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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리비아 한국대사관 공격, 한국 정부 겨냥했나? -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13 09:29  | 조회 : 3733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4월 13일(월요일)
□ 출연자 :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시리아, 국민국가 형성이 안되어“
“아랍의 ‘겨울’로 가고 있다”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리비아에 있는 한국 대사관이 12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무장괴한의 총격을 당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사관을 경비하던 현인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는데요. 리비아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건 발생 후 IS 측은 SNS를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공격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정민 교수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이하 서정민):
네, 안녕하세요.

◇ 신율:
IS 세력이 우리 정부를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 서정민:
네, 현재까지는 우리 정부나 국민에 대해서 직접적인 공격을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올해 초에 김 군이 IS에 가담하기 위해서 터키를 통해서 시리아로 들어간 것 밖에는 없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왜 갑자기 IS가 우리나라를 타깃으로 삼았을까요?

◆ 서정민:
아직까지 우리 정부나 우리 국가기관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고요. 다만 리비아라는 곳이 현재 굉장히 혼란한 상황이고요. 상당히 다양한 민병대, 또 이슬람 과격세력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여러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 머물고 있는 호텔이나 대사관, 또 바로 인접한 국가인 이집트 국민들을 21명이나 참수하는 범행도 저질렀고요. 그러니까 여러 세력이 세력을 다투면서 자신들의 주도권을 과시하기 위해서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테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실제로 희생된 분들은 리비아 경찰들 아닙니까?

◆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대사관이 리비아 경찰이나 특수부대에 의해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차량 한 대로 이동하는 무장 세력이 대사관을 공격해서 큰 피해를 주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사관 앞을 지키고 있는 자국인 경찰들이라도 공격하고, 나중에는 이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 자신들이 한국 대사관을 공격했다고 홍보하려는 전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신율:
네, 어쨌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면 우리나라 공관도 IS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서정민:
네, 맞습니다. 이미 리비아나 다른 나라에서도 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요. 대표적인 사건이 2012년이 리비아 동부 트리폴리에서 미국 대사관이 공격을 당해서, 미국 대사도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리비아나 일부 중동 국가들은 치안이 상당히 불안한 상태이고요. 이 치안공백을 노려서 다양한 이슬람 과격세력, 부족세력들이 범죄나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리비아가 유난히 불안한 나라 중 하나라고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 서정민:
그렇습니다. 중동 국가들 중에 2012년 아랍의 봄 이후에, 4개 나라의 정권이 무너졌고요. 이중에서 리비아가 가장 분열되고 실패한 국가로 가고 있습니다. 2011년에 정부가 무너진 이후에 사실상 4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임시정부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고요. 정부도 두 개로 나누어져 있고요. 하나는 이슬람 세력이 주도하는 정부, 이것이 트리폴리에 위치해 있고요. 또 하나는 국민투표로 선출된 의원들이 주도하는 정부, 이거는 리비아 동부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양측에서 계속해서 대립하고 있고요. 리비아는 근본적으로 3개 지역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트리폴리 서부지역, 벵가지 동부지역, 남부의 팻자니라는 지역이 지난 100여 년간 사실상 견제해왔던 지역이기 때문에, 카다피와 같이 강력한 힘으로 누르는 정부가 있으면 국가통합이 이루어지지만, 이런 독재자가 없어지면 산산히 쪼개지는, 나약한 불안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지금 현재 리비아에 우리 교민들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는 않은 상황이죠?

◆ 서정민:
네, 2012년 이후 리비아 사태가 상당히 심각해지면서요. 우리 청해부대가 파견되면서 우리 교민의 대부분을 철수 시켰습니다. 현재는 약 40명 정도가 남아 있고요. 이를 보호하고 외교적인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인근 국가인 튀니지와 트리폴리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근무하는 외교관 2명이 같이 남아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40명의 교민들은 거기서 뭘 합니까?

◆ 서정민:
대부분은 현지에서 여러 비즈니스를 하고 있고요. 또한 우리 기업들이 사실상 많이 진출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리비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철수를 했는데요. 이들 시설들을 유지하고 지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무도 남아있지 않으면 약탈을 당하거나 방화되는 사건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트리폴리에 좀 안전한 지역에 머물면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사업체나 사무실 등을 관리하는 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 신율:
지금 우리나라 외교부 같은 경우에는 공관을 철수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던데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서정민:
그렇습니다. 지난달에 예맨에서도 우리 대사관이 철수했고요. 또 이번에도 철수를 적극고려하고 있는데요. 사실상 리비아 같은 경우에는 이미 정상화하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 세력들이 지난 4년 동안 타협을 했는데도 합의된 임시정부조차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당히 분열된 나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안보 공백, 치안 공백이 생기면 이라크나 시리아에서처럼 IS와 같은 이슬람 과격세력들이 장악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비즈니스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건설 사업체도 다 철수한 상황이고, 물론 리비아가 자원이나 많은 잠재력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당분간은 철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우리나라 외교공관이 리비아에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무정부 상태나 마찬가지니까요. 상대도 분명하지 않고 그런 상황인 모양이죠?

◆ 서정민:
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죠.

◇ 신율:
그러니까 거기 있느니 차라리 철수하는 게 좋다?

◆ 서정민:
아니면 옆에 튀니지나 보다 안정된 나라를, 현재도 오가면서 업무를 하고 있는데, 당분간 주변국가에서 업무를 관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다면 앞으로도 만일 우리나라 공관이 계속 리비아에 있을 경우에는 이런 공격이 또 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서정민: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미국 대사가 살해당한 곳이고요. 이집트 대사관, 아랍 에미리트 대사관도 공격을 당했고요. 또 올해 1월에는 해변 있는 고급호텔인 코린시아 호텔이 급습당해서 외국인 1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호텔은 워낙 외국인들이 안전한 곳으로 여겨서 많이 머물고 있는데, 아주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는 곳이었는데, 이곳도 뚫려서 외국인이 10명이나 사망한 곳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앞으로 리비아 상황이 단기적으로 안정되거나 정치안정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수를 신중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신율:
제 2의 리비아가 될 수 있는 나라를 몇 나라 꼽아주신다면 어떤 나라가 있나요?

◆ 서정민:
이미 시리아는 리비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되어 있고요. 예멘도 내전 상황에 빠져있고요. 이라크는 우리 건설업체들이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이라크 서부는 이슬람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고요. 이집트가 약간 혼란한 상황이고요. 조금 더 가면 나이지리아 쪽에 가면 이슬람 세력이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있고요. 또 아프리카의 뿌리라고 불리는 소말리아 같은 나라는 아직도 내전 상태입니다.

◇ 신율:
방금 서 교수님이 이슬람 세력이라고 이야기하신 것이 IS 말씀하신 것이죠?

◆ 서정민:
네, IS가 현재는 알카에다보다 급상승하고 있는 이슬람 단체이고요. 그 다음에 이번에 리비아에서 우리 대사관을 공격한 세력도, 준 두 칼리파라고요. 칼리파의 병사들이란 뜻인데요. 이런 조그만 이슬람 과격 단체들도 최근에 IS가 워낙 커지고 유명해지다보니까,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IS의 지부로 선언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새로 생기는 과격세력들이 IS와의 연계가 굳건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슬람 세력의 향후 중동정치에서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시리아니 이라크, 이런 나라들을 보면, 전통적으로 부족들이 굉장히 영향력을 미치는 나라들 아닙니까?

◆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제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부분인데요. 일단 중동의 대부분 국가들은 독립한지도 5~60년 밖에 되지 않았고요. 국경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제국주의 세력이 다 국경을 만들어줬고요. 또 이 안에 다양한 세력과 부족들이 존재하고 있고요. 말씀하셨듯이 부족주의가 굉장히 팽배해 있는 상황이고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국민국가 형성이 아직 잘 안 되어 있습니다.

◇ 신율:
국민국가가 없다면 시민 사회는 전혀 바라볼 수 없겠네요.

◆ 서정민:
그렇죠. 시민 사회도 굉장히 약하고요. 일부 국가들은 중앙정부의 통제권이 전 국토에 미치지 않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가 지금 그렇고요.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이런 나라들도 있죠. 그러니까 정부의 치안권의 전 국토에 미치지 않는, 그 정도로 국민국가 형성이 약한 나라들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많은 테러들이 등장하고요. 이슬람 세력들이 치안공백 상태를 이용해서 준동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이게 우리가 아랍의 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결국은 더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네요.

◆ 서정민:
네, 여름도 안 지나고 가을, 겨울로 가고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이런 지역에서 또 다른 독재세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나요?

◆ 서정민:
그렇습니다. 지금 아랍의 언론이나 아랍의 학계에서 나오는 말 중에 하나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 중동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민국가 형성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학자들이 뭐라고 하냐면, 우리는 아직도 사담 후세인이 필요하다. 아직도 카다피가 필요하다. 일단 국가 통합이 제대로 되고, 국민의 정체성이 제대로 형성되고, 이렇게 되어야 정치발전도 할 수 있고, 경제발전도 할 수 있는 거지, 독재자가 사라지고 나니까 국가가 쪼개져버리는데, 민주주의나 경제발전을 논하기는 시기상조이다. 이런 시각이 많이 있습니다.

◇ 신율:
그런 상황에서 바로 IS가 그런 틈새를 노려서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거죠?

◆ 서정민:
네, 정치적 공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이슬람 무장 세력이 늘어나고 있고요. 지금 주권국가들이 다 있는데 이슬람이 등장해서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서부를 장악해서 국가를 건설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로 국민국가 형성이 안 되어 있는지를 반증해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정민: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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