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30~11:30
  • 진행: 이현웅 / PD: 이은지 / 작가: 박정례

인터뷰 전문

"10분에 속살만 1.5kg" 극강의 초스피드, 경력 20년 달인의 굴까기 노하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1-23 13:46  | 조회 : 206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장평숙 굴 박신공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는 굴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굴 수확이 한창인 경남 통영에서는 새벽에 건져 올린 굴을 곧바로 박신장 작업대 위로 산더미처럼 옮겨서요, 오동통 뽀얗게 살이 오른 굴을 분주하게 까게 되는데 싱싱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굴을 까는 사람들의 손놀림, 정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모습입니다. 많이들 보셨을 것 같은데 오늘은 굴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20여 년 경력의 굴 박신공, 장평숙 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여사님 안녕하십니까?

◆ 장평숙 굴 박신공(이하 장평숙): 네, 안녕하세요.

◇ 이현웅: 밝은 목소리 반갑네요. 지금 어디십니까?

◆ 장평숙: 반갑습니다. 지금은 박신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작업 도중에 잠깐 받으신 건가요?

◆ 장평숙: 작업하다가 방송이라 아나운서님 못 들으실까 봐 바깥에 잠깐 나왔어요.

◇ 이현웅: 바깥에 나오셨군요. 그러면 지금 통영이신가요. 거제이신 건가요?

◆ 장평숙: 통영입니다.

◇ 이현웅: 통영에 계시는군요. 저랑 10분 정도 인터뷰 하게 될 텐데, 10분이면 굴 몇 개나 까실 수 있는 거예요?

◆ 장평숙: 10분 하면은 마리는 잘 몰라도, 한 1.5kg?

◇ 이현웅: 속살만요? 정말 손이 빠르신 것 같습니다. 오늘 일은 몇 시부터 시작을 하셨나요?

◆ 장평숙: 3시 40분부터 시작했습니다.

◇ 이현웅: 새벽 3시 40분이요? 그렇게 빨리 나오십니까?

◆ 장평숙: 집에서 2시 50분에 나오면 똑같이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 태워서 여기 오면 한 35분 정도 돼요.

◇ 이현웅: 이 일을 하려면 매일같이 3시에 출근하시는 거예요?

◆ 장평숙: 예. 
 
◇ 이현웅: 사실 저도 새벽 3시에 요즘에 출근하고 있는데, 1년 정도 하고 너무 힘들다고 찡찡대고 있거든요. 갑자기 좀 부끄러워집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 장평숙: 아니요. 자기 맡은 분야에서는 주어진 일, 그 시간이 감사할 따름이죠.

◇ 이현웅: 그러면 퇴근은 좀 이르십니까?

◆ 장평숙: 퇴근은 4시에 마지막 검량하고, 달고, 그냥 자기 소지품 챙겨서 차 타고 집에 가죠.

◇ 이현웅:  3시에 나오셔서 오후 4시에 나가신다고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럼 그동안은 계속 들어오는 굴만 까시는 겁니까?

◆ 장평숙: 예. 계속 하루 물량을 바다에서 전날에 오후에 채취해서 오면, 그 뒷날 우리가 지금 일하는 공장 안에 이렇게 부어요. 부어놓으면 그거를 하루에 다 채취를 합니다.

◇ 이현웅: 저도 인터뷰에 앞서서 한번 찾아보려고 그 영상을 봤는데, 정말 산더미처럼 쌓이던데요. 한번 그거 들어오면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십니까?

◆ 장평숙: 아까도 그런 얘기를 옆에 동료들과 언니들이랑 했는데,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노래를 부르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굴이라 하면서 행복하게 그냥 일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정말 굴로 시작해서 굴로 끝나는 그런 하루를 매일같이 살고 계신 것 같은데, 그러면 매일 까시면 굴 드시는 거는 좀 질리실까요?

◆ 장평숙: 아니요. 안 질립니다. 생으로 제일 먹기 쉬운 게 굴이고 깨끗이 안 씻어도 병만 없으면 되는 게 굴이에요. 그래서 한 마리 더 달아가지고 팔 생각에. 먹는 거는 잘 못해요. 그러니까 먹고 싶으면 저녁에 올 때 사서 와서 그냥 생으로 회도 먹고 여러 가지 채소 무침도 하고 굴 떡국도 하고 맑은 탕도 끓여 먹고 굴 된장국, 된장찌개.. 우리 먹고 싶을 때마다 그렇게 해 먹어요.

◇ 이현웅: 제 주변에 있는 자영업 하시는 분들 보면, 예를 들어 분식집 하시는 분들은 ‘나는 김밥 떡볶이 냄새도 싫어’ 이런 분들도 꽤 계신데, 굴을 매일같이 가시면서 굴을 이렇게 사랑하시니까. 

◆ 장평숙: 신선한 냄새밖에 안 납니다.

◇ 이현웅: 신선한 냄새밖에 안 난다. 통영굴이 워낙 또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랑을 좀 더 해 주신다면요?

◆ 장평숙: 자랑을 한다면, 진짜 아무 먹이가 없는 게 굴인 것 같습니다. 바다에 그냥 달아만 놓으면 진흙 뻘, 물살에 이리저리 울렁거리면서 흙탕물 만들어 놓으면 그 뻘만 먹고 사는 게 굴이고 물만 먹고 사는 게 굴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박신장에서 작업하다 보면 옷 입고 해도 안 버리고 먼지도 없는 곳에서 신선한 곳에서 공기 좋고, 너무 이 일을 선택한 게 옛날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진짜 다 잘 한 것 같습니다.

◇ 이현웅: 선입견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작업하시고 나면 막 옷도 많이 더러워지고 몸에 비린내 같은 것도 밸 것 같고 이러는데 그렇지 않나 보죠?

◆ 장평숙: 냄새가 나지만 우리 까는 사람한테는 깔 때는 몰라요. 우리가 무슨 일을 집에 가면 샤워하고 하잖아요. 일하는 작업복은 하루 한 번씩 벗는 거야 뭐 문화가 돼 있듯이. 굴 냄새는 우리는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한테 아무리 굴 냄새가 나도 아직까지 엄마 굴 냄새 난다는 소리를 한 번도 안 했어요. 고맙고 감사하죠. 

◇ 이현웅: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분들 중에서도 굴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가 봐요. 0332님께서 “아이고, 굴 까는 거 진짜 힘드시죠. 고생 많으십니다. 덕분에 맛있게 먹어요” 이런 의견도 보내주고 계시고요. 4899님은 “요즘은 수술도 로봇이 한다던데 굴은 아직까지 손으로 꼭 까야 하나요?” 이렇게 질문을 하시기도 합니다.

◆ 장평숙: 기계를 하는데, 하는 데가 한 군데 고성에 가면 있긴 합니다. 있긴 한데 그것도 사람 손으로 바로 놔 주고 해야 하니까 물량을 다 해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굴은 사람 손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지금 통화를 하고 계신 분, 박신공 장평숙 님인데 제가 보니까 굴 까기 대회 수상 경력이 많으시더라고요. 얼마나 상을 받으신 겁니까?

◆ 장평숙: 할 때마다 나갔으면 더 많을 건데 할 때마다 그냥 안 나가게 되고.

◇ 이현웅: 양보하는 겁니까, 이제?

◆ 장평숙: 네. 그래서 그냥 나가고 싶을 때 나간 게 다섯 번 정도 나갔는데, 세 번은 1등 하고 두 번은 장려상, 우수상을 그리고 다섯 번 다 입상을 했습니다.

◇ 이현웅: 제가 알아보니까 해외에도 굴 까기 대회가 있는 것 같은데, 해외 원정 한번 나갔다 오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장평숙: 그거는 몰라서 못 갑니다. 저는 진짜 옛날부터 손가락이고 뭐고 승부성이 강해서 지지는 않습니다. 지금도 일하면서 아줌마들은 한 마리 까느라 먹는 것도 못 먹고 하는데 나는 사과고 감이고 가져가서 깎아가지고 엄마들 입에 다 넣어줘 가면서, 대회 나가서 까는 속력으로 하면 내가 엄마들 입에 과일을 넣어준 시간만큼 다 채워집니다.

◇ 이현웅: 간식, 주전부리를 먹으면서 해도 누구보다 빠를 자신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굴 까는 영상도 봤고요, 또 해외 대회 영상도 봤는데, 제가 감히 비교를 하자면 나가시면 무조건 1등 할 것 같거든요.

◆ 장평숙: 한번 해 보고 싶은데요.

◇ 이현웅: 저희 방송 듣는 분들 중에서 혹시나 이 대회 출장 비용을 해 주실 분들, 연락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위상을 높이고 오실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본인만의 비법이나 비결이 있습니까?

◆ 장평숙: 처음에는 무조건 칼만 들고 힘만 들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거 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앞도 쑤시고, 뒤도 쑤시고’ 이렇게 말을 했는데 지금은 또 그게 ‘앞도 쑤시고 뒤도 쑤시는’ 게 아니고, 칼 잡은 손을 손가락을 하늘로 보게 할 때에도 있고, 형태에 따라서. 손등을 하늘로 보게 할 때도 있고. 그런 식으로. 다른 엄마들은 한 가지 방법을 하다 보니까 팔목도 고장이 나고 하는데 저는 아직까지 그런 건 없습니다.

◇ 이현웅: 그렇지 않아도 제가 보니까 이게 분명히 손목에 무리가 갈 것 같고 자칫 잘못하면 손이 좀 베이거나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적 별로 없으신가 봐요?

◆ 장평숙: 간혹 한 번씩 이게 똑같다가도 좀 잘 들어가는 게 있고 안 들어가는 게 있습니다. 딱딱한 게 있고 덜 딱딱한 게 있고. 분명히 금방 앞에 잡아놓은 게 딱딱해서 뒤에 잡은 게 덜 딱딱하다고 박수 치는데, 그거는 덜 딱딱한 거라서 어떤 때는 장갑이 구멍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게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박신장에 계신 분들 연령대가 어떻게 됩니까, 보통?

◆ 장평숙: 내가 42살 때 본격적으로 했는데. 제가 60인데, 지금 우리 박신장에는 76살 먹은 엄마까지 있습니다.

◇ 이현웅: 정년 없는 직장이네요? 언제까지 하실 계획입니까?

◆ 장평숙: 진짜 먼지 없고 공기 좋고 깨끗한 곳이라, 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그때까지 건강 따라주고 하면.

◇ 이현웅: 다치지 않고 계속 우리 맛있는 굴 까주셨으면 좋겠는데, 장평숙 님께 굴은 어떤 의미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장평숙: 아나운서님 질문을 살면서 처음 받아봤습니다. 나에게는 남편 같고 친구 같고 자식 같은 게, 나에게는 그렇습니다. 

◇ 이현웅: 근데 최근에 제가 뉴스를 보니까 굴 까는 인력이 요즘 많이 줄었다, 이런 보도들도 있던데 작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나요?

◆ 장평숙: 예. 많이 줄어서, 굴이 소비가 되고 물량이 적으니까. 굴이 아무래도 가격대가 좀 비싸지 않나 싶은데. 그래도 서울 사람들은 ‘소고기 먹지 굴 먹겠나’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소고기보다 굴 먹겠습니다.

◇ 이현웅: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인력이 더 줄어서 가격이 비싸지거나 아니면 더 힘들어지시거나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장평숙: 예, 감사합니다.

◇ 이현웅: 오늘 얘기 들으니까 군침이 돌아서요. 저도 우리 통영 굴, 더 사랑하고 더 많이 먹도록 하겠습니다.

◆ 장평숙: 한 번 오세요. 제가 맛있게 해드릴게요.

◇ 이현웅: 저희 제작진들하고 한번 이번 겨울에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굴 박신공, 장평숙 님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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