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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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전세사기, 세입자 수난사의 익숙하고 오래된 이야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6-02 17:33  | 조회 : 126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방송일 : 202362(금요일)

대담 :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전세사기, 세입자 수난사의 익숙하고 오래된 이야기

 

-보증금 미반환 사태, 앞으로 계속 더 닥쳐올것

-부실채권에 대한 매입은 추가적으로 이뤄져야

-전세제도 통해서 주택의 금융화 이뤄져

-임대료 협상 권한, 임차인 권리 강화 이뤄져야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지난주 금요일부터 5주 기획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전세사기 연속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하는데요. 전세사기에서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를 공론화하고 대책을 함께 논의해 봅니다. 오늘 그 두 번째 시간이고요. 오래 있어왔던 전세사기 논란,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해결책은 뭐가 있을지 짚어보고요. 전세라는 주거 형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이하 김윤영)> , 안녕하세요.

 

박귀빈> 최근에 불거진 전세사기와 같은 주거 문제에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들이 한데 모여서 나온 집합체이런 표현을 어디서 쓰더라고요.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걸까요?

 

김윤영> 지금 발생하는 피해 유형들을 보면 전세사기뿐만 아니라 흔히 말하는 깡통전세, 그러니까 전세금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상 집의 매매가가 더 낮거나 아무것도 남지 않는 그런 전세 유형들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인해서 발생하는 보증금 위반한 사태가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점이거든요. 물론 이번 정부가 제정한 특별법에서는 전세사기만을 대상으로 하겠다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실제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문제는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앞으로 계속 더 닥쳐올 것이라는 위기 그 자체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걸 원인을 하나로 진단하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어려운 것 같고 주택 공급의 역사라든지, 그리고 임대차보장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리고 실제 사람들이 집을 구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정보의 격차가 어떤지, 그리고 현재 한국 사회의 집을 둘러싼 금융질서가 어떤지. 이런 것들을 모두 다 통괄한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귀빈> 정말 복합적인 원인이 다 엮여 있는 거라서 이게 어디서부터 풀어야 될지가 상당히 힘들겠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그 실의 끝을 찾아가 봐야 될 것 같은데, 지금 방금 잠깐 말씀하셨지만 전세사기특별법이 지난주에 통과가 됐어요. 그런데 피해자분들은 이게 반쪽짜리 법이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이유가 말씀하셨던 보증금 미반환, 보증금 회수. 그 부분이 제대로 해결책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피해자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갖고 있고 우려하는 문제, 특별법 내에서 어떤 것들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김윤영> 일단 제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피해 유형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피해 사실은 동일하거든요. 유형이 다양하다 보니까 이 유형을 모두 다 좀 포괄할 수 있게 폭넓게 특별법이 피해자를 정의를 해야 되는데, 여기에서부터 첫 단계로 실패한 게 있습니다. 피해자로 특정을 하더라도 보상 대책은 세워지지 않는다든지, 대상자를 정의는 했지만 피해구제 대책으로는 연결이 안 되는 이런 문제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책의 전체 내용이 또 새롭게 빚을 내야 된다는 대책으로 귀결이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현재 피해자들은 전 재산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거대한 빚을 떠안게 되었는데, 여기에 또다시 신규 대출을 얻는 게 정부 특별법의 내용이라는 게 너무나 당황스럽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고 계십니다.

 

박귀빈> 피해 유형이 워낙 다양한데, 지금 그 다양한 피해자를 다 담지 못하는 것이고요. 그 문제도 일단 가장 큰 문제일 것 같고 말씀하셨듯이 원래 나의 자산인 보증금도 떼이는데다가 대출 받으신 분들은 지금 대출이 연체 되고 그러면 빚만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현실적으로 대안이 안 될 것 같다. 지금 이런 우려가 있으시다는 거죠?

 

김윤영> 지금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이 지난 228일부터 다섯 분이 계신데요. 그중에 네 번째로 돌아가셨던 서울 양천구의 피해자 같은 경우에는 과로로 사실은 돌아가신 거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분 같은 경우에는 금리가 변동금리여서 최근에 금리가 굉장히 많이 올랐잖아요. 그래서 대출을 받았었던 돈에 대한 이자를 내느라고 투잡, 쓰리잡을 전전하고 계셨고 또 그러는 와중에 자신과 임대인이 같은 피해자들을 모아서 법률 대응을 한다든지. 경찰에 수사 고발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하는 데 굉장히 일신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이 모든 것들을 좀 감당하려고 하셨지만 그러기에는 개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저희는 그분의 죽음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대책이 결국에는 또다시 대출을 받으라는 것으로 귀결되었다는 게 무척 안타까운 점인 것 같고 빠르게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귀빈> 특히 피해자분들이 계속 말씀하셨던 거는 보증금 문제인 건데, 그래서 보증금을 먼저 정부에서 피해자들한테 주고 정부는 건축주나 그들한테 나중에 회수를 해라. 이거를 요구하시는 거죠. 그래서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인 건데 문제는 핵심적인 그 내용이 지금 특별법에 빠져 있다. 이 부분을 가장 좀 토로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강력하게 반발하시는 건데, 그래서 지금 피해자분들의 입장이 아까 빠른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현재 법안, 이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입장이실까요?

 

김윤영> 만약에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면 특별법 통과 자체를 반대했었겠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는 피해자들이 이런 일을 한국 사회에서 많이 겪는 것 같은데 최악과 차악 사이에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기보다 이마저도 통과가 안 되면 지금 당장 이자만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가까이 내신다는 분들도 있거든요. 이런 분들이 빨리 저리 대출이라도 갈아탈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완전히 반대를 하기에는 좀 어려웠으나 이게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치냐고 할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그래서 만족스러운 특별법은 당연히 아니었고,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한 특별법이냐고 생각했을 때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말씀하신 것처럼 보증금에 대한 채권 매입이라든지, 그리고 최우선 변제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그 정도라도 좀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보자라는 제안을 끝까지 담지 않았던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증금 채권 매입 같은 경우에 심상정 의원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 한 50% 이상의 수준에서 채권을 매입하자라는 내용이었고, 그리고 민주당의 안 같은 경우에는 시장의 적정 가격에 채권을 매입하자라는 안이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그것도 전액을 보장하는 안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회수금이라도 가지고 집을 나갈 수 있거나 다음의 삶을 살 수 있어야 된다라고 피해자들은 생각을 한 거죠. 왜냐하면 개인들로서는 이게 한 번 발목을 잡히게 되면 경매 절차가 언제 끝날지, 또 상속 문제가 걸려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사망한 임대인의 상속자들을 모두 다 찾아야 되는 어려움들까지 겪고 있거든요. 이 모든 절차를 끝내는데 3년이 걸릴지, 4년이 걸릴지 사실 모릅니다. 그럼 일상이 지옥이 되어버리고 마는 거죠. 그래서 우선 적은 돈이라 할지라도 일단은 보증금을 회수하고, 그 과정을 정부가 대리해서 보증금을 최대한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을 한다든지, 아니면 또 다시 그 채권을 지렛대 삼아서 그 주택을 매입해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을 한다든지, 이런 선택들을 할 수 있다고 봤었던 거죠. 그런데 아쉽게도 그 방안이 빠지게 되었는데, 저는 향후에라도 꼭 추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사실 이런 부실채권에 대한 매입은 정부에서 이미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는 하고 있는 거거든요. 국민들이 이렇게 집단적인 어려움에 빠졌을 때 그 같은 조치를 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저는 정부로서는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보증금 채권 매입 방안이라든지 최우선 변제금에 대한 보장 방안, 이 두 가지가 시급하게 논의가 다시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귀빈> 정부가 최선을 다했는가. 그 부분에 의문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특별법 처음에 제정이 됐을 때 국토부 관계자분 연결해서 궁금한 것들을 여쭤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다라는 표현을 사실은 하셨었고 정부 입장도 있을 거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시각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느냐가 다시 한 번 봐야 되는 부분인 것 같은데 경제적 약자와 강자이렇게 표현을 만약에 해 본다면 지금 현재에서 약자라면 전세사기를 입은 세입자분들일 것이고 강자라면 건축주나 임대인이 될 거예요. 지금 시점에서 바라볼 때요. 그럼 여기서 건축주나 임대인, 아까 말씀하셨지만 보증금 채권 매입을 해도 결과적으로 금융기관 쪽에 우선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인식이 지금 기울어진 부분도 없지 않은가,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윤영>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이 위급함에 대해서 감각이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이런 생각도 했었는데요. 이제 정부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는 사실 경매 중지라든지 아니면 피해 주택을 공공 매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절대 불가하다라는 입장을 계속 고수를 했었죠. 그런데 계속해서 피해자들의 사망이 이어지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니까 몇 가지 제안했었던 대안들 중에서 할 수 있는 것들만 최소한 선택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 건데요. 저는 이 문제를 정부가 훨씬 중요하게 다뤄야 되는 이유가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은 전 재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이것을 잃고 나면 이후에 경제적인 회복이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가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우리가 사회를 함께 이루고 살아가는 이유에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여러 가지 위험들을 함께 해결하는 데 목표가 크게 있다고 생각해요. 이 보증금, 완전히 전 재산을 잃어버린다는 거대한 함정에 누군가 빠지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것에 대해서 정부가 충분히 시급성을 느끼고 중요성을 느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의문이 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귀빈> 정부에서도 이번에 법안을 제정을 해서 마련을 했지만 앞으로도 추가 입법 보완한다는 의지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충분히 대화의 장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지난번에 피해자 측 입장을 들었을 때 그런 말씀을 하긴 하시더라고요. 나는 지금 여기서 지원받는 건 없지만 말씀하셨듯이 피해 유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 특별법 안에서 조금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는 분도 분명히 계실 거란 말이죠. 그런 분들은 법안을 통해서 지원을 해드리되, 전체 피해자분들이 원하시는 보증금 일부라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대화 채널을 통해서 소통을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논의가 필요할 것 같고요. 일단은 주거 문제에 대해서 한번 좀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게 유독 한국에만 있는 제도다. 왜 한국에 전세제도가 이렇게 유일하게 있는 것인가. 그런 의문점들이 굉장히 많았었어요. 그런데 지금 전세 거주자가 2020년 기준으로 국민의 15.5%라고 합니다. 325만 명 넘는 가구라고 하는데, 엄청난 규모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이 아무리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제도를 없앤다고 하거나 그러기에는 사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수요가 퍼져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야 될까. 이런 고민도 많이 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김윤영>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것들이 있었잖아요. 한국에서는 전세사기 같은 방식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은 전세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전세제도를 통해서 주택의 금융화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게 더 옳다는 거죠. 만약에 전세제도가 없었다면 다른 방식으로도 저는 또 일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세제도가 문제가 없냐 하면, 뭐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전세제도를 구성하고 있는 다른 사회제도들을 함께 바라보지 않고 전세제도만 문제로 지목하면 저는 월세의 엄청난 상승 말고는 결과가 나오는 게 없을 것 같아요. 당장 지금도 전세 기피한다고 하니까 100만 원짜리 고시원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호텔식 서비스 고시원 이런 것들이 나왔다고 하는데 어쨌든 한국의 주택 공급이 민간을 중심으로만 계속 이루어져 왔잖아요. 그리고 그 민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주택 공급 안에서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2년짜리 임대차 계약으로 굉장히 짧았고, 계약이 종료되고 새로운 계약을 맺을 때는 그 가격 상승에 대해서 세입자들이나 정부나 통제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거죠. 통제할 수단도 없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집으로 돈을 버는 일에 대한 보호는 막강하게 이루어진 반면에,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주택을 제공하는 일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대단히 부실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가지 사회 정책이 결국에는 전세사기로 나타난 것인데, 여기에서 또 가장 중요한 문제 중에 하나는 한 2010년도 정도부터 한국에서 전세제도대출을 대단히 확대했다는 점을 좀 주목을 해야 되겠죠. 그래서 개인들이 전세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폭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그러다 보니까 2020년 정도에 이르러서는 전세가율이 거의 90% 정도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이게 어쨌든 누군가의 주머니로 간 거거든요. 집을 임대한 사람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건데, 이것에 대한 부담은 만약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세입자들이 전부 다 쓸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거죠. 그래서 그 안에 보호 대책이 없었던 것이죠. 아니면 지금 임대차 시장에서 사람들이 집을 선택할 때 충분히 안전하거나 안정성이 있는 집이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집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한다고 해도 이런 위험을 항상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점에 대해서 주목을 해야 된다는 거죠. 전세제도 자체만 문제로 지목하는 것에 대해서 저는 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또 다른 부담을 새롭게 세입자들이 덮어 쓰는 식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 주택이 금융화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어떤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었는가. 그럼 앞으로 그런 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좀 구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봅니다.

 

박귀빈> 맞습니다. 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재산을 형성하는 가장 좋은, 어쩌면 확실한 수단이 사실은 부동산이었어요. 그건 사실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니까 원래 돈이 있고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사람 말고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돈 없는 젊은이들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영끌에서 대출 받는다는 말도 나오는 거고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미 충분히 가진 사람은 더 큰 부를 형성하기 위해서 또 부동산을 활용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제로나 마이너스에서 시작한 분들은 오히려 점점 더 소외되고 밀려나고요. 그러니까 이런 과정들이 다 복합적으로 연결이 된 것 같은데, 일단 전세시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없애거나 이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요. 그렇다면 새로운 대안, 새로운 모델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것도 같이 논의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독일이나 이런 데도 이야기하는 전문가분들이 계시던데요?

 

김윤영> 독일이나 이런 데에서는 세입자 협회가 워낙 강하게 있고 그래서 임대료에 대한 협상의 권한도 법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과 주거를 둘러싼 역사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가능할까라고 생각할 때 저는 단순히 제도를 수입하는 걸로는 잘 안착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방법이 한국에는 왜 없는가에 대한 질문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이거는 결국에는 임대료를 누가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얘기거든요. 이거는 누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라기보다는 사회적 약속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과도하게 너무 빠른 속도로 임대료가 올라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된다. 그렇게 공급되는 주택은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곳이어야 된다. 이런 것들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 우리가 지금 독일의 일부 좋은 제도들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일 텐데, 사실 그 제도만 단순히 수입한다고 해서 된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실제 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없애가는 과정을 통해서 어디론가 도달해야 되는 과정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이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서 피해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얘기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요. 우리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자는 것을 넘어선다. 그러니까 우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후의 피해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는 아무런 해결 방안을 갖고 있지 못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얘기하는데요. 저는 정말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피해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이 문제를 재발시키지 않을 수 있는 방법으로 연결되는 것. 여기까지가 저는 주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새로운 합의의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귀빈> 주택 문제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사회적 약속. 그런데 그 전제 사항은 인식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 인식이 변화돼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부동산이라는 게 지금 같은 경우는 집이 그냥 소유의 대상으로 돼버린 측면이 있는데, 사실 집은 주거 공간이고 우리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잖아요. 의식주의 란 말이죠. 그래서 그 주거공간이라는 인식의 전환 그리고 실천의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김윤영> 그런 것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의 전환이 필요할 텐데요. 저는 그거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생각을 계몽시켜서 달성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실제 그게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사회에서 집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평생에 걸쳐 추구하는 하나의 이상이잖아요. 더불어서 사회보장제도가 부실한 한국 사회에서 집이라도 갖고 있지 않으면 미래가 더욱더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있고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집 한 채를 갖기 위해서 혹은 월세를 받는 미래를 꿈꾸면서 무언가를 선택해 온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결과를 보자는 거죠. 그 결과를 보면 개인들로서는 너무나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것이 사회적으로는 별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사회의 결과를 만드는 방식을 바꿔야 되겠죠.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꿔 나가야 되는데, 여기에서 새로 만들어져야 되는 것들에서는 일부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다시 발생시키지 않겠다라는 장기적인 안목과 확실한 계획, 그리고 꾸준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겠죠. 어쨌든 저는 그 과정에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것들을 어떻게 더 많이 공급할 것인가, 그래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을 많이 해서 위험한 주택이라든지, 불안정한 주택을 선택하지 않고도 다른 대안이 있게끔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 같고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계약이 이루어지는 게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90%가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에게는 아무런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이라든지, 지금 현재 주택이나 임대인이 어떤 상태인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박귀빈> 필연적으로 임대인이 강자가 되고 임차인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윤영> 그렇죠.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좀 바꿔낼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가 요구하고 있는 최우선 변제금의 문제 있잖아요. 이런 것들 같은 경우에도 임차인의 보증금을 실제로 보호하는 방식으로 꾸려져 있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어떻게 바꿀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 이후의 사회 제도를 바꾸는 데 영향을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귀빈> 알겠습니다. 집은 인간 생활에 필요한 기본요소 중 중요한 하나, 주거공간입니다. 사기나 투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는 삶의 터전인건데, 최근에 드러난 전세사기로 인한 문제점을 계기로 해서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공공의 인식과 공공의 역할과 또 주거형태의 새로운 모델 같은 것도 함께 논의하는 그런 대화의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도 한쪽으로 가져보기도 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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