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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5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1-02-25 18:23  | 조회 : 2217 

이어서 문화 이슈를 알아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강혜란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잇따른 해외 영화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먼저,‘까도남’ 현빈씨가 레드 카펫을 밟아서 화제가 된 베를린 영화제.. 현빈씨는 수상을 못 했지만 다른 한국 영화 ‘파란만장’이 단편 부문 최고상을 받았죠?

= 지난 20일 폐막한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파란만장’이 단편 부문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습니다. 형제 감독이 연출했지요. 국가대표급 감독인 박찬욱 감독과 동생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 형제가 주인공입니다. 장·단편을 통틀어 한국 영화가 칸·베를린·베니스, 소위 세계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한편 현빈씨가 주연을 맡은 두 작품이 나란히 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됐었는데요, ‘색, 계’의 스타 탕웨이와 함게 한 ‘만추’는 비경쟁인 포럼 부문에, 임수정씨와 주연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경쟁 부문에 나갔었지만 수상엔 실패했습니다.
올 베를린 영화제 최고의 자리는 중동 민주화에 대한 베를린의 경의를 드러내기라도 하듯 이란영화가 차지했습니다. 아시가르 파리하디 감독의 '나데르와 시민, 별거(nader and Simin, A Separation)'이 장편 부문 작품상인 황금곰상과 남녀주연상 3관왕을 휩쓸었습니다.

2. 박찬욱-박찬경 형제에게 축하할 일인데요. 해외 영화계에는 형제 감독이 꽤 있지 않습니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코언 형제가 대표적이고요.

= 형인 박찬욱 감독은 이미 월드스타급 감독이지요. 세계 최고의 칸영화제에서 ‘박쥐’로 2009년 심사위원상을, ‘올드보이’로 2004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습니다. 베를린영화제에선 2007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로 특별상(알프레드 바우어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동생 박찬경 감독은 사진학을 전공한 미디어 아티스트인데요, 그간 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 작업 등을 해오다가 처음으로 공동 연출했는데, 이 같은 성과를 낳았습니다. 역할 분담에 대해선 동생 찬경씨가 구상을 하면 형인 박 감독이 영화적 흥미를 살리는 프로듀서 역할을 하는 식으로 전체를 협력하며 공동 작업했다고 합니다.

3. 그런데 이 작품이 스마트폰으로 전체를 촬영한 게 또 특이한 점이라 하겠는데요.

= 네, 33분 전체를 아이폰 국내사업자인 KT의 지원을 받아 100% 아이폰으로 촬영했습니다. 모두 8대의 아이폰4로 찍었는데 제작비가 1억500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한 낚시꾼(오광록)이 낚시터에서 귀신을 만나면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기이한 체험을 한다는, 일종의 판타지물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도 세계 처음입니다. 지난달 ‘파란만장’ 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이 “스마트폰 덕에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모두 박찬욱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휴대전화와 밥값만 있으면 누구나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요, 그것을 세계 영화팬들에게 입증한 셈이 됐습니다.

4. 핸드폰으로도 얼마든지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즉 누구나 영화 감독이 될 수 있는 셈이네요?

= 일례로 21일 시상식을 한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에는 첫 회인데도 통상 영화제의 두 배에 가까운 470편이 몰리는 열기를 띠었습니다. 14세 중학생부터 44세 광고인까지 일반인이 몰렸습니다. 스마트폰 2대를 활용한 3D 작품, 휴대전화 특성을 살려 세로로 긴 화면 비율을 살린 작품, 수영장을 빌려 찍은 수중 촬영작품 등 특이한 작품도 많았습니다. 영화제 측은 “중·고생 참가자가 상당했고, 부부·부녀가 함께 찍는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영화제작 문턱이 한층 낮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5. 주말에는 또다른 해외 영화상이 기다리고 있지요. 제 8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한국시간으로 28일 열리는데요, 어떤 작품들이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까?

= "할리우드가 다시 흰색으로 바래졌다(Hollywood fades back to white)."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올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입니다. 올 아카데미가 '백인 편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작품상 후보에 오른 10편 중 흑인이 주·조연을 맡은 작품이 한 편도 없습니다.
작품상 후보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창립비화를 다룬 '소셜 네트워크', 영국왕 조지6세와 그의 말더듬이 증세를 치료하는 언어치료사와의 우정을 다룬 '킹스 스피치', 존 웨인 주연 서부극 '진정한 용기'를 코언 형제가 리메이크한 '더 브레이브', 뉴욕발레단 발레리나들의 예술적 야망과 광기를 그린 '블랙 스완', 디즈니와 픽사의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3' 등입니다. NYT는 "후보작들이 장르·주제·스타일 면에선 매우 다양하지만, 인종적으론 단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6. 수년간 덴젤 워싱턴을 비롯해 흑인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아카데미인데, 올해는 좀 다르네요.

= 그렇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아카데미상이 흑인배우들에게 문을 활짝 연 건 2002년. 7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남녀주연상을 함께 수상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댄절 워싱턴이 '트레이닝 데이'로, 핼리 베리가 '몬스터스 볼'로 감격의 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흑인이 여우주연상을 탄 건 처음이었고, 남우주연상도 1964년 '들에 핀 백합'의 시드니 포이티어 이후 38년 만이었습니다.
'검은 열풍'은 그 뒤에도 식지 않아서 2005년 제이미 폭스와 모건 프리먼이 '레이'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남우주연상과 조연상을, 2007년 포레스트 휘태커와 제니퍼 허드슨이 '라스트 킹'과 '드림걸스'로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각각 받았습니다. 2009년 모니크는 '프레셔스'로 여우조연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올 후보가 이례적인데요, NYT는 "지난해는 수퍼히어로물·판타지·액션 할 것 없이 흑인 배우를 만나기가 힘들었다“며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지만,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지원 사격했던 진보주의의 기세가 주춤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선 '킹스 스피치'가 12개 부문, '더 브레이브'가 10개 부문, '소셜 네트워크'가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각축을 벌입니다. '블랙 스완'도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녀주연상은 골든글로브상과 배우조합상을 휩쓴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 '블랙 스완'의 내털리 포트먼이 유력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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