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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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멈추면 대한민국이 멈춘다' 코로나 필수노동자들 [안전은 권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07 08:35  | 조회 : 1156 
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 방송일시 : 2020년 9월 5일 (토) 20:20~21:00
□ 진행 : 유다원 아나운서
□ 대담 : 신희주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들이 멈추면 대한민국이 멈춘다' 코로나 필수노동자들 [안전은 권리]

- 코로나로 비대면의 일상화 지탱해주는 필수 노동자들 업무 폭증..공공서비스 보건의료 돌봄 배달 운수업 
-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사태, 감염병에 노출된 필수 노동자들의 현실 보여줘 
- 태풍에 '인센티브 프로모션' 배달 플랫폼, 심각한 안전불감증.. 자가격리자나 확진자와 대면 결제도
- '아프면 쉬어라'는 방역수칙, 비정규직에겐 남 얘기
- 상병수당, 유급휴가 등 필수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책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야
  

◇ 유다원 아나운서(이하 유다원)> 더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식당과 카페가 문을 닫고, 많은 직장들이 재택근무를 권장하면서 언택트, 비대면이 일상화됐습니다. 오늘은 이런 언택트시대를 지탱해주는 필수 노동자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연속기획 [안전은 권리입니다] ‘팬데믹 시대 필수 노동자의 안전’ 가톨릭대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신희주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이하 신희주)> 네. 안녕하세요.

◇ 유다원>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감염병 시대, 이른바 팬데믹이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정말 많이 바꿨습니다. 특히나 노동자그룹에도 변화를 줬다고요? 

◆ 신희주> 네. 코로나19로 인해서 노동시장도 변화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의 유형에 따라서 노동자들도 새롭게 분류가 되고 있어요. 우선 원격근무가 가능하고, 소득 감소도 없이, 코로나로 인해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노동자그룹들이 있는가 하면, 이번 사태로 무급휴가나 실직 상황에 몰린 노동자들도 있고요. 또 감염병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 해야 되는 그니까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일을 수행하는 필수노동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필수노동자들은 공공서비스, 보건의료, 돌봄, 배달, 운수업무 같은 업무들처럼 이들이 일을 멈추면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멈출 수밖에 없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근 우리 사회가 큰 관심을 갖게 됐죠.

◇ 유다원> 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확실히 이런 노동자들의 업무량도 좀 증가했나요?

◆ 신희주>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비대면 활동들이 늘어났고요. 배달 물량 같은 것도 엄청나게 늘어났고, 다른 종류의 아까 말씀드렸던 필수노동자의 업무들이 엄청나게 폭증을 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다원> 그래서 그런지 지금 말씀하신 필수노동자들이 특히나 배달업, 택배업은 창사 이래 가장 활황을 맞았다고 합니다.

◆ 신희주> 배달 물량이 특히나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그런 업무량 증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올 상반기에 택배노동자 1인당 평균 업무량이 작년에 비해서 1.5배 정도 증가를 했어요. 배달 업무라는 거 말고도 우리는 눈에 보이는 건 배달 업무이지만, 택배 업무에는 물류창고 일이 있거든요. 그 중의 입출고 업무가 너무 힘들고 회사 측에 의한 노동통제도 워낙 심해서 오래 버티기 어려운 업무라고들 하는데요. 배달이 폭증하는 만큼 입출고 업무도 엄청 증가했죠. 당연히 그분들 노동 강도도 더 높아지고, 밀집 환경 속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수칙을 제대로 지킬 여유도 없는 상황입니다.  

◇ 유다원> 그래서 지난 5월에 있었던 쿠팡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사태가 있었는데, 이런 코로나시대 필수노동자들이 역설적으로 감염병의 위험, 노동환경의 위험 속에 맨 몸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던 것 같거든요.

◆ 신희주> 그렇죠.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고용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계약직이나 소위 단기알바라고 하는 일용직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고요. 이렇게 업체에 고용된 사람들하고는 구분되는 고용 형태로, 건당 수수료를 3천 원 이상을 받고 배달 일을 하는 특수고용직이 있어요. 쿠팡부천물류센터의 경우에는 직접 고용된 정규직은 전체 노동자들의 3%채 안 되고요. 나머지는 전부 비정규직이에요. 이 사람들은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감염병 사태 이전에도 재해 위험이 정규직들에 비해서 훨씬 높았거든요. 특수 고용직 배달원들도 거의 보호 장치 없이 이렇게 배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요. 근데 코로나19 이후에 업무가 폭증한 상황에다가 회사도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노동자들도 감염에 취약한 근무 환경에 놓여있다 보니까 이중적으로 재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거죠.  

◇ 유다원> 업무량은 늘었는데 위험에는 더 많이 노출이 됐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신희주> 그렇죠.

◇ 유다원> 특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단한 식사나 카페 메뉴부터 편의점 물품까지도 집으로 배달시키는 게 일상화 됐습니다. 이에 따라 각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배달 인력들한테 태풍이 와도 배달해주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거나, 배달료를 인상하겠다 이런 구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게 정작 배달노동자들의 안전은 외면한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 신희주> 그렇죠. 굉장히 심각한 안전불감증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쨌든 업체들은 이윤을 위해서 태풍이나 자연재해 감염병 상황에서 가능하면 매출을 줄이지 않기 위해서 하게 되는 프로모션인데. 그 일단 폭증한 주문만큼 기본적으로 택배노동자들 재해도 증가해있는 상태거든요. 평소보다 장시간 일해야 되고, 늘어난 주문 소화하려면 신호 위반, 과속 이런 운행을 하게 되고, 사고도 자주 발생하고요. 어떤 배달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감염병 상황에서 배달을 갔더니 격리자나 아니면 확진 후의 병원이송대기자랑 대면 결제를 했다 이런 사람도 많아요. 올 상반기에 택배노동자들의 재해가 작년보다 50%가까이 늘어났고요. 그 중에는 12명이 과로사로 사망을 하셨죠. 요즘에 부족한 배달원을 모집하는 프로모션이 굉장히 많은데요. 택배업체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코로나 감염 위험뿐만이 아니라 자연재해도 많아지는 상황인데 그들에 대한 안전 대책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한 두 개의 업체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배달비 인상, 안전 배달료라고 하는 배달비 인상, 포장주문으로 유도하는 수준 이 정도의 대응만 이루어지고 있고요. 대부분의 업체는 대안 자체를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 유다원>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재난으로부터, 자연재해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킨다는 명분이 도리어 택배나 배달 노동자들을 안전하지 못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신희주> 그렇죠. 어떤 사람들은 편리해졌지만 어떤 사람들은 더 큰 위험에 몰린 건데요. 원래도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산업재해가 매우 높은 수준이에요. 코로나19는 재난에 열악한 노동환경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기폭제가 된 거고요. 지난 8월 18일의 쿠팡발 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그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안전복, 안전화 이런 물건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요. 톡 던져놓으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다쓰고, 닦거나 하는 위생관리도 전혀 안 되고 있고요. 그 다음에 감염병 확산되고 있는데도 밀집 환경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2인 1조로 좁은 데서 일을 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확진자가 나온 후에도 회사에서 노동자들한테 그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를 않아서 며칠 동안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해요. 그래서 결국 같은 사업장, 작업장에서 152명의 확진자가 나오게 된 결과를 초래한 거죠. 

◇ 유다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히 시행하면서 직접 시장이나 식당, 카페에 방문하기 보다는 집으로 배달을 시켜 먹어라라고 권하고 있는데, 배달노동자나 이 업계 종사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책이 없다라는 지적도 있어요. 좀 전에 안전대책이 없다라고 말씀을 해주셨고요. 

◆ 신희주> 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보통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근로자들은 아프면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3~4일 쉬어라 이렇게 강조를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비정규 노동자들처럼 노동조건이, 근로조건이 불안한 분들은 이 수칙을 지키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아플 때 집에서 쉬면 쉬는 기간만큼 소득이 감소하고 임금도 높지 않은 수준이고요. 쉬고 나서 직장에 복귀하고 나면 얼마 있다 계약 종료로 실직을 할 가능성이 정규직보다 아주 크고요.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해서 실직한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율보다 6배에서 7배까지 더 크다고 그렇게 보고를 했는데요. 고용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제도들 때문이에요. 재난상황에서 이런 사람들의 소득보장이나 고용유지를 도와줄 수 있는 상병수당제도나 법정 유급병가제도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는 없고 OECD 국가들 중에서 미국하고 우리나라만 없는 수준이에요. 실업에 대한 지원제도도 고용보험제의 실업급여가 유일한데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들은 전체 우리나라 취업자들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 유다원> 실제로도 택배나 배달노동자들이 아플 때 집에서 쉬거나 휴가를 자유롭게 가지는 못하는 상황인 거잖아요. 지금도.

◆ 신희주> 그렇죠. 가장 큰 것은 소득감소 때문이라고들 말씀을 하시죠. 

◇ 유다원> 이번 코로나19사태를 통해서 나 하나쯤이야 어때? 라는 꼼수가 감염병을 피해갈 수 없다는 걸 좀 알게 됐죠. 그렇기에 이렇게 일터에서 취약한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안전이 반드시 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 지켜져야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신희주> 사실 중대한 재난 상황에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피해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당연하고 쉽게 여겨지는 수칙들이 지킬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래서 결국은 환경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얘기죠. 그런데 쿠팡부천물류센터 경우만 보더라도 그 이후에 제대로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 아주 미미한 수준에서의 개선만 이루어졌고요. 그래서 사용자들이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권리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노력도 필요한데, 앞서 얘기했던 상병수당이나 유급휴가제도 그 다음에 사각지대 없는 고용보험제도 이런 게 전면적으로 실시가 되어야 되고요. 감염병에 대비한 노동보호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되는데요. 최근에 서울시 성동구 의회에서는 필수노동자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이것이 가결이 됐어요. 내용을 보면 아직은 미흡하지만 필수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개선을 비롯해서 그들에 대한 보호와 자원 제공 같은 사항들을 명시를 하고 있거든요. 늦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좀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보호책들을 빨리 마련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유다원> 환경 개선도 이루어져야 하고,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관련해서 정부의 안전대책도 얼른 마련이 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희주> 네. 감사합니다. 

◇ 유다원> 지금까지 카톨릭대 사회학과 신희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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