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수사심의위가 이재용 기소여부에 ‘경제영향’운운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30 17:04  | 조회 : 1665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이한상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수사심의위가 이재용 기소여부에 ‘경제영향’운운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수사 중단 권고를 내렸습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2019년부터 시행된 제돈데요.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검찰 수사와 기소 과정 등에 대한 심의를 하는 제돕니다. 물론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은 권고 효력만 있기 때문에 검찰이 이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도가 도입된 이후 검찰은 위원회의 결정을 모두 따른 바 있습니다. 삼성공화국 경영학교수의 자괴감이란 칼럼을 쓰신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이한상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하 이한상)> 네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이한상 교수입니다. 

◇ 김혜민> 네, 반갑습니다. 교수님은 ‘자괴감이 든다’는 표현까지 쓰시면서 강력히 규탄하셨어요. 약자구제책인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갖고 계신듯합니다.
 
◆ 이한상>  이 제도는 약자 구제책이지 이재용 회장님 같은분께서 악용하라고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사건 기록만 20만쪽, 검찰의 기소장이 150쪽이 넘는 복잡한 사안을 짧은 시간 검토하고 반나절만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도입 이유는 일부 검찰수사 결과에 대해 제기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수사에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전과정을 점검하여 결론이 적정한지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 사건 검찰수사에 국민적 의혹이 있나요? 사건 처리 전과정을 위원회가 점검하는 게 가능한가요? 이 제도를 만들 때 참여하신 박준영 변호사님 말씀대로 이 제도는 애초에 이렇게 복잡하고 전문적인 사건을 다루는 걸 전제로 만들어 지지 않았습니다. 애초 대상사건에 대한 논의, 소집 신청권의 남용 등의 부작용이 위원회의 문제였는데, 이재용 부회장측이 헛점을 파고 든 것이지요. 

◇ 김혜민> 박준영 변호사는 “말아 드셨다.”라고 표현을 했어요. 225인 이내의 후보들 중에 이 위원들을 무작위로 추첨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들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삼성을 옹호하는 칼럼을 쓴 교수도 계시고, 교수님 같은 전문가도 이 방대한 것을 반나절에 걸려서 본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요?

◆ 이한상> 물론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그리고 최종결정하는 것에 공교롭게도 스님이 두 분 계세요. 스님들은 너그러우신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하지만 정의구현 사제단 사제 두 분이 계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혜민> 저희가 경제 프로그램이긴 합니다만, 이재용 부회장이 우리 경제의 주축인 삼성의 총수이긴 합니다만, 다분히 정치적인 해석과 판단이었다고 봐야 할까요?

◆ 이한상> 이 부회장의 혐의인 자본시장법 위반이 워낙 복잡하고 방대한데, 이를 압축해 제시하면 전문가가 아닌 심의위원들은 법리적 판단 자체가 어렵습니다. 결국, 정치적인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확산으로 경기도 좋지 않는데 부회장의 장기간 재판이 국민경제에 좋지 않다는 일종의 심의위원회 위원들 여론이 판단에 결정적이었다고 보입니다. 기업인의 경제 기여도는 판사도 신경 쓸 문제가 아닌데 기소를 하라 마라 하는 과정에서 경기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입니다.

◇ 김혜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학과 교수가 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불기소-수사 중단 권고의 파장과 의미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먼저, 본질적인 측면으로 잠깐 들어가서 교수님께서는 그동안 검찰이 수사하고 또 드러난 내용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점, 어떤 걸 지적하시겠습니까?
 
◆ 이한상> 승계를 위한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주가 조작 그리고 회계가 문제 되었습니다.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그래서 자본주의의 뿌리를 위협하는  일들인데요. 위원회 위원들은 내부에서 대책하고 모의한게 죄냐 그리고 이재용 회장이 직접 관여했는가를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압니다. 삼성 같은 치밀한 위계의 조직에서 미국 같으면 200년 형을 받을 기업범죄를 모의하면서 회장 모르게 했다? 그리고 모의는 했는데 실행은 하지 않았다? 소가 웃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충분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법원에서 증거를 두고 다툴 일입니다.

◇ 김혜민> 하지만 교수님처럼 개탄을 금치 못하는 분도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불기소-수사 중단 권고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바로 그 근거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 위기 속에서 총수를 구속해서 위기를 가속화해야 하는가? 교수님은 바로 이 부분에서 목소리가 더 높아지시던데요?

◆ 이한상> 글쎄요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재용 부회장같은 총수 1명이 움직이는 회사인가요? 삼성엔 수십만명의 최고급 인재가 있습니다.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없다고 회사가 굴러가지 않는 시스템이라면 당장 내일 삼성은 문 닫아야 하겠죠. 총수에 대한 처벌이 해당 재벌그룹 및 국민경제 전체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론을 호도하는 지겨운 공포 마케팅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 구속 된 기간에 회사의 투자, 순이익, 주가 다 문제 없었잖습니까?

◇ 김혜민> 더불어 민주당 양형자 의원은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4년간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받는게 정상적이냐?" 라고 하셨어요. 저도 이걸 왜이리 끄는지 모르겠는데.. 양 의원은 기업 의사결정이 바로되지 않아 삼성이 답답해 하고 있다 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오너 중심으로 경영해오던 것을 하루 아침에 바꾸라고 하는 것 자체가 경영을 흔들 수 있는 요소이다’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의 편에 이야기 같은데요. 교수님은 어떤 반론을 하시겠습니까? 

◆ 이한상> 그럼 지금 이재용 부회장 때문에 수형 생활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적입니까?라는 반론에 대답하기 어려운 포지션이죠. 원래 이렇게 복잡하고 방대한 사건은 수년간의 법정 다툼이 보통입니다. 본인들이야 답답하겠지만 그렇다고 타임머신 타고 다닐 수 없잖습니까? 양의원의 경우 삼성 전직 임원 경력을 가진 분이 전직장 회장님을 옹호하는 것에 공중파를 낭비하는 것 자체가 기본적 이해상충 관념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탈법으로 글로벌 상장회사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자유, 소유, 재산권 행사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유/시장/법치주의자가 아니라 다른 주주들의 자유, 소유, 재산권은 안중에 없는 한국형 회장주의자, 현대판 마름일 뿐입니다. 경영을 흔든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이재용 부회장 구속 기간에 회사가 경영이 흔들렸으면 증거를 좀 보여주시죠.

◇ 김혜민> 자 그렇다면 객관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총수 일가가 경영을 했을 때와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했을 때의 영업이익이나 기타 경영 상의 발전이 이러이러한 차이가 나더라, 청취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을까요?

◆ 이한상>  총수일가가 경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자꾸 호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능력이 있고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왜 경영을 하면 안되겠습니까? 해야죠. 다만, 법을 따라 지배권을 확보하라는 것입니다. 회사는 총수가 해야 좋다 그렇지 않다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제일 잘 운영할 사람이 해야죠.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재벌 총수에 대한 사법처리는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한양대 이창민 교수와 최한수 경북대 교수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총수가 유죄판결 받은 35개 기업집단 319개 계열사 주가 분석해 보니 아무런 영향이 없었습니다. 

◇ 김혜민> 많은 사람들이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는가, 아닌가, 이 문제에 관심은 가지지만… 나와 내 가족이 삼성에 다니거나 내가 삼성 관련 주식이 없다면, 사실 남의 이야기나 연예인 가십처럼 소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삼성이 차지하는 우리 경제의 역할만 보더라도 단순히 우리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내려진 법적 판단을 ‘간단히’ 봐선 안되는 것임은 확실하잖아요? 이런 측면에서 어떤 부분을 좀 지적하고 싶으세요?
(나는 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판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 이한상> 전근대 사회는 신분 사회입니다. 양반으로 태어나는가 노비로 태어나는가가 사람의 일생을 결정짓죠. 양반이 아무리 잘못해도 노비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는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근대화와 자본주의는 능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위험과 책임을 지고 노력하면 보상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승계 문제를 보세요. 외국 학자들에게 요새 한국의 경영권 승계가 문제라고 하면 이해를 못해요. 경영권이 뭐냐? 그리고 그걸 어떻게 승계하느냐? 지금 우리나라 기업의 총수라는 것은 본인이 가진 주식가치만큼의 경제력보다 훨씬 큰 권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성장 발전하려면 기업이 그 근간입니다. 상장기업 기업은 회장님 것이 아니고 사회의 공기입니다. 최고의 인재가 기업을 맡아 경영해야 합니다, 물론 회장님이 최고의 인물이면 회장님이 하시고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그렇습니까? 회장님은 권한만 있고 경영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회장님은 회사재산을 내것처럼 쓰고 사원들을 맘대로 . 삼성만 봐도 그 승계 문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이 범죄자가 되었습니까? 그리고 승계때문에 자본시장과 회계가 얼마나 망가졌습니까? 제가 경영학과 교수인데요 제가 학생들에게는 자신있게 열심히 하면 너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똑같은 말을 삼성에 할 수 없습니다. 이게 정상인가요? 가장 뛰어난 사람이 가장 뛰어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핏줄로 삼대세습을 하면 결국 회사는 혁신에 둔감해 지고 망하게 됩니다. 회사가 망하면 대한민국도 문 닫아야 하고요..

◇ 김혜민> 기업 경영의 어떤 총론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아니 총수가 감옥가면 투자 결정은 누가 해?’ 라는 가정법 아래의 우려… 본질로 돌아가서 투자 결정에 대한 의사결정, 경영 상의 그 의사결정은 어떻게 되어야 가장 이상적인 걸까요? 이상적이라 함은 기업 구성원들의 동의도 바탕이겠지만, 이윤창출과도 이어져야 이상적일 텐데요. 

◆ 이한상> 경제가 성장하려면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화 되고 기업이 생겨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금이 공급되어야 하고, 투자자들이 계약서를 믿을 수 있어야 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투명한 회계와 책임경영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주주들은 총회를 열어 믿을만한 이사들을 선발해 최고의 경영진을 뽑아 성과를 감독하고 책임을 묻도록 합니다. 이게 정상적인 자본주의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불법 승계 과정에서 회계가 엉망진창이 되고, 기업인들은 컴퓨터를 바닥에 묻으며 범죄자가 되고, 총수는 어떠한 잘못을 해도 주주들에게 책임지지 않으며 오히려 주주들에 손해를 끼치며 사익을 편취하는 것이 만연한 현상입니다.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바로 잡혀야 합니다. 경영은 족보로 하는 게 아니라 능력으로 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 김혜민>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이야기를 불편해하는 청취자분들이 “빨갱이냐”, “삼성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라고 하실 수 있는데 그래서 제가 경영학과 교수님을 모신 것입니다. 경영은 족보로 하는 것이 아니죠.

◆ 이한상> 경영학자 중에서도 골수 자본주의다, 골수 시장주의자라고 하고요, 빨갱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태극기하고 친하신 분 들일 텐데 조국 씨도 윤미향 씨도 다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입장입니다. 
경영학 전문가로서, 경영학과 교수로서 정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제 말이 듣기 불편하셨거나 꺼림칙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이재용 부회장이 자녀들에게 삼성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발표했잖아요. 그럼 학생들도 삼성 회장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이한상> 물론이죠. 그것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정말 능력이 있고 정당한 방법으로 회사를 물려받는다면 삼성 경영하는 데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저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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