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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이들..." - 김은지 단원고 마음건강센터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15 08:11  | 조회 : 3394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4월 15일(수요일)
□ 출연자 : 김은지 단원고 마음건강센터 센터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내일로 꼭 1년이 됩니다. 당시의 아픔과 충격을 돌아보니 빠른 세월이 참 무정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항상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친구와 선생님을 잃은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지난 1년은 어땠을까요? 현재 단원고에는 마음건강센터가 설치돼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마음의 상처를 돌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원고 마음건강센터 김은지 센터장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은지 단원고 마음건강센터 센터장(이하 김은지):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마음건강센터, 일단 어떤 일을 하시는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 김은지:
네, 저희 마음건강센터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단원고등학교의 구성원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심리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고요. 학교라는 안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심리치료 외에도, 학교가 배움의 터로서 다시 건강한 공동체로서 회복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찾아오는 학생들에 대해 그런 일을 해주시는 건가요? 아니면 찾아가서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렇게 해 주시는 겁니까?

◆ 김은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요. 일단 생존학생들에 대해서는 저희가 작년 동안 전반적으로 종합 심리검사와 부모를 불러서 하는 양육평가와 교사들한테도 정보를 얻어서, 학생 하나하나에 대해서 정신과적인 진단이나 증상 외에도, 이 학생의 장점이 뭔지,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학생이 더 잘 지낼 수 있는지 평가하고, 판단을 내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이후에 학생들과 함께 치료계획을 설명하고, 동의한 경우에는 심리치료에 들어갔고요. 그리고 그 중에 실질적으로 심리치료가 당장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나 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나면서 상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리고 생존학생들 말고도, 다른 단원고 학생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당시 3학년이나 1학년 학생, 특히 1학년 학생들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을 텐데요. 이런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 김은지:
이 친구들에 대해서도 당연히 하고 있는데요. 약간 루트가 다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이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담임교사나 상담교사가 저한테 의뢰를 하거나 아니면 학생이나 부모님이 저에게 의뢰를 하거나, 아니면 저희가 1년에 두 차례 정도 정서 선별검사라는 것을 하는데요. 그걸 통해서 위험군이나 고위험군으로 나온 학생들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의뢰를 받고, 정서선별검사를 통해서 그 결과를 토대로 필요한 학생들에게 다가간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은지: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런데 당시 1학년 학생들, 그리고 생존학생들, 1년 전과 비교해서 어떻습니까?

◆ 김은지: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그만큼 다들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관심 있으신 부분인 것 같은데요. 제가 그렇게 단언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왜냐면 생존학생들만 해도 75명의 학생이고, 사실 75명의 청소년이라고 하는 건 다들 각자 다른 환경과 각자 다른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거든요. 다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최근에 4월이 되면서 1주기가 되었고, 아이들이 당연하게도 기념일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친구들 생각이 더 많이 난다든지, 집중력이 더 저하된다든지, 잠을 더 못 잔다든지 하는 부분이 부분적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신율:
이거 그러니까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김은지:
많다는 말 보다는, 그런 부분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고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기념일 반응이라는 것 자체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그 증상이 더 심화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원래 있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 신율:
사실 거기서 생존한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치유된 학생들이 있기는 있나요?

◆ 김은지:
그건 학생 개인마다 다른데요. 그래서 실제적으로 좋아진 학생들도 일부 있습니다.

◇ 신율:
일부라는 것을 퍼센트로 말씀해 주실 수도 있으신가요?

◆ 김은지:
그건 상황에 따라서 좀 다르기 때문에, 제가 정확한 퍼센트로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 신율:
상황에 따라서 다르다는 의미는 어떤 의미인가요?

◆ 김은지:
예를 들자면 지금처럼 1주기 기념일 반응이 있거나 이럴 때에는, 좋아진 친구보다는 좋아졌다가 나빠진다든지, 아니면 계속 회복이 더디다든지, 이런 부분이 있고요. 특히나 저희 사회에서 세월호 관련해서 이슈가 많지 않았습니까? 아이들이 그런 것에 대해서 영향을 받을 때에는 전반적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고, 사실 조금 더 안정적이고,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을 때에는 아이들이, 내가 앞으로 뭘 할지를 생각한다든지, 교우관계가 조금 더 좋아진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보이기 때문에, 이게 저도 참 어려운 부분인데요. 보통의 병원에서 단일한 사고로 인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기거나, 우울감이 생기거나, 불안감이 생겨서 그 경과를 지켜보는 것과 지금의 상황은 굉장히 달라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일반적인 경우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치유가 되었다고 말 할 수 있는 겁니까?

◆ 김은지:
일반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것 자체는 그렇게 경과가 아주 긍정적인 질환은 아닙니다. 우울장애 같은 경우에, 성인의 경우에는 한 9개월 정도 지나면 우울장애가 한번 끝나고, 그 이후에 재발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요. 불안 장애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으면 3~4개월 정도 지나면 차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게 또 재발하기가 쉬운 모양이죠?

◆ 김은지:
네, 맞습니다. 1차적으로 환경적인 조정이나 약물 치료를 통해서 회복을 한다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다시 오거나 아니면 다시 비슷한 노출되거나 할 때, 예전에 있던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이도록 하고, 꾸준히 관심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신율: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이 학생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는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사고 이후에 들려오는 사회적인 분위기, 세월호 문제가 그런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진영논리로 접근하거나, 이런 현상들이 결국 학생들의 상태를 더 나쁘게 하거나, 회복을 지연시키거나, 이렇게 하는 것 아닌가요?

◆ 김은지:
네, 맞습니다. 다들 경험해보셨겠지만,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친구랑 싸우고 집에 왔는데, 담임선생님이 집에 전화를 하시고, 나는 너무 속상해서 부모님의 위로가 필요하고 보호가 필요한데, 부모님 두 분이서 ‘네가 못 키웠네’ 이러면서 싸우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마음이 더 불안하고, 왜 나를 안 도와주나 하는 슬픈 마음이 들고, 그리고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구나 하는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저희 아이들 마음 한편에는 분명히 그런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 이 문제를 잘 합의를 이루어서 해결하는 것 보다, 오히려 갈등이 조장되고, 계속 이슈화되는 것이, 그것을 바라보는 아이들 마음을 더 무력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가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무력감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이게 남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잖아요. 우리 사회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학생들이 빨리 치유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은데요. 사회적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은지:
어디든 갈등이라는 것은 있는 것이고요. 그런 부분들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우리가 아이들이나 세월호 피해자들을 존중하고, 그리고 이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잊지 않고 사회적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면, 학생들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더 받을 수 있을 겁니다.

◇ 신율:
네, 어쨌든 생존학생들이 빨리 치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생존학생들, 생존한 만큼 우리 사회의 귀중한 존재로 커 나가야 할 텐데요. 하루 빨리 치유가 돼야겠죠.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은지:
네.

◇ 신율:
지금까지 김은지 단원고 마음건강센터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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