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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1-10 12:51  | 조회 : 474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10일 금요일
□ 출연자 :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우리 사회에서 산적한 여러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의 병이 심해지면 극단적인 경우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자살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망 원인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에 대해서 어떤 고민을 해야 좋을까요. 오늘은 이 문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이하 오강섭): 안녕하세요.

◇ 장원석: 한국자살예방협회장으로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저희가 미리 협회장님 관련 언론 인터뷰도 찾아보고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찾아보면서 인상 깊었던 것이, ‘자살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던 것이 눈에 띄던데요. 전염성이 정말 큽니까? 

◆ 오강섭: 자살이 직접 전염된다기보다는 기분 자체가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우리가 중요한 인물이 우울하고 자살을 생각하고 그럴 정도라면 주변 사람들도 그에 커다란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요. 또 그 외에도 모방 자살도 우리나라의 매우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죽거나 그러면 따라서 자살을 결행하는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 장원석: 그런 면에서 전염성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 그래서 저희 언론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도 항상 해요. 꼭 다뤄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다루기 조심스러운 게 솔직한 심정이거든요.

◆ 오강섭: 그래서 우리 협회에서도 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언론보도 지침’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계속 기자분들과 어떻게 이것을 다룰 것인가에 대해서 매년 세미나도 열고 같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거기서 나왔던,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디어 같은 게 있습니까?

◆ 오강섭: 자살이 많은 국가들은 대개 자살을 미워하거나 정당화하거나 당연시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입니다. 따라서 절대 자살은 안 된다, 이런 공감대가 돼야 하고요. 그래서 또 이걸 너무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도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살 방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고, 이것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보도지침을 만들어서 우리가 꾸준히 계속 협의를 하고 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자살률이 굉장히 높은 국가로 우리가 분류되지 않습니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운데서. 추이는 어떤가요?

◆ 오강섭: 아직도 OECD 국가의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수년째 가지고 있습니다. 매우 부끄러운 일인데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2014년 이후로 다소 아주 적지만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2011년에 인구 10만 명 당 31.7명으로 정점을 찍다가 14년에 27명대로 떨어졌고, 작년 발표도 25명대, 10만 명 당 25명대로 매우 미미하지만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장원석: 아주 미미하지만, 그래도 감소하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떤 이유 때문에 줄고 있는지 분석이 된 게 있습니까?

◆ 오강섭: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에 자살 예방과 관련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각종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고요. 특히 최근에 줄어든 것은 과거에 매우 높았던 노인자살률이 줄기 때문인 것으로 지금 파악이 되고 있는데, 특히 노인계층이, 고령화 자체가 위험요인은 아니겠습니다만, 독거노인 등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그런 계층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인데, 최근에 이런 고위험군들을 위한 각종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다소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왜 높냐’도 많은 분석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에 대해서 명확하게 나온 결론이 있습니까?

◆ 오강섭: 아직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왜 이렇게 높냐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요.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자체의 사회적 분위기와도 관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이 허용되고 때로는 정당화되고 또 동정심을 갖고, 이런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앞서 말씀해주셨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요. 이제 초고령사회로 향하고 있는데, 그만큼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고요, 방금 협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하지만 그만큼 1인 노인가구, 그리고 소외계층이 늘고 있다는 것, 이것이 자살률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될까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소외되는 계층이 자살의 고위험군이라고 볼 수 있는데, 독거노인이라든지 또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노인이라든지, 또 심각한 질병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 이런 고위험군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아직도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이러한 고령층뿐 아니라, 또 안타까운 것이 청소년 자살 문제 아니겠습니까. 청소년 사망 원인 가운데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자살인데, 계층별로 조금씩 접근법이 달라야 할 것 같아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자살예방교육도 각각의 계층에 따라서 노인층에 대한 예방법이 다르고 청소년에 대한 것이 달라야 하는데요. 그건 왜냐면 자살하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무한한 경쟁의 학업 문제, 또 외모 문제, 왕따 문제, 이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예방대책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 장원석: 그런 대책을 마련하고 함께 고민해보자는 차원에서 한국자살예방협회가 꾸려졌고, 거기서 노력을 하고 계실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십니까?

◆ 오강섭: 저희는 크게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또 직장인, 아까 말씀드린 학생, 군인 등을 각 계층에 맞는. 저희가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게이트키퍼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그것을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게 연구입니다. 생명문화조성을 위한 각종 연구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그 외에도 농약안전보관함 사업이라든지, 기타 사업으로써 구체적인 사업으로써 농약안전보관함을 만들어서 전국의 농촌에 보급하는 그런 사업도 하고 있고. 또 아까 말씀드린 언론보도 지침을 만들어서 기자협회와 함께 좋은 언론보도 환경을 만드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말씀해주신 것 중에서 연구, 앞서도 잠깐 언급해주셨지만, 연구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잖아요. 그러면 연구가 힘든 이유가, 연구 인력이 부족하다든지 아니면 어떤 환경이 조성이 안 됐든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오강섭: 연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가 되어야 이를 바탕으로 사업도 하고 교육도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아직은 우리가 자살예방이 어떤 사회의 아젠다로써 중요하다는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관심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요.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에 정부를 비롯해서 각종 단체에서 ‘이것이 더 이상 내버려두어서는 안 되겠다. 매우 중요한 분야다’ 라는 것이 알려져서 최근에 연구에 대한 지원 등이 늘어나고 있는 그런 실정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자살 연구와 관련해서는 주로 어떤 분들이 연구에 나서나요? 정신과 의사들이 하나요?

◆ 오강섭: 초창기에는 정신의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만 사회학을 하시는 분이라든지 또 법 관련하시는 분이라든지 사회복지, 다양한 분야에서 간호학, 심리학,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 왜냐면 자살이 단순히 개인의 정신과적 문제로 자살을 하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사회적인 문제이고 문화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연구들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 장원석: 아직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움직임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긍정적이라고 봐야겠네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 장원석: 정부나 기관이 이런 예방운동, 교육, 또 연구하는 것 당연히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개인들도 노력을 해야 될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쉽지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정신의학 전공이시니까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어떤 인식을 가지면 좋을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오강섭: 첫째는, 자살은 절대 안 된다. 이것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그런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신체건강을 늘 강조하지 않습니까, 몸이 건강해야지 무슨 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정신건강이 중요하다. 그것을 우리가 인식해서 충분한 수면, 충분한 영양, 또 충분한 휴식, 이런 걸 통해서 정신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 그래서 우울에 빠지지 않는다든지, 그런 것도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우리 주변에 관심을 갖고 가족이나 동료나 친구들을 잘 살펴보고, 그들이 어떤 소외나 외로움, 고독에 빠져있을 적에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그런 시민정신을 가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러면 주변에서 혹시 내 친구나 가족이 평소답지 않게 행동이 달라졌다, 쓰던 말이 아닌데 이런 말도 쓰더라, 이런 신호가 있을까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자살의 신호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만든 게이트키퍼 프로그램도 ‘보고 듣고 말하기’입니다. 그 사람들을 잘 관찰하고 또 들어주고, 만약에 문제가 있다, 그러면 우리 일반인들은 이것을 어떻게 할 줄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것을 전문가에게 전해주는. 전과 같지 않은 신호들이 여럿 있거든요. 갑자기 안 찾던 사람들을 찾아간다든지, 교회에 안 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성직자를 찾아간다든지, 또 갑자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든지, 또 죽음 이후에 생이 어떨까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또 소중한 물건을 전에는 손도 못 대게 하던 것을 나눠준다든지, 이런 전과 같지 않은 행동을 하고 표정이 많이 어둡고 말수가 급격히 줄고 갑자기 잠도 잘 안자고 식사도 안 하고, 이런 징후를 보이면 그것을 처음에는 충분히 관찰하고 그다음에 들어준 다음에 이것을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이런 국민적인 의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그렇게 눈에 띄는 행동을 했을 때에는 전문가에 요청을 하면 되지만, 그 정도까지 아닌 경우에, 그냥 우리가 흔히 말해서 고민상담 이런 것들을 해줄 때 내가 친구로서 아니면 부모로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도 어려워요. 왜냐면 제가 어디서 보니까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이런 말 맹목적으로 하는 것도 문제고, ‘야, 나중에 이거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말도 문제라고 그러고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심리상담은 전문가한테 맡겨야 하는 것인데요. 일반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말을 더 할 수 있게. 우리가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가지고 친구를 만나고 선생님을 만나고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때 그 사람들이 다 답을 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나 자기가 그런 고민을 이야기함으로써 자기 입에서 나온 소리를 자기 얘기를 통해서 자기가 다시 들음으로써 다시 자기 문제를 생각해보고, 또 건강한 사람이라면 다시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들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고 내 머릿속에 있을 경우에는 그것이 전혀 떠오르지 않던 것들이 내가 말을 통해서 다시 듣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그래서 자기가 다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들어주는 것,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아까 그냥 ‘다 괜찮을 거야’ 이런 이야기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또 한 가지, 누가 봐도 이 친구는 뭔가 우울감에 사로잡혀있고 힘들어 보여요. 그런데 본인 스스로는 ‘나 괜찮아. 나는 나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고 긍정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벗어날 수 있어’ 이렇게 생각을 해서, 내가 권유를 합니다. ‘전문가에게 가보자. 정신 상담을 받아보자’ 이렇게 얘기를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단 말이죠.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까요?

◆ 오강섭: 쉽지 않은 문제인데요. 충분히 들어주고 충분히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고 그래서 그런 관계를 좋게 만들게 되면, 그리고 나의 진심이 ‘내가 당신을 위해서 꼭 이게 필요하니까. 내가 지금까지 들어보니까 당신이 전문가에게 가는 것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는 그런 내 의지가 전달이 되면, 그러면 그 말을 들을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물론 억지로 데려갈 수 없습니다만. 그래서 그때도 포기하지 말고 충분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내 마음도 정말 안타깝다’ 나의 그런 심정을 전달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 장원석: 예전보다는 확실히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긴 했죠. 의학의 도움을 많이 받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긴 했죠.

◆ 오강섭: 그렇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항상 질문 그런 걸 많이 받으실 것 같긴 해요. 그런 방법이 있다고 보십니까?

◆ 오강섭: 자살을 예방하는 데 어떤 한두 가지의 획기적인 방법은 물론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과거에 굉장히 자살률이 높았던 나라들이 상당히 많이 성공적으로 줄인 사례들이 있거든요. 

◇ 장원석: 그런가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그래서 물론 우리가 그것을, 우리 국가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이 가져올 수는 없지만,

◇ 장원석: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 오강섭: 예를 들면 일본의 경우에도, 이웃나라 일본도 과거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보다 훨씬 더 높은 자살률을 가지고 있었는데, 

◇ 장원석: 거기도 심각했다고 들었어요.

◆ 오강섭: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보다 훨씬 낮은, 우리가 지금 10만 명 당 25~26명인데, 일본의 경우는 10만 명 당 18명 정도로 급격히 감소했거든요. 약 30%가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유를 보면 첫째는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심리 부검을 비롯해서 연구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고요. 또 하나가 지방자치단체별로, 이게 전체 국가를 상대로 하는 사업들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대상이 너무 많으니까. 그렇지만 작은 단위, 마을 단위로 그 마을의 문제점을 파악해가지고, 거기에 대해서 대책을 세우고 같이 노력을 하는 그런 소규모 단위의 맞춤형 사례관리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을 많이 했고요. 또 하나는 유가족과 같은 고위험군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이런 것들이 되어서 지금 상당히 많이 줄인 사례가 있고. 또 북유럽의 핀란드 같은 경우에도 자살자에 대한 심리 부검을 원칙으로 하고, 또 조기에 우울증을 스크리닝해서 초기부터 치료하는, 그래서 치료율을 상당히 높임으로써 1차적인 자살을 예방하는 매우 성공적인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비록 좀 늦었지만, 여러 가지 자살 예방법도 더 정비하고, 또 우리나라에 맞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이렇게 한다면 우리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 장원석: 심리 부검이라는 게 뭡니까?

◆ 오강섭: 심리 부검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죽었을 적에 신체 부검을 하지 않습니까. 죽음의 원인이 분명치 않을 적에요. 대부분 살인사건이라든지 이럴 적에 신체 부검을 많이 하는데, 심리 부검이라는 것은 이 사람이 자살을 한 경우에 이 사람이 어떤어떤 심리상태에서 왜 죽었는가에 대해서 추적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기장도 찾아보고 이메일도 찾아보고 가족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또 근무한 일지 같은 것도 보고, 이런 걸 통해서, 또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이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렇게 자살하게 됐다. 일본의 경우에 각종 연구 중에 대표적인 것이, 예를 들어 실직자의 경우에도 실직자가 다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실직자의 경우에 어떤어떤 경로를 통해서 몇 가지 다른 경로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직을 하니까 그다음에 가정이 붕괴되고 그다음에 자살을 했다든가. 아니면 실직을 했는데 그다음에 자존심이 상해가지고 또 어떻게 했다든가. 학생의 경우에도 성적이 떨어졌다고 다 자살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이 떨어졌는데 또 선생님의 꾸중을 듣고 어떻게 자살했다든가. 이런 경로들이 다 다르거든요. 그런 것들을 이러한 심리적 부검을 통해서 연구할 수 있는 것이죠.

◇ 장원석: 그렇군요. 연구를 통해서 굉장히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정부도 내년부터는 복지부에 자살예방과를 신설하는 등 여러 가지 자살예방을 위한 활동을 더 힘을 쏟겠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일선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또 자살예방협회장으로서 어떤 점들이 신경썼으면 좋겠다, 하는 거 있나요?

◆ 오강섭: 자살예방은 어느 한 단체나 한 개인의 일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범국민, 범사회적인 그런 운동과 활동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좀 늦었지만 이번에 자살예방과가 신설되는 것은 그러한 기초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중심으로 정부도 범정부적으로 다른 과하고 유기적인, 다른 부처와 유기적인. 왜냐면 자살환경 같은 경우는 환경부하고 관련이 되고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청소년은 교육부하고 관련이 되고, 또 고용노동부도 관련되고, 군 문제는 국방부도 관련되는 아주 다양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들과 유기적인, 그리고 또 민간의 생명의 전화를 비롯해서 여럿 이미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저희 협회도 있지만. 그래서 여러 단체와 또 센터, 중앙자살예방센터도 있거든요. 이건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저희 협회가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런 데들이 유기적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같이 노력을 해서 우리나라에 맞는, 우리나라에 정말 맞춤형의 여러 가지 사업들을 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자살률도 획기적으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저도 그런 기대가 꼭 실현되도록 기원하고요. 또 우리 언론도 이런 것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참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강섭: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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