그러면 아이가 그것만 보고 있기도 하고 또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10여 년 지나면서 아이 봐주는 비디오에 노출된 아이들이 엄청나게 발육이라든가 언어라든가 문제가 생겨서 비디오 증후군이란 말이 나왔거든요. 때문에 그런 비디오를 다 수거해서 불태우고 이런 시민단체들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사실 우리도 보면 유튜브 같은 구독자 가장 많은 채널 상위 10개를 보니까 그중에 8개가 다 영유아 채널로 되어 있더라고요. 얼마나 많은 부모, 사실 교육적인 목적이라는 이유로 그걸 보여주는데. 아이들은 사실 그걸 보면서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교육적인 걸 하나도 내가 만들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직 사고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교육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영상에 그냥 각인되는 거예요. 각인효과라고 하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뽀로로다, 그러면 뽀로로 아니면 아무 데에도 관심이 없고. 그래서 어떤 집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 집은 우리 아이가 24시간 어떤 특정한 영어 비디오만 봐요. 엄마가 드라마 보려고 TV 커면 달려와서 그것 보지 말고 영어 비디오 틀어주세요. 아빠가 뉴스 좀 보려고 하면 뉴스 보지 마시고 그것 틀어주세요. 이래서 24시간 그것만 나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애가 영어공부 하나,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건 영어공부가 아니라 그 자극적인 영상에 각인돼서 그것 외에는 관심도 없고 찾지도 않는 뇌가 사실 망가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을 본인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그러면 부모님들 참 고민일 텐데. 지금 2~3살 키우는 부모님들 연령대를 보면 20년 전에 가정에서 윗세대, 부모들과 컴퓨터 때문에 마찰을 빚었던 세대도 좀 있거든요. 당시 부모님들은 컴퓨터를 강제적으로 끊어놓거나 혹은 분리시켜놓는 방법을 써서 지금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들도 혹시 스마트폰을 강제적으로 빼앗거나, 이런 방식을 쓰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어떻게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놓을 수 있을까요?

◆ 권장희: 사실 지금 말씀하신 대로 20~30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 세대가 미디어를 접하면서 살아온 세대였고 스마트폰이 손에 있기 때문에 사실 부모님들이 더 많이 중독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강의 현장에서 만나보면 제 강의를 들으면서 부모님들이 자기반성을 오히려 많이 하게 돼요. 내가 사실 중독이구나, 내 자체가 문제구나.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지금 중요한 것은 영유아 자녀들을 가진 부모님들은 오히려 대책이 있다고 보는 거예요. 왜냐면 부모님만 단호하게 결정하고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결이 되거든요. 사실 청소년들은 부모님이 결단해서 아이들의 협조를 구해내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미 다 컸고 이미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니까. 그래서 저는 영유아 부모님들이 정말 스마트폰이 아이의 뇌 발달이라든가 정서 발달이라든가 인성을 형성하는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잘 알아서 자기도 절제하고 아이에게 주지 않는 그런 노력들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아이들을 살려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가정 분위기를 부모부터 솔선수범해서 자녀가 본인의 습관을 따를 수 있도록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아이들도 같이 줄여나가도록 하는 움직임이 필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장희: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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