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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좋다 27회] 히말라야 경영 혼다코리아 정우영 대표이사-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25 03:12  | 조회 : 2180 
앵커:
세계를 제패한 자동차 CEO들의 뒷이야기를 들려드리는 카스타평전, 자동차를 정복한 자 세계를 정복하리라. 맞습니까,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님?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이하 조용탁):
솔직히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동차를 정복했는데 어떻게 세계를 정복합니까? 징기스칸도 아니고... 자동차를 정복했으면 돈을 많이 번다, 시작할 때마다 머리에 걸렸어요.

앵커:
인기 있는 카스타평전, 오늘 주인공 누구죠?

-오늘의 카스타평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를 대중화시켜 자동차 업계를 들썩인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이사입니다.

조용탁: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입니다.

앵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이군요.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의 인생역정, 몇 가지로 정리하셨습니까?

조용탁:
지금까지의 인생역정을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앵커:
세 가지로 정리했는데, 그러면 첫 번째 히스토리, 뭔가요?

조용탁:
히스토리 원, 화려한 등장, 수입차 업계 1위에 오르다.

앵커:
사실 정우영 사장이 수입차 1세대 경영인이잖아요? 이전에 소개했던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님,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께서 유럽차를 국내에 소개했던 분이에요. 정우영 사장은 일본차가 한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상당히 크게 기여한 인물이죠.

조용탁:
예, 그렇습니다.

앵커:
기아차를 원래 거쳤고. 대림에서 오토바이 사업을 담당했었군요.

조용탁:
2001년, 그러니까 시작은 오토바이였습니다. 이 분의 경영 능력과 실력을 인정받아서 한국 진출을 노리던 혼다 쪽에서 혼다 코리아를 맡아 달라, 이렇게 부탁이 왔어요. 1년 정도 정말 깊게 시장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혼다코리아 초대 사장에 올랐는데요. 신차를 2004년 5월에 내 놨습니다. 사장이 되고도 1년이 넘게 준비를 해서 시장에 나왔죠. 실적 대단했습니다. 2004년 5월 혼다 어코드가 진출했는데요. 당시 수입차 최단시간 천대 돌파를 했습니다. 2매년 쭉 쭉 올라가다 2007년에 7천대 넘겼고요. 수입차 판매 1등 했습니다. 2008년 만 2356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만 대를 넘겼죠. 가격 정책이 받쳐줬습니다. 원엔 환율이 워낙 좋다보니까 자동차 값이 유럽이나 미국 수입차보다 경쟁력이 있었어요.

앵커:
그러니까 이게 물론 개인의 노력과 제품도 받쳐줬겠지만...

조용탁:
시대가 밀어준 거죠.

앵커:
운빨 받았네요.

조용탁:
특히 끈끈한 딜러 정책, 점조직, 한국 시장을 장악하는데는 성공합니다.

앵커:
그런데 취미가 히말라야 올라가기에요.

조용탁:
이 분이 취미생활을 보면 경영 스타일이 어느 정도 짐작이 되는데요.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봅니다. 히말라야 등산이죠. 그 전에 낚시 일화가 있었는데요. 한 번 포인트가 잡히면 고기가 제대로 잡힐 때까지 버티는 거에요. 두 달 동안 매일 같은 자리를 버틴 일화가 있습니다. 고기 네가 잡히냐, 내가 포기하느냐, 그런데 나는 포기를 못 하니까 네가 잡혀야 된다. 이 사람이 등산하러 갑니다. 시작한 지 3년 만에 고산병을 이겨내고 해발 4천미터를 올라갔거든요? 처음엔 장비도 없이 강원도 지리산, 설악산 가다가 다쳤어요. 저체온증까지 걸려서 생명이 위험한 순간 앞까지 갔는데, 그 다음에 보통 사람들은 이거 등산 위험하다, 하고 빠지는데 정 사장, 그래 네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해 보자, 하고 시작한 거에요. 다음 달 회사에 산악회를 만들었습니다. 전문 산악가를 불러서 등산 교육을 받고요. 아예 등산학교에 입학해서요. 독도법, GPS 기초 및 고급반, 다 이수한 다음에요. 그 다음 돌기 시작합니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안나푸르나, 보르네오의 카나발로, 유럽의 엘부르즈, 중국의 옥면설산, 아무튼 4~5천대 고산을 다 다니기 시작하는 거에요.

앵커:
왜 산을 다니시는 거에요?

조용탁: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계속 며칠 동안 산을 오르면 새로운 걸 볼 수 있다, 생각도 많이 할 수 있고 지나온 일과 앞의 일을 객관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 나는 산을 오른다, 라고 공식적으로 얘기를 했는데요. 정말 왜 산을 오르는지는 모르죠.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건 이 분이 꽂히면 끝까지 간다.

앵커:
좋게 보면 의지가 강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거지만 나쁘게 보면...

조용탁:
일방통행으로 쫙 밀고 들어가는...

앵커:
나쁘게 보면 정말 골치 아프다.

조용탁:
실력이 있고 똑똑한 사람이 일방통행을 시작하면요. 나머지 답 없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그러면 두 번째는 뭡니까?

조용탁:
히스토리 투, 딜러와의 갈등. 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없다. 대충 소설 제목을 제가 베껴쓰긴 했는데, 2008년 만 2356대 1등, 지난 해 3천대까지 내려갔습니다.

앵커:
거의 반토막 이상...

조용탁:
25%, 올해 4천대는 넘긴다고 하는데 여전히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앵커:
한 때 만 대를 넘겼던 회사가 갑자기 왜 이렇게 떨어졌어요?

조용탁:
혼다가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건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특징을 봅시다. 디젤차에요. 유럽산 디젤차, 그런데 혼다는 가솔린 모델만 고집해 왔습니다. 또 하나는요. 환율이 나빠졌습니다. 그 전엔 가격 경쟁력이 있었잖아요? 혼다 쪽이 2009년부터 내려가기 시작한 게 환율 변동이 있었는데 그걸 국내 소비자 정서를 감안 안 하고 팍 가격을 올려 버렸어요. 그 때 독일차들이 디젤 앞세워서 치고 나오니까 시장 경쟁률이 밀리기 시작한 겁니다. 세 번째 딜러와의 갈등이 점점 심해졌어요.

앵커:
딜러와의 갈등이 심해지면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는 참 힘들어 질 텐데.

조용탁:
제가 분당 사는데요. 작년 여름에 분당 혼다 딜러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1인 시위를 했습니다. 혼다코리아 각성하라, 이걸 들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서 있었어요.

앵커:
심각한 문제가 있었나보죠?

조용탁:
지금 법정 소송 중인데 이런 경우엔 양측 입장을 공평하게 해 줘야 됩니다. 휴젠모터스라는 곳인데요. 지난 해 6월에 분당 딜러인 휴젠모터스에 혼다코리아가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유는 계약 해지 전까지 계속 연체를 했고, 러시아 쪽으로 병행수출을 함으로써 시장 물을 흐렸다, 그리고 계속 연체가 있었고 휴젠 경영이 나빠져서 경영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할 거냐, 해서 휴젠 측이 제시한 담보가 부실했다.

앵커:
그렇게 보면 충분히 해지사유는 되겠네요.

조용탁:
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반대쪽에서 얘기하는 휴젠 측의 반박은?

조용탁:
갑의 횡포다. 2008년 잘 나갔을 때, 그 이후에 혼다 그릇된 가격 정책으로 판매량이 줄어 적자가 심화되었다. 당시 혼다가 차량 가격을 평균 500만원을 올렸습니다. 환율 말씀드렸죠. 그런데 가격은 올리고, 공급은 줄이고, 딜러에게 지급되어야 될 마진도 2%나 줄인 거에요. 그래도 우린 팔았다, 팔면서 본사나 이런 데 현실성 있게, 다른 브랜드는 잘 나가는데 왜 우리 혼다는 밀려야 되냐, 우린 현실성 있는 대안을 이렇게 얘기하면서 윈윈하는 방법을 보여줬는데 쟤네가 다른 이러이러한 이유로 갑자기 계약을 해지해 버렸다.

앵커:
도요타나 렉서스 같은 경우는 하이브리드라는 차종으로 디젤의 공격을 어느 정도 막아냈고, 인피니티는 나름대로 유럽 출신이라는 걸로 인해서 어느 정도 막아낸 측면이 있는데, 혼다만 고급 브랜드가 없이 혼다 브랜드로 계속 가솔린차 판매를 고집하고, 하이브리드는 나중에 내 놨지만 도요타에 이미 밀렸고, 그래서 고전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조용탁: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죠.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혼다는 이 와중에서 딜러와 분쟁이 있었어요.

앵커:
지금 제품을 개선해서 막 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수입사와 판매사가 갈등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죠.

조용탁:
맞아요. 분당 딜러권은요. 우리나라 3대 핵심 시장 중에 하나거든요? 여기서 사단이 나 버린 겁니다. 이 와중에 인천과 대구 혼다 딜러도 딜러권을 포기하고 빠졌어요. 차가 안 팔리잖아요. 적자가 나잖아요. 본사에선 손발이 안 맞아요. 그래서 털고 나온 딜러들이 계속 있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딜러와 법정 소송까지 있고.

앵커:
계속 밀고 나가시네요?

조용탁:
일방통행... 성공해 본 사람들의 제일 무서운 점이 옳다고 믿는 것. 그런데 옳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계속 이런 갈등이 심화되어 왔습니다.

앵커:
세 번째 히스토리, 뭔가요?

조용탁:
히스토리 삼, 정우영 다시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포인트는 한 세 개로 잡으면 됩니다. 올해 연초 정우영 사장이 콜센터 1일 상담원으로 모습을 나타냈고요. 자동차 주요 서비스센터를 돌면서 현장과 스킨십을 높이고 있습니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두 번째는 신차를 왕창 소개하고 있습니다. 벌써 지난해와 올해 5개가 나왔거든요. 신차 효과를 보면서 시장의 볼륨을 끌어 올립니다. 세 번째는요. 이 분이 아까 처음에 2001년 오토바이에서 시작했거든요? 오토바이로 다시 돌아가서 이걸 기반을 잡고, 어차피 자동차는 밀릴 데까지 밀렸어요. 오토바이 기반을 잡고 몸 추스르고 다시 올라간다, 이 세 가지 방법으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직접 들으신 거에요?

조용탁:
날카로운 분석이라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런데 정우영 사장님이 기자를 잘 안 만나줘요. 그 전에 인터뷰도 많이 하고 그러셨는데요. 한 4년, 5년 혼다가 계속 경영이 어렵고 신차도 반응이 별로고 시승해서 기자를 불러 놓으면 차 마감이 덜 되었다, 승차감이 떨어진다, 왜 디젤 안 되냐, 이런 것 들으니까요.

앵커:
그러면 세 가지를 짧게, 짧게 하나씩 짚어 보자고요.

조용탁:
처음에 말씀드린 스킨십을 높이고 있다, 말단 직원들과 함께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거든요. 혼다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하냐, 안 하느냐, 이게 또 몇 년 동안 나왔던 얘기에요. CEO가 직접 현장으로 가서 철수 안 한다,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해서 다음 단계로 성장하겠다, 비전을 제시하면서 격려하는 그런 움직임이라고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나 멀쩡하니까 믿고 따라와라, 난 히말라야 갈 거야, 이런 얘기죠.

조용탁:
잘 돼서 에베레스트 가시면 뭐...

앵커:
그리고 신차 나왔어요.

조용탁:
신차 효과라는 게 수입차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게 신차가 한 번 나올 때마다 홍보도 될겸 분위기가 반전이 돼요. 지난 1년 반 사이에 신차를 5개를 내 놨다는 건요. 제대로 한 번 혼다 자동차 이미지에 대해서,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고 소비자들도 혼다 차만 팔고 뜨는 거 아니냐, 이런 불만이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입니다. A/S 센터, 영업점을 이 와중에 5곳을 늘렸습니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계속 할 거고, 계속 여기서 활동을 하겠다는 말보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 분 말씀은 과거 6년 간 고객서비스 만족도는 1위였다, 지금도 수입차 시장에서 A/S 쪽은 우리가 앞서있다, 우리는 결코 우리 차를 산 고객을 배신하지 않는다, 믿어라.

앵커:
그래요. 혼다가 A/S가 잘 나와요.

조용탁:
이제 마지막입니다. 이 분이 모터사이클은 전공이에요. 성균관대 금속공학과 나와서 기아 그룹이 첫 직장인데요. 모터사이클 법인이 기아기연이라고 있었습니다. 이게 첫 번째 직장이에요. 그 다음에 대림으로 스카웃돼서요. 대림 오토바이. 그러면서 혼다 오토바이 쪽으로 인연이 닿은 거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김효준 사장이나 박동훈 부사장은 자동차에서 시작해서 쭉 갔는데 정 사장은 오토바이에서 시작해서 자동차로 온 케이스에요.

앵커:
두 바퀴로 시작해서 네 바퀴로 왔네요.

조용탁:
그런데 지금 오토바이는 잘 나갑니다.

앵커:
오토바이는 워낙 혼다 바이크가 인기가 좋으니까.

조용탁:
아무리 조직이 힘들고 그래도 원투 펀치가 있었던 거에요. 그래서 오토바이 사업부를 분명히 다시 탄탄하게 하고, 이것만 흔들리지 않으면 혼다 코리아는 다시 재기할 수 있다, 다시 1등을 노리겠다.

앵커:
1등을 노리겠다고 하는데 정말 우리 조용탁 기자가 보기에 1등을 할 수 있을까?

조용탁:
힘들죠, 당연히. 아니, 환율에, 이미지에, 그 동안...

앵커:
하하하하. 대놓고 한 방에 훅 보내 버리는구나?

조용탁:
딜러와의 갈등, 일단 이거 하려면 딜러랑 풀어야 하고요. 분명히 현실적으로 가야하고.

앵커:
꿋꿋하게, 자기 인생 철학이 있어요.

조용탁:
아니, 이 분들도 다 알아요. 다 아는데, 굉장히 복잡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이러고 있는데, 말씀 드린 세 가지를 다 추스르고 있는 거는 서두르지 않고 히말라야 경영, 한발씩 간다, 5년이고 10년이고 한 발 한 발. 공식적으로 이 얘기를 했습니다. 혼다코리아 한국 목표가 고객 만족이랍니다. 그래서 매출 향상은 고객 만족이 되면 따라 오는 거고, 그러면서 롱 라이프 케어, 우리 고객은 오래 돌봐준다, 이렇게 하겠다고 공식 답변을 하나 받았습니다. 혼다코리아 앞으로 어떻게 할 거에요, 우린 고객 멀리 보고 오래 케어할 거다, 끝.

앵커:
역시 히말라야 경영이에요.

조용탁:
그런데 판촉은 정말 안 해요. 받으신 적 있으세요, 최근에?

앵커:
제가 알기론 조금씩... 알게 모르게 해 준다는...

조용탁:
분명히 하기야 하겠지만 지금 무섭게 잘 나가고 있는 독일차들과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홈 베이스 현대기아차 잘 나가죠. 유럽차들, 마케팅비 엄청나게 쓰고 있죠. 도요타, 아무리 밀린다고 해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 다음 혼다를 보면 상대적으로 적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밀리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앵커:
제품력이죠. 그걸 소비자들이 인정해 줄 때 나는 이 차를 사면 나 또한 히말라야 꼭대기까지 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겠죠. 하하하하. 지금까지 조용탁 기자 카스타 평전.

조용탁: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열심히 노력해서 잘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도 재밌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용탁:
예, 수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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