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PD, 진행: 김양원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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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변희수 하사 언론보도 낙제점인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3-08 09:21  | 조회 : 71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3월 6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故변희수 하사 언론보도 낙제점인 이유

- 故 변 전 하사와 여군의 대립구도만 부각하는 등 흥미위주 보도
- 성소수자 향한 미디어 혐오표현 심각..지지층 결집시키려는 정치인 발언도 한몫
- 법사위 계류중인 차별금지법 평등법 논의 시작돼야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소장 (이하 김언경)> 안녕하세요. 

◇ 김양원> 지난 3일이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죠. 성전환 수술 뒤 군대에서 강제전역 당한 변희수 전 하사의 사망 소식입니다. 자신은 대한민국의 군인이고 싶다며 울먹이던 변 하사의 기자회견 장면.. 기억들 하실텐데요. 오늘은 우리 언론의 성소수자 관련 보도를 짚어주신다고요? 

◆ 김언경> 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변 전 하사는 지난 2017년 육군 부사관으로 임관한 뒤 2019년 11월 타이에서 성전환 수술을 했습니다. 그는 군에서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했으나 육군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지난해 1월 강제전역을 결정했습니다. 변 하사는 전역심사를 이틀 앞둔 지난해 1월20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 중지를 요청하는 긴급구제 신청도 함께 제기했고요. 국가인권위는 다음날 긴급구제 결정을 내리고 육군본부에 전역 심사위원회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육군은 전역심사를 강행했고, 변 하사는 육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사망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작년 8월 계룡대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낸 건데요, 다음 달 15일 이 소송 첫 변론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 김양원>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강제 전역을 결정한 군 당국에 대해 ‘이것은 차별이다’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의지를 보여왔던 터여서 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이 참 더 놀랍고,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변 전 하사를 포함해 최근 잇따른 성소수자들의 사망은 ‘사회적인 타살’이라며 조속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요? 그동안 언론보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김언경>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자신도 이에 대한 언론보도를 제대로 짚어보지 못했었다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여러 미디어비평 기사들을 꼼꼼히 찾아봤지만, 이 사안에 대한 언론비평 기사들이 그다지 없었습니다. 이점 새삼 반성하게 되었고요. 이런 이유로 체계적으로 변희수 전 하사 관련한 이슈가 우리 언론에 어떻게 보도되었는지 양적 질적 평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이 이슈가 워낙 언론이 흥미를 가질만한, 한마디로 팔릴만한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언론보도가 적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보도들이 과연 의미있는 내용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주제를 가지고 클릭 수만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심도 있는 공론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인권의 관점에서 거듭 고찰하는 그런 보도들이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언론 보도들은 낙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 김양원> 네, 남성으로 복무하던 군인이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해서 ‘여성’으로 봐야하는가? 여군들이 반대해서 안된다 이런 주장이 생각납니다?

◆ 김언경> 맞습니다. 사실 작년에 동료 여군들이 불편할 것이라는 주장, 상대적으로 선발 경쟁률이 낮은 남군 부사관으로 입대하여 선발 경쟁률이 높은 여군이 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 제법 있었습니다. 심지어 일간지에 이런 주장을 하는 기고문도 실렸고, 여군들이 이런 목소리를 낸다 라는 보도도 있었고, 이런 주장을 하는 댓글도 많았습니다. 작년 오마이뉴스에 군인권센터 김형남 사무국장이 직접 쓴 기고문에서 이런 주장에 대해서 적절한 반론을 해주셨더랬습니다. 
김형남 사무국장은 우리 군은 3군 사관학교 수석 졸업자를 여생도가 휩쓰는 시대에 사관학교 여생도 입학 정원 상한까지 촘촘히 정해두며 여군 총원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여군에게 상위 계급으로의 진출은 여전히 유리천장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 통설이고요. 온 나라 곳곳의 병영에서는 요즘 뒤늦게 여자 화장실을 짓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여군들은 아직도 막사에 변변한 여자 화장실이 없어 이 건물 저 건물 찾아다니거나 눈치껏 남자 화장실을 쓰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불편함은 변희수 씨 탓이 아니고, 그에 대한 반대논리로 실체가 불분명한 여군의 불편함을 대치시키는 태도, 다른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떳떳하다면 여군으로 재입대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폭력적이며 비겁했다는 것입니다. 

◇ 김양원> 군내 여성차별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과 '제3의 성'이라고 할 수 있는 변 전 하사의 대립구도만 부각시켜서 변죽에만 집중한 건 아닌가..이런 말씀인 건 같습니다. 사실 언론기사 그 자체도 그렇지만 그 기사에 달리는 악성 댓글도 '성소수자' 관련해서는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김언경> 네, 미디어로 인한 트렌스젠더 혐오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이런 실태조사가 있었는데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국가인권위가 지난 2월 9일 ‘트랜스젠더 혐오차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팀의 책임연구였는데요. 이 자료는 국가기관이 낸 첫 실태조사이고, 591명의 트랜스젠더가 설문에 참여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연구였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미디어 경험에 대한 것도 물었는데요. 한국의 트랜스젠더 10명 중 8명 이상이 미디어를 통해 혐오표현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당수 사람들이 트랜스젠더를 접하는 창구인 미디어가 편견과 혐오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인터넷’에서 혐오표현을 접했다는 답변은 97.1%(573명)에 달했고요. ‘언론’을 통해 접한 경우는 87.3%(515명), ‘영상매체’도 76.1%(449명)에 달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트랜스젠더에 관한 혐오표현이 생산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 김양원> 혹시 변희수 하사 관련한 내용도 이 질문에 있었나요?

◆ 김언경> 네 조사 당시 변희수 하사 사건과 숙명여대 사건에 대한 혐오표현 경험을 물었어요. 변희수 하사 전역 조치 사건을 알고 있던 참여자 573명 중 94.8%(543명)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혐오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87.6%(500명)가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반응으로 인해 힘들었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숙명여대 신입생 트랜스여성 A씨 입학 포기 사건을 알고 있었던 참여자 568명 중 97.9%(556명)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혐오표현을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91.5%(518명)가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반응으로 인해 힘들었다고 응답했습니다.

◇ 김양원> 사실 변 전 하사의 사망소식은 성소수자 활동가인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잇따라 전해졌죠? 

◆ 김언경> 네, 안타까운 소식이었는데요. BBC 보도 중 2017년 랭캐스터대학 '트랜스젠더 자살'연구에 대한 언급이 있어요. 트랜스젠더는 다른 LGBT 사람들보다 자살할 확률이 두 배 높다는 것인데요. 수차례 동료 검토 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트랜스젠더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더 큰 부담을 느낀다고 이 연구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BBC 보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모든 의료적 지원이 코로나 관련해 집중되는 상황에서 트렌스젠더들이 느끼는 의료적 위기를 짚었는데요. 우리는 이런 정도의 보도는커녕 정치인의 혐오표현을 아무런 문제 의식없이, 제대로 된 코멘트도 없이 그대로 옮기며 확대재생산해주고 있었다는 것이죠. 
아까 말씀하신 김기홍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지쳤다”며 “보이지 않는 시민과 보고 싶지 않은 시민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라고 썼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퀴어축제를 거부할 권리’를 제기하고 소모적 공방만 벌어진 데 대한 설움과 절망을 표출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혐오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정치인들과 이런 부적절한 발언을 비판 없이 대서특필해주는 언론의 행태부터 중단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LGBTQ : 레지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퀴어 등 성소수자 전반

◇ 김양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정치적으로만 소비하는 틀에서 이젠 벗어나야한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려면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던데요? 차별금지법, 현재 진행상황이 어떻습니까? 

◆ 김언경> 진행상황이랄 것도 없었습니다. 현재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서 국회에 계류중인데요. 장혜영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시한 평등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상황입니다.
차별금지법이라고 하면 너무 많은 반대를 했고, 그 나쁜 학습효과가 있어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아예 평등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저도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평등법 제정 논의부터 빠르게 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처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BBC방송은 "(한국에서 LGBTQ가 되는 것은) 종종 장애나 정신병으로 여겨지며, 영향력 있는 보수 교회로부터 죄인 취급을 받는다"며 "한국엔 차별금지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랑스 AFP통신도 한국에선 보수 교회와 일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인해 지난 14년 동안 차별금지법 통과가 십여 차례 무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국회는 더 이상 눈치만 보면서 뜨거운 감자를 피하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합니다. 변희수 씨의 죽음을 일부 언론에서는 ‘사회적 타살’이다, 즉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라고 했지만, 평등법 제정을 그동안 방기해온 국회와 인권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변 하사의 강제전역을 결정한 국방부의 책임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마지막으로 이런 차별금지를 위한 미디어의 역할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언경> 아까 말씀드린 국가인권위의 차별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제시한 다양한 대안을 소개해드리는 것으로 대신할까합니다. 
우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 심의기관들이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적대·차별을 강화하는 혐오표현에 적극 대처할 것, 또 언론이나 인터넷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혐오표현 대응 가이드를 마련할 것, 미디어 종사자들이 책임의식을 가질 것, 성평등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인권보도준칙’을 더 철저히 준수할 것, 또 미국의 성소수자 미디어 운동단체 ‘GLAAD’가 제시한 지침처럼 미디어가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홍보할 필요성도 제시했습니다. 

◇ 김양원> 네,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찬성, 반대 입장 질문을 받은 심상정 당시 정의당 후보의 답변 내용을 소개해드리면서 맺을까 합니다.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이성애자지만 성소수자의 성 정체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오늘 미디어비평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김언경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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