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시간 : [월-금] 9:00, 14:35, 20:40
  • 진행: 양소영 / PD: 장정우 / 작가: 황순명

인터뷰 전문

"1년에 열 번 넘는 제사에 지쳐 친정 가니..."이혼하든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9-19 12:02  | 조회 : 191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9월 19일 (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김아영 변호사

- 민법 제826조에 부부간의의무로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가 규정되어 있어
- 제사를 도와주는 것은 배우자로서의 협조의무에 포함돼
- 그러나 부부 간 협조의무는 부부 공동생활을 잘 유지해나가는 위한 일에 국한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 준비된 사연 만나보고 자세한 상담 진행할게요. “저희 집은 독실한 크리스천입니다. 명절에도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갔죠. 반면 남편은 1남 3녀 종갓집 종손입니다. 결혼 전엔 이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지만 명절을 겪으며 매운맛을 봐야했습니다. 연차까지 쓰면서 연휴 전날에 시골에 내려가서 음식 장만을 하면 며칠 내내 손님맞이 상차림에 산더미 같은 설거지는 모두 저와 어머님 몫이었습니다. 시누이들이 있었지만 모두 명절 당일 식사만 하러 오거나 연휴 마지막 날 친정에 인사 차 올 뿐 제사 준비는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명절뿐만 아니라 집안 어른들 기일까지 합치면 일 년에 제사만 열 번이 넘었습니다. 저는 결혼 후 지금까지 6년 동안 단 한 번도 명절 당일에 친정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참다못해 올해 추석엔 남편에게 ‘시댁에 혼자 가라’고 선언하고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친정으로 갔습니다. 진짜 문제는 명절이 끝나고 시작되었습니다. 명절이 끝나고 시댁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전화를 걸어 “우리 집안을 뭘로 보느냐, 뼈대 있는 가문에서 상것을 들였다. 집안 망조들 게 하는 재수 덩어리다. 너네 친정에서는 대체 뭘 가르친거냐”고 제게 폭언을 쏟아부었습니다. 남편은 ’종갓집 종손인지 모르고 결혼한 것도 아니고 우리 어머님은 40년을 해 오신 일인데 겨우 6년하고 나몰라라하는 것은 우리 집안을 모욕하는 것이자, 부부간의 도리가 아니‘라면서 이혼을 하던지 시댁에 가서 싹싹 빌라고 합니다. 이기적인 남편과 시댁식구들 때문에 저 역시 남편과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유책 배우자일까요? ” 즐거워야 할 명절이 사연자에게는 전혀 휴가가 아니고 큰 스트레스이자 혼인 생활의 걸림돌까지 된 경우입니다. 요새도 이런 일이 있을까요?

◆ 김아영 변호사(이하 김아영):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이혼율이 급등한다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는데요. ‘명절 증후군’이라고 하죠.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에서 비롯된 일인데, 남성의 경우에는 장거리 이동을 위한 운전으로 인한 피로 누적, 그리고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명절 음식 장만과 같은 과도한 가사 노동, 그리고 고부 갈등, 친척분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비롯한 각종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뜻하는 말인데요. 최근에는 제사를 없애고 명절에 식구들끼리 식사를 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간소화하는 것이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제사를 지내고 있고 특히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종갓집 종손이다 보니 이제 제사를 지내는 것 자체가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을 겁니다.

◇ 양소영: 그러니까 결혼하면서 종갓집의 종손인 건 알고 한 것은 맞으니까, 그런데 그걸 알고 했다고 해서 ‘결혼 생활 내내 이렇게 많은 제사와 모든 것들을 내가 다 감당하겠다’라고 동의를 한 것인지 사실 좀 애매모호하잖아요. 더더군다나 최근에는 제사를 없애고 간단하게 하고 간편하게 차례를 지내는 것까지 나오고 있다 보니까 ‘세상은 변했는데 나만 그대로다’ 하면 굉장히 억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제사를 거부하고 친정에 가버리셨어요. 이럴 경우에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습니까?

◆ 김아영: 네, 부부간에 의무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826조 부부간의의무로 규정되어 있는는 것이 동거의무, 부양의무, 협조의무입니다.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결합한 부부는 공동체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면서 혼인 생활이 유지되도록 서로 협력해야한다는 것을 법으로 규정한 건데요. 

◇ 양소영: 그러면 제사를 잘 지내는 것이 협력해야 될 의무에 들어갈까요?

◆ 김아영: 종갓집 종손인 남편이 집안 제사를 지내는 게 포함되느냐, 이 부분이 문제인데요. 남편이 제사를 주재하는 것이 종갓집 종손인 남편에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내로서 남편이 종손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배우자로서의 협조의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부부간의 협조의무는 부부 공동생활을 잘 유지해나가는 것이 최우선 전제이기 때문에 과연 제사를 지내는 것이 부부의 혼인 생활에 있어 절대적이고 핵심적인 일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게다가 혼인 이후 6년 동안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이 지나치게 요구되고 있고 심각한 스트레스로 힘들어 한다면 남편 역시 배우자로서 아내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는 것이 남편으로서 또 당연한 의무라고 봐야 되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종손과 결혼을 할 수 없다” 이런 말은 이제 아내를 마치 제사 도우미처럼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아내분이 받았을 충격이 좀 안타깝고요. 제사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된다고는 보기가 어렵겠습니다.

◇ 양소영: 그것만으로 유책 배우자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여요, 제가 보기에도. 보니까 (제사를) 거부했다고 시댁 식구들이 하는 말이 좀 심한 것 같아요. 폭언을 쏟아 부었는데, 반대로 사연자인 아내가 이런 결혼 생활을 이유로 해서 이혼 청구를 한다면 가능하겠습니까?

◆ 김아영: 단순히 제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이혼사유가 된다기보다는 시댁어른들과 남편의 태도가 이혼 사유로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남편의 경우 아내의 고충은 아랑곳 하지 않고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나와 혼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식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한 태도는 분명 혼인을 유지하기 힘든 사유에 해당하고요. 시댁 식구 같은 경우에는 아내분에게 전화를 걸어서 폭언을 하셨어요.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불쾌한 말들인데, 부모님으로서 제 자식한테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모욕적인 말이거든요. 집안 어른들이라고 해서 이런 말들을 함부로 하는 것이 용인될 수 없기 때문에 배우자의 직계 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유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 양소영: 만약 이혼을 할 경우에 아무래도 재산분할이나 위자료가 문제가 될 텐데, 종갓집 종손으로서 특별히 남들보다 더 고생한 부분은 있을 것 같거든요. 이게 이혼 시 고려가 될 수 있을까요?

◆ 김아영: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종갓집 종손인 남편이 제사를 주재하는데 헌신적으로 협조한 아내의 노력은 부부간의 협조의무 부분에 해당이 됩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까지 일 년에 열 번이 넘는 제사를 지낸다는 건 일반적인 맞벌이 아내가 하는 가사노동 이상의 상당한 노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분명히 참작이 되어야 되고요. 그래서 이혼 청구를 만약에 하신다면 혼인생활 유지를 하기 위해서 이토록 종부로서 헌신적으로 기여했다는 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았고 시댁 식구들로부터 부당한 대우까지 받았기 때문에 혼인이 파탄되었다, 이런 부분을 주장을 하시면 협조한 부분에 대한 기여는 기여대로 인정이 되고 또 혼인 파탄에 대한 위자료 부분도 주장을 하셔서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양소영: 그러면 일반적인 맞벌이 아내가 하는 가사 노동 이상의 상당한 노동을 한 기여 부분을 재산분할로서 좀 더 주장을 하고 또 나머지 고충에 대해서 위자료 청구를 한다면 어쨌든 인정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안타까운 것은 사실 이것만 조금 덜어준다면, 결혼 생활에 6년이나 노력한 걸로 봐서는 사연자분이 이 결혼 생활에 전혀 애정이 없다, 이렇게 보이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남편분과 시댁 쪽에서 크리스천으로서 6년 동안 열심히 했다는 점, 그런 부분을 인정하셔서 갈등을 해결하고 며느리의 입장, 아내의 입장을 이해하게 조정하는 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제사와 관련해서 김아영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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