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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은 이제 재활용 수거가 안된다고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30 12:57  | 조회 : 6068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3월 30일 금요일
□ 출연자 : 박필환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사무국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요즘 아파트단지나 마을 게시판을 보면 재활용품으로 배출해온 비닐 쓰레기, 폐비닐을 더 이상 수거하지 않는다는 공지, 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좀 당황스러우셨을 텐데요. 늘 해오던 식으로 비닐을 버리면 가져가지 않고 종량제봉투에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라는 겁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 건지 오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박필환 사무국장,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 사무국장님, 안녕하세요.

◆ 박필환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사무국장(이하 박필환): 반갑습니다.

◇ 장원석: 일단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서 처리하는 사업자분들이 모인 곳이라고요?

◆ 박필환: 네. 보통 한수협이라고 하는데요. 가정에서 분리배출된 재활용품을 수거선별하는 업체들의 협동조합이고요. 전국의 회원사는 모두 적법한 허가를 가지고 있는 민간 업체들입니다.

◇ 장원석: 전국의 모든 분들을 연결해주는 조합이 되겠군요. 업체 수가 얼마나 됩니까?

◆ 박필환: 저희 회원사는 120개 정도 됩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지금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비닐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지금 모든 비닐류에 대해서 수거가 어려워진 상황인가요?

◆ 박필환: 비닐류라고 해가지고 모두 안 되는 게 아니고요. 비닐류가 아닌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비닐들은 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보통은 이물질이 다소 섞여있기 때문에 고형연료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비닐이 다 같은 비닐이 아니라고도 하더라고요. 우리가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해봐도 비닐의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재활용 여부가 그렇게 달라지나요?

◆ 박필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형연료, 그러니까 연료로 사용하는 비닐이거든요. 그러니까 가정에서 눈에 보이는 비닐은 전부 다 재활용은 됩니다. 그런데 비닐 같아 보이는데 비닐이 아닌 것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라텍스 고무장갑, 수세미, 이런 종류가 되거든요. 주민들은 그것을 그냥 비닐 같으니까 집어넣는데 그런 것들이 들어가면 품질에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고형연료라는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포함되면 고형연료가 품질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별센터에서 아무리 주민들이 가져다놓은 것을 선별해서 재활용 업체에 보내면 재활용 업체가 그런 이물질이 섞여있으면 품질검사에서 불합격이 나기 때문에 저희 선별센터에서 생산하는 비닐을 잘 안 가져가려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쌓이게 되고, 오래 쌓이다 보면 그게 쓰레기로 버려야 하고. 이런 문제들이 지금 계속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비닐류를 가져가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일단 품질적인 문제. 재활용을 분리배출 하더라도 재활용 못 하는 상황이 지금 지속되고 있는 거고요. 두 번째는 수익성의 문제입니다. 비닐이 제대로 원만히 처리가 되면 저희들이 그냥 공정비만 보조받고 하면 되는데 이게 처리가 안 되다 보니까 쌓이고 쓰레기로 배출해야 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다 보니까 돈이 안 되고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그런 것들이 반복되면서 이런 문제들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 장원석: 그러면 단계를 정리해보면, 일반 아파트단지라든지 동네에서 분리배출을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아니면 이물질이 묻은 비닐들이 많아서 고형연료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받아주지 않으니까 그것이 결국 경영악화까지 이어지는 이런 악순환인 건가요?

◆ 박필환: 네, 맞습니다.

◇ 장원석: 요즘에는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 많이들 의식이 좋아져서 분리배출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좀 안 좋은 상황인가요?

◆ 박필환: 주민들은 라텍스나 고무장갑, 수세미 이런 것들이 그런 문제를 일으킨다는 걸 잘 모르십니다. 그리고 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비닐 외에 건전지나 이런 굉장히 특별한 플라스틱, 그런 것들도 섞여서 많이 들어옵니다. 물론 좋아지긴 했지만 재활용이라는 게 1t 중에 건전지 하나만 들어가도 품질검사에서 불합격이 나는 상황이거든요. 최근에는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업체에서 실시간으로 고형연료를 사용하면 염소 수치, 카드뮴 수치 이런 것들이 실시간으로 바로바로 뜹니다. 그러면 그 업체들이 재활용 업체, 그리고 선별 업체들한테 이런 품질이 나쁘다, 못 쓰겠다, 이런 일이 계속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품질검사라는 걸 받게 되는데 고형연료를 만드는 생산하는 사람도 품질검사도 받고, 고형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든지 이런 것들도 같이 품질검사를 받는데, 품질검사에서 만약 불합격이 나오면 영업정지 같은 엄청나게 큰 벌칙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운영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 선별센터들한테 이물질이 없이 깨끗한 것만 생산하라고 계속 요구하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주민들이 아무리 분리배출 잘해서 저희한테 갖다 줘도, 저희들도 사람들이 다 골라야 하거든요. 아직 자동으로 고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골라야 하는데 어마어마한 양을 사람들이 눈으로 골라내기 때문에 안에 들어있는 건전지나 비닐 같아 보이는 다른 이물질들을 골라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이 수세미나 이런 것들을 넣으면 안 된다, 이런 것들을 알고 있으면 괜찮은데 지금 일상적으로 비닐 같아 보이는 건 다 재활용하도록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주민들의 분리배출이 선행되지 않으면 지금 후단에서 선별센터, 재활용 업체, 그리고 소각하는, 소각이든지 연료를 만드는 회사들이 그걸 어떻게 품질을 관리할 수 없는 그런 시스템으로 현재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 장원석: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수거가 중단됐던 일이 있었나요?

◆ 박필환: 비닐류에 대해서는 아직 없었던 것 같아요. 공식적으로 이슈화되고 한 건 없었는데. 사실 수거거부운동, 운동이라고 하나요. 이런 사태가 사실 예견돼 있었던 겁니다. 수익이 계속 적자가 나고 어려운 상황이어서 저희 협동조합에서 여러 가지 회의도 하고 회원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비닐류를 수거하기 힘들다는 내용들이. 그런데 정책적으로나 그리고 아파트에서 분리수거하는 수준이나 이런 것들이 전혀 개선이 안 되어 있었고요. 그리고 최근에 중국발 수입 쓰레기 금지 조치로 해서 재활용 산업이 타격이 크다, 라고 말씀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그게 직접적인 영향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파트에서 플라스틱 업체들이 수거하는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폐지 업체, 종이를 가져가시는 분들이 수익이 많이 나니까 플라스틱같이 처리하는 이런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같은 경우에 폐지 가격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12월은 보통 업체하고 아파트하고 계약하는 시즌인데 그때 종이 가격이 좋다 보니까 높은 가격에 입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3월인데 불과 3개월 만에 종이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높은 가격으로 입찰했는데 종이 가격이 폭락하다 보니까 수익성을 맞출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제일 돈이 안 됐고 적자가 많이 나는 비닐류. 그리고 양도 많기 때문에 그런 비닐류하고 스티로폼류 같은 것을 제일 먼저 수거하지 않겠다, 이렇게 나오는 겁니다.

◇ 장원석: 그런데 그런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에 지금 비닐류 수거가 어렵게 됐고, 계속해서 적자는 쌓여가고 있고. 그럼 근본적인 출발점에서부터 본다면 만약 분리배출을 제대로만 해준다면 좀 나아질까요?

◆ 박필환: 분리배출을 제대로 해주는 것은 기본입니다. 처음이죠. 그것부터 시작이고요. 그런데 물론 그것부터 시작이긴 하지만 지금 제일 마지막, 분리배출한 게 최종적으로 재활용품이 되거나 재활용으로 사용되거나 처리가 돼야 하는데 지금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서 고형연료라는 것을 많이 만들었는데 고형연료를 뗄 데가 없으면 고형연료 자체가 시장이 붕괴됩니다. 저희가 적당한 돈 주고 팔아야 하는데 팔아야 할 건 많고 사는 데는 적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많은 양들이 쓰레기로 버려지거나 전국 각지 어딘가에 쌓여 있거나,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요처의 개발이 가장 먼저 시급한 것 같고요. 그런데 정부가 최근에 미세먼지 이런 이슈로 해가지고 고형연료 사용을 공식적이진 않지만 굉장히 줄여가는, 그걸 쓰기 어렵게 만드는, 그리고 품질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규제도 강화되고 그런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폐기물 처분 부담금도 있지 않나요?

◆ 박필환: 폐기물 처분 부담금은 올해부터 시행되는데요. 정책적 취지는 좋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건 모두 재활용해야 한다. 재활용이 가능한 걸 소각하거나 매립하게 되면 환경에 대한 처분 부담금을 내라는 게 그 제도인데요. 사실은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굉장히 좋은 취지의 정책일 수 있는데, 지금은 사용처도 없는 상황에서 분리배출하는 비닐류나 오염된 비닐류나 작은 비닐류, 재활용되기 어려운 것들도 재활용품에 다 내놓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전혀 소화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별센터나 재활용센터의 수익은 더 악화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정에서 분리배출을 가져올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폐기물 처분 부담금이 생겨서 폐기물 처리비 부담금이 예상해서 이미 저희 업계에서는 폐기물 처리비가 굉장히 많이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쓰레기는 많아지고 폐기물 처분 부담금도 올라가고. 그리고 올해 최저임건비가 엄청나게 올랐지 않습니까. 최저인건비도 올랐고. 그리고 중국발 사태로 해가지고 저희 선별센터의 주 매출원, 폐기물은 처리하는 처리비고 돈을 버는 매출원이 있는데, 그 매출원 중에 페트라는 품목이 종이와 같이 폭락했습니다. 폭락하니까 도저히 선별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게 너무너무 없어진 거죠. 그러다 보니까 수거 거부 이런 쪽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 장원석: 청취자 여러분들은 아마 왜 비닐을 안 가져가는가 이런 것들에 대한 의문이 많으셨을 텐데, 그것에 대해서 저희도 오늘 자세하게 들어보려고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그래서 제가 좀 길게 들어봤습니다. 왜 그런지 대충 청취자분들도 아시게 됐을 것 같은데. 이번에 비닐뿐 아니라 스티로폼류도 문제가 됐더라고요. 그런데 스티로폼은 비교적 비닐에 비해서 깨끗한 것 같은데, 이것도 문제가 있나요?

◆ 박필환: 스티로폼하고 비닐은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비닐은 수요처가 없고 폐기물 처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수거를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스티로폼 같은 경우에는 비닐보다 훨씬 전부터 기피 품목이었습니다. 재활용을 하는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지만 수거를 해오는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없었습니다.

◇ 장원석: 중간 사이에서는 이윤 창출이 잘 안 되는군요?

◆ 박필환: 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지금 스티로폼으로 잉고트를 만드는 회사들은 요즘 상황이 아주 좋습니다. 플라스틱 가격이 굉장히 좋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수거해오는 수거업자분들은 아직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잘만, 수거업자들이 수거만 잘 해주시면 재활용은 잘됩니다. 하지만 수거를 해갈 수 있는 수거 체계에 대한 수익이 전혀 없기 때문에 비닐하고 같이. 부피는 크고 하다 보니까 그게 수거 거부가 같이 묶여서 가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장원석: 분리배출된 물건들이 수거 업체를 통해서 재활용 업체까지 가는데 그 중간에 있는 수거 업체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지금 많은 분들이 이래서 지금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갔구나, 이해하실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다시 재활용 폐기물 수집이 원활해지려면 정부라든지 시민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박필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분리배출이 잘돼야 합니다. 그것부터 시작이고요. 그러려고 하면 주민들이 알아야 합니다. 어떤 게 재활용이 되고 어떤 것은 품질이나 환경적으로 문제가 발생된다는 걸 알아야 하는데, 그런 교육이나 홍보 이런 게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우선 주민들이 잘 알 수 있게, 그리고 환경부든지 지자체든지 관계기관에서 어떤 지침이라는 걸 만들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들은 쓰레기로 버리고 어떤 부분들은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쓰레기로 버려라, 이런 지침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리고 큰 틀에서 시민사회 말씀을 드리면, 고형연료는 정부가 품질을 인증한 연료입니다.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인증을 한 연료인데, 그 연료를 뗄 수 있는, 연료를 가지고 전기를 발생하거나 스팀을 만들거나 이런 걸 할 수 있는 열병합 발전소들이 전국 각지에 오래 전부터 세워지려고 시도했다가 주민들이 다 반대해서 열병합 발전소가 거의 가동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부에서는 고형연료를 만들어서 재활용하라고 권장을 막 했는데 그걸 정작 뗄 수 없는 수요기관들이 없게 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발생한 거고요. 고형연료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괜찮다고 인증해서 뗄 수 있게 그런 식으로 관리하고 있는데도 일단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인식 때문에 그런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사회단체 같은 경우 그런 문제가 있었고요. 그렇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수거 업체에서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가져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왜 그런지, 수거 업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전체적으로 해결책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대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필환: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박필환 한국재활용수집선별협동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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