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3:00~14:00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전문

[김혜민의 이슈&피플] 당신이 관심 없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의 이야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20 17:44  | 조회 : 219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진행 : 김혜민 PD

방송일 : 2021820(금요일)

대담 : 은유 작가 <있지만 없는 아이들>저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혜민의 이슈&피플] 당신이 관심 없는 미등록 이주아동들의 이야기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럭비 국가대표 안드레진 선수는 귀화 선수입니다. 인터뷰에서 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저는 항상 한국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전 여기서 태어났으니까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지만 한국인으로 인정받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를 좀 나눠보려고 하는데요. 내일의 이야기를 하는 코너에서 꼭 다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저자 은유 작가와 함께 미등록 이주아동 이야기 오늘 나눠볼게요. 작가님 안녕하세요.

 

은유 작가 <있지만 없는 아이들>저자 (이하 은유)> 네 안녕하세요.

 

김혜민> 네 화상으로 이렇게 만나게 되었네요.

 

은유> 네 반갑습니다.

 

김혜민> 반갑습니다. 저는 은유 작가를 이렇게 소개하고 싶어요. 우리 사회의 빈틈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우리의 시선을 쪽집게로 찝어서 그곳으로 가져다주는 작가다. 어떠세요? 제 소개.

 

은유> , 열심히 집겠습니다.

 

김혜민> 정말 열심히 집어주셔서 제가 사실 작가님께 작가님 덕분에 제 세계관이 넓어지고 있다, 라는 고백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미등록 이주 아동을 들여다보셨어요. 이유가 있다면요.

 

은유 >제 이유는요 제가 이전에 이제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이라고 청소년 노동자 현장실습생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썼었거든요. 그러면서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굉장히 불안정한 구조의 약자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좀 관심이 가 있었는데 이 미등록 이주 아동의 존재를 제가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미등록 이주 아동이 있고, 이 아이들이 이제 18살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부모의 국적국으로 추방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알게 됐어요. 그랬을 때 너무 충격을 받았고. 어떻게 이렇게 정말. 그러니까 이 중에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우리 사회에 너무 보이지 않는데 고통받고,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제가 이거를 좀 세상에 알렸으면 좋겠다. 일단 알려져야 해결도 되고 그렇게 되잖아요. 그래서 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저한테 이제 이걸 좀 써보자 이렇게 제안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김혜민> 자 이 책에 작가님이 이렇게 쓰셨어요. ‘세상에는 이름 붙일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어서 범주화되기도 어렵고 서서히 지워지는 존재들이 있었다.’ 이 존재 중에 하나가 미등록 이주아동이라는 거를 발견하셨고. 이 친구들의 존재들이 사라지면 안 되겠다, 라고 생각해서 알려야겠다는 결심으로 이 책을 쓰신 건데요. 저도 몇 달 전에 교육청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의 학교에 특강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직접 그 친구들 만났는데, 저는 사실 그냥 다문화 가정. 부모 중에 한 쪽이 우리나라 국적인 다문화 가정 친구들만 생각했지. 이 미등록 이주아동에 개념을 좀 잘 몰랐었거든요, 저도. 한 번쯤 더 자세하게 좀 설명을 해 주세요.

 

은유> 네 저도 그랬는데요. 그러니까 미등록 이주 노동자라는 말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우리가 흔히 불법 체류자 이렇게 불렀는데. 사실 불법 체류자라는 말이 그 어떤 한 사람에 대한 낙인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라. 지금은 쓰지 않고 있거든요.

 

김혜민> . 미등록 노동자라고 부르는 군요?

 

은유> . 미등록 이주 노동자. 그러니까 외국에서는 없지만 체류 자격이 있었는데, 상실한 분들 혹은 서류가 미비한 서류 미비 노동자. 그러니까 이분들은 행정상의 어떤 법을 약간 어긴 분들인데 불법 체류자 이러니까. 큰 나쁜 형사상의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것 같고. 또 다른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처럼. 재현이 많이 됐고요. 그래서 미등록 이주 노동자라고 부르는데. 그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이제 일하고. 또 살다 보니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서 결혼도 하고 자식을 낳게 되는 거예요. 근데 그 아이들은 부모의 체류 자격을 승계 받아요. 저희도 여권 이렇게 있으면 미성년자 때 부모의 동반 기재가 되잖아요. 네 그런 것처럼 아이들도 이제 이주민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거나. 아니면 한국에 있는 미등록 이주 부모에게서 태어났거나. 혹은 난민 신청에 실패했거나 등등 합법적인 체류 자격이 없는 아이들을 이제 미등록 이주 아동 이라고 부릅니다.

 

김혜민> 이 책에는 그렇게 나가 맞더라고요. 국내 미등록 이주 노동자가 20에서 30만 명이고. 미등록 이주아동이 한 2만 명으로 추산된다고요. 이 정도죠?

 

은유> , 그 정도. 2만 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김혜민> 그리고 이들은 지금 작가님이 설명한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친구들도 있고. 아니면 아주 어렸을 때 와서 사실은 모국어보다 이 대한민국 말이 더 편한 친구들이잖아요.

 

은유>그렇죠. 그러니까 이 미등록 이주 아동들은 그러니까 부모가 나이지리아 사람이다. 하지만 거기 가본 적이 없는 거예요. 부모가 몽골 사람이다, 하지만 가본 적이 없는 거예요. 그냥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 음식 먹고 한국 친구들이랑 한국 유치원에 그냥 똑같아요. 선주민 저희 아이들처럼 그냥 이렇게 자란 거예요. 근데 이 아이들이 18살이 지나면 이제 부모의 국적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 라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한 일이죠. 근거지가 하나도 없거든요.

 

김혜민> 원래는. 그전에도 발견되면 그냥 추방됐었던 거죠?

 

은유> 예 그전에는 그랬는데요. 이제 이게 우리나라가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이제 비준국이라. 그 아이들에게는 이제 우리 아이들은 미래의 우리 또 사회를 책임질 아이들이니까. 이제 기본권들을 보장해줘야 된다 해가지고 이 아이들에게 학습할 권리가 있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 다닐 수 있어요. 그렇게 다 그런 것도 한 10년 전 정도 되었는데요. 학교에는 다닐 수 있지만 이 아이들이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어서 공부할 권리는 있는데, 되게 모순적으로 살아갈 권리가 없는 거예요. 네 그래서 아이들이 우리가 이제 우리나라 it 강국이고 모든 게 전산화가 잘 돼 있잖아요. 인터넷 기반으로. 이 아이들이 이제 그렇게 자기 신분 번호가 없어가지고 상당히 큰 일상의 불이익을 받고 있어요.

 

김혜민> 공부할 권리는 있으나 살아갈 권리가 없다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코로나 이후에 출입 인증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는 거고요.

 

은유> 그렇죠. 저희가 이제. 지금은 또 까마득한 옛이야기처럼 돼버렸는데. 초기에는 저희가 마스크도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샀단 말이죠. 아동들은 이제 신분증이 없으니까 그 서류에도 자기 번호가 안 나오니까 마스크도 사지 못해서 어떤 센터에서 아동 센터에서 이제 지급받아서 대신 쓰고.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이 아이들도 이제 태권도 심사도 받고 해야 되잖아요. 그럴 때 이제 번호가 없으니까 그거에도 난항을 겪었고. 의료보험증이 없으니까 병원비도 너무 비싼 거예요. 감기 한 번만 걸려도 병원비가 몇 만 원 나오니까 아파도 병원에 잘 못 가고. 청와대 같은 데 체험학습을 가면 조금 더 엄격하잖아요. 신분 조회가? 이제 그럴 때 못 들어가고. 또 인터넷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어도 티켓 예매 사이트에 가입을 못하니까 그 좋아하는 공연도 못 간다,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김혜민> 그러니까 우리 은유 작가님의 이 책 제목인 <있지만 없는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정말 지금 딱 이 아이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거예요. 존재는 하는데. 이 아이를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서류가 전혀 없는 거예요.

 

은유>그러니깐요. 분명히 살고 있는데 없는 존재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위축되죠. 네 뭔가 마음껏 펼치고 그럴 나이인데 그런 성장기에 괜히 경찰차만 봐도 그렇게 될까 봐. 또 아이들의 친구들한테 허심탄회하게. 자기 이야기도 못 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한 존재를 너무나 이렇게 쪼그라들게 만든다. 그런 걸 알고 나니 너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혜민> 그러니까 몽골이나 중국이나 아시아 쪽에서 온 친구들은 또 외모가 비슷하다 보니까 학교 생활을 하면 친구들이 전혀 모르면서 그냥 같이 학교 생활을 하더라고요. 책을 보니까 아이들 경험을 보니까.

 

은유> 그래서 아이들한테 친구한테 말 안 했다 고3 때 이제 한 명한테만 말했다. 이렇게 한 몽골 국적의 아동도 있었고요. 그래서 외모가 비슷하고 또 한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컸으니까 이제 말도 잘하고. 그러니까 말을 안 하면 모르죠. 진짜 한국 아이처럼 컸는데, 이 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나가야 된다, 라는 게 너무 불합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혜민> 그러니까 이 책에 어떤 아이가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자기 보고 너 왜 한국에 살고 싶냐고 물어본다고 그러면 나는 되묻고 싶다고. 당신은 왜 한국에 살고 싶어요. 그 친구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은유> 원한 거 아니잖아요. 본인이 우리가 이제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없고. 한국이나 나라 국적이나 피부 색깔 이런 거 다 본인이 원해서 태어나는 게 아닌데. 이 세상에 나온 아이들 아동들을 인간다움을 지키면서 살 수 있게 존엄한 존재로 잘 길러내는 게 우리 사회나 국가의 필요의 이유잖아요. 근데 이제 그것을 이래서 안 해주고, 저래서 안 해주고 자꾸 걸러내는 게 좀 옳지 않다. 왜 자꾸 한국에 살려고 하느냐, 추방과 단속의 대상으로 아이들을 보는 게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간 살던 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이 아이 봐야 된다 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혜민> 제가 이 책에 여러 아이들이 나오는데 마음이 아팠던 구절 중에 하나가 나이지리아 출신 부모를 둔 페버가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제가 불법 체류자이기 때문에 나라에 이득이 없대요. 그래서 본인을 안 받아주다가 자기에 대한 기사가 이제 나오고 시끄러워지니까 그제서야 받아주더라고요.’ 이 말이 참 마음이 아파서. 생가 우리나라에 이득이 없으니까. 너 가. 이 표현이 아 이게 한 국가가 할 수 있는 표현인가. 너무 천박하다. 한 국가가 하기에는. 저는 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은유>그러니까 사람을 무슨 사물처럼 어떤 쓸모나 능력으로만 평가하는. 그런 우리의 그런 관점이 있잖아요. 그래서 권리를 주장해도 일단. 네가 뭐를 해 잘해? 그럼. 네 말 들어줄게. 가족에서도 그런 일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미등록 이주민이나 이주 아동한테도 한국이 이득이 없다. 이래서 나가라 이래놓고 또 이제 여론이 막 이렇게 일어나고 하니까 받아주고. 그러니까 페버의 경우는 일관성이 없는 거예요. 너무 국가 정책이나 이런 자기를 대하는 태도가. 페버도 처음에는 합법적인 존재였거든요. 아버지가 한국에 일하러 왔었고. 가족이 다 들어왔어요. 그래서 9년 동안 9살까지는 합법적인 존재로 떳떳하게 살다가, 이제 아버지가 본국에 돌아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어느 날 갑자기 불법 신분이 된 거거든요. 그러니까 페버로서는 너무 기가 막힌 거예요. 너랑 똑같은 페버인데 나는 난데 왜 내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불법의 존재가 돼가지고, 위축되고 아이들한테 놀림 받고 이렇게 살아야 되냐, 라고 물었을 때 참 대답할 말이 없더라고요.

 

김혜민> 사실 한국 사회도 이주 노동자들을 현재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도 이주 노동자 관련된 인터뷰를 하면 댓글이 엄청납니다.

 

은유>. 너희 나라로 가라고.

 

김혜민> . 너희 나라로 가라. 아니면 저한테 네가 가라 막 이렇게 얘기도 하기도 하고. 지금 우리 살기도 힘든데 지금 뭐, 왜 착한 척 하냐 뭐 이런 것부터 시작해가지고. 그분들의 마음과 논리를 제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처음에 합법적으로 들어온 이주 노동자도 비자를 잃고 뭐 이런 여러 가지 사람이 살면서 상황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상황 가운데 순식간에 등록되지 않아버리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잖아요.

 

은유>, 저도 이번에 이제 책을 쓰면서 알게 된 건데. 그러니까 미등록 이주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많고. 사실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되게 험하고 그런 열악한 일자리에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는 이제 어떤 물건을 되게 싹 싼 값에 사면 좋아하지만, 그 물건이 그렇게 싸게 될 때는 인건비도 싸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되게 막 열악한 농장, 개 농장 무슨 유리 공장 이렇게 힘든데, 기피하는 곳에 다 이제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저는 이주 노동자가 우리나라의 일자리가 필요해서 왔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반대로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1020년 살 수 있었던 거는 우리나라도 그들을 필요로 하는 거라고 생각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이제 이주 담당하는 이탁건 변호사님이 해주셔가지고 진짜 머리에 전기불이 하나 켜지는 것 같이. 그래서 내가 관계라는 건 상호적인데 마치 우리는 우리가 큰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그런 태도로 이주 노동자를 보고 있었구나, 나조차도. 근데 그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경제를 지탱하는 거는 삼성 같은 글로벌리더 그룹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제일 밑단에 하층에는 이주 노동자들이 일꾼으로서 노동자로서 한 자리를 되게 메워주고 있다, 라는 것을 우리가 다 같이 좀 인식을 하면 동료 시민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혜민> 지금 농촌에 가면 사실 일손이 없고 코로나 때문에 이주민 노동자들이 또 지금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 나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거는 식량의 자급자족. 우리의 자급자족과도 관련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의 산업 구조와 인구 변화상 이제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가 분명히 오거든요. 그렇다면 그들의 아이들 자녀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생각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 신호탄을 은유 작가님이 <있지만 없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서 올려주셨어요.

 

은유> , 저도 이번에 이제 책을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우리나라가 그러니까 한 나라의 인구가 5.1%가 이주 배경의 사람들이면 다문화 국가 다인종 국가로 이제 oecd에서 다인종 국가로 분류를 한 대요. 우리나라도 5.1%더라고요. 귀화를 했든 어쨌든 이주 배경의 사람들이 그래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다.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김혜민> . 저는 이제. 많은 아이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났지만 가장 마음 아팠던 게 이거예요. 그냥 우리 아이들이랑 똑같이 학교 다니다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하고 잘 지냈는데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는 거죠. 아 나는 있지만 없는 아이야. 공부도 하지 말고 꿈도 꾸지 말자. 이게 무슨 의미가 있어 하고 포기해 버리는 그게 너무 마음 아프더라고요.

 

은유>그렇죠. 제가 이제 이 책에서 카림이랑 달리아라고 이주 아동을 인터뷰했었는데. 그러니까 우주베키스탄의 국적이었는데요. 굉장히 이제 한국에서 24살 때 들어왔고. 어머니도 되게 책을 좋아하고 이제 할아버지 작가였고. 이래가지고 어떤 피가 흐르는지. 굉장히 이제 어떤 우리 소위 말하는 문과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였어요. 그래서 국어도 잘하고 역사도 너무 잘해서 역사 올림픽 같은 국내 학교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대회 전국대회 나가서도 상을 받고 이럴 정도의 아이였는데. 이제 나도 스펙 고등학교 때, 생기부에 이제 아이들이 작성하려고 경시대회도 나가고 이러잖아요. 그래서 카림 같은 경우도 한국사 능력 시험을 보려고 그러는데. 이제 신분증이 없어서 이게 응시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럴 때 내가 불안정.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몰라. 나 고등학교 졸업하면 숨어 지내야 되는데. 내가 공부를 한들 대학을 못 가는데 이게 무슨 의미지?’ 이런 생각이 드니까 그냥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저도 그 감정 이입이 좀 잘 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니까 만약에 내가 내일 당장 낯선 나라로 몽골로. 나가본 적 없는데. 가야 돼. 그러면 내가 오늘 정말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김혜민> 못하죠.

 

은유>. 그래서 더군다나 이 작은 아이들이 그런 삶의 무게를 줘야 된다, 라는 게 자기가 어떤 선택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좀 진짜 가슴 아팠습니다.

 

김혜민> 이 친구들이 그 얘기를 하는 거예요. 우린 열심히 사는데. 능력이 돼도 자격이 안 되는데 이게 너무 서럽다.

 

은유>그렇죠. 살아 있는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김혜민> 아이가 성인이 돼서 쫓겨나는전 그 표현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쫓겨나는 그 과정도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특히 그 페버 친구 얘기가 보호소에서 50일을 있었더라고요.

 

은유>천식약도 이제 이 천식이 있는데. 반입을 안 시켜주고 그러니까 보호소가 아니라 거의 구금 시설처럼 그냥 그렇게 넣어놓고. 적절한 어떤 인간적인 대우를 안 해주는 거죠. 그래서 이런 이제 이런 것이 되게 사회 문제가 되고 알려지면서 그래도 페버는 이제 체류 자격을 얻게 됐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많은 이주 아동들 중에서 그래도 약간은 운이 좋은 경우.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아서 구제가 좀 된 경우인데요. 이것이 개인의 운에 따라서는 안 되잖아요. 모든 아이들이 다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 않고. 누가 언제 어떻게 되더라도 최소한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곳에 있을 수 있어야 되는데. 이 아이들이 거의 인권적인 대우를 못 받고 추방된 사회 문제가 됐었어요. 그래서 해고 이전에 이제 민우라는 학생도 고3 , 아니 고등학교 때 이제 강제 추방이 됐고 그게 이제 부당하다. 아이를 왜 이렇게 갑자기 쫓아내냐. 그래서 이제 그 다음에 아이들이 보호자까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보호자의 보호 아래 있을 수 있는 것도 만들어지고. 그렇게 조금씩 변했습니다.

 

김혜민> 20205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행 조치가 있었다면서요?

 

은유>.

 

김혜민> 그럼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은유>그거는 이제 한국에서 출생한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한 구제 대책인데요. 그러니까 여기 제가 인터뷰한 마리나 같은 경우도 이제 한국에서 태어나서 18년을 다 온전히 살았단 말이죠. 그래서 내가 한국에 좀 있게 해달라, 라고 이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에서 이제 법무부에 허락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해서 법무부가 판결을 내린 거죠. 그래서 구제 대책을 내놓았는데 이제 한국에서 태어났고, 조건이 세 개예요. 15년 이상 살았고 그리고 초등학교 이상 교육을 마친 아동의 경우 이제 한국에 체류 심사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거예요.

 

김혜민> 자격이 주어지는 거예요. 주는 것도 아니고?

 

은유>심사를 받을 자격이 그래서 마리나 같은 경우 구제가 됐죠. 근데 지금 2만 명의 아동이 있는데. 그렇게 구제되는 아동이 한 500명밖에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것 또한 너무 있지만 없는 법이 아닌가. 이 아동들이 좀 다 사실 태어나서 100일 만에 들어온 아이도 여기서 거의 태어난 거나 다름없잖아요. 근데 이런 아이들은 또 구제가 안 되니까. 그래서 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구제가 돼도 매년 자기가 왜 여기 살 수밖에 없는지를 또 증명을 해야 돼요. 참 번거롭죠?

 

김혜민> 그 외국 같은 경우는 어때요. 우리 미국은 제가 알기로 거기서 태어나면 시민권을 그냥 무조건 주잖아요.

 

은유>그렇죠. 근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데. 아무래도 미국이나 이런 데는 아주 처음부터 이민자 국가였고. 그런 사회문화적 배경이 역사적 배경이 달라서 래요. 그래서 저도 이번에 좀 찾아 봤는데 영국 같은 경우도 아동의 경우는 10년 이상 살면 체류 자격이 좀 주어지고. 이런 식으로 좀 융통성 있게 되는데. 우리나라가 유독 좀 엄격해요. 우리나라 단일민족 신화 같은 것도 있는데. 사실 순수한 단일 민족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허상인데. 그래서 이 저희도 이제 이주 아동들이 조금 더 많아지고, 그 세대들이 목소리를 좀 이렇게 하나 둘 내면. 그리고 사회 분위기도 바뀌지 않을까? 우리나라가 좀 유독 엄격하다고 하더라고요.

 

김혜민> 뭐 외세 침략도 많았고. 여러 가지 많은 역사들의 배경이 있다 하더라도. 그리고 단일 민족 신화가 있다 하더라도 지금 말한 것처럼 지금 상황은 세계 시민으로서 살아가야 되는 지구촌 국민 중의 하나인데. 이런 적대적이고 폐쇄적인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태도가 저를 포함해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도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 석원정 이주 인권 활동가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교육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이질적인 존재와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뭐가 필요한지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지 나와 다른 사람들하고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우리가 이런 때에 훈련이 안 돼 있다. 저 이 점에 굉장히 많이 동의했어요.

 

은유>네 그러니까 저희가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사실 배타적으로 대하는 거거든요. 여기에 제가 인터뷰했던 이제 민혁 군. 김민혁 군은 이란 출신인데. 민혁군 같은 경우는 거의 이제 아이들이랑 어울 어울려서 잘 지내서 이번에 난민 심사도 했고. 그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데 친구들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김혜민>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진짜.

 

은유>너무 이제 감동의 드라마. 거의 0.1%밖에 확률이 없었는데 난민 승인을 받았잖아요. 이 친구들은 차별을 하거나 나와 피부 색깔 국적이 다른 그 아이 친구에 대해서 배타적인 마음이 없는 거예요. 이 학교 아이들은. 왜 그럴까 생각해 봤어요. 민혁이랑 같이 어울려서 그냥 학교 생활을 해봤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주변에 내가 이제 장애인과도 부딪혀보고 소위 말하는 성소수자 친구도 있어보고 하면 다 똑같은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는데. 그들을 그냥 막연히 어떤 메스컴에서 되게 단편적으로 재현되는 존재나, 이랬을 때 우리가 더 반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잘 모르니까. 무지에서 오는 거잖아요, 편견은. 그래서 우리가 조금 더 많이 섞여 살면 특별히 공부를 하지 않아도. 이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뭔가를 배우게 되는데. 그렇지 못해서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책을 쓰면서도 아이들이 당장 어떻게 섞여 살기는 어렵지만 이런 책이라도 읽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좀 들으면 편견을 좀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렇습니다.

 

김혜민> 지금 작가님이 소개해 준 그 친구는 중학교 내내 회장을 했더라고요. 3년 내내 회장을 했고, 친구들도 김민혁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이란에서 이란 태생이고요. 그리고 이 친구들이 민혁이를 도울 때 부모님이 어떤 부모님이 너 왜 그러냐고.’ 했는데 나중에는 사과했다고. 그 얘기 참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은유>네 맞아요. 그러니까 부모가 처음에는 내 친구가 이렇게 난민 심사를 해서 도와주고 있다 했을 때 네가 왜 공부는 안 하고 그런 일에 신경 쓰냐. 약간 이렇게 말했다가 이제 같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는 것을 돕고. 그 감격을 같이 나누는 과정을 보면서 이제 엄마가 사과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이제. 우리가 뭔가를 너무 내 나한테 이익이 되냐 당장에? 안 되느냐. 이렇게 각박하게 사람을 대하기보다는 어려운 처지에 처한 우리 친구를 도울 수 있는 마음. 그것이 굉장히 귀한 거잖아요. 그래서 그 귀한 거를 잃지 않고 또 다음을 받아들이면 더 존재가 넓어지거든요. 민혁이 친구들도 지금 다 인권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요. 어디서 정말 학원에서도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공부하는 아이들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좀 이렇게 같이 많이 섞여서 하는 기회가 좀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혜민> 오늘 내일의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팁톡에서 있지만 없는 아이들을 작가 은유 작가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인식과 개념에 대한 변화 꼭 필요하지만 사실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그런데 그러기엔 지금 미 이주 아동들의 하루하루가 너무 척박해요. 지금 현실에서 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은유>글쎄요. 지금 이제 인식의 변화를 알기 위해서는 저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우리 사회에 좀 들리는 게 굉장히 필요한데. 이 아이들이 되게 딜레마적인 상황이 불법적인 합법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을 들어낼 수가 없어요.

 

김혜민> 자기 목소리를 낼 수가 없군요.

 

은유>, 얼굴을 드러내고. 말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이제 글 쓰는 이제 사람으로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책을 냈기 때문에. 우선 좀 이런 목소리를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고. 또 그런 법적 제도적인 개선도 있어야 되지만, 저는 인식 개선이랑 같이 일어나야지. 법무부에서도 계속 허락을 안 해주는 이유가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이다, 라고 말하는데 국민들이 뭘 알아야지 긍정적인 영향을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제 오늘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분들이나 또 이 책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미등록 이주 아동이 이렇게 부당한 상황에 처해 있다, 라는 것을 입에서 입으로 계속 좀 이야기를 퍼뜨려서 어떤 해결의 단서가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당장은 이 아이들한테 국적을 주자는 건 아니거든요. 무슨 번호를 줘라가 아니라 우선은 학교 생활이라도 좀 잘할 수 있게. 무슨 등록금 학번이라도 좀 주던가, 해서 좀 아이들이 기를 펴고 살 수 있는. 그런 어떤 최소한의 것만 마련돼도 좋을 것 같아요.

 

김혜민> 그래서 제가 악풀을 받고 욕을 먹더라도. 오늘 은우 작가님과 함께 지난번에 우리가 그 청소년 노동자 이야기 저랑 같이 인터뷰를 하셨었고. 이번에는 이주민, 우리 이주아동 이야기를 좀 나눴습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미얀마 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또 함께 생각났어요. 우리가 우리랑 전혀 상관없는 이런 이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작가님 좀 한 말씀해 주시겠어요?

 

은유>글쎄요. 제가 이제. 이 서문에서도 먼 이웃을 사랑하라. 이렇게 라고 했는데 사실 우리가 이제 코로나로도 다 실감했지만.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은 이제 거의 없다, 라는 것이에요. 우리 다 이제 같은 영향권에 있고. 그래서 우리가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내가 어떻게 남한테 관심을 가져, 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보면 남한테 관심을 갖지 않아서 내가 더 고립돼서 살기 힘들어지는 게 있거든요. 그랬을 때, 이제 미등록 이주 아동에 대해서 우리가 가심을 가지면 그 아이들의 인권의 어떤 수준이 높아지면. 그것이 다 우리 사회의 인권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 혜택을 누리는 거잖아요. 누구도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일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 사회라는 것은 다 안전할 수 있는 저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그랬을 때 나는 미등록 이주 아동 상관없어. 본 적 없어, 라고 생각하시기보다는 우리가 값싼 물건 이것도 어떤 미등록 이주 노동자가 만든 것이고. 그 이주 노동자의 자식은 지금쯤 혼자 찬 방에서 그렇게 쓸쓸하게 있을 수도 있겠다, 라는 걸 좀 생각을 하면은 네 저 상관없는 일도 아니거든요. 늘 자기 삶에 깃든 타인의 존재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혜민> 이 책에서 작가님이 이주인권 활동가의 활동에 대해 이렇게 쓰셨어요. ‘이주인권 활동가는 자기 삶의 자리에서 우연히 타인의 고통을 목격했고. 먼 이웃의 일이라며 눈 돌리지 않았을 뿐이다. 같이 거들고 싸우다 보니 없는 아이들이 되어버린. 있는 아이들이 보이고. 아이들의 신음 소리도 들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가 봐야죠. 목격하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일단 목격해야 되고 이런 타인의 고통과 마주하는 일을. 작가님은 글로 또 ytn 라디오는 언론을 통해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가님 다음에는 사람들의 어떤 시선을 쪽집게로 집어서 옮기실 예정이세요? 죄송해요. 또 책 내자마자 또 다음 무슨 책 쓰시냐고 여쭤봐 가지고.

 

은유>아직 별다른 계획은 없고요. 지금 제가 이 책을 냈으니까 이 책을 조금 더 많이 독자들에게 알리고 하는 일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김혜민> 알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님.

 

은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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