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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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없이 보도되는 '日 강제동원 제3자 배상', '전장연 지하철 시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1-25 09:01  | 조회 : 45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1월 21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맥락없이 보도되는 '日 강제동원 제3자 배상', '전장연 지하철 시위'

- 강제동원 배상 정부안, 정부 발표만 일방 전달..'병존적 채무인수', '제3자 변제' 주요 개념 빠져
- 전장연 지하철 시위, '지하철 무정차' vs '승차저지'...'무관용' vs '불관용'
- 언론, 기계적 중립 지키다 장애인권 등에 편파성 더해질 수도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소장님, 설날이니까 한번더 인사드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어떤 내용 살펴볼까요?

◆ 김언경> 최근 정부가 강제동원피해자지원에 대한 안을 마련했는데요. 관련 언론보도는 어땠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강제동원피해자는 1941년부터 43년 태평양전쟁 당시 미쓰비시중공업, 신일본제철 등 일본의 전범기업으로 끌러가 강제노역에 동원된 피해를 입은 분들입니다. 정부가 집계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수는 14만8961명.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집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66건, 원고는 1102명인데요.
일본 법원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며 이분들의 청구권을 부정했습니다. 피해자들이 다시 우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 2심에서는 일본과 마찬가지의 결정이 나왔지만, 2012년 우리 대법원이 “일본 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 충돌한다.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른 우리의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그러자, 전범기업들이 이 소송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이후 대법원은 이 판결을 이유없이 길게 끌었습니다. 2012년 대법원 판결 이후, 2018년에 최종 판결이 나왔으니 굉장히 길어진거죠.
결국 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미쓰비시에 원고 1명당 1억~1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배상금과 액수의 문제를 떠나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식민지 불법성은 학계나 정치권, 시민사회에서 이야기해왔지만, 이를 사법적으로 뒷받침해준 것이기에 매우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김양원> 2012년 우리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데 대해, 일본 전범기업들이 항소한 판결이 지난 2018년 결국 피해자들이 승소한 것으로 확정한 것인데... 그런데 이렇게 대법원 판결까지 끝난 내용을 우리 정부가 일본 기업들이 아니라 우리 정부내에서 배상하는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단 거죠. 이렇게 바뀐 이유가 있습니까?

◆ 김언경> 일본이 한국법원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일본은 통치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배상 책임도 없다는 생각인 것이죠. 이에 미쓰비시는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요. 우리 대법원은 2019년 3월 피해자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미쓰비시가 국내 보유한 특허권과 상표권을 압류, 특별현금화(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방안을 깊이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판결을 집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언급했지요. 이때 대위변제, 다시 말해서 정부 등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먼저 배상하는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정부 대안이 나온 것입니다.

◇ 김양원> 일본 강제 징용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는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기업이 제3자 변제로 배상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안인가요?

◆ 김언경> 지난 1월 12일 강제동원 해법 관련 공개토론회를 열어서 정부 방안이 공식화했는데요. 정부가 추진하는 해결방안은 전범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줘야 할 배상금을 제3자(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가 대신 변제하는 방식입니다. 재단은 포스코 등 한일청구권협정자금 수혜기업들에서 기부금을 받아 재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밝힌 바로는, 배상금 지급 주체는 기존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으로 검토중이고요. “지급 범위는 확정판결 3건을 우선 추진하되, 계류 중인 소송도 추후 유사하게 진행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3건(15명) 이외에,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67건(1000여 명)도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측은 12일 공개토론회에 불참했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안에는 애초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전범기업의 기금 조성 참여와 사과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 김양원> 우리 정부의 방향 전환에 대해 일본 측의 보도 내용도 살펴보셨나요?

◆ 김언경> 일본 정부의 명확한 공식입장은 없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을 계속 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려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배상금을 대신 지급할 (우리 정부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이후 전범기업에 배상금 반환을 요구하는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약속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만약 전범기업이 기금조성에 참여하더라도, 한국 대법원 판결 이행 차원이 아니라는 형식을 갖추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또,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상황에 변동이 생겨선 안 된다는 '보장'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합니다. 불쾌한 보도들도 있는데요,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16일자 사설에서 일본이 한국 정부가 내놓은 해법에 응해선 안 된다며, "징용 문제의 피해 당사국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고, "일본의 역사에 부당한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 김양원> 그렇다면 이번엔 일본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 대안에 대한 국내보도, 어땠는지 짚어볼까요?

◆ 김언경>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54개 언론사 기준으로 1월 11일에서 17일까지 ‘강제동원’ 언급는 228건이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 극소수 언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토론회 내용 받아쓰기, 다시 말해서 중계보도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전체 ‘강제동원’ 보도 중 12일 토론회 정부 측 주요 발제자인 ‘서민정’ 외교부 아태국장이 키워드인 경우가 84건, ‘심규선’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인 경우가 34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보도는 구체적 발제 내용을 상세히 설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 정부안은 ‘병존적 채무인수’의 일종인데요. 이는 기존의 채무관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여기에 제 3자가 채무자로 들어와 종래의 채무자와 더불어 동일한 내용의 채무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키워드는 고작 22건에 등장합니다. ‘제3자 변제’라는 가장 중요한 개념도 71건에서만 언급되었거든요. 이는 정부안이 무엇인지 구체적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문제점 드러내는 데에 대단히 소극적인 언론행태였다고 보면 됩니다. 또한 토론회 참석을 거부한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언급된 보도도 고작 32건뿐이었습니다.
제가 평가하기에는 강제동원피해자분들의 목소리, 사과와 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요. 정부가 내놓은 안 자체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걸 자세히 언급하면 본질이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그러다보니 수박 겉핥기 식의 보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보도태도는 우리나라는 할 것을 다 했고, 일본으로 공이 넘어갔다 이런 보도행태가 많다는 것입니다. 세계일보 1월 16일자 사설 <속도 내는 강제동원 해법, 日 전향적 태도에 달렸다>는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대위변제는 결코 의미가 작지 않다, 대위변제 카드는 한국 정부가 성의를 보이고 있으니 가해자인 일본 정부 역시 그에 못지않은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논지를 보였고요. 또한 문화일보는 12일 <정부, 강제동원 추가협의 속도 낼듯… 일본 정부·기업 동참이 관건>에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우선시하는 피해자들의 반발을 원만하게 잠재우는 것도 급선무”라는 표현했는데요. 피해자 반발을 협상의 대상 또는 ‘무력화해야 하는 주장’ 쯤으로 취급하는 부적절한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양원> 전체적으로 맥락을 짚는 보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다른 주제인데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 장애인 권리예산의 증액을 수용하라며 계속되고 있는데, 특히, 서울시가 지하철 탑승을 저지하면서 양측간 해결 국면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 관련한 보도도 살펴보셨다고요?

◆ 김언경> 최근 한달 가량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관련 언론보도를 분석하기 위해서 빅카인즈에서 ‘전장연 지하철’을 언급한 보도를 검색하니 총 930건입니다. 이 보도를 대상으로 주요 키워드를 추출해보았어요. 먼저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경찰의 대응을 보도할 때는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 보면요. 일단 ‘강경 대응’이 15%인 141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강경 대응’이라고 하면, 강경하게 대응할만한 사안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했다. 크게 나쁘지지 않는 '단호하다'는 뜻이죠. 다음으로 ‘무관용’이라는 단어가 11%인 99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관용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지만요. 대체로 성폭력, 성희롱, 금품수수 같은 것에 대해서 one strike out으로 처리하겠다 라는 식의 무관용원칙을 언급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 매우 심각한 범죄적 문제적 행위를 했을 때 한번이라도 용서하지 않겠다, 이런 의미일 때 사용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서울경찰이 하는 행동은 무관용이 아니라 불관용 대응이라고해야 더 적절해보입니다. 관용 똘레랑스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 종교 신념의 자유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고요. 불관용, 앵똘레랑스는 ‘차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차이’를 이유로 억압하고 압제하는 행동이거든요. 그런 개념으로 보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서 무관용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왜곡이며 일종의 마사지된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무정차’라는 표현도 51%인 478건에 등장합니다. 무정차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의 본질은 전장연의 시위를 막기 위해서, 법원 안대로 5분 안에 차를 타겠다고 약속한 장애인들이 서 있는 역에는 서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는 것이거든요. 이걸 무정차라고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까요? 저는 이 표현보다는 장애인에 대한 ‘승차 저지’이며, ‘원천 봉쇄’라는 표현을이 더 적절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무정차가 51%의 보도에 등장한데 비해 ‘승차 저지’는 11%인 104건에서만 언급했고, 원천봉쇄라는 표현은 5%인 48건만 보도했습니다.

◇ 김양원> ‘무관용’이냐, ‘불관용’이냐, ‘지하철 무정차’냐, ‘승차저지’냐.... 어떤 의도로 기사를 쓰냐에 따라 같은 현상을 보고 다른 기사가 나오는 거에요.

◆ 김언경> 네, 반대로 전장연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보면요. 불법행위가 포함된 기사는 73건(8%)였어요. ‘불법행위’가 아닌 ‘불법’이라는 키워드로 바꾸면 181건(19%)가 됩니다. 또한 ‘기습시위’라고 한 보도가 11%인 101건, 게릴라 시위라고 한 보도가 7%인 67건이나 됩니다. 기습시위, 게릴라 시위라고 말하는 행위가 나온 이유가 언제 어디서 시위를 할지 다 알려줬었는데, 그랬더니 딱 그 역에서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는 승차거부를 했기 때문이잖아요.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이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예고 없는, 돌발적인 행위로 낙인찍은 부정적인 인상의 언어로 표현을 한 것입니다.

◇ 김양원> 전장연의 시위가 장기화되자 시민의 피로도도 쌓이는 건 사실인데요, 관련 언론 보도는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 김언경> 저는 앞서 말한 한일강제동원 피해자의 문제도 그렇고 전장연 시위도 그렇고, 사안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려드리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내놓은 정부의 안이 적절한지, 그 안이 부적절하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짚어주는 것이 언론입니다. 언론은 이제부터라도 강제동원 반대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장애인권을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이는 편파적으로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사안을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현재 상황을 정치적 마사지 등을 통해서 적절히 감싸고,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태도가 더 편파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기계적 중립이 편파적일 수 있다는 지적까지...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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