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7월 26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연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신비하고도 초자연적인 현상을 뜻하는 단어죠. 오컬트. 최근 흥행에 성공한 <파묘>라든지 <검은 사제들>, <사바하> 같은 영화들 모두 오컬트 장르물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죠. 그런데 이 오컬트라는 장르가 영화나 소설을 넘어 내 삶의 현실로 다가온다면 어떨까요? A씨의 여자친구인 B씨가 가입해 있다는 한 사령카페. 이곳은 죽은 사람의 영혼인 사령을 불러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였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 B씨는 이 카페에서 스스로를 악령계의 인증을 받은 진짜 마녀라고 소개했죠. 놀라운 건 그녀를 정말 마녀라고 믿기라도 한 듯 추종하는 카페 회원들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과연 이 기이하고 이해하기 힘든 사건은 어떻게 결말이 났을까요? 사령카페 회원들은 정말 B씨의 남자친구를 살해했을까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김연준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연준 변호사 (이하 김연준) : 네 안녕하십니까 김연준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 이원화 : 네 잘 지냈습니다. 저도 무서운 영화, 미스터리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래도 현실과는 구분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한때 사령카페라고 오컬트를 추종하는 인터넷 문화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 발단이 된 게 바로 이 사건입니다. 일단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거든요.
◆ 김연준 : 저는 무서운 영화 전혀 못 보고요. 우선 당사자부터 말씀드릴게요. 당사자는 총 5명이고 가해자가 4명 그리고 피해자 1명인데요. 이 사람들은 같은 취미 활동을 공유하거나 지인의 소개를 통하는 등의 서로서로 알게 된 사이이고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친구 소개를 맨 처음에는 받아서 가해자 중에 한 명과 피해자가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다가 여자친구가 가입해 활동한다는 한 인터넷 카페에 이 남자친구도 가입을 하게 됐는데 이 카페가 보통 우리가 아는 그런 일반 카페가 아니었던 거잖아요.
◆ 김연준 : 네, 그렇죠 어떤 커뮤니티냐. 사령 그러니까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낸다거나 아니면 주술을 한다거나 오컬트적인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이처럼 하거나 아니면 좀 더 조금 더 진지한 문화로 향유하는 것이죠. 그런데 그 이용자분들 중에서도 이 여자친구분 있잖습니까. 피해자의 여자친구분은 여기에 굉장히 깊게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아까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이제 자신을 진짜 마녀라고 부르기도 했고요.
◇ 이원화 : 스스로를 마녀라고 했다고요? 이걸 진짜 믿었던 건가요?
◆ 김연준 : 그러니까 단순히 이제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이제 이러면서 호응을 해준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믿었던 건지는 알 수 없겠습니다만 이후 사건 진행 과정에서도 잠깐 엿보이는데요. 여자친구분은 주술을 건다거나 아니면 치유를 한다거나 영혼을 불러서 자신에게 빙의시키는 의식의 존재를 이제 적극적으로 믿고 또 자신이 이러한 영적인 능력을 가진 것으로 믿었던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최소한 스스로는 본인이 마녀라고 진짜 믿었던 것 같네요. 남자친구가 카페에서 탈퇴해라 설득한 이후 예상이 되기도 하는데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김연준 : 아무래도 연인 관계에 있다 보면 서로의 지인들을 소개를 시켜주기도 하고 또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맞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 남자친구분 피해자는 여자친구와 다른 카페 회원들과 메신저 대화방에서 이제 주술 같은 얘기를 나눈 것을 봤대요. 호기심에 자기도 그 카페에 가입해서 내용을 좀 보기도 했지만 사실 주술이나 이 사령이라는 게 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이 존재를 또 의문시하고 좀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또 여자친구가 워낙 여기에 진심인 편이고 또 이로 인해서 다른 카페 회원들하고 얘기를 하고 있으면서 점차 약간 성향이 변한다고 너무 심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마찰이나 불화가 점점 생긴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래서 결국 두 사람 헤어지게 된 건가요?
◆ 김연준 : 결국 이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또 메워지지를 못하면서 연인 사이였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게 됐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헤어진 것으로만 끝난 게 아니었는데요. 지인들과 함께 카페 활동을 하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차 악화되었고 또 그러면서 그 카페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또 극성인 사람들은 카페 안에서도 커뮤니티 안에서도 또 배척을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이 커뮤니티가 점점 몇 명 수준으로 이제 작아지는 겁니다. 그런 지인들과 헤어지는 과정에서 서로 욕설이나 또는 비방하는 말이 담긴 메시지 또 글을 주고받으면서 속칭 '키보드 배틀'이라고 하죠. 이런 걸 하면서 이제 관계가 굉장히 더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아무래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부정당한 것 같은 그런 분노 같은 게 있지 않았나 싶은데 그래도 말이나 글로 죽이겠다 하는 것과 실제 실행을 옮기는 건 굉장히 큰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 김연준 : 네 완전 차원이 다른 문제죠. 물론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악감정의 골이 이렇게 깊다 하더라도 이 사건처럼 여러 사람이 사전에 계획하고 또 역할을 분담해서 실제로 그걸 실행에 옮기는 거는 아예 다른 문제고요. 또 카페 활동을 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자주 나눴던 지인들이 이렇게 있었는데 또 헤어지는 과정에서 욕설 등을 하면서 다툰 내용을 서로 공유를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전 남자친구에 대한 적개심이 더욱 커진 것 같고요. 그런 지인 무리 중에 하나인 대학생 윤 씨라고 있었는데 이 사람은 뭐 일상생활에서는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온라인에서는 마치 자기가 해결사처럼 본인의 이미지를 구축을 했던 사람으로 보여요. 그래서 윤 씨가 전 남자친구 피해자를 이제 죽이길 바라는 것인지를 이제 반복적으로 묻는 등 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 이원화 : 진짜 실제 범행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 김연준 : 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얘기로 나누는 거기도 하고요. 저 좀 믿기가 어려운데 실제 범행으로 계획을 하고 이어지는 수순까지 온 것 같아요. 전 남자친구랑 싸우고 이런 정도면 서로를 이른바 손절하고 연락 안 하고 차단하는 게 일반적인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피해자 전 남자친구가 선물 가져왔으니까 만나자 또 이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고 화해를 희망하면서 이들이 만나기로 약속을 하게 됩니다. 피해자가 실제로 만남을 조금 희망했던 부분, 만남을 요청했던 부분이 어떻게 보면 역으로 살해할 범행의 기회로 작용했던 겁니다.
◇ 이원화 : 결국에는 어떻게 됐습니다.
◆ 김연준 : 피해자는 갈등을 빚었던 전 여자친구를 포함한 그 지인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공원으로 찾아왔습니다. 나눠줄 선물까지 들고 왔는데 멀리서 찾아오는 거니까요. 공원으로 와라 공원에서 만나자. 어떻게 보면 이 가해자들이 유인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피해자가 공원에 앉아 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한 대학생이 먼저 이 피해자의 뒤에서 목을 조른 다음에 지인 무리 중에 한 명인 다른 가해자 한 명도 미리 그 해결사가 준비했던 접이식 나이프가 있거든요. 흉기를 이용해서 피해자를 여러 차례 공격했습니다. 앞서 4명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여자친구가 있었고 나머지 3명인데 나머지 1명은 다른 사람이 다가오거나 방해하는 사람이 없도록 좀 망을 보았다고 합니다.
◇ 이원화 : 피해자는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사망했나요?
◆ 김연준 : 네 이게 저도 해당 사건 판결문을 실제로 조금 확인을 해서 공개된 부분을 확인을 했을 때는 그 해결사가 준비했던 범행 도구 흉기가 접이식 라이프뿐만이 아니라 40cm 길이의 쇠파이프 같은 둔기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여러 차례 공격을 당했고 피해자는 다발성 상해를 입고 그 자리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이원화 : 해당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따져보면 실제 범행을 저지른 2명의 남성, 그리고 함께 현장에 와서 망을 본 여성, 그리고 죽은 피해자의 여자친구였던 A씨도 이 범행 실제 발생할 거 다 알고 있었다고 봐야겠죠. 청부 살인 이렇게 볼 여지도 있는 겁니까?
◆ 김연준 :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사실 죽여달라고 했기 때문에 죽였다 보니까 좀 말을 거칠게 표현하면 청부 살인으로 볼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근데 형법상 살인교사죄가 적용되는지 여부, 이런 부분이 쟁점이었는데 일단 판결문에 나왔던 내용을 보시면 이 여자친구분도 죄책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살인 교사는 아니라 결국에는 살인 방조죄 혐의가 적용돼서 처벌을 받았거든요. 사건 내용으로 다시 돌아가면 실제로 분담을 했던 가해자 세 사람은 전 여자친구 방조범 혐의가 적용된 A씨도 함께 들어와 있는 메신저 방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피해자를 함께 살해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범행 도구는 내가 가지고 있다거나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도구가 어떻게 된다 언제 만나게 된다거나 계획이 더 구체화되고, 또 결심이 더 굳어지게 되었고 이 사람을 그냥 단순히 죽었으면 좋겠다 처리를 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좀 구체적인 살인의 계획이 점차 짜여지게 된 겁니다. 그래서 도구는 무엇으로 할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좀 범행을 저지르고 난 다음에 발각이 될 가능성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 서로 얘기를 나눈 정황도 있거든요. 전 여자친구인 그 A씨는 납득을 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범행 당일에 이제 나머지 피고인들과 함께 이동하던 중에 갑자기 집으로 귀가해야 된다 면서 나머지 3명과는 헤어졌다고 해요. 그런데 이전까지 같은 메시지방에 포함됐다는 점을 봤을 때 나머지 가해자들이 실제로 범행 계획을 짜고 있고 또 살해를 할 목적이 진심이고 또 이런 발생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묵인해서 사실상 이를 방조한 것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범행을 실제로 진행한 3명은 살인 및 사체 유기 등의 공범으로서 기소가 됐고, 또 a 씨 또한 전 여자친구 또한 피해자에 대한 살인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돼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 이원화 : 더 충격적인 건 가해자들의 나이죠.
◆ 김연준 : 네 그렇죠 이 사건도 좀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에요. 근데 가해자들의 사건 당시 나이는 이제 4명이지 않습니까? 많아봐야 대학교 1 2학년 한 스물둘 셋 이 정도였고요. 가장 어린 가해자는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미성년자거든요.
◇ 이원화 : 판결이 혹시 어떻게 나왔습니다?
◆ 김연준 : 주범 2명은 각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또 가장 나이 어린 고등학교 1학년인 가담자는 소년법이 적용돼서 소년법이 적용되면 우리가 부정기형이라고 해서 이제 장기 몇 년, 단기 몇 년 이렇게 선고를 하거든요. 장기 12년 그러니까 12년을 초과하지는 못하고 단기 7년의 징역을 선고를 받았고요. 또 살인 방조의 공소사실이 인정된 그 전 여자친구 또한 징역 7년이 선고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친 게 아닙니다. 그 피해자 B씨의 유족들은 당연히 가해자들 본인에게 그리고 또 일부 가해자들 미성년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의 책임도 함께 물어야 된단 말입니다. 미성년자인 자녀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장례비와 정신적인 손해배상금 등이 위자료죠. 수억 원대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이제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 이원화 : 사건 엑스파일 오늘은 인터넷 사령카페에 심취한 일당이 저지른 잔혹한 살인 사건 살펴봤습니다. 비현실적이고 비뚤어진 망상이 결국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아주 끔찍한 사건이었는데요. 자칫 이 사건이 주류가 아닌 이색 대화 문화를 즐기는 다른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잘못된 편견으로 작동하지 않았을지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