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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의 개념이 서양에서 2천년 이상 늦은 이유 (6/17 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2 16:43  | 조회 : 77 

무한에 대한 동서양 이해의 차이 (6/17 )

안녕하세요! 아주대학교 총장 박형줍니다. 천체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하는 고대 아테네의 철학자들은 우주의 무한함 보다는 우주의 기본 단위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질의 기본 단위로 4원소(元素)를 제안했고 수의 기본 단위로 소수(素數)의 개념을 발전시켰으니까요.

'소수(素數)'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자연수죠. 5는 소수이지만, 6은 아닙니다. 영어로는 prime number, '주요 수'인데, 이게 왜 소수를 의미할까요? 초등학교에서 모든 자연수가 이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걸 배우는데, 이런 개념을 '소인수 분해'라고 합니다. 소수는 자연수의 기본 단위로서 주요 요소 역할을 하니까 주요 수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그리스인들은 기본 단위에 대한 관심에 비해서, 무한대에 대해서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문명사의 명저인 유클리드 원론도 유한한 선분만을 다룹니다. 그래서 '평면의 평행한 두 선분은 만나지 않는다'고 말하죠. 하지만 끝없이 긴 평행한 두 철로는 지평선 언저리에서 만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요? 유한한 세상에 천착한 그리스 철학자들은 이런 모순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쳤어요. 15세기 화가들이 원근법을 만들어 내고 파스칼이 무한을 집어넣은 사영기하학을 만들 때까지 이 문제는 미해결의 난제였죠.

무한의 개념에 처음 다다른 것은 유럽 문명이 아니라 인도 문명이었습니다. 기원전 10세기의 인도인들은, 우주의 원자 수보다 더 큰 수를 표현하는 숫자를 발명했고, 끝없이 계속되는 수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3세기의 인도는 셀 수 있는 무한과 셀 수 없는 무한을 구별하는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인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수들이 튀어나온 것인데, 힌두교와 불교의 우주관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셀 수 있는 무한은 자연수를 연상하면 된다. 정수의 집합이나 유리수의 집합도 더 커 보이긴 하지만 사실은 자연수 집합과 일대일 대응이 되므로 같은 크기입니다. 그럼 셀 수 없는 무한은 무얼까요? 대표적인 예가, 유리수에다 같은 무리수들까지 추가한 실수의 집합입니다. 자연수 집합에서 실수 집합으로 가는 일대일 대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수 집합은 자연수 집합보다 본질적으로 큽니다. ‘셀 수 없는 무한의 크기를 가진 거죠.

유럽인들이 셀 수 있는 무한과 셀 수 없는 무한의 차이를 분명히 이해하게 된 것은 19세기 수학자 게오르그 칸토르에 이르러서였습니다. 동양보다 2천년 이상 늦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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