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진행: 배승희 / PD: 신동진, 이시은 / 작가 : 배준영, 정은진 / 유튜브AD: 최수민

인터뷰전문보기

블랙핑크 뮤비 속 간호사 복장, 정말 성적 편견 없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0-07 10:59  | 조회 : 1767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7일 (수요일)
□ 출연자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

- 짧은 치마, 하이힐의 간호사 묘사...시대착오적
- 가사는 'doctor'인데, 의상은 간호사? 성적 편견 없었다 보기 어려워
- 미디어 반복 노출로 차별적 이미지 심어줄 수 있어
- 아일랜드인에 대한 차별이 빨간머리 앤과 연결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좀 더 깊이 있는 시선, 좀 더 색다른 시선으로 뉴스를 바라보는
더더 뉴스!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이하 윤현숙):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윤현숙 기자가 오늘 처음 가지고 온 소식, 요즘 인기가 뜨거운 그룹이죠. 블랙핑크 이야기인데, K팝 열풍 주역 중 하나인데 이번에는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신곡 뮤직비디오 때문이죠?

◆ 윤현숙: 네, 그렇습니다. 블랙핑크, 굉장히 인기가 있는 그룹이라 많이들 아실 텐데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앨범을 발표했는데 그 타이틀곡으로 노래, ‘LOVESICK GIRLS’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그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가 지금 논란입니다. 이 노래가 공개되자마자 사흘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건 넘길 정도로 블랙핑크의 인기 증명한 뮤직비디오인데요. 중간에 나오는 장면이 문제가 됐습니다. 혹시 보셨는지요?

◇ 황보선: 사실은 기사만 많이 봤어요. 그래서 기사 보니까 캡쳐한 것을 봤는데 간호사 복장. 그 정도로만.

◆ 윤현숙: 네, 멤버 중에 제니가 머리에 간호사 상징하는 헤어 캡을 쓰고, 몸에 달라붙는 짧은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간호사로 분장한 모습이 나오는데, 이 노래가 나오고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마자 이 장면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왜냐하면 실제 간호사의 복장과는 무관하고, 그동안 대중매체, 광고나 영화, 이런 데서 상투적으로, 때로는 성적으로 묘사했던 간호사의 이미지를 뮤직비디오에 그대로 가지고 왔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건데요. 실제로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이라고 익명 SNS 사이트들이 있어요. 간호사 분들이 직업적인 고민도 털어놓고 하는 사이트인데, 뮤직비디오가 나오자마자 굉장히 불쾌하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봐야 하느냐, 이렇게 한탄하는 간호사들의 글이 올라왔고요. 누리꾼들도 이엑 대해서 굉장히 동조하면서 #간호사는_코스튬이_아니다, #간호사는_직업이다, #간호사에_대한_성적_대상화를_멈춰라, 이런 내용을 담은 해시태그가 활발하게 공유하면서 이 문제가 계속해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현직 간호사들이 이렇게 일종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간호사 복장이 안 그렇지 않습니까? 병원에 가보면 이렇게 캡을 쓴다든지, 하이힐, 그건 말도 안 되죠.

◆ 윤현숙: 그럼요. 차이가 많이 나죠. 최근에 병원 가신 분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굉장히 두꺼운 방호복을 입고 고생하시는 모습도 저희가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늘 긴장해야 하기 때문에 간호사 분들은 사실 치마 입는 경우도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이런 짧은 치마, 하이힐, 이런 복장 묘사가 굉장히 시대착오적일 뿐만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간호사들은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 황보선: 그러니까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 윤현숙: 이에 대해서 간호사들이 소속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 논평을 내는 부분을 보면 이런 내용을 본인들의 직접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복장이 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했다. 그리고 그를 살린 연출이었다고 비판했고요. 아주 전문 의료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해당 직군에 많다는 이유만으로 성적 대상화와 이런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인 묘사를 계속해서 겪고 있는데, 인식 개선을 위해서 굉장히 노력도 해오고, 실제로 사회 전반적으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걸그룹의 뮤직비디오에 이런 장면이 또 묘사가 된 것에 대해서 대중문화계에 책임을 촉구하는 그런 논평을 냈습니다.

◇ 황보선: 정말 힘들게 고생하는 간호사 분들의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묘사가 된 것. 굉장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고. 그런데 이게 지금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 않았습니까?

◆ 윤현숙: 네, 어떻게 보면 고질적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데요. 예전에 많이들 기억을 하실 수 있을 텐데, 가수 이효리 씨 3집 앨범 타이틀곡으로 인기가 있었던 ‘U-Go-Girl’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에서도 특이하게 블랙핑크 노래하고 똑같이 제목에 Girl이 들어가요. 어떤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는지 여기 안에 노래를 소개하는 뮤직비디오 안에도 간호사 복장을 한 게 처음에는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도 문제가 됐습니다. 그게 2008년,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이야기인데요. 그때 지적받았던 것을 또 한 번 반복한 거예요. 섹시 컨셉을 가진 여가수가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이런 간호사 복장을 하고, 이런 흉내를 내는 모습이 얼마나 자주 이용되어 왔는지를 알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간호사들은 병원 노동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로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거든요. “아가씨”라고 부르기도 하고, 예전에는 다른 이름으로, 낮춰 부르고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명칭으로 부르기도 하는 그런 사례가 많았는데요. 이렇다 보니까 간호사들은 대중문화가 자꾸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런 어려움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지금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런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은 가수, 그리고 소속사들의 책임 있는 대처가 필요하지 않나. 이렇게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황보선: 그렇다고 하면 이 반발에 대해서 소속사, 블랙핑크라든지,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윤현숙: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에요. 어제 보도자료를 냈는데, 해당 논란에 대해서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음악을 표현한 것일 뿐 어떤 의도도 없었다. 예술로 봐 달라.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느낀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자세히 해명을 보면요. 이 노래에 대해서 일단 설명을 했어요. 이 노래는 우리가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왜 또 다른 사랑을 하는지. 이런 고민. 또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 이런 것들을 전달하고자 했던 노래인데, 문제가 된 장면은 노래 가사를 그대로 표현한 거다. 노래 가사가 뭐냐면,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이라고 어떤 의사도 내가 사랑에 아파할 때는 도와줄 수가 없다, 이런 부분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이런 가사에 그대로 충실해서 간호사가 나왔다.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장르로 봐달라고 하면서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의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리고 해당 장면을 편집 부분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제작진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 황보선: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또 이게 아까 이야기하신 것처럼 특정하게 이런 방식으로 간호사들한테 상처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건데, 이런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표현의 일부일 뿐인데 너무 민감한 거 아니냐. 이런 반응도 대중들 사이에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 윤현숙: 그럼요. 대중들 사이에서는 뮤직비디오 속 장면을 보면 제니가 1인 2역으로 나오거든요. 간호사 역으로도 나오지만 사랑에 아파서 이렇게 치료가 필요한 사람의 모습으로도 나오는데, 사랑의 아픔을 의사도 못 고치고, 자기 자신이 극복한다고 하는 그런 가사를 표현한 건데 너무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은 안타깝다, 또 오히려 전체적인 뮤직비디오의 맥락을 보면 주체적이고,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을 표현한 건데 이런 식으로 복장만을 가지고 표현을 하면 죄다 성적 대상화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편협하다, 이런 지적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소속사가 내놨던 해명을 다시 한 번 짚어볼게요. 가사가 그대로 옮겼다고 했는데, 가사에는 분명히 ‘DOCTOR’라고 나오거든요. 치료하는 사람을 간호사로 복장을 했는데, 가사에는 DOCTOR가 나온단 말이에요. 만약에 가사 표현을 그대로 했다고 하는 그 문구에 따르면 어땠을까. 의사로 나왔다고 하면. 그런데 굳이 간호사 복장을 등장시켰기 때문에 이게 직업적인 편견, 성적인 편견이 전혀 없었다고 하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해명에도 보면 뮤직비디오가 예술의 한 장르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뮤직비디오는 1980년대 MTV의 등장이나 마이클잭슨이라고 하는 걸출한 가수의 등장으로 뮤직비디오는 하나의 독립된 예술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어요. 맞습니다. 그런데 어떤 예술을 표현할 때 있어서 상투적인 표현이나 관용어구 같은 것들을 우리가 글을 쓸 때 계속 속담만 쓴다거나 그런다고 하면 참신하다고 표현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렇게 뮤직비디오가 정말로 하나의 장르고, 독립적인 예술 장르라고 했을 때 그 표현방식을 그러면 계속 예전부터 사용되어 왔던 진부한 간호사의 복장이라든가, 이런 것보다는 조금 더 참신한 이미지로 표현하고 묘사했다고 하면 오히려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서 독립적이고, 강한 이미지도 나타내면서 예술적인 표현으로도 인정받지 않았을까. 내놓는 뮤직비디오마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그룹인데 제작사나 소속사의 해명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게 또 여성을 성상품화 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 이런 부분만으로 보기에도 조금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요즘 대중문화에서 성적 대상화라든가, 이런 표현은 꼭 하나의 성별만의 문제나 하나의 직업군만의 문제는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최근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종국 씨가 벗은 몸을 보이고, 그 복근에 빨래를 하는 장면이 굉장히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들도 받고 있고. 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남성의 벗은 몸을 보고 여성 심사위원들이 환호하거나 이런 모습들을 즐기는 모습들로 보이는 부분들에 대해서 아쉽다는 지적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같이 봐야 할 것 같고요. 제가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대중문화에서 이렇게 반복되는 이미지나 특정 대상, 직업군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대중들한테는 심대한 영향을 끼치거든요.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편견이나 차별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디어의 고민은 반드시 필요한데, ‘빨간머리 앤’ 아시죠?

◇ 황보선: 네, 알죠.

◆ 윤현숙: 저희 때는 소설로도, 만화로도 유명한데요. 서양문화권에서 빨간머리 앤에 대해 일종의 부정적인 편견이 있는데,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에요. 아일랜드인들이 붉은 머리를 유전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과 더불어서 아일랜드인에 대한 차별과 머리색깔이 엮이면서 빨간머리 여자들은 드세다, 이런 표현이 빨간머리 앤하고도 연결되는 거거든요. 미디어에서 이런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내놓을 때 굉장히 그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더더 뉴스 코너, 첫 시간에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 관련한 논란. 잘 살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현숙: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윤현숙 YTN 디지털뉴스팀장과 함께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농협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