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한국 미쳤다" 외국인도 놀란 '탄핵 응원봉,' 21세기 소녀들은 왜 거리로 나왔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12-10 12:41  | 조회 : 1380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12월 10일 (화)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 (이하 박귀빈) : 지난 주말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집회 현장에 당당히 불빛을 밝히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바로 콘서트장에서 아이돌 가수를 응원하면서 쓰는 굿즈, 응원봉이었는데요. 응원봉을 들고 나온 사람들은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 주로 젊은 세대들이었고요. 케이팝 노래들까지 함께 부르면서 새로운 집회 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집회 현장에 직접 다녀오셨다고 해요.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평론가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이하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 예. 우선 이것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접해보지 않은 분들은 이거 이름 자체가 낯서실 수도 있어요. 응원봉이라는 그 표현 자체가 이거 설명 좀 해주세요.

◇ 김헌식 : 심지어는 우리가 한글 문서 작업을 하면 응원봉이 비문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응원용봉 뭐 이런 식으로 그렇게 해야 돼요. 그래서 응원봉이 생소하실 수가 있겠는데요. 우리가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공연에 가게 되면 팬들이 다 응원봉을 하나씩 다 가지고서 불빛을 흔들면서 어떤 자기 의사 표현을 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바로 응원봉이 되겠고, 각 아이돌 그룹별로 디자인과 색깔 이런 것이 다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체성, 소속감 이런 걸 드러내는 데 있어서 응원봉이 굉장히 중요하죠.

◆ 박귀빈 : 보통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응원봉을 많이 쓰니까. 근데 요즘에는요. 트로트가 굉장히 유행을 하면서 어르신들도 팬덤이 생기고 그러면서 어르신들도 응원봉이 예전보다는 익숙하실 것 같기도 해요.

◇ 김헌식 : 맞습니다. 케이팝 팬덤 문화가 주로 10대와 20대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확산이 돼서 임영웅씨 팬들 같은 경우에도 그렇고 다른 여타 가수 같은 경우에도 응원봉이 등장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거의 필수템화되듯이 했는데, 그게 콘서트장이라든지 팬미팅 장소가 아니고 집회, 시위 현장에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 굉장히 다들 놀라신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사실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이슈 속에서 저희가 집회 문화를 짚어보고 있는 건데, 사실은 원래 사회 모든 게 변화하고 흐르지 않습니까? 그 속에서 좀 이 부분은 문화를 저희가 짚어보는 개념으로 여러분이 좀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H.O.T나 젝스키스나 1세대 아이돌들이 팬덤을 형성했을 때 당시에는 풍선을 들었던 것 같거든요.

◇ 김헌식 : 저 같은 경우는 god 하늘색 풍선 많이 들고 다녔던 것 같아요. H.O.T 같은 경우는 하얀색. 펄 화이트라고 하고, 젝스키스 같은 경우는 노란색, SES 같은 경우는 펄 보라색, 핑클 같은 경우는 아마 빨간색 레드였던 것 같아요. 신화는 주황이었고. 그때 당시만 해도 풍선을 흔드는 정도였는데 이게 또 한계가 있죠. 왜냐하면 밤에는 사용할 수가 없어요. 조명 효과를 또 사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다가 그 뒤에 스마트폰으로 대신 한다든지.

◆ 박귀빈 : 스마트폰의 LED 화면을 바꿔서.

◇ 김헌식 : 그러다가 발광봉이라는 게 긴 게 또 있었지 않습니까? 그거 같은 경우는 디자인이 좀 획일적이었고요. 그 이후에 팬덤 문화가 확산되면서 응원봉이 등장을 했다. 여러모로 좀 실용적이고 가성비가 좋은 게 저는 응원봉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귀빈 : 제가 알기로는 응원봉이 응원, 아이돌 콘서트 현장에 가면 그 팬들은 동일한 응원봉을 들고 가서 응원도 하고 함께 노래도 부르고 아마 따로 집에서 무슨 그거 조명 기능도 있고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헌식 : 복합적인 기능이에요.

◆ 박귀빈 : 예 맞습니다. 그래서 가격도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헌식 : 고가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이런 점에서 팬심을 측정하는 그런 단위이기도 합니다. 응원봉 여부에 따라서 찐팬이냐 아니냐, 라이트 팬이냐, 코어 팬덤이냐가 갈리기도 합니다.

◆ 박귀빈 : 해외 언론들도 주목해서 보고 있는 한국 K-pop 세대의 어떤 집회 문화를 짚어보고 있는데 집회 현장 다녀오셨다면서요?

◇ 김헌식 : 네

◆ 박귀빈 : 현장 보고 뭘 보고 뭘 느끼고 오셨어요?

◇ 김헌식 : 일단 깜짝 놀랐죠. 아마 많은 분들이 깜짝 놀랐을 거예요. 시위 현장을 많이 갔던 분들이나 많이는 가지 않는다 해도 가끔 가신다 하더라도 이번에 가서 깜짝 놀란 게 응원봉이 굉장히 많이 등장을 했는데 저게 뭔지 잘 몰라요. 왜냐면 발광봉이 아니고 조명의 수준이 약간 다르거든요.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다 똑같은 경우가 있어요. 예전의 집회 가면 좀 각양각색이었거든요. 그래서 가만히 보니까 어떤 케이팝 팬덤들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그렇지만 좀 더 보면 10대, 20대 초반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 박귀빈 : 집회 현장에.

◇ 김헌식 : 특히 평일에도 젊은 세대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가 MZ라고 묶잖아요. 근데 제가 봤을 때는 Z세대예요.

◆ 박귀빈 : Z세대. 그렇죠 좀 다르죠. 출생 연도가 좀 다릅니다.

◇ 김헌식 : Z세대가 특히 팬덤 문화가 더 강력하고 굉장히 일반화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의 그 말씀이 좀 인상적이었어요. 뭔가 해야 되는데 뭐라도 들고 가야 되는데 들고 가는 그 무엇이 바로 응원봉이었던 거죠. 그러니까 무슨 굉장히 거창한 의미부여가 아니고 자기가 일상 문화의 어떤 소품으로서 응원봉을 가져가서 내가 의사 표현을 해야 되겠다라고 했다는 것. 이런 점이 전 인상적이었습니다.

◆ 박귀빈 : 아무래도 대중문화를 이렇게 바라보시고 그런 분이기 때문에 예전에 우리 집회 같은 것이 사실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모여서 본인들이 원하는 것들을 주장하고 함께 모여서 좀 힘을 싣는 그런 장소인데, 다양한 목적으로들 모이지 않습니까? 그런 데도 많이 다녀보셨어요 예전에?

◇ 김헌식 :  사실 저는 이번에 시위를 보면서 이게 ‘물화의 시위에서 문화의 시위로 바뀌었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시위가 예전에는 특정 단체 소속 조직의 어떤 구성돼 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거로 생각을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좀 위세를 보여주려고 했었어요. 굉장히 많은 어떤 물리력을 동원해가지고 규모라든지 또 격한 구호라든지 어떤 행동이라든지. 이러다 보니까 불상사가 생겼고, 심지어는 일반 시민들이 좀 개인적으로 참여를 하고 싶어도 좀 낯설고 거리감이 있었거든요. 근데 이 문화 시위라는 건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이 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문화 예술을 매개로 해서 자연스럽게 공감하면서 하나가 될 수 있는 그런 측면이기 때문에 이번에 특히나 10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세대가 많이 참여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좋아하는 케이팝 혹은 팬덤 문화 이런 것들이 같이 어울러지게 되면서 세대 통합까지도 지금 이루고 있는 그런 저는 물화의 시위에서 문화의 시위로 이동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 박귀빈 : 좀 세대도 많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참가 세대.

◇ 김헌식 : 세대가 달라졌다기보다는 이번에 놀랐던 것이 사실은 저는 얼마 전에 비상계엄 사태 이전 광화문 시위 같은 경우에는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제는 좌우를 막론하고 시위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머리 색깔이 희끗희끗하다. 그레이 스타일이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근데 이번에 갔는데 그레이 스타일이 아니고 굉장히 검은 머리카락이 있는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참여를 했다라는 점에서 왜 참여를 했을까라는 부분에 있어서 좀 많이 분석을 해봐야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앞서도 제가 말씀을 드렸는데 사실은 지금 굉장히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그런데 보통의 젊은 세대들. 이제 Z까지 갔단 말이에요. Z면 19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아마 세대일 거예요.

◇ 김헌식 : 저는 객관적으로 Z세대에 희망을 많이 걸고 있습니다. 이 Z세대는 태어났을 때부터 스마트폰이 있는 세대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 세대들은 정보에 제한이 없이 다 흡수를 했던 세대이기 때문에 저만 해도 예를 들면 트렌드에 좀 약간 벗어난다. 약간 좀 이전 거다 그러면 방치를 하거나 무관심하게 되는 경향. 계속 트렌드를 쫓아가거나 자기 정체성을 ‘뭔가 나는 앞서가는 사람이야’, ‘트렌드한 사람이야’ 이렇게 여겨졌거든요. 그렇게 부각을 했었고. 근데 Z세대는 그렇지가 않아요. 예전 거라 하더라도 내가 의미가 있고 내가 의미 부여해서 사람들에게 공유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집회 현장도 ‘거기 가는 것이 예전에 정치 구호가 있고 어떤 특정인들만 가는 거로 생각할 수 있어? 그런 거 중요하지 않아. 우리가 가서 만들고 노래 부르면서 의사 표현하면 되는 거고 그걸 공유하면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굉장히 강해요. 그걸 철학적으로 탈영토화, 재영토화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어떤 편견이나 사로잡힌 생각들이 덜한 세대예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집회 현장에도 갈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나왔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박귀빈 : 그리고 딱 태어났는데 스마트폰이 있는 세대니까.

◇ 김헌식 : ‘디카’라는 말이 없어요.

◆ 박귀빈 : 맞습니다. 그리고 이 세대가 공유에 너무 익숙한 거예요. SNS가 그냥 생활 속이니까 다 공유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공유 문화도 너무나 익숙한.

◇ 김헌식 : 더더군다나 우리가 젊은 세대를 바라볼 때 ‘이기적이다’, ‘파편화돼 있다’, ‘자기만 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세대보다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그다음에 SNS 말씀하셨지만 SNS 통해가지고요. 이번에도 활용을 잘 하는 게 단지 공유하는 게 아니고 사실 시위 현장에 안 가본 친구들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시위 현장에 같이 갈 사람을 구하는 거예요. 그래서 현장에 처음 만나서 온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케이팝 팬덤과 연결시키면 그래도 같이 갈 때 팬덤들끼리 가면 더 소속감과 안정이 되니까 가는 거고.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거는 제가 뭐 세대, 젊은 친구 이렇게 얘기했지만 거의 다 ‘여성’이에요. 거의 다 여성들이 온 거고 사실 케이팝 팬덤이라는 게 결국 예전에 엄청나게 비아냥거리고 조롱당하면서 아직도 그래미에서는 케이팝을 ‘그거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장르잖아’, ‘어린 여성들이 좋아하는 거다’라는 편견이 아직도 있어요. 그런 편견 속에서도 꿋꿋하게 케이팝을 만들어낸 것이 그 어린 청소년들이거든요. 그 세대들이 시국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서 의사 표현하고 국민의 그런 의견들을 표출하는 장소에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사회문화적인 기여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박귀빈 : 응원봉뿐이 아니고 집회 현장에서 울리는 음악도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우리 흔히 ‘민중가요’라고 하는 그런 노래들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소녀시대, 빅뱅 노래들이 불리고 울려퍼진다면서요.

◇ 김헌식 : 이것도 사실은 철지난 거죠. 왜냐하면 소녀시대가 2016년에 이화여대 단과대학 설치 때문에 그때 나온 거죠. 8년 전입니다. 그리고 빅뱅의 삐딱하게 같은 경우도 사실 Z 세대가 이 노래를 아는지는 알 수가 없어요. 다  2세대 아이돌들이기 때문에. 지금은 3세대, 5세대까지 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오히려 저는 에스파의 위플래쉬 같은 그런 노래들이 아마 지금 세대한테는 맞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 박귀빈 : 현장에 그런 노래도 흐르나요? 

◇ 김헌식 : 그럼요. 그래서 소녀시대 같은 경우 비하하는 게 아니고.

◆ 박귀빈 : 맞습니다. 지금 세대 입장에서는요. 소녀시대도 되게 큰 언니들이에요. 많이 언니라서 언니 때문에 지금 자기 또래들의 노래를 당연히 익숙하게 부르고.

◇ 김헌식 : 제가 이걸 왜 말씀을 드리냐면 시위를 주최하는 측에서 민중가요가 아니고 새로운 케이팝 노래를 해야 된다고 해가지고 배려를 해서 소녀시대, 빅뱅 노래를 트는 건데 그거는 그분들만의 세계가 되는 거예요. 다시 만난 세계가 아니고. 지금의 Z 세대는 다른 노래들을 즐겨 할 수가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노래도 그렇고 블랙핑크 노래도 그렇고.

◆ 박귀빈 : 로제 아파트도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 김헌식 : 아파트도 굉장히 많이 나왔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또 하나의 편견일 수 있다는 거를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언급을 했습니다.

◆ 박귀빈 : 그러네요. 그러니까 결국은 지금 Z 세대의 문화 속에 있는 그들이 즐겨 부르고 즐겨듣는 곡들이 많이 울려퍼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 김헌식 : 즐겨듣는 곡이 그냥 이런 거예요. 우리가 영국의 가디언지가 그런 얘기했거든요. ‘한류를 통해가지고 굉장히 좋은 나라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중적인 어떤 측면이 드러났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근데 영국이 계속 우리나라 대중문화 현상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하는데 굉장히 착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K-콘텐츠라고 했을 때 K-팝하고 K-드라마 K-영화를 보면 기본적으로 그 작품들은 철저하게 현실에 기반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한국이 잘 사는 나라다. 아름다운 나라다 이렇게 하지 않아요. 오징어 게임도 거기 비참한 현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넘어서 가지고 인간을 우리가 강조해야 된다. 공동체를 강조해야 되는. 오징어 게임뿐만 아니고 기생충도 마찬가지였고, 더 글로리 같은 경우는 학교 폭력 막 드러내니까 우리나라 국민 중에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아니 이렇게 만들면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학교 폭력 만연한 거라 생각하지. 근데요. 교육 제도가 잘 돼 있는 북구 유럽도 학교 폭력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K-콘텐츠는 현실을 드러내면서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유럽처럼 희망을 얘기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에스파의 위플래쉬 같은 경우에도 희망을 얘기합니다. 굉장히 상황이 안 좋은데 오히려 자신감 있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 판을 바꿀 체인저는 나야 우리가 참여를 해야 된다라고 하는 점이 이 케이팝의 기본적인 희망 메시지 실천 이런 것들이 저는 작용을 하고 있다.

◆ 박귀빈 : 청취자님이 지인이 응원봉 빌려달라고 해서 내키지는 않았는데 하나 드렸다고 하네요. 몇 달 전에 아이유 콘서트 다녀왔는데요. 수천 명의 응원봉을 중앙 통제할 수 있어서 장관이더라고요. 그렇더라고요. 콘서트 현장에서 응원봉 단체로 중앙에서 그 조절하면 단체로 움직이더라고요.

◇ 김헌식 : 그게 기능에 따라서 다른데 상호 인터랙션이라고 그러죠. 그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개별적으로 혼자 흔드는 것뿐만이 아니고 중앙에서 어떤 신호를 주게 되면 일종의 퍼포먼스를 팬들도 하게 되는 기능까지 진화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각개의 움직이는 것과는 다른 이런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우리 케이팝 문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귀빈 : 이런 사연도 왔어요. ‘화염병이 아닌 응원봉을 들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 김헌식 : 그게 바로 화염병은 물화 시위. 폭력, 물리력을 행사하는 거고 빛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문화 예술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잖아요. 이런 점들이 저는 문화 시위고 이 중심에 저는 지금의 Z 세대들이 있다고 봅니다.

◆ 박귀빈 : 다른 청취자님이 ‘너무 궁금했던 정보 드디어 나오네요. 아무리 마트 뒤져봐도 못 찾겠던데 알록달록 빛깔 응원봉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김헌식 : 이게 사실 정품과 비품이 있습니다. 그래서 콘서트 현장에 갈 때 비품은 되도록이면 사지 말자는 것이 또 팬덤 문화 중의 하나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구입하시는 건 약간 어려울 수 있고 중고 사이트도 지금 경쟁이 붙어가지고. 저는 생각했을 때 한강 작가의 책 구하는 것보다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지금 드는 그런 상황이고. 왜냐하면 연령대를 넘어서가지고 어르신들, 부모님들도 지금 같이 동참하려고 구매하시려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한편으로 아까 빌려준다고 그랬는데 응원봉은 빌려주는 게 아닙니다.

◆ 박귀빈 : 빌려주면 안 됩니까? 응원봉 빌려주면 안 된다고 그러네요. 

◇ 김헌식 :  매너죠.

◆ 박귀빈 : 매너입니다. 자신만의 것을 갖고 있어야 되는군요. 근데 이번에  응원봉을 가지고 본인이 직접 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지만 본인이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선결제’라고 해서 그 근처에 있는 커피숍이나 편의점 같은 데 한 100명 분을 선결제해놓고 여러분들 받아가세요 이런 식의 지금 이것도 대접하는 문화, 이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 될까요?

◇ 김헌식 : 광주 민주화 운동할 때 시민군들한테 광주 시민들이 주먹밥을 싸서 준 게 있는데 ‘21세기에는 주먹밥 대신에 커피와 김밥으로 대체했다’ 이렇게 하는데 사실 시위 현장 가시면 굉장히 오랜 시간 앉아 계시기 때문에 화장실도 그렇지만 추위에 몸을 녹여야 될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커피 선결제로 시작을 한 거죠. 그래서 그 근처 커피집에 결제를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한 분이 100잔 이상, 200잔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다만 좀 아쉬운 거는 선결제해놓은 것을 다른 분들이 좀 편취한다는 얘기가 있어가지고 이런 것들은 선한 영향력을 훼손하는 거기 때문에 가짜 뉴스인지 모르겠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해보게 됐습니다.

◆ 박귀빈 : 끝으로 이게 지금 해외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 진짜 요즘엔 다 케이가 들어가니까 K-집회라는 용어까지 기사에 나왔던데 해외 언론들은 이거를 어떤 식으로 분석하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걸로 보세요?

◇ 김헌식 : 해외 외신 같은 경우는 ‘댄스 파티장이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더라고요. 근데 댄스 파티장은 전 아니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굉장히 두려움과 공포심이 발로해서 저는 청소년들이 나왔다고 보거든요. 예전에 광우병 쇠고기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때 진위 여부와는 달리 청소년들이 너무 공포와 두려움에 있어서 죽음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때 촛불 소녀가 왔던 거거든요. 그럼 10대, 20대가 지금 많이 나왔다는 거는 뭔가 정말 극단적인 공포감을 가졌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댄스 파티다, 케이팝을 통해서 즐기고 있다. 이거는 겉으로는 현상적인 것만 지적을 하는 거고 그 안에 있는 두려움. 그러니까 지금 젊은 세대들은 굉장히 두려움과 불안에 휩싸여 있거든요. 왜냐하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단군이래의 부모보다 더 못한 미래가 펼쳐지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고.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니까 지금 현재 삶도 유지되지 못 한다는 그런 위기감이 있다는 점. 이 점을 잘 헤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응원봉이나 케이팝이 등장했을 뿐이고 케이팝 안에 그 내용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본질적으로 얘기해야 된다. 갈등과 방황, 엄청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 버티고 살아나가야 된다라는 메시지의 중심을 이루고 그것이 세계 젊은이들한테 공유가 됐기 때문에 지금 케이팝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지, 파티 아니에요. 이런 점은 분명 외신이나 국내 언론에서도 분명히 바로 생각해야 되고 접근해야 된다고 봅니다. 다만 응원봉 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바람직한 것 같아요. 지금 SNS에 응원봉 모델이 계속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그런 점들은 제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박귀빈 : 지금까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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