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영화 '서울의 봄' 직관한 역사학자 "이성민 배우 명연기에... 씁쓸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11-29 15:04  | 조회 : 1207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11월 29일 (수)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김재원 역사학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죠. 이 영화는 실제 12.12 사태. 군사반란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적 상상력을 입힌 작품인데요.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가 주도한 군사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 동안을 집중해서 담아냈습니다. 영화에서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를 연상하게 하는 인물이 배우 황정민 씨가 연기한 전두광 보안사령관이고요. 군사 반란에 끝까지 맞섰던 인물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 역은, 배우 정우성 씨가 연기했는데요.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은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입니다. 그렇다면 영화와 실제 역사. 얼마나 같고 또 얼마나 다를지. 김재원 역사학자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죠. 안녕하세요?

◆ 김재원 역사학자(이하 김재원) : 네, 안녕하십니까?

◇ 박귀빈 : 예, 선생님은 영화 보셨나요?

◆ 김재원 : 네, 영화 보고 왔습니다.

◇ 박귀빈 : 네, 역사학자께서 영화를 보신 느낌도 굉장히 궁금한데. 일단 한 줄 감상평 먼저 좀 전해주실 수 있어요?

◆ 김재원 : 영화 자체로는 굉장히 재밌게 봤고요. 역사 연구자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 박귀빈 : 그렇군요. 한번 이야기를 시작을 해보죠. 18년간 장기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1979년 10월 26일 그날 밤의 이야기로 영화가 시작되는데요.영화 제목이 <서울의 봄>입니다. 일단 이게 어떤 의미인지 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 김재원 : 다들 아시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서울의 봄’이라고 하는 그 표현은 영화에서 묘사한 그 날을 의미하는 거는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저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영화에 어떻게 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울의 봄이라는 용어는 그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고. 어떤 당시에 10.26 이후에, 민주화를 향한 시민들과 학생들의 어떤 숭고한 희생 같은 걸 의미하는 역사 용어거든요. 그걸 12.12 쿠데타를 다루는 영화에 꼭 써야 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거죠. 원래 서울의 봄이라는 역사 용어는 79년 10.26 사건 이후로 5.17 쿠데타가 한 번 더 일어나거든요? 그 전까지, 그 전까지의 민주화를 향한 시민들의 목소리들을 총칭해서 이르는 표현을 서울의 봄이라고 하고. 그 표현 자체는 68년에 있었던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의 봄에 빗댄 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걸 이 표현을 군인들 간의 어떤 권력 다툼에 사용한다는 게. 역사 연구자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었죠.

◇ 박귀빈 : 이 영화를 만든 김성수 감독 같은 경우는 제목에 대해서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사실 이 영화를 찍을 하면서 1년을 고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혹시 군사반란 세력을 어떤 멋진 악당처럼 표현이 될까 봐, 1년을 고민했다고 하는데. 서울의 봄이 이제 끝난 그 시기를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요. 그런데 어쨌든 역사학자님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영화에 보면 두 인물의 대립각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거든요.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전두광, 장태환을 모티브로 한 이태신. 이렇게 두 인물이 나오는데. 사실 전두환 씨에 대해서는 뭐 다 알지만, 장태완이라는 인물은 잘 몰랐던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인물입니까?

◆ 김재원 : 나이가 조금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제5공화국>이라는 MBC 드라마가 있었잖아요? 거기서도 굉장히 인상 깊게 나왔었던 인물이고요. 실제 인물을 살펴보면 1931년생이시고요. 원래 대구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한국전쟁 터지고, 육군 종합학교에 지원해서 11기로 임관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그게 조금 의미가 조금 있거든요. 그러니까 육군 종합학교 출신들이, 물론 이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제 정식 육사생들에게 좀 무시받는 걸로 이렇게 좀 그려지잖아요? 근데 당시 이제 육군 종합학교 출신들, 갑종이라고 불리는 거는 또 다른 출신들입니다. 갑종 출신과 육군 종합학교 출신이 또 다르거든요.

◇ 박귀빈 : 보통 갑종 장교 이런 표현 들어본 것 같아요.

◆ 김재원 : 갑종 장교라는 표현은 이제 학사 장교랑 조금 비슷하게 한 6개월 정도를 훈련을 받는 거고. 육군 종합학교 같은 경우에는 진짜 바로 교육받고, 바로 실전에 투입되는 장교들을 길러내는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이 육군종합학교 출신 분들은 바로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여야 했기 때문에. 임관한 장교분들 가운데 한 4분의 1 정도가 부상당하거나 사망을 합니다. 실제로. 그러니까 장태완 장군 같은 경우는 그 전쟁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출신 장교였었던거죠. 그래서 그 살아남은 이후에도 그러다 보니까 이제 좀 자부심들이 있으셨던 분들인 거죠. 그래서 바로 전역을 안 하시고, 전쟁 끝나고 나서도 군에 남아 있는 경우들이 꽤 있으셨고요. 그래서 일단 베트남 전쟁도 참전을 하시고, 그 이후에 이제 계속 야전으로 돌기도 하셨다가. 그 영화에 보면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으로 나오시잖아요? 그 전에는 수경사령부 참모장으로 2년 정도 근무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시다가 이제 수경사령관으로 임명이 되시는 거죠.

◇ 박귀빈 : 사실 영화 속에서 정우성 씨는 이 실존 인물의 성격이 실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차분하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나오잖아요. 근데 예전에 아까 말씀하신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는 그 당시에 김기현 배우가 있었는데. 그 때는 막 엄청 막 무섭게 호통치고, 막 불같은 성격. 이렇게 나왔던 것 같아요.

◆ 김재원 : 네. 아주, 아주 유명한 장면들이잖아요? 근데 보통은 일단 허구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단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5공, 5공 사람들이 자문을 해 주었을 정도로 좀 굉장히 고증에 철저했었던 드라마였었거든요. 그리고 12.12 군사쿠데타와 관련해서는 재판도 있었고, 그 이전에 5공 청문회가 또 따로 있었었잖아요? 그 때 당시에 전화 통화했었던 내용들은 다 도청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건 이미 공개가 된 내용입니다.그래서 그건 허구는 아니고. 영화에서처럼 좀 조금 격한 표현들이 좀 나오기도 합니다.“니네 뭐 이거 선전포고다”, “나는 죽기로 결심한 사람이다.”

◇ 박귀빈 : 실제 그 녹음 음성에서는.

◆ 김재원 : 네, “반란군 O의 새O! 전차를 몰고 날려버리겠다!” 이런 표현들이 실제로 등장을 합니다.

◇ 박귀빈 : 실제 장태완 장군은 그런 표현을 썼다는 거죠?

◆ 김재원 : 네, 실제로 이 녹음돼 있는 거니까요.

◇ 박귀빈 : 그러니까요. 그 말씀을 해 주시는 거고. 이제 보면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에 영화 속에서 이성민 배우가 연기한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이 나오는데. 정 총장이 장태완 장군을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임명하거든요.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그 과정에서 이 정 총장이 장태완 장군에게 수경사를 맡길 수밖에 없는 어떤 고뇌가 막 드러나요. 그래서 실제로 당시에 정 총장이 장태완을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임명한 배경은 뭐였을까. 아까 말씀하셨지만, 육사 출신도 아니었고 그랬잖아요?

◆ 김재원 : 네, 그건 정승화 총장만 알 수 있는 거 것 같은데. 그 이거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데. 영화에서는 사실 좀 정승화 총장이 이성민 배우가 또 연기를 너무 잘하셔가지고. 대단히 정의롭고, 뭔가 영화 제목에 어울리는 서울의 봄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이렇게 그려지잖아요? 그런 인물은 아닙니다.

◇ 박귀빈 : 실제 그렇지 않습니까?

◆ 김재원 : 우리가 꼭 기억했으면 좋겠는 건, 12.12 군사 쿠데타는요. 그 안에 핵심적인 내막은, 군대 내 권력 다툼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 되는 것 중에 하나는. 신군부가 워낙 절대 악처럼 그려지다 보니까. 그리고 절대 악도 맞고요. 그런데 우리가 또 잊고 있는 게 신군부 이전은 유신이라는 것.

◇ 박귀빈 : 네.

◆ 김재원 : 유신이 나쁘냐, 신군부가 나쁘냐를 따지는 게, 이런 지금의 상황이 굉장히 좀 저는 씁쓸하거든요. 정승화 총장은 유신 시절에 육군 참모총장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5.16 군사 쿠데타에 참여했던 사람이고요. 유신 정권이 수립된 이후에는, 그 누구보다 정치군인으로서 군대 내에서 입지를 다졌던 인물이거든요?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자신보다 한참 후배였었던 전두환이나 아니면 몇몇 군인들이 하나회라는 이름으로 이런 사조직으로 묶여서,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것 같으니까. 하나회 외에 다른 출신 인물들을 물색했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좀 들고요. 이걸 역사적으로 평가라고 하면 군대 내 권력 다툼이죠. 뭐.◇ 박귀빈 : 영화 속 배역들이 대부분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해서 이제 배역이 나오는데. 이거 뭐 내용은 굳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실 필요는 없고. 아직 지금 영화가 한창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기 때문에. 학자님이 봤을 때, 그 영화 인물에 나오는 그 인물별로 싱크로율이 가장 높은 사람 누구라고 보세요?

◆ 김재원 : 싱크로율이요? 전두광 아닐까요?

◇ 박귀빈 : 전두광.

◆ 김재원 : 나머지 분들은 너무, 노태우 역할을 하셨던 분도 너무 잘생기셨고. 싱크로율이 좀 안 맞고요. 전두환 같은 경우는.

◇ 박귀빈 : 외모도 비슷하게 했죠?

◆ 김재원 : 네, 맞습니다.

◇ 박귀빈 : 당시에 전두환과 12.12 군사반란 일단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보면, 주도했던 군내 사조직이 하나회라고 있었습니다. 근데 영화에서도 그려지고, 실질적으로 이 역사에 보면 그 내용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도대체 하나회라는 조직이 어떤 조직이었길래. 이렇게 그 세력이 막강할 수 있나? 저는 사실 그런 의문이 들긴 하더라고요. 어떻습니까?

◆ 김재원 : 하나회라고 하는 조직은, 생긴 지는 그 사건 기준으로. 12.12 군사쿠데타 기준으로 생긴 지는 굉장히 오래됐고요.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중심으로 먼저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인데. 원래는 오성회라고 불리는 조직이었어요. 5명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7명으로 늘어서 칠성회가 됐다가, 그게 조금씩 커져나가면서 이제 하나회. 국가와 우리는 하나다. 뭐 이런 느낌으로 하나회라고 하는데. 그 하나회의 주축이었던 사람들이 박정희 정권 당시에 군내 핵심 세력들로 성장을 하게 되면서, 사실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12.12 군사쿠데타 때도, 0.1%도 되지 않아요. 전체 장교 안에서는. 그리고 그날 밤을 미국, 미국에서 회고할 때, 미군들이 회고할 때, 대령들의 밤이라고 이렇게 표현을 하거든요?그 말은 당시 하나에 소속되어 있었던 대령급 장교들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그들이 직접 군을 움직일 수 있는 실무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보니까 비 하나회의 장성급들의 사령관급들까지도 억누를 수 있었던 거죠.왜냐하면 자기가 실제로 군을 이끌 수 있잖아요. 그런 조직이었는데, 이제 12.12 쿠데타 이후에 더욱 급성장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하나회에 줄을 대면 나도 관에서 진급할 수 있게 된 게 명확해졌던 사건이거든요.

◇ 박귀빈 : 당시 장태완 사령관이 반란 세력에 가장 강하게 저항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12.12 군사반란 일어나기 직전에 장태완 사령관을 전두환이 초청하잖아요.만찬 자리에 가게 돼요. 그래서 작전명, 일명 생일집 잔치. 이런 것들이 나오는데. 이제 그런 식으로 해서 한 쪽에 이제 모아놓고, 이제 반란을 일으키는 건데. 저는 이제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러니까 12.12 군사반란군의 이제 성공으로 끝나지 않습니까? 사실 이 결과는 정해져 있는 건데 영화를 보면 굉장히 답답하게 나와요. 아무리 애를 써도 못 막고. 근데 이제 보면서 저래서 힘들었겠구나, 저러니 못 막았겠구나 이런 탄식이 나오고. 그래서 대부분의 관객이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 심박수 챌린지 SNS 열풍한다잖아요? 실제로 당시 진압군이 반란군 세력을 막지 못했던 이유는 뭐였다고 보세요?

◆ 김재원 : 방금 말씀드렸었던 것처럼. 하나회.

◇ 박귀빈 : 하나회.

◆ 김재원 : 실무진 장교들이 워낙 거기에 이제 충성을 다하고 있었고. 가장 컸던 건 거기서도 이제 노태우 역할로 나오시는 분이 그 얘기를 하잖아요? 학연, 지연 이런 거 다 따지지 말고 전화 다 걸어. 그게 줄세우기였었던 것 같아요. 이제 세상은 바뀔 텐데, 누구에게 줄을 설 것인가를 판단해야 되는, 각 군인들의 입장을 표명해야 되는 시점이 됐던 거였죠.거기에서 사람 관리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조폭 조직처럼, 하나회라는 조직이 성장을 하다 보니까 누군가는 그런 욕망들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군인들 입장에서는 아, 저기 줄대면 뭔가 내 군으로서의 어떤 입지가 달라질 수 있겠네? 라고 하는 것들을 자극하게 됐었던 밤인 것 같습니다. 12월 12일의 밤은.

◇ 박귀빈 : 이번 영화는 사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상상력이 보태진 작품이기 때문에 이제 사실과 다른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아마 이 영화를 보시고, 실제 역사적으로는 어땠는지 한번 찾아보실 것 같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그리고 12.12 사태 이후에 5.18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지는 격동의 시기인데. 12.12 군사반란, 우리 현대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십니까? 한 20초로 마무리해 주시죠.

◆ 김재원 : 전두환과 하나회. 그리고 그 하나회에 끼고 싶어 했었던 군인들의 욕망이 펼쳐졌었던 첫 장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우리는 역사적으로 결과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이 5공화국이 성립되는 과정으로만 비춰지는데. 처음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이 시기는 서울의 봄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고요.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와 기회가 열려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는 것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재원 역사학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재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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