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부루한 쉰메즈 / 이스탄불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지하 감옥으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22 12:16  | 조회 : 136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이스탄불의 지하 감옥’입니다. 

“시간을 모르므로 우리는 시간의 신의 주인이 되지요. 여기서는 우리가 원할 때 저녁이 되고, 우리가 원할 때 해가 뜬다오.”
부루한 쉰메즈의 장편소설 <이스탄불 이스탄불>에 나오는 매우 인상 깊은 한 대목입니다. 

터키 출신의 부루한 쉰메즈는 이스탄불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인권변호사이자 저술가로 일하며 문학, 문화, 정치 등 다방면에 걸친 글을 여러 매체에 써왔습니다. 그러다 정치적인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당한 후 10여 년간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저자의 이런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소설 <이스탄불 이스탄불>은 이스탄불 지하 감옥에 갇힌 네 명의 죄수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은 감방 안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들의 육체는 서로의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차디찬 시멘트 바닥, 그 좁디좁은 감옥 안에 있지만, 정신과 영혼은 과거와 현재, 지하와 지상, 환상과 현실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듭니다. 이것을 통해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둡고 춥고 축축한 지하세계에 갇힌 그들은 마치 지하에서 태어난 사람들처럼 지상의 바깥세계를 점점 잊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이들은 ‘상상의 장소’를 만들고는 한없는 행복감에 젖어 듭니다. 그들이 상상한 장소 중 하나는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입니다. 네 명의 남자들은 바다가 보이는 이 상상의 발코니에서 풍요롭고 근사한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며 취하고 즐깁니다. 

상상이라 완전하지는 않지만, 하지만 오히려 상상이기 때문에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빛도 없는 감방, 시간을 파악할 수 없는 자신들의 현실 앞에서 그들은 이렇게 ‘시간의 신의 주인’이 됩니다.

주인공들이 감옥에서 상상하는 ‘발코니’는 정말 천재적인 문학적 설정입니다. 발코니는 ‘안’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밖’인 공간입니다. 이 작품 안에서 발코니는 현실과 환상,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악함, 감옥의 안과 밖 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발코니는 ‘고막’과 같은 곳입니다. 아마도 이들은 볼 수 없는 이 세상의 모든 진동을 발코니라는 고막을 통해 감각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터키 작가 부루한 쉰메즈의 장편소설 『이스탄불 이스탄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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