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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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반지하, 안전의 프레임이 아닌 빈곤의 프레임으로 보는 게 문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11 20:32  | 조회 : 1370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30~19:30)
■ 방송일 :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반지하, 안전의 프레임이 아닌 빈곤의 프레임으로 보는 게 문제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이재윤의 뉴스 정면 승부 4부 이어갑니다. 이번 순서는 ‘문화로 K를 읽다’ 순서입니다. 조금 전에 이제 반지하 얘기를 계속했는데요. 영화 <기생충> 속에서 이 반지하도 나오죠? 폭우로 하루아침에 역시 영화 속에서도 보금자리를 잃은 가족이 체육관에서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영화 속에서 끝나야 할 일이 현실로도 일어났는데요. 영국 BBC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일을 보도하면서 ‘반지하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현실은 영화 기생충보다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내용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BBC뿐만 아니라 많은 외신에서 이번 침수 사태를 영화 기생충과 엮어서 보도를 했더라고요.

◆ 김헌식> 네 그렇습니다. 뉴욕타임즈와 로이터 통신도 반지하방은 기생충의 배경으로 사용됐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BBC는 더 구체적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한국 영화 기생충에 나와 유명해진 거리 아래에 위치한 반지하에 살고 있던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언급을 했습니다. 또 아랍권의 알자지라 같은 경우에도 반지하 주택에 대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묘사한 비좁은 지하층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기생충으로 인해서 이렇게 반지하방이 외신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습니다.

◇ 이재윤> 알자지라까지 반지하에 관심을 뒀네요. 기생충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 때 이미 BBC에서 반지하에 대해서 한 번 소개를 한 적이 있었죠?

◆ 김헌식> 그렇습니다. BBC는 좀 자세하게 다뤘었는데요. ‘영화는 허구지만 반지하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언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연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1968년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 사건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 이후에 1970년대 들어서서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을 해서 아파트 지하에 일종의 방공호를 건설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같은 경우에는 그걸 거주용으로 했던 건 아니고요. 

◇ 이재윤> 주택의 지하에 지하 건설을 장려를 했던 거죠. 지하층 방공호로.

◆ 김헌식>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서서 서울의 주거난이 심화되면서 그것을 거주용으로 전환해주는 관련법이 생기게 됩니다. 그때부터 신규 주택에는 반지하방이 생기기 시작을 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은 여기에 이제 거주하게 되면서, 그게 그동안 수십 년 동안 쌓여왔던 문제인데요. 다만 BBC 보도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기에 산다고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반지하에 살고 있는 청년의 인터뷰를 제시했고요. 또 ‘반지하가 한국의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가는 곳이다’라고 이렇게 BBC가 보도를 했기 때문에, 이 반지하에 대해서 좀 편중되게 그려내는 것도 저는 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이재윤> 시각은 부정적이지는 않았네요. 

◆ 김헌식> 나름대로 이제 가난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공간이라는 점, 그렇지만 이제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라는 것이죠.

◇ 이재윤> 영화 기생충과 ‘강남 스타일’과 묶어서도 보도를 했다고요.

◆ 김헌식> 그렇습니다. 우리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다 보니까 재난 상황에서도 같이 다뤄지게 되는 건데요. 공교롭게도 며칠 전에 강남 스타일이 45억 뷰를 기록했습니다. 2012년에 유튜브에 공개가 되면서 당시에 20억 뷰를 돌파해서 강남 스타일 때문에 유튜브가 조회 수 시스템 자체를 바꾸거든요. 경까지 셀 수 있도록 바꾸게 되는 건데. 그만큼 화제작이었기 때문에 외신에서 이번에 홍수가 강남에 난 것을 두고 다퉈서 보도를 했는데요. 특히 AFP는 피해가 컸던 강남 지역에 대해 강남 스타일을 언급하면서 서울 남부의 호화스럽고 부유한 지역이라고 소개하면서 경제 중심으로 잘 발달한 강남이 자연재해에 너무 취약한 것은 아이러니다. 이렇게 분석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강남 스타일 같은 경우도 약간 강남의 어떤 문화적 분위기들을 비꼬고 조롱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반영한 보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재윤> 글쎄요,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재난을 문화 코드로 읽는다는 것.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김헌식> 사실 영국에서 우리나라에 좀 약간 가혹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물론 콘텐츠 관점에서 봤을 때 오징어 게임하고 기생충의 공통적인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외신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주목을 했었는데요.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은 결국 한국이 압축 성장을 하고 그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에 그것을 반영한 작품이라서 인기가 있다. 이렇게 언급했는데요. 사실 이런 현상은 한국 뿐만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만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결국 반지하방과 고층 아파트 사이에 그런 모습은 결국 경제적 양극화에 문제로 이렇게 해석을 하는 관점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워싱턴포스트도 지적을 했지만 이런 폭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지구 온난화로 따뜻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흡수해서 강우량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 이런 점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냐면 1970년대나 80년대까지만 해도 결국 산업화 시대였거든요. 그때는 서울로 모든 것이 다 집중을 하고, 그런 상황에서 전국에 있는 많은 분들이 서울에 집중하다 보니까 주거난이 이루어졌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섣부르게 만들어졌던 주거시설이 지금 21세기 기후 온난화 시대에도 여전히 있다는 것은 앞으로 참사가 예고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된 부분들을 해소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라고 일단은 지적들을 받아들여야 되겠죠.

◇ 이재윤> 영화 기생충이 상영된 이후에 반지하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관심도 좀 있지 않았습니까?

◆ 김헌식>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때는 좀 불편한 그런 뉴스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에 서울시에서 ‘기생충에 관련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었거든요. 그런데 이 반지하방이 있을 것으로 짐작됐던 마포구의 무슨 동이 굉장히 화제의 도마에 올랐는데, 정작 그곳에 있는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해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방문을 해서 ‘이곳이 반지하촌이냐, 반지하거리냐.’ 이렇게 물어보니까 거주하고 계신 분들이 굉장히 불편해하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종의 미디어에 노출될 때, 특히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이른바 ‘가난 포르노 논쟁’이 벌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이렇게 반지하방에 대해서 염려하면서 걱정을 해주지만 정작 그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고요. 저도 한 반지하방에서 12년, 옥탑방에서 3년 정도 살았거든요. 그래서 그 정경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은 직접 잠깐 거기서 산다고 그래서 느껴지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단순히 거쳐가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영화 기생충에 대해서 별 감각이 없으실지 모르겠지만, 거기서 평생 굉장히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살아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계신 분들은 특히나 영화 기생충이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더구나 긍정적으로 미래 지향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그 가족이 범죄를 저지르고 가정 파탄이 이뤄지게 되는 상황으로 비극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사실 제3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일 수도 있겠지만, 그 당사자들은 굉장히 불쾌할 수 있었던 요소인데 그런 부분들이 제대로 지적이 안 됐던 것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반지하에서 12년 사셨어요? 꽤 오래 사셨네요. 어쨌든 이렇게 사회적인 관심. 사실 글쎄 이 반지하 투어라는 게.

◆ 김헌식> 반지하 투어라고는 안 했지만 인식이 그렇게 미치다 보니까 그것을 투어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동네에 와서 이제 많은 분들이 ‘여기가 반지하촌이냐, 반지하를 볼 수 있느냐.’ 이렇게 물어보시니까 굉장히 불편했다라는 것이죠. 그래서 반지하 공간을 안전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맞는데, 그걸 자꾸 빈곤의 프레임으로 보니까. 특히 미래 지향적으로 꿈을 잃어버린 마지막 일종의 막장인 곳으로 그려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거. 예를 들면 기생충에서도 결국 그 가족의 사업 실패로 인해서, 특히 카스테라 사업에 실패를 하게 되는데, 그래서 마지막 탈출구가 없는 공간으로 그린다는 점. 이런 점들은 앞으로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참조해야 될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이재윤> 어쨌든 반지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었고요. 영화 상영 이후에. 그런데 그 이후에 변화가 좀 있었다고 봐야 될까요? 어떤 변화된 상황들이 좀 있습니까?
◆ 김헌식> 사실 2012년에 서울시에서도 관련 법 개정을 해서 침수 지역에 관련돼서는 구축을 하지 못하도록 했었고요. 또 공공임대주택 같은 경우에도 신규 공급이 2020년 이후에는 중단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결국 돈 문제거든요. 특히 서울 지하방 같은 경우는 전세 보증금만 해도 지하 방인 경우에도 1억 대가 넘는 상황이고, LH 같은 경우는 70~80% 보증금 임대료 매입 임대 사업을 하지만 시가의 70~80%를 차지하는 부분도 감당하지 못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의 100여만 명에 이르는 분들이 지금 반지하 지하층에 살고 계신 상황이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대안으로 서울시에도 추진한다고 합니다만 20만 호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지하나 반지하도 굉장히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냥 예전에 복개천 인근에 있는 경우, 이 경우가 가장 위험합니다. 그리고 고지대에 있는 경우도 있고요. 또 3분의 2가 이제 땅에 묻혀 있느냐, 3분의 1이냐. 이거에 따라 또 다르고요. 또 배수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느냐. 이런 점을 구체적으로 조사를 해서 데이터베이스를 하고, 거기에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저는 급선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요즘에는 게릴라성 폭우가 많이 내리고 있기 때문에 어디가 위험한지 과거의 데이터 가지고는 분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참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알겠습니다. 우리의 사회 취약계층이죠. 반지하에 사시는 분들. 이분들을 위한 대책, 장기 임대주택을 비롯해서 대책 하루속히 마련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헌식> 예 감사합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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