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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마다 반복되는 에어컨 실외기 화재, 예방과 대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02 09:51  | 조회 : 323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처음 본 숫자였습니다. 어제 관측된 한낮 최고기온, 홍천이 41도, 서울 39.6도였습니다. 선풍기만으로는 도저히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전기요금이고 뭐고 일단 살고 보자면서 에어컨 거의 하루 종일 켜두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관리가 잘 안 된 에어컨 실외기에 불이 붙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에어컨 실외기 화재가 570건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실외기는 옥상이나 베란다 밖 등 실내에서 볼 수 없는 곳에 설치돼 있다 보니까 다른 안전조치에 비해서 경각심이 덜한 게 사실입니다. 관리자와 설치 업체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이고 감독기관의 철저한 단속도 필요해 보이는데요. 관련 소식,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김유식): 안녕하세요.

◇ 장원석: 날이 더우니까 에어컨을 밤에도 끌 수가 없어요. 하루 종일 에어컨 켜놔도 무리가 없을까요?

◆ 김유식: 이렇게 되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부분들은 전기 에너지를 가지고 동력 에너지를 만드는 부분분이기 때문에 계속 사용하게 되면 열이 축적되면서 화재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실외기가 문제잖아요. 철 덩어리가 굉장히 뜨겁게 되면서 화재가 나는 건데. 그런데 실외기는 어느 정도 열에 버틸 수 있도록 제작됐을 텐데, 실외기가 단순히 열을 받는다고 해서 불이 붙는 것. 구체적인 원인은 뭐로 파악되고 있나요?

◆ 김유식: 물론 어느 정도 열들은 자체 기계적인 부분이 흡수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계속 사용하게 되면 자체 기계적인 부분들의 열 축적과, 그리고 실외기 자체가 외부에 있다 보니까 먼지나 이물질 이런 것들이 누적돼서 그런 부분에 열이 전달되면서 바로 화재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사실 먼지나 이물질이 끼었을 때 일반인들이 그것을 청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옥상에 있는 경우도 있고, 베란다 바깥에 굉장히 위험한 곳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는 게 실외기니까. 그런 경우는 어떡하나요? 우리가 직접 할 수는 없으니까요.

◆ 김유식: 물론 실외기가 일반 건물은 건물 베란다 쪽에나 이렇게 설치하고 또 지상에 설치해놓은 곳도 있고 옥상에 설치한 경우도 있는데, 요즘 주거공간들이 고층화 초고층화 이렇게 되다 보니까 위쪽에서 실외기를 설치했다가 설치과정이나 이런 게 낙하하게 되면 위험성이 있다 보니까 별도의 구역에 실외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곳에 실외기만 설치돼 있으면 괜찮은데 개인이 관리하는 베란다 공간이다 보니까 거기에 다른 물건들을 적치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곳에 오랫동안 열이 축적되다 보면 열 축적으로 인한 화재도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장원석: 설치상의 것은 일반인들이 관여하기 힘들겠습니다만 실외기 주변에 다른 물건을 함께 둔다든지 그런 것들은 주의해야겠네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벽면에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도 우리가 종종 볼 수 있고요. 상가 밀집지역의 경우 그렇죠. 그리고 옥상에 올라갈 일은 별로 없지만 대형건물의 경우 옥상에 가보면 일반 가정용 실외기보다 몇 배는 큰 실외기가 뜨거운 바람을 뿜어내면서 몰려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실외기들이 몰려있는 경우는 위험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어떤가요?

◆ 김유식: 실외기들이 한곳에 여러 대가 묶여있는 상태라든지 대형들이 있다든지 이럴 경우는 마찬가지로 발생되는 열들이 그만큼 많이 나오고, 또 열이 많게 되면 아무리 좋은 기계들이라도 과열이 더욱 수반되는 게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곳은 관리 청소도 제대로 안 될뿐더러 열이 더 많이 축적됨으로 인해서 화재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보이죠.

◇ 장원석: 게다가 오래된 연립주택이 많은 곳을 가보면 주택 사이사이가 굉장히 비좁은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사람도 잘 지나다니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에다가 실외기니 도시가스 배관, 가스통, 온갖 전기선, 통신선 같은 게 얽히고설켜 있는데 불이 나면 더 큰일이 날 것 같기도 하고요. 불이 났을 때 소방대원들이 진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그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겠군요?

◆ 김유식: 마찬가지 그런 부분들도 화재 위험성이 앞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만큼 많이 축적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다른 부분에 가연이 돼서 옮기게 되면 또 가스통이라든지 전기 부분들이 있으면 또 전기선들이 타게 되면 합선과 누전,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화재를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 장원석: 그런데 에어컨 관련해서 가이드라인, 이런 것들이 있는지 제가 찾아보니까 소방청에서 발표한 게 있어요. 실외기 주변에서 흡연하지 말고, 주변에 탈 수 있는 물건도 아까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보관하지 마라, 이렇게 돼 있는데. 글쎄요, 이것 말고는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실외기와 실외기 사이는 어느 정도 떨어뜨려놓고, 이런 안전 가이드라인 없나요?

◆ 김유식: 에어컨 실외기에 잦은 화재가 발생하다 보니까 소방청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실외기 주변에서 흡연하지 말고 주변에 가연할 수 있는 탈 수 있는 물건들을 적치나 보관하지 말라고 하고 있는데. 각 시군에도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지금 특별히 실외기에 대한 화재예방에 대한 규정이나 이런 것들은 규정돼 있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설치에 대한 부분들만. 그리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열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통행하는 사람들한테 지장되지 않도록. 이런 정도의 규정 외에는 지금 별도로 화재에 대한 내용은 실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 장원석: 방금 말씀하신 통행하는 사람들에 불편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설치하는데 규제가 있다. 그게 사람 높이에 실외기가 있는 경우 바로 사람한테 뜨거운 바람을 쏘게 되니까 위로 바람을 가게 하는 가림막을 부착한다든지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거 말고는 특별한 건축설비 규정에 화재 대비해서 이런 내용이 없다는 거죠?

◆ 김유식: 예, 예.

◇ 장원석: 그러면 설치할 때는 업체에서 다 설치해주기 때문에 우리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큰 관심이 가지 않기도 하고. 그러면 아예 설치할 때부터 그런 규정을 명확하게 해줘야 화재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 김유식: 예. 그런 규정도 향후 충분히 보완돼야 한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실외기들은 설치 업자가 설치만 하고 그다음부터는 거의 관리가 안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외부에 노출돼 있던 실외기들은 햇빛에 오래 노출되게 되면 배관 부분들이 테이프로 처리돼 있는 게 낡아서 떨어질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 해서 전기 접촉이라든지 이런 게 불량으로 인해서 화재의 원인도 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규정들을 더 보강해야 한다고 보입니다.

◇ 장원석: 현행 체계에서는 에어컨 실외기와 관련해서 몇 년 이후에 어느 정도 관리한다. 주기적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이런 것들이 없다는 얘긴가요?

◆ 김유식: 예, 예.

◇ 장원석: 그러면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제조사가 됐든 지자체가 됐든 어디 당국에서 관련된 것을 계속해서 지적해줘야 할 텐데, 왜 이런 지지부진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보시는지요?

◆ 김유식: 아직까지 아마 이런 부분들이,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계속 이런 부분들이 요구되고 있지만, 법적인 제도적인 부분들은 아직까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보입니다.

◇ 장원석: 실제로 이런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지금 올해 들어서도 냉방기기 에어컨 관련해서 판매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체제가 만들어지지 않고 계속 에어컨 판매만 늘어난다면 당연히 이런 화재 사고도 계속 늘어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지금상황에서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습니까? 설치하는데 관여할 수도 없잖아요.

◆ 김유식: 설치돼서 관리운영은 본인들이 하지만, 에어컨이나 선풍기 공히 마찬가지인데, 다 전기에너지를 가지고 모터를 구동해서 냉방장치를 혹은 바람을 활용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열에 대한 문제라든지 환경에 대한 문제라든지 이런 게 발생하기 때문에 최소한 2~3시간 정도마다 한 번씩 전기를 끄고 환기를 시켜주고, 이렇게 운용해주는 게 화재 예방도 그렇고 건강상 부분에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보입니다.

◇ 장원석: 그런데 요즘 날이 덥다 보니까 2~3시간마다 한 번 끄기 쉽지 않아서 이런 분도 계세요. 실외기에 찬물을 끼얹는 거죠. 그래서 실외기를 식힐 요령으로. 그러면 그런 경우에는 어떤가요? 실외기에 찬물을 뿌려주면서 실외기 온도를 좀 낮춰주는 것. 화재 예방이라든지 실내공기를 더 시원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 김유식: 실외기 자체는 건물 내 열을 바깥으로 가지고 가서 거기서 냉각시켜서 다시 건물 내로 넣어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을 뿌려주게 되면 훨씬 냉각효과는 높일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실외기들은 바깥에 있지만 비를 맞아도 아무 이상이 없게 기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있거든요. 그런데 계속적으로 임의적으로 단순하게 물을 부어준다든지, 이것보다는 어느 정도 청소를 할 때라든지 이럴 때는 물을 넣어서 세척을 하고 어느 정도 건조시키고. 이러면 훨씬 효율이 기계적인 부분들도 개선될 수 있고 훨씬 효율이 높아지지 않나. 이렇게 보입니다.

◇ 장원석: 그럼 실외기 온도가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된다고. 냉방 효율 면에서도 그렇고 화재 예방을 위해서도 일시적입니다만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러면 혹시나 베란다 쪽 실외기가 있는 방향을 향해서 실내에서 선풍기를 쏘면 실외기가 덜 뜨거워지지 않을까, 이렇게 갑자기 단순한 생각도 드는데 그럴 경우는 어떨까요?

◆ 김유식: 그런 부분도 있고. 실외기 외부 쪽에 환풍구 쪽에는 미세한 망으로 돼 있기 때문에 망에 이물질이나 먼지가 끼게 되면 공기가 흡입이 잘 안 되거든요. 그런 경우는 반대로 물로 청소해주게 되면 훨씬 실외기 열도 떨어질 수 있고 효과적이라고, 전기 소모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보입니다.

◇ 장원석: 예전 연립주택은 바깥에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있지만, 요즘 신축되는 아파트를 보면 실내공간에 따로 실외기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실내에 실외기가 있음으로 인해서 더 열이 축적될 것 같기도 한데, 그럴 경우 물을 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고요. 거기다 그냥 선풍기를 쐬어주면 좀 나을 수 있을까요?

◆ 김유식: 건물 내에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초고층건축물에는 별도로 실외기를 설치하는 베란다 공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아래쪽하고 위쪽이 창들이 다 있거든요. 공기가 순환할 수 있게끔. 그런데 이런 경우 겨울이나 바람이 불고 하니까 테이프로 막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기 순환이 안 돼서 안에 열 축적이 더 높아질 수 있죠. 이런 부분들도 환기가 제대로 잘 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는지, 이런 것들은 꼭 확인이 필요하고요. 또 공기를 순환할 수 있다면 순환을 해주는 게 더 효과적으로 보입니다.

◇ 장원석: 기본적으로 에어컨 실외기가 자동으로 식을 수 있도록 통풍구를 만들어놓은 곳. 그곳을 막으면 당연히 열이 실내에 축적되고 실외기도 과열될 테니까 그 부분 주의해주시고요. 물론 이런 것들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우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전문가들이 설치하는 부분이고 또 관리감독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부분은 안정당국, 관련 업계, 그리고 정부에서도 꼭 체크해야할 부분 아닌가, 오늘 지적해주신 것 신경 써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유식: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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