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前 국과수 원장 인터뷰] 구미 여아 3세 사망사건, 국과수가 틀릴 수도 있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3-26 13:14  | 조회 : 260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3월 26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정희선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석좌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최근 구미에서 일어난 3세 여아 사건을 계기로 유전자 검사와, 거짓말 탐지 등 국립과학 수사연구원의 과학 수사가 또 한 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학의 힘으로 밝히는 각종 사건과 사고 현장의 진실, 우리나라 과학 수사는 현재 어느 정도인 걸까요? 국과수의 초대 원장을 지내고, 현재 한국 여성과학 기술단체 총연합 회장으로 활동 중인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정희선 석좌교수 전화연결해 우리나라 과학 수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희선 석좌교수(이하 정희선):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방송 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이런 걸 싫어하신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 정희선: 사실 제가 마약 쪽 일을 주로 했었는데요.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등이 어른들이 봤을 때는 중독성과 연계해서 다시 먹고 싶어진다는 의미일 거라 생각하는데요. 걱정스러운 것이 청소년, 어린 사람들이 마약이라는 용어를 쉽게 쓰게 되는 거잖아요. 마약 떡볶이, 마약 김밥이라고 하면 마약은 먹을 수 있겠구나, 마약이라는 게 우리 생활 속에 같이 있겠구나, 라고 한다면, 나중에 정말 마약을 봤을 때 친근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요. 마약이라는 의미가 다르게 전달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들에게 마약이라는 용어를 절대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국과수에서 정확히 어떤 일들을 하는 겁니까?

◆ 정희선: 굉장히 많습니다. 국과수를 생각하실 때 부검을 많이 떠올리시는데, 일단 변사 사건에서 사인을 밝히는 법의학 쪽 일이 있고, 요즘 이슈가 되는 유전자 분석 분야가 있고, 저처럼 마약, 약 등을 분석하는 분야, 화재, 교통 사고가 났을 때 원인규명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또 영상 분석이라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영상 속 인물을 찾는 등, 거짓말 탐지 분야는 인문과학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있게 돼 있습니다. 정말 많고 다양한 전공자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곳입니다.

◇ 최형진: 지금 많은 분들이 공분하고 궁금해 하시는 내용 바로 보겠습니다. 최근에는 경북 구미에서 6개월간 방치돼 숨진 아동 사망사건과 관련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여아의 친모가 당초 어머니로 알려진 김모 씨가 아닌 김 씨의 친정 어머니인 것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밝혀 낸 건데요. 우리나라 유전자 분석 기술, 가족끼리 차이도 구별될 정도로 정확한 겁니까?

◆ 정희선: 굉장히 정확하죠. 우리나라 유전자 기술은 태국에서 일어난 쓰나미 사건의 경우에도 자국민을 다 찾아온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정도로 그때부터 굉장히 발전했고요. 현재 기술로 봤을 때는 마커를 통해 사람을 매치시키는 것이 실험이 있는데요. 그걸 했을 때 최소 100억 분의 1 확률이거든요. 그럼 전 세계 인구가 60-70억인데요. 100억분의 확률로 나와 매치가 된다는 건 그 사람이 맞는 것이죠. 적은 양으로도 할 수 있고 굉장한 정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 최형진: 오늘 검찰이 DNA 검사에 들어갔는데, 친모 추정 외할머니가 3차 검사까지 했는데 아니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99.999% 일치한다고 하는데요.

◆ 정희선: 유전자 검사는 굉장히 정확합니다. 그래서 지금 과학수사기술 중에서 어떤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기술은 유전자 검사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 최형진: 그렇다면 만에 하나라도 잘못될 수가 없습니까?

◆ 정희선: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지금 국과수 결과가 잘못된 경우는 현재까지 한번도 없었나요?

◆ 정희선: 유전자 기술이 발전된 것이 1985년부터고,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첫 사건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이후에 유전자 기술 자체가 정말 많이 발전했습니다. 옛날 같으면 20억 분의 1이었다면, 지금은 100억 분의 1정도로 굉장한 기술력의 발전이 빨랐던 분야거든요.

◇ 최형진: 구미 사건에서 거짓말 탐지기가 동원됐습니다. 이건 정확도가 어느 정도 됩니까?

◆ 정희선: 거짓말 탐지기는 우리가 보통 봤을 때, 심장의 박동, 호흡, 분비되는 땀 등 사람이 심리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는 거죠. 정확도라고 얘기하기 어렵기는 한데, 수사에서는 이것만큼 도움이 되는 것이 없죠. 수사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기술이 되겠습니다.

◇ 최형진: 지금 거짓말 탐지를 통해 단독 증거로 채택되진 않고 있잖아요. 수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겁니까?

◆ 정희선: 거짓말 탐지 기술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초기부터 미국 재판에서 채택이 안 됐지만, 제가 보기에 수사에서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중요한 것이 검사관의 자질인데요. 검사관의 경험, 능력에 따라서 굉장히 정확하게도 알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국과수가 올해 개원 66주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과학 수사,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 정희선: 저는 사실 우리나라 과학수사기술이 유전자의 경우에는 전 세계적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옛날에 있었던 여러 사건들로 봤을 때도 그렇거든요. 서래마을 사건 등 여러 상황을 봤을 때 우리가 경쟁력에서 전혀 뒤지지 않고요. 제가 하는 마약 분야는 UN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거든요. UN에서 기준실험실로 인정됐을 정도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한 청취자 분께서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전혀 유전자 결과가 잘못됐을 것 같지 않은데, 만삭으로 추정되는 즈음의 사진 공개된 것을 보면, 전혀 임신한 사람 같지 않던데요?’라는 질문이 들어왔거든요.

◆ 정희선: 사진에 대한 것은 제가 알 수가 없고요. 저는 유전자 기술 자체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유전자 기술에서 정확하다는 것은 지금 확률로는 100억 분의 1정도가 되니까요.

◇ 최형진: 유전자 검사, 거짓말 탐지 얘기도 했는데요. 국과수에 계실 때 소변과 모발을 이용해 필로폰을 검사하는 방법도 개발하셨다고요? 

◆ 정희선: 옛날에는 소변에서 마약 검출하는 실험법이 없었어서 그걸 개발했고요. 소변을 통해서는 약물 먹은 지 며칠이 지나면 잘 안 나오거든요. 그래서 오래 경과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서 나온 것이 모발에 대한 검사입니다. 우리가 머리가 자라는 것인 한 달에 한 1cm쯤 되거든요. 그러니 6개월 전에 약물을 먹었다고 하면, 모근에 축적되어 머리가 자라는 속도에 따라 이동하거든요. 그래서 언제 약물을 먹었는지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한마디로, 소변보다 모발이 더 정확하고 시간이 지나도 알 수 있는 방법이군요.

◆ 정희선: 정확하다는 건 소변도 정확한데요. 소변은 우리 몸에서 빨리 없어지기 때문에 단기간 실험할 때는 소변이 좋고요. 장기적으로 복용했는지 따질 때는 모발이 좋다는 겁니다. 소변과 모발이 같이 가는 것이 전체적인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죠.

◇ 최형진: 음주운전과 관련된 분석도 국과수에서 담당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음주도 모발로 찾아낼 수 있는 겁니까?

◆ 정희선: 그건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능은 합니다. 그런데 굉장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모발 속에 있는 마약 등의 양이 나노그램 정도의 아주 적은 양이 검출되거든요. 그건 기술력이 많이 발전되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 최형진: 과학수사의 변화과정을 옆에서 함께 하셨는데요. 일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크게 달라졌나요?

◆ 정희선: 저는 유전자 기술, 그리고 디지털 포렌식 쪽에 커다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지털 포렌식 쪽은 엄청난 발전이 있어왔고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역량을 봤을 때, 저때는 못했는데, 지금은 개발도상국에게 저희 기술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 우리 과학수사 기술을 전수한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운 발전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세계 속에서 과학수사 쪽을 우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끌어 가는 것 아닐까,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 최형진: 국과수 최초의 여성 원장이셨잖아요. 과학수사 인재가 모자란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국민들에게 한말씀 남겨주신다면요?

◆ 정희선: 특히 부검을 하는 분야, 법의학 분야의 의사선생님들이 많이 지원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여기가 밖보다 조건이 나쁜 편이고, 일이 굉장히 험하다는 등의 이유로 많은 분들이 지원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과학수사라는 것이 미지의 세계를 찾아간다는 것, 우리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면에서 사회와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분야기 때문에 청취자 여러분들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응원해주시고, 많은 학생들이 응시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최형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희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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