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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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이재정 “호텔에서 박수받은 尹, 일본에서는 박수 칠 수밖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3-21 09:00  | 조회 : 1762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3년 3월 20일 (월요일)
■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담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외통위 간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이재정 “호텔에서 박수받은 尹, 일본에서는 박수 칠 수밖에”

-한일 정상회담 조급했다, ‘삼각 동맹’이라는 말 꺼냈으면 안 돼
-자위대 진주 가능성 있어, 북한을 명분으로 한반도 개입할 수도
-후보 시절 한일관계 개선 천명한 尹, 외교전략 상대방한테 노출
-독도와 위안부 문제 있었을 것, 한일관계보다 일본 이익에 방점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하 신율)>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3부, ‘정면인터뷰’로 시작합니다.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12년 만에 열린 정상회담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데요. 다만 회담 결과를 두고 여야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죠. 야당 입장은 어떤지 국회 외통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 스튜디오 모시고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외통위 간사)(이하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대통령실이나 여당은 커다란 성공이라고 하고, 야당은 반응을 이제 많이 접해서요. 일단 간단하게 평가부터 시작을 해주시죠.

◆ 이재정> 흔히 뉴스 프로나 언론에서 많이들 진단하시는 내용과 다른 단어로 표현한다면 ‘조급했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청취자들도 이미 양쪽 공방을 다 하시는 것 같은데, 조급했다. 십분, 백분, 천분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더라도 그 과정의 실수들도 너무 컸다는 건 냉정하게 인정해야 되지 않냐. 그 조급함 자체가 주는 국제사회의 메시지라는 건 외교계에 있어서는 시쳇말로 기본은 먹고 들어가는 레버리지가 될 수 있는데, 우리의 다음 스테이지를 너무 불안하게 만들었다. 

◇ 신율> 조급했다. 그러면 왜 조급했을 거라고 보십니까? 

◆ 이재정> 이 얘기는 처음에는 나오지 않다가 지금은 조금씩 나오고 대통령실에도 얘기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일본만 상대가 아니라 다자외교의 장을 얘기합니다. 아마 미국을 거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한미일 코퍼레이션을 특히나 강조해 왔던 정부로서는 그 지점에 대해서는 야당과 달리 조금 더 무게 중심을 많이 두고 다뤘을 것 같은데요. 저는 도리어 그렇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 공조에서 향후의 대한민국의 위치를 스스로 좁히는 방식이었다라고 반대로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좁게 봐서 비판하는 게 아니라 야당이야말로 넓게 봐서 비판을 하는 겁니다. 최소한 ‘삼각 동맹’이라는 말을 우리는 정말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여당에서는 국회에서 가끔씩 얘기를 해요.

◇ 신율> 동맹과 협력은 다르죠.

◆ 이재정> 그렇죠. 미국과 일본 동맹이고 미국과 우리나라는 동맹이지만, 미국을 제외한 한국과 일본이 역사 문제가 노정돼 있고 기타 여러 가지 분쟁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동맹까지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고요. 여당의 일부는 동맹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국도 그걸 잠재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입장인데, 그 상황에서 시쳇말로 ‘삼각’이라는 건 뭡니까? 같은 역할을 하는 다리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미래의 밀접성이 굉장히 우리보다 깊어요. 그 상황에서 한국은 곁다리밖에 안 되는 거예요. 곁다리 정도도 안 되게 만들어 놓은 게 사실은 이번 한일 간의 협상이다. 한일 간의 그간의 과거사 문제 등등을 차치하고서라도 향후 한미일 관계, 그리고 또 미중 관계에서 한국이 가질 수 있는. 한국이 굉장히 약자인 것 같지만 의외로 유럽에서 바라볼 때는 “한국이 레버리지 갖고 있어.” 이런 얘기 참 많이 하거든요. 그런 입지를 좁혀버린 것 같아서 저는 그게 더 걱정입니다.

◇ 신율> 그것과 연관돼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이런 얘기했죠.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 ‘자위대의 군화발’ 이런 표현도 하신 거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일단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이재정> 가능성이 있죠. 외톨이기는 하지만, 물론 일제 침략 당시부터 일본이 한반도를 노린 침략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지금 정세 자체가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고 있고, 대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주한미군 동원이라든지 한국이 어디까지 관여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지금 예민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다가 불과 얼마 전에 일본이 방위 전략을 수정을 해서 평화헌법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침략전쟁조차도 가능한, 본인들은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가능한 전쟁국가가 됐단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어떤 명분이건 한반도에 주재할 수 있고, 만약에 자기가 전수방어 또는 다른 명목을 대서라도 북한과의 관계에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어요. 그 얘기는 한반도에 충분히 나설 수 있고, 세계에 명분이 있는 전쟁 아닌 것도 없고 명분 없는 전쟁 아닌 것도 없는 게 사실은 명분을 만들기 나름이기 때문인데요. 지금 이재명 대표의 그런 표현들은 모두가 우려하고 있듯이 전반적인 지금의 일본의 방위전략이라든지, 미중 관계라든지, 한미일 관계 등등을 모두 고려해서 가능해진 위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 신율> 그런데 만에 하나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능성이 있게끔 만드는 존재는 북한 아니겠어요?

◆ 이재정> 북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북한도 한 축이 될 수 있죠. 그런데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아까도 제가 명분이라는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사실상 지금 북한이 목적이 아니라 북한을 명분으로 한 대중국 무기 전략이 한반도에서도 전개되고 있단 말입니다. 그 상황에서 결국은 무기가 있고, 군대가 있고, 베이스가 되는 곳은 뭘까요? 공격의 또 다른 포인트가 되는 거거든요. 그 정도로 한반도가 전장이 될 수 있는 여러 여지들을 우리가 한미동맹이라는 관계 하에서도 용인을 했습니다. 사실은 용인을 하고도 우리는 동맹관계에서 가지는 가치가 훨씬 우위에 있고 우리가 선택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외교를 위해서는 또 다른 투트랙의 전략을 써왔거든요. 중국도 알면서 용인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항상 명분이 됐던 게 북한이에요. 그런데 전 세계 지도에서 보면 지금은 북한이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에요. 명분은 될 수 있죠. 동북아 전략의 무기를 한반도에 집중하는 데 있어서 명분은 되지만, 사실상 보면 다른 목표 지점을 향해서 한반도가 전쟁터가 된다는 것. 저는 그게 또 다른 신흥 약소국이 되는, 우리가 레버리지를 가진 예전과는 다른 국력의 국가이면서도 신흥 약소국이 되는 그런 마이너스 외교를 한 게 지금 윤석열 정부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 신율> 그런데 이제 지금 일각에서는 신블록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예를 들면 중국하고도 잘 지내고 미국하고도 잘 지내면 참 우리는 좋을 텐데, 그런데 블록화라는 것은 그렇게 양쪽하고 잘 지낼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재정> 일본이 블록화해서 미국하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것 같죠? 그런데 참 중국과 긴밀한 협조를 하고 러시아에서도 궁극적 철수를 하지 않고 예민하게 들여다보면서 국익을 위해서 여러 가지 수를 다 놓고 있는 게 일본이에요. 저희도 그런 전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 예전처럼 또다시 신냉전이라는 얘기를 하지만, 신냉전으로 흘러가서도 안 되지만 된다고 치더라도 신냉전 국면에서조차도 예전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일본조차도 그렇지 않습니다.

◇ 신율> 일본이 중국하고 잘 지내는 사례를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어요?

◆ 이재정> 단적으로 일본이 중국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요. 기본적으로 이번에 이 건 나왔으니까 얘기를 하죠. 일본에는 일본이 중국에는 배상을 했습니다. 전범기업이 사죄도 했습니다. 문제를 동일하게 적용하지 않은 건 한국에 대해서는 자존심을 내세웁니다. 국내 정치를 이야기합니다. 중국에 대한 인식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기저 자체가 다르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한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에서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는 확실하게 디커플링을 했어요. 그러니까 분리하는 정책, 기업들이 다 철수를 합니다. 일본 기업들 보면 얼마 전에 도요타가 1달러에 팔고 나왔다. 이런 게 뉴스가 된 적은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냥 문만 닫고 있는 거예요. 일단 운영만 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모멘텀을 보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일본은 단순한 외교를 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도 그래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대통령의 말과 외교부 장관의 말과 또 여러 공공외교의 언어들이 다층위를 이뤄가면서 해야 되는 미묘한 외교의 시대가 왔는데, 우리 윤석열 정부는 후보이던 당시부터 너무 단선적인 외교를 천명해 왔던 거예요. 후보이던 당시에부터 한일관계 개선을 이야기했는데 개선의 지점이라는 게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다 알 만큼 현안들이 쫙 나열돼 있습니다. 그 안들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의 행보가 이미 기대되는 바대로 상대방한테 다 노출되게 돼 있었어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자체가 사실은 이미 외교력과 협상력을 잃은 상태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당선 전부터 천명했던 그런 외교 정책의 방향이 이후의 협상의 여지를 굉장히 좁혔던 거죠. 그 안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해야 되겠고, 개선을 하기 위해서 일본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은 뻔하고, 사실 이번에는 일본 정부의 프레임을 그대로 인정해 준 거죠.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박수 칠 수밖에 없죠. 호텔에서 일렬로 서서 박수 쳤다는 얘기도 당연하죠. 일본 정부에서 요청한 프레임 그대로 받아들였으니까. 그런데 마음은 급한 거예요. 일본 정상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을 통해서 개선이 됐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문 정부와는 달라졌다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실질적으로 일본은 아직 조급하지 않고, 특히 지금 지방선거가 다음 달 예정돼 있고, 하원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 상태에서 특히나 일본도 혐한이 굉장히 심하거든요. 그 국민 정서를 신경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특히나 지금 테이블에서는 협상을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게 일본이거든요. 그런데 빨리 정상 간의 회담을 통해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저는 그게 너무 급했다고 보고, 일각에서는 미국의 요청 등을 얘기하는데 그것 역시도 최소한 한두 달 또는 반년 이상이 조급할 상황은 아니었다는 거죠. 저는 압니다. 미국이 어쨌든 이 삼각 구도에서 코퍼레이션을 한일 양국에게 요청하는 것, 야당도 모르지 않죠. 우리 정부 당시에도 그 안에서 여러 가지 고민들이 오랫동안 많았고,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레버리지를 찾는 게 외교인 거죠. 그런데 너무 조급했어요. 일본 중간선거 이후로 미루는 건 어려웠을까요? 절대로 안 되는 협상에 나선 겁니다. 그렇다 보니까 일본의 물컵 반잔을 채웠고 일본의 반잔에 호응을 기다리면서 해법을 발표하자마자 3일 만에 “강제 동원 없었다.” 이 말을 외무상이 하지 않습니까? 그건 앞으로도 더 찔러도 우리는 뭐 줄 거 없다고 천명한 거거든요. 이미 불리한 판에 들어가 버렸습니다.

◇ 신율> 지금 독도 문제하고 위안부 문제 얘기를 양국 정상 논의 테이블에 올라왔니, 안 왔니. 그 얘기가 좀 갈리잖아요. 그거 어떻게 보세요. 그것도 일본의 선거와 관련 있는 일본 측의 주장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 이재정> 네, 일본 선거와 관련이 있죠. 일본은 이미 갑이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윤석열 정부가 데드라인을 정한 이상은, 협상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갑이었던 상태에서 안 했던 말을 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윤석열 정부와의 약간의 신뢰가 깨질 수 있지만 그걸 떠나서 너의 입장은 네 입장이고, 우리 입장이 더 급해 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노출을 시키는 거죠. 제 얘기는 우리 대통령실에서는 논의가 없었다라고 합니다. 이 미묘한 단어 하나의 정의와 원칙적 개념을 따져 물어야 하는 발표들인데, 원래 정치권이 예민해요. ‘논의’라는 얘기는 쌍방 간의 의사를 교환하는 거니까 다시 이야기해서 일본 측에서 저렇게 자신 있게 언론 플레이를 할 때면 있긴 있었던 거죠. 하지만 우리 측은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았다는 뜻이 우리 대통령실의 브리핑이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일본은 모든 테이블을 본인들 입장에서만, 한일관계 개선에 방점을 둔 게 아니라 본인들 입장에서 본인들 국내 정치와 본인들 이익을 위해서만 했던 협상 테이블이었고 우리는 끌려가는 국면이었다. 

◇ 신율> 그것과 연관이 돼서 사실 독도는 우리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일본의 전략이라는 건 뭐냐 하면 자꾸 독도 문제를 거론을 해가지고 시끄럽게 만들면 분쟁 지역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일본은 자꾸 그런 얘기를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우리가 받아가지고 또 내부적 논란으로 만드는 게 합리적인지, 아닌지 저는 판단이 안 되더라고요

◆ 이재정> 그거는 논쟁이 외부에 왔을 때고 사실상 정상 간 대화에서는 서로 합의되지 않은 내용, 타방의 어떤 입장을 취할 수 없는 내용을 거론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모욕적인 거예요. 그만큼 일본이 오만했다는 겁니다. 그 상황을 용납할 수밖에 없게 급하게 진행됐고, 합의문 하나도 쓸 수 없을 만큼 급하게 진행됐고, 그 탓에 우리로서는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최소한의 것도 가지기 어려운 판이었다. 그런 걸 만들었다는 게 윤 정부의 답답함이다. 심지어 제가 그 얘기를 해요. 지금이라도 저한테 재협사권 줘라 갔다. 갔다오면 해 오겠다라고 얘기할 만큼 일본에서 스스로도 이게 타결될 거라고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일본의 여당 정치인들, 야당 정치인들 공이 한국에서 해법 발표하고 있을 때 지켜보면서 말을 아꼈거든요. 본인들 관여하지 않고 발표하고, 그런데 본인들은 물음표를 던졌던 게 뭐냐 하면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될 수 없고 그냥 정부의 입장, 정부의 태도만 바라본다는 정도예요. 지금도 그거예요. 법이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률적 해법은 아니거든요. 저쪽에서도 반기고는 있지만 ‘또 분쟁거리는 남았다.’ 이러고 지켜보고 있는 형국입니다.

◇ 신율> 그리고 또 하나 이제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사과 여부거든요. 그런데 일본 총리는 역대 정권에 있어서의 사과, 그걸 이제 계승한다는 건데요. 그게 보니까 1993년 고노 담화, “일본군에 관여하려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이게 핵심이었죠. 1995년에 무라야마 담화,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드린다.” 그리고 2010년 간 나오토 담화, “식민지배가 초래한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서 다시금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 이런 것들을 다 뭉뚱그리겠다라는 얘기 아니겠어요?

◆ 이재정> 역대 정부는 늘 온도 차가 있었죠. 그걸 다 계승한다라고 얘기하면서 그 통절한 사과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 시켜주는 건 윤석열 정부인 거예요. 얼마나 초라합니까? 일본 정부는 그 몇 마디를 다시 반복하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자꾸 주석을 붙이는 한국 정부, 그리고 주석을 붙일지언정 거기에는 내가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본인 입으로는 사과는 절대 하지 않는 일본 정부. 과연 이게 사과였을까요. 사과라는 말의 원칙적 의미는 독일에서도 그랬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원하면 또 하는 것, 영원히 반복하는 게 사과라고 합니다. 사과와 용서 위에 또 사과를 요청한다고 피해자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이야기를 하면 또 사과를 하는 게 사과인 거다라고 얘기하는 건데, 일본 정부는 그 몇 마디조차 입에 담기 꺼려야 할 만큼. 입에 담기 꺼려한다는 얘기는 뭐겠어요. 정상회담에서 단어를 취사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협상력을 보여주는 건데, “절대 그 말은 내가 못해”,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온 겁니다. 그걸 사죄라고 볼 수 있어요?

◇ 신율> 이재정 의원님께서는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의 한일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거라고 보십니까?

◆ 이재정> 달라진 게 없습니다. 셔틀외교 복원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방식의 외교가 재개되지 않았던 당시에도, 심지어 수출 규제가 있었던 당시에도 필요한 수출 영역에 있어 우회적 수출부터 시작해서 또는 심사 절차를 거쳐서 수출도 있었고요. 또 우리가 국산화할 건 국산화했고, 정말 배고픈 데서는 알아서 루트가 만들어집니다. 그런 교류를 해왔는데, 서로가 서로 시민사회를 설득할 수 없는 정도의 간극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정부가 또는 대법원 판결이 만든 것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겁니다. 그건 서로가 다시 한 번 각자의 위치를 더듬어보고 서로가 양보할 것들을 다 만들어내서 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계속 그런 상황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의 항복 선언은 어떤 것도 강제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다만 야당이 반대하면 정부가 했는데 왜 그러냐고 그럴 거고, 구상권 청구하지 않는데 나중에 정권이 바뀌어서 다른 정부에서 청구하면 역대 정부의 외교적 성과를 왜 뒤엎느냐고 할 겁니다. 그 정도로 본인의 권한 안에 있는 것도 아닌 걸 처분을 한 거거든요. 그런데 그걸 일본이 알아요. 알지만 일본은 그것을 지렛대로 이용하죠. 정부가 왜 입장이 바뀌어? 지금 일본도 바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위안부 합의와 같은 문제가 또 생길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 법원에서 판결이 달라서 그런 갈등이 계속 생길 걸 알고 있지만 ‘윤 정부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책임지세요.’ 이런 지렛대로 갖고 가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외교력을 잃어버린 거죠. 저는 앞으로의 한일 관계라는 것도 어쨌든 타협과 각자가 가진 힘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한 번에 외교적 성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너무 급했던 것이고, 실제 국민의 자존심이 레토릭만 있는 게 아니라 한일 관계에 있어서는 이만한 레버리지, 지렛대가 없었습니다. 피해자라는 게 엄청난 지렛대고 갑의 입장이거든요. 그걸 기꺼이 내줬다는 것 자체가 정부로서 앞으로 정부의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지렛대가 없어진 거죠. 후쿠시마 오염수 해법에 대하여 저희하고 미리 상의도 안 했고, 여당 의원하고도 상의 없이 날짜가 공개가 됐거든요. 그런데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서 ‘일본이 이렇게 얘기하는데 한국 정부가 대응이 왜 이렇지?’하는 순간에 해법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짐작했거든요. 바로 다른 문제에도 파생이 된다는 거예요. 지금 사도광산이라든지, 기존의 군함도 문제라든지, 모든 문제에서 정부가 협상력을 갖고 일본 정부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는 이미 없어졌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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