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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故이선호씨 아버지"대통령 약속 믿고 지켜보겠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5-17 08:18  | 조회 : 1133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5월 17일 (월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이재훈 씨(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빈소 유지 이유, 책임있는 사람 사과 듣기 위해 
-아들 죽음에 책임있는 분, 작업 지시 발뺌해
-아들 죽음 과정, 수사 기관 조사 통해 밝혀져야 
-원청 업체, 유족 사과보다 대국민사과 먼저 해
-‘선보고 후조치’, 사고 직후 119 신고보다 윗선  보고 먼저 해 
-산재피해 후 여러 사회단체에서 도움...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23살 청년 이선호 씨가 평택항에서 일하다 컨테이너 철판에 깔려 숨진 지 25일이 지났습니다. 비극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돼 가는데, 아직 유족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원청업체가 사고 20일 만에 사과했는데, 대국민사과입니다. 유족에게 먼저 한 게 아니라는 건데요. 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에게 얘기를 듣겠습니다. 전화로 인터뷰하겠습니다. 아버님, 전화 연결돼있으시죠? 안녕하십니까.

◆ 이재훈 씨(이하 이재훈): 네, 안녕하세요. 이선호 아버지 이재훈입니다.

◇ 황보선: 선호 씨 사고가 난 지 한 달 가까이 흐르고 있는데, 아직 장례 일정을 잡지 못하셨다고요?

◆ 이재훈: 네, 그렇습니다.

◇ 황보선: 상황이 어떻게 변해야 장례 일정을 잡으실 수 있는 거죠? 어떻게 봐야겠습니까?

◆ 이재훈: 네, 여러 언론을 통해서도 제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아직까지 빈소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사고의 원인과는 별개의 문제, 도의적인 문제로써 우리 아이가 죽기까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두 사람이 있다, 그 두 사람이 우리 아이한테 용서를 빌어야 눈을 감을 수가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은 찾아 와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용서를 빌었고요. 지금 아직까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작업지시를 내린 사람은 현재까지 자기는 그런 지시 내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고요. 물론 그런 건 수사 과정, 수사기관에서 밝혀질 문제고요. 하여간 그런 문제 때문에 저희 아이가 눈을 감지 못해서 빈소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그럼 와서 용서를 빈 사람이 있고, 아직 그 작업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고 있는 분은 원청 업체의 대표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이재훈: 원청업체의 직원으로 지금은 제가 파악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직접적으로 컨테이너 날개에 충격을 가해서, 그 충격으로 인해서 우리 아이를 덮치게 만든 지게차 기사는 회사의 월대 계약을 맺은 일반 사업자죠, 그렇습니다.

◇ 황보선: 지금 빈소를 유지하시고 25일이 지났는데요. 빈소를 지키시기도 힘드실 텐데요. 어떠십니까?

◆ 이재훈: 저보다도, 그날 이후부터 제 아이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밤을 새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 그 집 부모들은 자기 자식 걱정이 왜 안 되겠습니까. 지금 이 코로나 시국에, 3명, 4명 모여서 밥도 먹지 말라는 이 시국에 허구한 날 장례식장에 나가서 밤을 새고 돌아오는 아들을 볼 때 그 집 부모들은 얼마나 걱정이 되겠습니까. 그런 것 때문에 너무 제가 죄스럽고 미안해서 하루라도 빨리 빈소를 접으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그렇게 안 만들어지고 있고, 제가 그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그리고 원청업체가 사고 난 지 20일 만에 사과했는데, 이 사과 받아들이지 못하시고 있는 상황이라 들었습니다. 

◆ 이재훈: 네, 그렇죠. 모든 일에는 순서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유족 앞에 와서 진심어린 사과부터 하고 나서 자기들이 자체 조사를 해서 이건 이렇다 밝히고 기본 사죄를 하고 나서, 그 다음에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죠. 사회적으로 너무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 그 사람들이 언제부터 국민들을 무서워했다고 대국민 사과부터 합니까. 먼저 하기 전에 유족들한테 먼저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사과를 했어야 하는 거죠. 

◇ 황보선: 지금 보시기에 사과의 기본적인 순서가 잘못됐고요. 그럼 사과 후에 아버님의 이런 뜻을 이해하고 혹시 다른 방식으로 사과의 뜻을 전해온 게 있습니까?

◆ 이재훈: 그렇게 하겠다, 그렇게 해서 오겠다고 했는데 그날 이후로 아직까지 연락도 없습니다. 

◇ 황보선: 문재인 대통령께서 빈소를 방문하셨는데, 어떤 얘기를 나누셨습니까?

◆ 이재훈: 제가 먼저 가슴 아픈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희 집에는 아이 한 명이 죽었지만, 그 아이 한 명이 죽는 바람에 우리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이런 슬픔을 가지고 살아가야할 가족이 우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을 더 살피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셔서, 제가 그랬습니다. 그 약속 꼭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황보선: 그럼 정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 이재훈: 네, 오늘부터 정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가 가동돼서 전체 작업장에 고용노동부와 조사를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조사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서 제가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그리고 평택항 현장은 아버님께서 8년 동안 일하신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현장 상황을 잘 아실 텐데요. 기억하기도 힘드시겠지만, 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측의 초기 대응이 문제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 이재훈: 네, 저는 당연히 아이 아버지로서 아이가 사고가 났는데, 어떻게 났는지 알아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알아보는 과정에서 119 신고를 하는 체계가 잘못 됐더라, 제일 처음에 사고 현장을 본 A라는 친구는 ‘꽝’해서 보니까 제 아이가 그렇게 됐습니다, 급하게 자기 윗선에 무전을 날립니다, ‘대리님, 큰일 났어요. 여기 119 와야 할 것 같아요’, 그 무전을 받은 김 모 대리는 현장으로 달려옵니다. 그 현장을 보고 119에 신고하는 게 아니라고 사무실에 있는 또 다른 김 모 대리, 자기 윗선에 보고를 합니다. 그 보고를 받은 김 모 대리가 신고를 했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하고요. 그게 잘된 거냐 잘못 된 거냐 하니까, ‘잘못됐습니다. 119에 신고하는 게 맞죠’ 라고 시인하는 통화내용을 제가 녹취했습니다. 그래요, 그 현장을 보고 윗선에 전화로 보고했던 친구가 인간성이 나빠서 그렇게 했겠는가,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이건 분명히 회사 내에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그런 사고가 났다면 ‘선보고 후조치’라는 대응 매뉴얼이 있지 않았나, 저는 절대적으로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황보선: 산업 현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말씀하신 것처럼 대응 순서 자체가 잘못돼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재훈: 네, 맞습니다.

◇ 황보선: 그리고 현장에 안전 관리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전에 아버님께서 8년 간 일하실 때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안전 관리자 없이 작업이 진행된 상황이었습니까?

◆ 이재훈: 그렇죠. 제가 8년 동안 일하면서 안전 관리자 두는 걸 한 번도 보지도 못했고요. 왜 안 뒀습니까? 회사에서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법으로 정해놓은 적정 수의 안전 관리자를 배치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게 사고의 첫 번째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분한 게 뭐냐면, 두 사람도 필요 없어요. 한 사람만 안전 관리자를 세워놨더라면 이런 사고는 나려고 해도 날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 하루 일당 10만 원입니다. 아침부터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그 현장에 세워놓으면요. 고작 그 10만 원, 그것 좀 아껴보겠다고 우리 집 아이를 갖다가 이렇게 한 것 아니겠습니까. 너무 안타깝습니다.

◇ 황보선: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중대재해법을 지난 1월에 통과는 시켰는데, 시행 유예가 되어 있고요. 시행령을 이제 마련하겠다는 상황 같은데요. 아버님께서 중대재해법 시행령 관련해서 바라시는 게 있습니까?

◆ 이재훈: 네, 물론 이번 계기로 미흡했던 법안을 보충하려고 정부, 여당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법이 만들면 뭐합니까? 공무원들이 법에 따라서 사업주들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잘못된 게 있으면 시정조치를 하고, 또 행정조치를 해야 사업주들이 뭔가 조금 주춤거리고, ‘아, 이번에는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 똑바로 해야겠다’, 그런 위기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게 해야 재발 방지 대책이 자연적으로 되는 것이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공무원들, 정치하시는 분들에게 제발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자기 자리에 서 가지고 나에게 주어진 임무가 뭔지, 똑바로 한번 좀 상기하시고 조금만 현장을 더 세심하게 살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황보선: 아버님,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진정한 사과를 받으셔야 하고 그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시지 못하는 상황이신데요. 상황이 개선되면 그 이후에 아버님께서 따로 계획이 있으십니까?

◆ 이재훈: 저보다 더 먼저 이런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산재피해 부모님들, 여러 사회단체에서 저에게 용기와 힘을 보태주셨습니다. 이제 제 남은 시간들을 그 분들에게 받은 보답을 하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집의 가장 있었는데 제 아이가 이런 사고를 당하자, 제가 뒤따라 나와서 투사가 되는 느낌입니다. 

◇ 황보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재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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