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인터뷰전문보기

"우이 신설선, 아직은 불안정한 경전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20 12:27  | 조회 : 360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3월 20일 화요일
□ 출연자 :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해 9월 2일에 개통한 우이신설선이 지난해 12월, 그리고 이달 5일, 17일, 벌써 세 번이나 멈춰 섰습니다. 잦은 고장 탓에 안전이 불안해진 것은 우선이고, 예측했던 수요대로 이용객이 있는지도 걱정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경전철 사업은 괜찮을까요. 오늘 전반적인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결하겠습니다. 연구위원님, 안녕하세요.

◆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김민형): 안녕하세요.

◇ 장원석: 우이신설선이 또 멈춰 섰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멈춰 섰을 때는 처음이니까 그런가 보다, 하기는 했는데 이번 달에 연이어서 5일과 17일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서울시와 운영사가 원인규명을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는 것 같은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안 나왔죠?

◆ 김민형: 네, 아직. 사실 사고가 난 다음날 18일에 경전철 측에서 문제의 원인을 간단하게 발표했습니다. ‘솔샘역에서 신호기계실의 전원장치 퓨즈가 고장이 나서 이렇다’라고 밝혔습니다만, 전원장치 퓨즈가 왜 고장이 났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된 원인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 장원석: 그런데 방금적인 말씀하신 것처럼 국지적인 해명은 했지만 전반적인 공식 해명이 없어서 시민들이 더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서울시도 그렇고 운영사도 그렇고요. 관계가 복잡해서 그런 걸까요?

◆ 김민형: 네. 그리고 관계가 복잡한 부분도 있지만 우이신설선 같은 경우는 착수 시부터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사실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조금 말씀드리자면 시작 때 서울시에서 무리한 조기착공의 요구가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공사를 진행하는 중간에 토지보상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가 이루어졌고요. 또 중간에 법령이 개정돼서 정거장의 설계변경도 이뤄졌습니다. 그다음에 중간에 민원이 많이 발생해서 공법을 변경해야 하는 이런 여러 가지 일들이 이뤄졌는데, 사실 이런 일들은 공기가 연장되고 또 비용이 증가하는 원인이 됩니다. 이런 원인에 대해서 민간 사업자와 서울시 간에 사실 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들이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왜 이런가를 보면 민자사업은 사실 최초에 실시협약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거의 모든 책임이 사업자에게 돌아가도록 이런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업시행자는 무조건 계약을 따야 한다는 이 생각에 불리한 조건에도 협약을 해버리고요. 또 사업이 진행하는 과정 중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공공기관 입장인 발주처 입장에서는 공무원들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사업 책임자 입장에서는 이 책임을 인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나중에 감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천재지변이나 이런 경우를 제외한,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인정하는 게 어려운 이런 구조로 사업이 이뤄져 있죠.

◇ 장원석: 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도 잡음이 있었고, 지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일을 처리하는 모양새를 보더라도 서울시와 민간 운영사 간에 미묘한 잡음이, 마찰이 계속해서 보이는 것 같은데, 그도 그럴 것이 관리운영권은 민간회사에 있고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서로 떠넘기는 형태죠?

◆ 김민형: 그 부분을 아시려면 사실 사업의 방식에 대해서 저희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이신설 노선은 저희가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 ‘BTO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렇게 설명합니다. BTO 방식은 Build, 사업자가 공사를 진행해서 짓고요. 그다음에 Transfer, 이것을 소유권 발주자한테 넘기는 거죠. 그다음에 Operate, 운영은 다시 민간사업자가 하는 이런 방식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현재 우이신설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고요. 그다음에 관리운영권은 민간 사업자한테 있게 되고요. 그다음에 여기에 대한 사고가 났을 때 통제권은 국토부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 시행사도 다시 둘로 나뉘어져서 사업관리를 하는 시행사가 있고, 현장운영을 하는 운영사로 또 나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거버넌스가 굉장히 여러 가지가 되고, 책임과 권한이 일치하지 않고, 사고가 났을 때 나쁘게 얘기하면 서로 떠넘기기도 할 수 있는 이런 구조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 장원석: 그러게요. BTO(Build, Transfer, Operate) 이렇게 세분화된 사업방식으로, 운영권을 가진 민간 사업자는 또 사업 관리 시행사·현장 운영사로 또 나뉘고. 사고보고는 또 국토교통부에 하더라고요. 이렇게 일부러 해놓은 건가 싶을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는데, 경전철은 다 이런 식으로 운영되나요?

◆ 김민형: 사실 경전철뿐만 아니라 민자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는 협약에서 정하게 되어 있는 겁니다, 사업시행자하고 발주처 간에. BTO 방식도 있지만 대부분 외국 같은 경우는 BOT 방식으로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Build, 짓고, 그다음에 사업자가 동시에 운영을 일정 기간 하는 거죠. 한 20년이면 20년, 30년이면 30년. 그렇게 운영을 하고나서 그러면 과정 중에서 안정성 같은 게 다 검증되겠죠. 그리고 그 운영과정 중에서 사업자는 수익을 회수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것을 넘기는, Transfer, BOT 방식으로도 대부분 하는데, 이 구조는 아마도 사업자가 여러 가지 다른 상황이나 이런 것 때문에 BTO 방식으로 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민간투자 사업방식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여러 가지가 있나 보네요. BTO, 방금 설명해주신 BOT까지. 이렇게 복잡한 관계들 가운데, 사실 이런 것들은 운영사하고 서울시, 국토부가 정리해서 조율했으면 좋겠고. 사용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그냥 편하고 안전하고 정시운행하고, 이런 것만 잘 지켜주면 불만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운행 중단됐을 때 운행 재개까지도 일반적인 지하철 운행 중단에서 평균 복구시간까지 걸리는 그 시간보다 더 오래 걸렸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것도 이런 문제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김민형: 저는 그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원인규명을 하기 위해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책임 문제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원인규명을 하기 위해서 책임 문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없을 수 없죠. 그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습니다.

◇ 장원석: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면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재개되는데, 지난해 12월에 첫 운행 중단이 됐을 때 하루 만에 재개됐고요. 그리고 3월 이번 달 5일에는 2시간 7분, 그리고 얼마 전 17일에는 1시간 42분 만에 재개가 됐으니까.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새로 생긴 경전철의 시설이 노후화되진 않았을 것이고 뭐가 문젤까, 불안해하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운영 측면에서도 예측이 잘못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현재 이용승객은 하루에 얼마 정도 됩니까?

◆ 김민형: 지난달 2월을 기준으로 볼 때 하루 평균 이용객은 7만 명 정도 된다고 알고 있고요. 그런데 실제로 우이신설선의 당초에 예상된 이용객은 하루 평균 13만 명 정도였습니다.

◇ 장원석: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네요.

◆ 김민형: 네. 그런데 사실 우이신설 노선은 서울의 첫 번째 경전철이죠. 그러다 보니까 다른 노선, 의정부나 이런 노선에 비해서 이용객이 많을 것이라고 저희가 예상한 측면이 있지 않나, 이렇게 보이고요. 그다음에 이 예측이 과연 제대로 됐느냐, 안 됐느냐를 지금 얘기하기에는 개통하고 나서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좀 이른 감은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몇 가지가 우리가 수요예측에서 있는데요. 첫 번째는 뭐니뭐니해도 정치적인 변수가 일단 배제돼야 한다, 라는 부분이고요. 그다음에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우리가 수요를 예측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는 벤치마크라는 걸 하나 정하는데, 어떤 부분을 우리가 사례로 해서 이런 걸 보는 거죠. 이런 사례 선정이 과연 제대로 되었느냐. 이 사례에 따라서 인풋 데이터가 들어가는데 인풋 데이터가 제대로 들어갔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예측을 위해서는 우리가 가정들을 많이 합니다. 왜냐면 10년이나 20년 후에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것을 봐야 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얼마나 늘어날 것이냐, 다른 교통수단은 대체 교통수단이 어떻게 될 것이냐, 이런 것들을 저희가 가정하는 거죠. 그런데 이 가정들이 과연 제대로 됐느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꼼꼼한 검증들이 필요하다고 보겠습니다.

◇ 장원석: 우리가 지금 당면한 경전철 관련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대안, 그리고 해결책을 몇 가지 들어주셨는데. 그런데 우리가 의정부 경전철 사례를 보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서 앞으로 경전철 사업은 이런 식으로 문제없도록 처리해야겠다. 이렇게 우리가 학습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가 또 발생하는 것이, 물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초기 단계이긴 합니다만. 또 새로운 사업자를, 의정부 경전철은 사업자 공모를 하고 있는데 지금 그것도 잘 안 되고 있고요. 이런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서 우리가 천천히 들여다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사업이 대략 10개 노선 정도, 2015년 발표 기준으로 면목선, 신림선 이런 것들이 있는데. 7개 노선은 아직 사업자도 없어요. 이게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덤비지 않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반적인 시스템을 볼 때?

◆ 김민형: 사실 민자사업은 근본적인 취지를 보면 재정의 한계로 공공의 인프라를 민간 재원으로 한다,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민간 입장에서는 일단 수익성이 전제돼야 하는 거죠. 그리고 이게 공공의 인프라, 공공성이 있는 인프라기 때문에 또 공공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친 수익성을 추구하면 안 되는 이런 구조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정 부분의 수익성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고, 그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세금 부담은 이루어지지 않는, 세금 부담이 없는 이런 부분으로 우리가 개념이 정립될 필요가 있고요. 이것과 관련해서 정부에서 좋은 모델들을 여러 가지 내놨습니다. 그래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를 정부하고 민간이 나누는 이런 모델도 있고요. 그다음에 수익이 발생했을 때 일정 부분의 수익을 넘어가면 그 부분은 다시 공공과 민간이 배분하는 이런 모델들이 지금 나와는 있는데, 사실 이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걸 우리가 위험공유형이나 이익공유형이라고 새로운 방식이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요.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실시협약을 하고 나서 모든 책임이 사업자에게 있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사업자도 여러 가지 경험을 했기 때문에 계약을 따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구조들, 책임과 권한에 관한 구조들. 그다음에 이익과 손해가 정말, 손실이 잘 공유될 수 있는 이런 구조들을 만들어나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실은 우리가 재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민간사업이, 민자사업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이런 구조거든요. 그래서 지금 나머지 사업들을 어떤 계약방식으로 하고, 협약을 어떻게 하고, 그다음에 이런 손실과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는 구조를, 우리가 계약방식을 정립하느냐가 앞으로 공공인프라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느냐, 라는 것을 좌우하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형: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