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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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연예뉴스 댓글 차단 1년, '악플' 줄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8-17 07:56  | 조회 : 160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8월 14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스포츠.연예뉴스 댓글 차단 1년, '악플' 줄었을까?

- '20년 8월 여자 프로배구 고유민 선수 극단선택 이후 스포츠.연예 댓글 없애
- 풍선효과...온라인뉴스 대신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SNS 직접 찾아가 악플 퍼부어
- 포털사, 문제되면 '댓글 기능' 일단 없애.. 건전한 여론 공론장 사라지고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 가짜뉴스에 더 의존하는 현상 심화시켜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비평입니다. 포털에서 연예나 스포츠뉴스에 댓글 달기가 폐지됐죠. 어느새 1년이 됐다고 하는데요. 온라인 댓글 문화가 건전한 공론장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욕설과 비방, 혐오와 차별 등을 양산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정적인 면도 있었죠. 포털 댓글이 사라진 지난 1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이하 송경재)>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포털뉴스 댓글 창, 스포츠와 연예 뉴스에선 지난해 8월이니까 딱 1년이 되었는데... 사라졌다고 하는데요. 이른바 ‘악플’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죠?

◆ 송경재> 포털 뉴스의 댓글은 우리 사회에서 양면성을 가지고 발전해왔는데요, 시민이 뉴스에 대한 직접 참여해서 반응하고, 실시간 상호작용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건 긍정적인 점이죠. 반대로 부정적인 점도 컸습니다. 악성 댓글 ‘악플’ 문제인데요. 악플로 인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이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본다는 호소가 오랫동안 이어졌었죠. 결정적으로 스포츠와 연예 포털 뉴스에서 댓글 창이 사라진 건, 작년에 여자 프로배구 선수였던 고 고유민 씨가 극단적 선택 이후였습니다. 지나친 악성댓글로 인해 고인이 큰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에 재발 방지 차원에서 포털사들이 스포츠 면에서 댓글을 차단하게 됐습니다. 연예 뉴스 댓글이 사라진 것도 많은 악플로 인해 정신적 피해, 급기야 극단적인 선택도 했던 연예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스포츠 부문과 비슷한 이유로 차단됐습니다.

◇ 김양원> 심지어 소중한 한 생명을 죽음으로까지 이끌 정도로 악성 댓글이 사회적 문제화됐기에 차단됐던 건데, 이제 꼭 1년이 됐습니다? 이렇게 1년 동안 악플이 실제로 줄었나요?

◆ 송경재>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미 과거에 유사한 학습효과가 있었는데요. 바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과 폐지 과정입니다. 2007년에 <정보통신망법>속 <인터넷 실명제>의 원래 명칭은 “제한적 본인 확인제” 입니다만 이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된 계기도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 대한 과도한 악성 댓글을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인터넷 실명제를 해보니 별다른 성과가 없고 오히려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시민단체와 일부 학자들이 문제제기와 함께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했는데. 2012년 8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헌법 재판관들의 고민이 들어있는데요. “본인확인제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의 익명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라고 명시했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선 실제 악플 차단 효과도 별로 없다고 보았습니다. 당시 뉴스 댓글을 폐지할 때도 악성 댓글 등 포털 뉴스의 부정적 부분이 감소하는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와 시민단체 모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 김양원> 주로 부동산정책을 얘기할 때 언급되는 말인데, ‘풍선효과’라고 하잖아요. 어느 하나를 규제하면 다른 쪽에서 결국은 그만큼 불거지는 건데, 악플도 그런 모양이네요.

◆ 송경재> 그렇습니다. <인터넷실명제>가 도입되면서 댓글 창으로 공공연하게 악성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자 네티즌 다른 방식을 모색하게 됩니다. 특히 해외 소셜미디어 계정을 이용한다거나, 우회하여 다이렉트 메시지(DM)나 게시글 형태로 댓글을 올리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서 공개적으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소셜 미디어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악플 고소 사건이 늘어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고요. 작년에 포털이 스포츠, 연예 뉴스 댓글 창을 차단하는 결정을 하고 나서는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지난 <인터넷 실명제> 때와 비슷하게 오히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에게 직접 악플을 다는 방식이 늘어날 것을 우려했는데, 1년이 경과하고 보니 실제 그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양원> 실명으로 댓글을 달게 하면 나아질 줄 악플 문화가 개선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직접 sns 계정을 찾아가서 악플을 쏟아붓는다. 가까운 예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저희가 그 사례를 목도했습니다? 

◆ 송경재> 네 맞습니다. 이번 도쿄 올림픽때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악플이 증가한 곳도 바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판이었습니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국민적 관심사를 모았던 종목의 경우 성적이 좋지 않으면 큰 비판을 받게 됐고요.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던 축구나 야구 등 구기 종목에서 악성 댓글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조금 특이하게 지켜볼 것은 이번 악플의 경우, 경기력 여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등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혐오’와 페미니스트로 낙인찍는 악플이 문제가 됐죠. 양궁 국가대표 선수의 경우, 짧은 머리가 편하다고 한 대답이 극렬 페미니스트로 낙인을 찍혔고, 곧바로 혐오와 인신공격에 가까운 발언들을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졌습니다. 중국 출신의 귀화한 탁구 선수의 경우, 중국 네티즌이 성형 수술 관련 악플을 올려서 웨이보에서 검색어 상위에 계속 걸리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악플은 인터넷 공간에서 이동하며 머물고 있는 것입니다. 

◇ 김양원> 자, 그러면 댓글 창 폐지가 온라인상에서 별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 그러면 굳이 뉴스 댓글을 차단하고 할 이유가 없는 거 아닙니까?

◆ 송경재> 포털사마다 차이는 있는데 네이버의 경우 언론사와 계약을 통해서 댓글 기능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나 연예면 만이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관련 뉴스도 일부 댓글 기능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결국 댓글이라고 하는 시민참여 공론장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댓글도 있지만, 시민이 직접 목소리를 낸다는 측면에서 가지는 장점도 분명한데, ‘무조건 막고 보자’는 식으로 해법을 찾다 보니 다른 경로를 통해서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에 대한 악플은 여전하면서도 건강한 시민 여론 참여의 공론장으로서의 댓글 기능은 사라져 버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 김양원> 댓글 폐지가 악플을 막는다는 효과는 없고, 공론장을 축소시키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교수님 생각엔 어떤 대책이 필요했다고 보세요?

◆ 송경재> 뉴스 댓글 창을 폐지하기 전에 그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한 후 단점을 약화시키고 장점은 살리는 방향으로 개편을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포털사들은 일단 욕설이나 혐오 발언이 없으면 된다고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네티즌들의 경우,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글에 더 의존하는 현상도 빚어지게 되는데요, 잘못하면 가짜뉴스에 빠질 우려도 생겨났습니다. 처음부터 뉴스 댓글 개편과 관련해 언론계나 학계 의견을 수렴하고, 제일 중요한 네티즌들 의견을 반영했다면 좋았을 겁니다. 네티즌 신고기능 강화와 포상제 도입, 인공지능 단어 필터링 강화, 게시글 건수 제한 기능 등 악플을 막을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았거든요. 댓글 창을 무조건 폐지하고 난 1년 동안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김양원> 이 포털사들은 일단 안 보이면 되지 않을까하는 쉬운 생각을 해서 그냥 댓글창을 없애자 생각한 경향이 있다, 이런 지적을 하셨고. 사실 저희가 가까운 예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런데도 뉴스 댓글로도 탐정놀이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계속 억측, 수사결과가 나와도 믿지 못하고 댓글을 통한 가짜 뉴스의 양상... 이런 것도 사실 저희가 지켜봤거든요. 자, 이런 것이 문제다 싶은데 요즘 네이버와 카카오톡 같은 포털에서는 뉴스 서비스를 바꿨더라고요?

◆ 송경재> 네, 몇 가지 변화가 발견이 되었는데요. 일단, 카카오톡에서는 기존의 해시태그 탭 부분을 카카오뷰로 개편했습니다. 크게 달라진 건 이용자가 유튜브 채널 구독하듯 컨텐츠를 직접 구독하게 된 것인데요, 여기서 뉴스도 개인이 맘에 들어 하는 에디터의 콘텐츠로 구독할 수 있게 됩니다. 페이지를 직접 꾸리게 되는 사용자의 가치가 중요해졌다는 것이 특징적인데, 포털의 뉴스 배치와 관련한 편향 논란을 딛고 편집권을 이용자에게 전적으로 넘긴 큐레이션 서비스라는 부분은 유의미한 것 같습니다. 단, 에디터 관점에서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구독하고 소비하게 된다는 점은 다양성의 관점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김양원> 뉴스편집을 개인 취향에 맞게만 하다 보면, 저는 유튜브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포털뉴스 소비도 확증편향이라고 해야 할까요? 자기가 보고 싶은 뉴스만 보게 되는 확증편향이 심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는데, 교수님은 어떠세요?

◆ 송경재> 뉴스 큐레이션이라고 하는 것이 맞춤화된 서비스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편리한 점도 있습니다. 근데 사실 단점도 크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아요. 뉴스가 일반 상품들 하고 다르지 않습니까? 정보와 지식이 유통이 되는 것인데, 이것을 일반 상품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만 소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이것도 의문이거든요. 올바른 여론, 여론의 공론장이 형성이 되기 위해서는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고 다양한 시각의 뉴스를 봐야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시각의 뉴스를 보고 평가를 하고 잘못된 시각의 뉴스도 교정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야 올바른 여론이 형성이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맞춤형 뉴스큐레이션인데. 편리성보다는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인데 그것이 빠지지 않았나? 그런 생각입니다.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인거 같고요. 비슷한 경우로 네이버의 경우도. 네이버는 지난달 29일부터 모바일 언론 구독 서비스 '언론사 편집판'에 ‘심층 기획’ 영역을 만들었습니다. 네이버가 인공지능 뉴스 편집 검증을 하면서 약간의 변화를 낸 건데요,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좋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인공지능이 뉴스를 추천하는 방식은 개인별로 기사에 머무는 체류 시간이나 클릭 수, 반응도나 추천, 게시글 속성 등을 분석한 알고리즘으로 기사가 결정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이 많이 들어가는 기획 뉴스나 심층 뉴스는 자주 노출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래서 저도 오래전부터 포털 뉴스 개혁 방안 중의 하나로 “기획 뉴스와 공적 뉴스 할당제”를 주장해왔는데요. 속보나 단편적인 뉴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본 뉴스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장시간 추적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한 뉴스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행 인공지능 알고리즘에서는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29일부터는 언론사 구독 화면에 언론사가 추천하는 심층 기획 카테고리가 신설된 것이죠. 비록 메인 화면의 전면 배치는 아니지만, 나름 의미있는 시도라고 보여집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포털 뉴스가 더 좋은 뉴스를 전달하기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하고 그 노력의 시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좋은 아이디어들을 포털 뉴스가 수렴해서 건강한 인터넷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야지 “포식자”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양원> 천편일률적으로 많이 본 뉴스나 속보성 뉴스만 제공됐던 포털뉴스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 송경재> 그렇게 된다면 언론이 속보 경쟁에서 벗어나게 되고 질적으로 좋은 뉴스, 심층 뉴스나 기획 뉴스 등에 더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 거고요. 포털 뉴스가 좀 더 공적인 가치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고요, 언론사와 기자들도 사실 원하는 방식이라 포털 뉴스 서비스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기대해봅니다. 

◇ 김양원> 이제는 포털뉴스가 방송과 신문을 제치고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미디어라고 하죠. 건전한 공론장으로서 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조화를 이룬 미디어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송경재>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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