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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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당뇨병 다스리는 방법” -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01 14:11  | 조회 : 7109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6월 1일 (금요일) 
□ 출연자 :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신의 주치의 “당뇨병 다스리는 방법” -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오늘은 역시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명지병원 내분비내과의 이재혁 교수와 함께 당뇨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이하 이재혁): 안녕하세요. 명지병원 이재혁입니다.

◇ 김명숙: 반갑습니다. 오전 시간에 진료도 하셔야 할 텐데 이렇게 바쁜 시간 내주시고 함께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이재혁: 당뇨병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 또 한 번 강조해 드리고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요즘 주변에서 보면 당뇨를 앓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거든요. 점점 많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 이재혁: 당뇨병 인구가 전 세계적인 추세이긴 한데요.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고, 올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추정 인구로 해서 500만 명이 조금 넘어가고 있어요. 30세 이상 성인에서는 7명 중의 1명 정도가 당뇨병이라고 진단받고 있거든요. 그게 5년 전과 비교해보면 100만 명 이상 늘었어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요. 성인들, 특히나 고령 인구로 넘어간 65세를 넘긴 환자 중에서는 4명 중의 1명꼴이 당뇨병이거든요. 굉장히 흔한 질환이고, 사회적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관심을 많이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죠.

◇ 김명숙: 먹는 것들이 많이 달라져서 생기나요?

◆ 이재혁: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텐데, 현대인들이 비만해지고 있는 것들. 타고난 소인들도 물론 있지만 후천적인 비만도의 증가가 굉장히 중요한 원인이고요. 특히나 시대가 좋아지면서 먹을 것들이 굉장히 많고 가공된 음식들을 많이 먹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체지방량이 늘고 여러 가지 요인으로 당뇨 발생이 늘어나는 원인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현대인들이 살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워낙 많고, 많은 생활의 스트레스들이 쌓이면서 젊은 나이에 당뇨들이 많이 오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유전적인 기질도 있고요?

◆ 이재혁: 네. 부모님들이 당뇨가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노인분들이 당뇨 유병률이 높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부모님들 중에 한두 분 당뇨 있는 분들이 꽤 많아질 거 아니에요. 그래서 당뇨가 평균 유병률이 14% 정도 되는데 양측 부모님이 다 당뇨가 있는 경우는 당뇨 발생률이 두 배 이상 높아져요. 그러니까 소인을 가지고 있는 젊은 인구들도 많아지고 부모님들도 많고, 그래서 여러모로 당뇨 발생률이 점점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 돼가고 있는 거죠.

◇ 김명숙: 그런 경우에는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신경쓰셔야겠어요.

◆ 이재혁: 그렇죠. 젊은 나이부터 적극적으로 위험요인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죠.

◇ 김명숙: 당뇨를 앓고 있다, 당뇨병이다 하는 경우 보면 어떤 경우에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만인 경우도 있지만, 마른 사람도 볼 수 있거든요. 어떤 증상이 있고 어떻게 나타나는 건가요? 

◆ 이재혁: 중요한 지적이신데요. 한국 사람들이 처음 당뇨가 생길 때는 서구인과 좀 달랐거든요. 미국 사람들은 굉장히 뚱뚱한 당뇨 환자들이 많은데, 한국은 그렇게 뚱뚱하지도 않지만 당뇨가 꽤 많았어요. 그런 것들이 동양인들에 생기는 유전적인 소인들이 상당히 있는 건데, 말랐든 안 말랐든 당뇨병으로 생긴 증상은 비슷해요. 대개는 초기에는 당뇨병 환자가 증상을 잘 모릅니다. 병원에 와서 진단받는 경우가 당뇨가 아주 심해서 증상이 나타나서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초반에는 대개 만성피로라든지, 불특정한 증상, 아주 애매모호한 증상이라서 당뇨인지 잘 모르고 지내요. 피로감이 제일 많죠. 그런데 좀 더 당뇨 조절이 안 돼서 심해지고 혈당이 높아지면 갈증이 나고 소변을 많이 보고, 그런 시기가 일부 지나가다 보면 체중도 빠지고 피로도도 극도로 더 심해지고, 이런 증상이 오면 내가 당뇨 위험요인을 한두 가지라도 갖고 있다고 판단하면 병원에 와서 꼭 검진을 받으셔야겠죠.

◇ 김명숙: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더라고요, 당뇨병은.

◆ 이재혁: 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도 굉장히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약물치료를 하게 되면 상당히 관리가 잘돼요. 그런데 당뇨병은 음식과 관련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먹는 것에 대한, 식생활에 대한 개선, 그리고 일정 시간 동안 규칙적인 운동은 기본적으로 해줘야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 잘 따라갈 수 있거든요. 사람이 가장 하고 싶은 게 쉬고 싶고 맛있는 것 먹고 싶고 놀고 싶은 건데 당뇨병은 그런 사람의 기본적 욕구를 통제하고 제한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간 관리하기 녹록지 않은 거죠.

◇ 김명숙: 흔히 이런 이야기 하죠. ‘당 떨어졌어. 나 초콜릿 먹어야 해’ 이런 이야기들 심심치 않게 듣곤 하는데.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걸리는 건가요, 아니면 단 음식을 먹어줘야 하는 건가요?

◆ 이재혁: 당분이란 건 몸에서 너무 소중한 에너지원이에요. 그래서 그 말이 절대 틀린 건 아닙니다. 일반 당뇨가 없는 사람들도 당분이 떨어지면 에너지원이 적기 때문에 기운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단 걸 많이 먹었다고 해서 무조건 당뇨가 생기는 건 아니고요. 대신 당분 섭취량이 너무 장기간 과다하게 되면 몸에서 혈당을 정상적으로 조절해오던 기능을 잃어버릴 수 있고, 또 하나는 당뇨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뇨가 없더라도 그런 과도한 당분을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비만도가 더 심해지고 당뇨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겠죠. 그렇지만 오해하지 마셔야 할 것은, 일반인들이 내가 단 걸 좀 먹었다고 해서 금방 당뇨가 생기나, 그런 건 아닌데 장기간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식이요법을 상당히 철저히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당뇨 환자 중에는. 

◆ 이재혁: 그런데 당뇨 환자 식이가 아주 일반 사람들이 못할 걸 하는 식단이 아니고요. 현대인들이 가장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단이 당뇨 식단이에요. 그래서 가공된 탄수화물 좀 줄이고 전체적으로 섬유질이 많은 식사를 하고, 탄수화물 양을 줄이면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하고 하는 것들이 현대인들이 가장 지향해야 할 식습관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당뇨 환자들이 먼저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 김명숙: 일반적으로 우리가 건강식이다, 골고루 영양 섭취 잘하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들을 미리미리 잘하란 말씀이시죠. 당뇨 환자들 가운데는 혈당 조절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얘기하잖아요. 그게 또 그렇게 어렵다면서요, 혈당 조절한다는 것 자체가.

◆ 이재혁: 네. 당 수치라는 것은 저희도 환자들이 늘 맨날 물어봐요. 어제는 이랬는데 오늘은 이렇고 그저께는 이러는데 왜 맨날 다릅니까, 검사 기계가 엉터리입니까. 제가 물어봐요. 어제 그제 3일 전 생활을 똑같이 안 하시지 않았냐고. 먹는 것도 다 달랐고 잠도 다 다르게 잤고 활동도 다 다르기 때문에 혈당은 자꾸 수시로 변동하는데, 자기가 조절할 수 있는 혈당의 변동범위를 정해놓고 관리하시면 되겠고요. 하루하루의 변화도 물론 중요한데 전체적인 1개월, 2개월, 3개월, 1년의 혈당 흐름을 잘 관리하는 게 일단 우선이라서 한 번 한 번의 변동이 생기지만 그런 것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목표를 잘 가져가시면 될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렇군요. 당뇨병 얘기하다 보면 식이요법, 먹는 것 이야기도 하셨지만 무섭다고 느끼시는 것 중의 하나가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그러면 상당히 치료하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잖아요. 일상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이라면 어떤 걸 들 수 있나요?

◆ 이재혁: 저희가 당뇨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운 것 중의 1번은, 당뇨가 혈당이 좀 나빠지면 당장 아프면 좋아요. 그런데 안 아프거든요, 당뇨병이라는 게 당장 아픈 게 나타나지 않아서. 그래서 그냥 나빠지는 걸 방치하다 결국 합병증이 생겨서야 나빠진 상태를 인지하게 돼요. 그런데 합병증은 한 번 생기면 고쳐지지 않거든요. 대개 당뇨 합병증은 쉽게 생각하면 몸에 있는 모든 혈관이 영향을 받아서 혈관이 망가지는 거예요. 아주 작은 혈관부터 큰 혈관, 작은 혈관이라 하면 눈이나 콩팥에 들어있는 작은 혈관들뿐만 아니고 팔다리 신경에 분포하는 아주 작은 혈관까지 손상 받거든요. 그러면 작은 혈관이 손상 받으면 실명하게 됩니다. 시력을 잃게 되는데 성인이 사고로 시력을 잃는 걸 제외하면 성인 실명의 1번 원인은 당뇨병이에요. 

◇ 김명숙: 무섭네요, 그 얘기 들으니까.

◆ 이재혁: 그리고 투석을 많이 하시는데 성인들이 투석하는 1번 원인도 당뇨병이에요. 그리고 손발이 저리는 것도 많은데, 감각이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다치기 쉬워요. 성인들이 하지나 손발을 절단하게 되는 것도 사고 이외에는 1번 원인이 당뇨병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삶의 질과 앞으로 향후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요. 큰 혈관들, 심장이나 뇌에 가는 큰 손가락 굵기 만한 혈관들도 막히게 되거든요, 당뇨병이 있으면. 그런 것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거죠. 심근경색이 오고 뇌경색이 오고. 그런 것들도 당뇨 합병증이 주요 원인이고, 아직까지도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사망하게 되는 합병증 원인이거든요. 그래서 당뇨병 환자들은 이런 합병증들에 대한 예방관리가 중요해요. 일단 미리미리 검사해서 지금 내 합병증이 안전한지를 미리 확인하는 정기적인 검사가 가장 중요하고요. 무엇보다 혈당 조절 잘하셔야 하겠죠. 합병증이 생겨서 아파서 병원 가는 건 이미 늦었고요. 당뇨병이 당장 혈당 조절이 잘 안될 수도 있고 잘될 수도 있고 증상은 없지만 정기적인 검진을 꼭 하시는 게 중요하겠죠.

◇ 김명숙: 합병증이 이렇게 무서운 거고, 그렇게 해서 뒤늦게 가면 정말 너무 많이 늦은 거란 말씀을 하시니까 확 와 닿거든요. 미리미리 관리해야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완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가능은 한 거죠?

◆ 이재혁: 당뇨병이란 병 자체를 근본적인 원인을 다 없앨 수는 솔직히 없다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일찍 진단받고 적극적으로 생활 관리를 하고 초기 치료를 잘하면, 제 환자들 중에서도 약물치료 없이 생활 관리만으로도 잘 지내시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그런 분들은 당뇨가 없어졌다고 보긴 어렵지만 일상적인 생활 관리나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도 비당뇨인들과 똑같이 지낼 수 있어요. 그래서 얼마나 초기에 열심히 관리하는지에 따라서 당뇨 약물치료 없이 지내는 기간을 충분히 길게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한 번에 완치라고는 할 수 없지만. 

◆ 이재혁: 네. 생활 관리도 치료이기 때문에 생활 관리를 안 하시면 다시 혈당이 올라가겠죠.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 관리하는 것, 만약 약물치료를 안 하는 게 병이 없다고 인지하고 싶다면 그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환자들이 잊어버리시는 게 저희가 약을 끊어드리면 당뇨병이 없어진 줄 아세요. 그래서 운동도 안 하시고 먹는 것도 막 드시고. 그렇게 되면 다시 또 약을 먹게 되기 때문에 잊어버리지 말고 하던 좋은 습관들은 계속 유지하시는 게 중요하겠죠.

◇ 김명숙: 그래서 어느 의사 선생님께서 지난번에 한 번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당뇨병이라는 게 정말 평생 꾸준히 함께 가지고 가야 할 친구니까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는 잘 다독거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이재혁: 네. 저도 진단받으신 분들 오시면 보통 요즘 40대가 굉장히 많거든요. 앞으로 40년 동안 잘 관리하셔야 하는 병이니까 앞으로 40년 동안 어떻게 관리하실지 긴 계획을 잘 세우시라고 말씀드려요.

◇ 김명숙: 저희 오늘 당뇨 관련해서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방송 함께하시면서 궁금한 사항 있으면 문자 #0945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이야기 나눠가는 중간에 노래 한 곡 들어볼까요. 김현철의 노래 준비했습니다. ‘동네’

(음악: 김현철 - ‘동네’)

◇ 김명숙: 당뇨 관련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문자 들어와 있습니다. 7317님, ‘이재혁 교수님, 목소리 들으니 알 것 같습니다. 예전에 TV 나오셨을 때 인상이 참 푸근하시고 조근조근 설명을 잘해주셨던,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방송 잘 듣고 당뇨병 앓고 계신 부모님 모시고 진료 보러 갈까 합니다’ 하셨어요.

◆ 이재혁: 제가 라디오 방송 나온 보람이 있네요. 많은 환자분들이 당뇨병을 어려워하지 마시고 주변에 있는 선생님들이나 진료받으시는 선생님들께 오늘 방송에 나왔던 내용과 같이 궁금하신 것들은 언제든지 물어보시고, 다른 루트 말고 본인이 관리받고 있는 선생님을 통해서 제일 좋은 정보들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김명숙: 제가 음악 나가는 동안 교수님께 그랬거든요. 교수님, 너무 편안하게 말씀을 정말 잘해주셔서 환자들이 선생님과 이야기할 때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질문도 마음대로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렵지 않게.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바로 7317님께서 저와 같은 느낌으로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 이재혁: 감사합니다.

◇ 김명숙: 그리고 또 7008번 쓰시는 애청자분, ‘58세 남자입니다. 약 20년 전에 원인불명의 시신경염이 생겨서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맞았는데 이후부터 당뇨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공복일 때 유난히 혈당이 높아지는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 이재혁: 지금 58세이시니까요. 20년 전이면 30대 후반, 40대였을 거라고 추정돼요. 대개 스테로이드 주사를 상당히 많은 질환에서 치료로 쓰고 있어요, 경구약이나 마찬가지로. 그런데 스테로이드는, 당뇨병이란 병은 인슐린이란 호르몬이 나와서 혈중 혈당을 떨어뜨려야 하는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인슐린이란 호르몬의 기능을 확 나쁘게 합니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를 고용량이나 장기간 쓰게 되면 정상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려서 당뇨가 안 생기도록 해야 하는 인슐린이란 호르몬의 기능이 확 나빠져요. 그런데 대개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당뇨가 없던 분들은 스테로이드 작용 효과가 떨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 혈당이 돼요. 그런데 문제는 당뇨 소인을 가지고 있는 분들, 가족력이 있다든지 당뇨 진단 당시 뚱뚱했다든지 식생활 관리가 안 되고, 또는 당뇨 전 단계에 들어와 있던 분들이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면 장기간 고용량 쓰게 되면 아마 인슐린 기능이 확 떨어지면서 당뇨 준비단계에 있던 분들이 당뇨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는 당뇨가 없어지기는 조금 어렵거든요. 대신 스테로이드를 끊게 되면, 사용 안 하게 되면 당뇨 관리는 초기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스테로이드를 계속 반복적으로 쓰게 되면 경구약이나 일반적인 당뇨 치료로는 상당히 혈당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몇몇 환자들에 있어서는 인슐린까지 써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해요. 이 환자 같은 경우는 아마 제가 정확하게 환자분을 못 뵈어서 모르겠지만, 아마 소인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눈 때문에 수차례 스테로이드를 쓰면서 당뇨가 발생했던 것 같고요. 그 뒤로도 다른 요인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쓰셨는지 안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 조금 더 고착화됐을 가능성이 있고요. 대개 스테로이드로 인해서는 식전·식후가 다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식전 혈당만 특별히 올라간다고 볼 때는 본인의 식습관이나 생활패턴도 조금 평가를 해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지금 8897님, ‘몇 년 전에 TV에서 돼지 췌장액을 인체에 주입해서 당뇨를 완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직도 연구 중인가요? 어떻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하셨네요.

◆ 이재혁: 인슐린이란 얘기를 아까 드렸는데, 인슐린은 췌장에서 나오는 호르몬이에요. 그래서 인슐린이 개발된 계기도 1910년대 초반에 캐나다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아이에게 개의 췌장을 갈아서 주사를 주면서 치료가 되기 시작했거든요. 당뇨병 치료가 가장 먼저 시작된 건 인슐린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슐린 자체가 개에서도 만들어지지만 1960~1970년대에는 개를 이용할 수는 없으니까 돼지를 이용해서 돼지에서 인슐린을 추출해서 60·70년대에 많이 인간의 당뇨병 치료에 사용했어요.

◇ 김명숙: 오래전 얘기군요.

◆ 이재혁: 네. 그런데 이미 80년대 이후부터는 돼지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고요. 인간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똑같은 형태의 인슐린을 개발해서 쓰고 있어요. 지금 1990년대 후반, 2000년대부터는 인간에서 나오는 인슐린과 동일한 구조지만 조금 더 구조를 변형하고 좋게 만들어서 현재 쓰고 있는 수많은 인슐린들을 개발해서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돼지 췌장을 갈아서 줬다는 것들은 지금은 문헌상에서나 보지, 현재 치료에 있어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고요. 향후에는 췌장을 이식해서 스스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좀 더 효율적으로 분비하도록 하는 치료는 아마 향후에 곧 10 몇 년 이후에는 가능하지 않겠나 싶고요. 인슐린뿐만 아니고 최근에는 다양한 주사들이 나와 있으니까 여러 환자들이 고민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9725님, ‘저는 62세 주부입니다. 건강검진을 했는데 당뇨가 중간 정도까지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증상으로는 자주 피로하고 물도 많이 마시고 있어요. 입이 말라서요. 소변에는 거품도 있고요. 저는 운동도 조금 하는데도 그렇네요’

◆ 이재혁: 지금 당뇨병 중간 단계에 왔다는 표현을 선생님이 어떤 식으로 해주셨는지 잘 모르겠어요. 당뇨병이 진행됐지만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니라시는 건지, 당뇨 전 단계에서 당뇨병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신 건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갈증이나 소변을 많이 보는 건 혈당이 상당히 높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거든요. 그래서 아마 당뇨 전 단계라고 판단이 들면 그런 증상들은 당뇨병과 관련이 크게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만성피로 같은 것들은 영향이 있어요. 체중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근력량을 키워놓으시는 게 좋겠고요. 당뇨병을 검진 상에서 진단받았는데 당뇨 중간 단계를 넘어가고 있다고 표현하셨으면 혈당이 좀 높다는 얘기거든요. 그럴 때는 조금 신경 쓰셔서 혈당 관리도 잘하고 경구약제로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는 너무 경구약제로 버티지만 마시고 적극적인 주사 치료로도 넘어가셔서 혈당 관리를 조금 더 철저히 하시면 훨씬 더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 김명숙: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면서 혈당 조절에 있어서 경구약, 주사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지금 6898님께서는요. ‘저희 어머니는 수년째 당뇨병을 앓고 계시는데 먹는 약으로는 이제 혈당 조절이 힘들 것 같다는 얘기를 병원에서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주사를 정말 싫어하셔서 걱정입니다. 좋은 방법 없을지요?’ 이러셨어요.

◆ 이재혁: 전 세계적으로 인슐린을 당뇨환자 10명 중에 3명은 쓰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은 10명 중에 1명도 안 쓰고 있어요. 왜 그럴까, 저희도 당뇨병을 치료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반성도 하게 되고 원인도 찾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병적으로 주사제를 싫어하느냐, 또 그런 것 같지는 않거든요. 침은 또 많이 맞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원인을 찾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경구 약제들을 워낙 많이 쓰고 있고 쉽게 쓸 수 있고 병원 접근율이 워낙 좋기 때문에 경구 약제에 의존하시는 것 같은데, 당뇨병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유병기간이 길어지고 경구약제로써의 효과가 일부 한계에 다다르면 주사제로 적극적으로 넘어가시는 걸 고려하셔야 하고요. 최근에는 매일매일 맞는 인슐린들 물론 버겁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사용법이 쉽게 나와 있고 실제 맞아보시면 별로 불편하지 않고요. 인슐린으로 넘어가기 전에 최근에 몇몇 주사 치료제들은 인슐린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맞을 수 있는 것들도 있어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맞으면서 경구약을 많이 줄일 수 있는 치료법도 있으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당뇨병의 치료 시작은 인슐린부터 시작했어요, 역사가. 그래서 인슐린 치료가 당뇨병 치료의 가장 중심이고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었다는 걸 인식해주시면 좋겠고요. 주사 치료로 넘어가는 데 있어서도 한 번 경험해보시길 권장해드리고 싶어요. 경험해보시면 절대 선입견만큼 나쁘지 않거든요. 그래서 주1회나 매일 맞는 주사들이 다양하게 있으니까 경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 김명숙: 지금 말씀 중에 3607님께서 질문하신 답변이 다 들어 있습니다. 잘 들으셨죠, 3607님? 당뇨병 8년 차, 일주일 주사제 얘기하셨는데요. 지금 답변을 이미 해주셨어요.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된 관계로 끝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끝 질문은 언제나 저희가 정리 차원이죠. 한마디로 요약하긴 어렵지만 당뇨병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 이재혁: 당뇨병이란 질환에 대해서 사회적인 편견도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당뇨병 진단받은 환자분들도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3명 중의 1명, 5명 중의 1명이 가지고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더 이상 희귀질환도 아니기 때문에 진단받음과 동시에 남들보다 조금 더 건강한 생활을 일찍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고 생활 관리, 식단 관리, 정기적인 운동에 있어서 조금 더 노력하시면 되겠고요. 약물치료를 하면서도 어떤 약물을 쓰는 것이, 어떤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좋고 나쁘고에 대한 편견 없이 여러 좋은 치료들을 다 경험할 수 있는 환자분이 되셨으면 합니다.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오늘은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이재혁 교수와 함께 당뇨에 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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