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PD, 진행: 김양원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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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스라이팅? 방송자막에 등장한 신조어,인터넷 용어 어디까지 허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7-12 10:55  | 조회 : 381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7월 10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먹스라이팅? 방송자막에 등장한 신조어,인터넷 용어 어디까지 허용

- '먹다+가스라이팅'='먹스라이팅', 한국남성 비하 뜻 '한남' 등 무분별한 방송자막
- 5기 방심위 출범 아직도 안개속...방송.통신 심의 공백 이어져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범죄사건 뿐 아니라 예능의 소재가 됐어요.누군가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한다는 건 참 끔찍한 일인데, 왜 이런 소재가 방송에 등장한 건가요? 

◆ 김언경> 한국일보 양승준 기자가 7월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6일 KBS2 '1박2일'에선 식사 복불복 게임을 하는 장면에서 '먹스라이팅'이란 자막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건 먹스라이팅은 ‘먹다’와 ‘가스라이팅’을 합성한 말이거든요.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특히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 위력으로 길들이고 복종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등 통제할 때 가스라이팅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정서적 학대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범죄의 수법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한마디로 부정적인 표현이며, 우스개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표현을 예능에서 희화화하는 것은 그로 인한 폭력성을 사소화시키고, 2차 가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kbs '1박2일'에서 '진정한 먹스라이팅' 등의 방식으로 5~6월 두 달에 걸쳐 최소 세 번 이상 나갔다고 합니다. 이는 신중치 못한 자막사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먹도록 옆에서 부추긴다’라는 의미에서 사용한 유머코드였다고 하지만, 자칫 가스라이팅의 위험성을 사소하게 여기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김언경> 네, 더욱이 공영방송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이번에는 성 역할과 관련한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사례에요. mbc '쓰리박'에선 한 출연자가 "남자는 드라이브죠"라고 하는 말을 자막으로 강조한 것과 '나 혼자 산다'에선 샤이니 멤버 키가 청소와 요리를 잘하고 다정다감하다는 이유 등으로 '키 이모'로 여러차례 명명되는 것에 대해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있었어요. 
한편, MBC '구해줘 홈즈‘는 '한 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 방송은 한 출연자가 이름을 짓느라 고민하는 모습에 자막으로 '못 웃는 한 남자'라고 썼는데요. 글씨 크기가 ’한 남‘만 크고, ’자‘ 자는 작게 처리한거에요. 이게 한남이라는 표현은 한국남자를 비하하는 한남충이라는 표현으로 느껴진다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 김양원> 저는 유튜브에서 성행하는 이런 직설적이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들이 요즘엔 지상파 tv에도 무분별하게 등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장님은 이런 지적들에 대해서 어떻게 보세요?

◆ 김언경> 사실 방송언어에 대해서는 참 강약조절이 어렵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깨닫기도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방송언어라 하면 무조건 표준어만 사용하자 이랬지만, 최근에는 현실에서 유행이 되어 일상이 되어버린 표현들에 대해서는 허용해야 된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일례로 작년 10월에 방통심의위가 채널A '도시어부', JTBC '장르만 코미디', tvN과 XtvN의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등에 대해 “신조어와 인터넷 용어를 자막으로 사용하여 방송의 품위를 저해하고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저해한다”라고 지적했거든요. 당시 한국PD연합회는 논평을 내서 "우리는 욕설, 비속어, 혐오 표현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에 법정 제재를 가하려는 방심위의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본회의에서 불행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협회 측은 "대다수 국어학자는 '언어는 살아 있는 것이며, 사람들이 자연스레 쓰는 말이 방송에 등장하는 것은 인정해야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살아 있는 언어를 규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방심위가 법정 제재를 강행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프로그램 제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웃지못할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협회 측은 혐오 · 차별 표현을 강력히 제재하는 것에 우리는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일례로 요즘에는 멍멍이를 댕댕이라고 하기도 하잖아요. 많은 국어학자들도 신조어 자체를 사용하고 말고의 문제라기 보다, 성평등에 문제가 있다거나 비하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면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말장난, 한글 파괴에 대해서 지나치게 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문화적 차원에서 지적하는 정도면 가능할 것 같고요. 차별적, 혐오적 표현에 대해서는 보다 분명한 사인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그런데 지금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사실상 공백 상태 아닌가요?

◆ 김언경> 맞습니다. 임기 3년의 4기 방통심의위 위원들이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지난 1월 말에 모든 회의를 마무리했어요. 하지만 지금 7월인데 아직까지 5기 방심위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한마디로 방송·통신 심의의 ‘무정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상파 예능의 자막이나 언어사용이 방통심의위 늑장 출범의 배경이라고 말하는 것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방송언어, 자막의 문제는 늘상 있어왔고, 특히 예능의 경우 가장 앞서서 유행을 따라가는 상황에서 늘 무리수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방송심의보다 더 심각한 쪽은 통신심의입니다. 불법촬영물 등 빠른 삭제 조치가 필요한 디지털성범죄 정보 등 그야말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일초를 다투는 사안인데 심의가 멈춰있다는 것은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일 인거죠. 이뿐 아니라 음란 도박 마약 정보, 코로나19 방역 관련 허위조작정보 등의 문제가 심각한데 조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업무공백으로 모니터 역량과 차단 권한을 가진 디지털성범죄 심의지원단 등 산하기관 활동도 멈추면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있거든요. 오죽하면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한 비영리단체까지 나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조속한 구성을 요구하고 나서서요.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 촉구 대국민 서명을 진행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한 항의행동도 펼치기도 했습니다.

◇ 김양원> 디지털 성범죄물의 삭제나 심의도 모두 멈춰선 상태... 피해자 입장에선 속이 탈 것 같은데요. 방심위 구성이 이렇게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김언경> 방심위 위원 9명은 청와대와 국회 추천 인사들로 구성됩니다. 청와대와 국회의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합니다. 사실상 정부·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의 위원들로 구성되는것인데요. 지금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있어요. 이유는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방심위원장 내정설을 두고 “편향적·편파적 인사”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닌데요. 4기 방심위도 7개월의 공백 이후 출범했습니다. 
4기 방심위는 뒤늦게 일을 시작한 관계로 주 1회 심의를 주 2회로 하는 등 무리하게 일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밀린 심의를 처리하다보니 졸속으로 심의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요. 몇 달 후에 심의가 이뤄져서 즉각적으로 문제를 바로잡지 못하고 실효성이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업무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도 시급하지만요. 향후 방통심의위의 기능이 다시 마비되지 않도록 어떻게 제도를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마련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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