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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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박지호 작가: 김진이

방송내용

9월 6일 (월) 방송내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09-13 22:30  | 조회 : 2224 
*** 매거진 클래식 ***
(박용완 '월간 객석' 편집장)

월요일은 클래식 공연 소식으로 시작하고 있죠.
월간 객석의 박용완 편집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실지 기대되는데요.

서울시향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협연 소식입니다.
9월 16일 목요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명 협주곡 시리즈(Great Concerto Series)>의 세 번째 무대가 열립니다. <명 협주곡 시리즈>는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의 조화와 경쟁이 공존하는 협주곡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시리즈인데요. 이번 연주에서는 로렌스 르네스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가 협연자로 나섭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라면 모두 아실 만한 연주자인데, 지금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지 않나요?

1988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선생과 공부했고, 현재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본격적으로 지휘 공부를 시작할 예정인데요, 지휘자로서의 김선욱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품게 합니다.
피아니스트로서의 김선욱은 누구나 뻔히 아는 그래서 더 제대로 걷기 힘든 정도를 걷는 연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김선욱이 18세이던 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쇼팽 협주곡 1번을 리허설 하는 그의 모습을 오랫동안 관찰한 적이 있습니다. 여유롭게 피아노를 매만지는 그 소년이 언젠가 커다란 ‘붐업’을 몰고 올 거라 확신했는데, 그 성장이 생각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김선욱이 본격적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입니다.
화려한 곡보다는 묵직하고 철학적인 곡이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김선욱은 런던 유학길을 떠난 후 오히려 힘을 뺀,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지닌 음악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데요. 여전히 나이에 비해 깊이가 느껴지는, 저돌성과 진중함이 적절히 조합된 연주를 선보이는 중입니다.


김선욱 씨도 그렇고, 최근 국내에서 각광받는 피아니스트들 가운데는 젊은 남성 연주자들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임동혁·임동민 형제에 이어 등장한 김선욱·김준희·김태형, 그리고 얼마 전에 소개해드린 지용 모두 20대이고, 이들의 뒤를 이어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올해 겨우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이렇듯 분더킨트 즉 신동, 어린 천재가 사랑 받는 것은 클래식 음악계의 전통적인 현상이기도 한데요. 피아노와 바이올린처럼 어린아이가 비교적 다루기 쉬운 악기에서 특히 그래왔습니다. 비록 까치발을 했을지언정 지휘자와 당당히 악수하던 사라 장의 예전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죠. 그러나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들은 신동, 즉 소년의 모습보다는 남성의 모습에 가까우며, 나이가 열일곱이든 서른이든 상관없이 스무살 ‘약관(弱冠)’의 이미지로 대변됩니다.
결국 이들의 공통된 이미지는, 개개인의 개성이나 나이를 떠나 ‘청년 음악가’로 뭉뚱그릴 수 있는데요. 그들에게 젊음, 또는 전도유망함의 이미지를 부여한 주체는 공연기획사와 음반사들이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세계 클래식 음악 시장을 견인했던 주인공들은 냉전시대에 청년기를 보낸 전후 세대였으며, 이들 거장들이 잇따라 타계함에 따라 관련업계는 돌파구를 찾아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결국 선택한 이름은 ‘청년’이었고요. ‘기성의 대체’를 넘어 ‘기성에의 도전’까지 가능한, 파워풀한 이미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렇듯 청년 음악가들의 광풍이 매섭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20세기의 거장들이 잇따라 타계하면서 오늘날의 클래식 음악계는 진정한 다양성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는데요. 클래식 음악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남성 피아니스트의 영역만 살펴보더라도 그러합니다. 키신·볼로도스·안스네스·베레조프스키·타로·안데르셰프스키·안겔리치·포그트·랑랑·윤디 리·슈타트펠트….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30대 남성 피아니스트들로, 각자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청년 음악가들의 광풍이 매서운데요, 심지어 이 바람은 총체적 음악행위인 지휘의 영역에까지 다다랐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일고 있는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들의 인기행진을 단순히 ‘세계적 추세’라고 보기엔 특이점이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청년 연주자가 대세지만, 우리나라에는 또 우리만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요?

연주자가 아닌 청중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유럽과 일본의 공연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관객들이 노인들입니다. 우리로서는 놀랄 일인데, 반대로 국내 무대를 찾은 해외 연주자들은 객석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을 보고 무척 놀라죠. 음반 업계의 세계적 불황 속에서 국내 클래식 음반사들이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젊은 청중’입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은 우리 음악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관객층이며, 그 여심(女心)을 잡는 것이 공연의 성패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사안입니다. 그러니 각 공연기획사와 음반사들이 실력 있고 게다가 젊기까지 한 남성 연주자를 발굴하려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평가됩니다.
모차르트는 다른 악기들보다 피아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는데, 이는 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에도 나타나지만 특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들은 모차르트 음악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르입니다.
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이 오페라다, 라는 말이 있는데 오페라적인 면모가 가장 잘 들어나는 것이 피아노 협주곡이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김선욱이 연주하는, 방금 전 키신의 연주로 들으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은 작곡가가 세상을 떠나던 해인 1791년에 완성된 그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죽음을 앞둔 천재 작곡가는 병든 아내와 어린 자녀를 거느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이 곡을 작곡했는데, 어두운 면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섬세한 부드러움, 세련된 반주, 간결하면서 밝은 모차르트다움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작곡을 할 때, 보통 자신의 삶이 투영될 것 같은데, 아닌가 보죠?

사실 모차르트의 작품은 그의 삶의 궤적이라고 평가되곤 합니다. 특히 바이올린 소나타가 그 대표적인 예로, 모차르트의 삶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평가되는데요. 모차르트가 가장 아팠을 때, 가장 행복했을 때, 모든 순간이 담겨있습니다.
한 예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304를 너무 어린 아이들이 연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고, 왜 그렇게 어린 나이에 가장 비극적인 작품을 연주하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유일한 단조 바이올린 소나타로. 20대 초반에 모차르트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만하임과 파리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데, 이 여행 중에 파리에서 어머니를 여의게 되었고, 이때 쓴 곡이 바로 E단조의 K304입니다.
무터는 1995년 무터는 카라얀의 변호사였던 전남편 테틀레프 분덜리히와 사별했는데, K304는 그녀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연주한 작품이기도 하죠.


그런데 앞에서 들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7번은
작곡가가 힘든 시기에 썼지만 아주 밝은 분위긴데요.
그럴 경우에는, 곡이 탄생한 당시의 상황에 맞춰서 그 곡을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렇죠. 사실 아주 슬플 때 슬픈 음악보다 기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또는 정말 슬플 때는기쁜 음악이 슬픈 음악보다 더 슬프게 다가오는 것처럼 작곡가에게도, 연주자에게도 슬픔과 기쁨의 해석을 언제나 열려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무터처럼 작곡가가 곡을 쓴 당시의 상황에 곡 해석의 키를 찾는 연주자가 있는가 하면, 정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씨한테 무터에게 했던 질문과 비슷한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요. 바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에?그의 인생을 비춰보느냐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모차르트가 이 단조 소나타를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슬픈 상황 속에 작곡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그 사실을 알기에 그 음악을 들으며 밑도 끝도 없는 슬픔을 느끼지만, 분명 그게 전부는 아닐 거란 얘기였죠. 작곡가가 행복했기에 이렇게 썼고, 슬플 때였으니 이렇게 썼을 거라고 단정짓고 싶지 않다면서, 음악은 음악으로만 바라본다는 것이 김수연 씨의 생각이었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월간 객석의 박용완 편집장이었습니다.


*** 매거진 리포터 현장 ***
(류보연 리포터 )
서울 광장의 초가을 밤을 밝히는 공연에 대해 알아봅니다.


*** 매거진 인터뷰 ***
(국립중앙박물관의 함순섭연구관)
국내 최대 규모의 '황남대총' 마침내 공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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