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 트라우마는 그때로 돌아가는 병. 현실세계를 인정해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6-01 22:00  | 조회 : 890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진행 : 김창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방송일 : 202161(화요일)

대담 : 김은지 마음 토닥 정신건강 의학과 원장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트라우마는 그때로 돌아가는 병. 현실세계를 인정해야.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 주치의는 마음 토닥 정신건강 의학과 김은지 원장님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어서오세요.

 

김은지 마음 토닥 정신건강 의학과 원장님(이하 김은지)> , 안녕하세요.

 

김창기> 우리 김은지 원장님과 함께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짧은 사연을 읽고 시작을 해볼게요. 저는 학교 폭력 피해자입니다. 공원공중 화장실에서 3시간 넘게 폭행을 당했는데, 그 이후로 공중화장실에 가지 못합니다. 살다보니 생각보다 공중화장실에 갈 일이 많더라고요. 영영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사연을 보내주셨는데.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김은지> 정말 제가 환자분에게 늘 많이 듣는 이야기에요. 나는 이제 괜찮은 거 같은데, 차를 타려고 하면 무서워요. 나는 괜찮은 거 같은데, 그 때처럼 불이 꺼지면 무서워요.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사실 이 트라우마라고 하는 게, 우리 머리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몸에도 각인이 됩니다. 그래서 그때와 비슷한 싸인들이 오면, 마치 그때로 돌아간 것처럼. 몸에서 반응을 하는 거죠. 그래서 이분도 그러한 어려움을 갖고 계신 거 같아서, 이게 트라우마 증상이 남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습니다.

 

김창기> 트라우마에 대한 반응은 생각으로 막으려고 하기 전에 몸이 쑥 반응을 하는 것이니까요. 학교폭력이라는 트라우마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구나, 치유 회복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김은지> 사실은 학교폭력이 좀 특수성이 있는데, 우리가 학교폭력이 생기면, 이거를 어떤 문제로 만들어서 누구를 처벌하면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근데 사실은 폭력을 당한 아이는 트라우마를 입은 거거든요. 그래서 그 아이의 마음을 중심에 놓고, 주변사람들이 생각을 해야하는데. 자칫하면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거나.

 

김창기> 그렇죠. 법적해결에만.

 

김은지> , 아니면 부모님들이 너무 우리아이가 이런 상처를 입은 것이 힘들다고 오히려 더 고민하거나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못 돌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창기>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죠. 괜찮다고 외면만 하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면은 트라우마가 더 커질 수 있겠죠.

 

김은지> , 맞습니다. 아이들은 내 트라우마가 뭔지 잘 이야기 하지 않을 때도 있고요. 특히 학교 폭력같은 경우는 수치심을 많이 경험을 해요. 내가 약해서 이랬구나,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누군가 옆에서 지켜봐주고 있고, 언제든 들어줄게, 라고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아이들이 언젠가 마음을 오픈을 한다는 겁니다. 그게 1년이 됬든, 2년이 됬든. 그 아이의 아픔을 해결할 때까지, 옆에서 너의 아픔을 우리가 알고 있어, 들어줄거야, 하면서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김창기> 아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체, 그 집단. 반의 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트라우마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김은지> , 사실은 피해자도 트라우마가 있지만, 옆에서 지켜본 아이들도 트라우마로 남아요. 그리고 마음안에 불신이 생깁니다. 내가 그 친구를 못 도와줬는데, 나도 저런 일을 당하면 누가 도와주진 않겠지, 하는 생각. 그리고 세상은 힘 대로구나, 하는 그런 잘못된 생각들이 많이 생겨요.

 

김창기> 그렇죠. 이게 학교폭력의 끔찍한 트라우마 때문에 공중화장실도 못가는, 아마 이렇게 비슷한 아픔과 상처를 가지신 분들이 많을 텐데, 이런 분들에게 김은지 원장님께서 마음 처방전을 써주신다면?

 

김은지> 저는 트라우마가 그때로 돌아가는 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은 그 일은 옛날에 일어났고, 우리는 안전한 지금에 살고 있는데, 그때의 마음이 해결이 안됬기 때문에 자꾸 잡혀 들어가듯이, 그때 생각으로 자꾸 잡혀 들어가게 되는 거거든요. 어느 순간 보면 내가 그때처럼 생각하고 있고, 어느 순간 보면 그때처럼 몸을 떨고 있는 거죠.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이 현실세계에 살고 있다, 라는 인지에요. 내 옆에 나를 도와주는 친구가 있고, 내가 오늘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원한다면 산책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현실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잘 찾는 것. 그래서 트라우마로 끌려들어가지 않고, 여기에 안전하게 머무는 것. 그런 걸 한 번 시도해보시라고 얘기 해드리고 싶습니다.

 

김창기> 김은지 원장님 감사합니다.

 

김은지> 감사합니다.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물으러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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