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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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땀, 웃음... 윤미향 보도는 스토킹 수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15 09:37  | 조회 : 1633 
YTN 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 YTN]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3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땀, 웃음... 윤미향 보도는 스토킹 수준

- 윤미향의 땀, 웃음, 샌드위치 '포착'하는 선정적 태도
- 김언경 민언련 대표, "아님 말고식, 스토킹 같은 언론보도 스스로 무너지는 길"
- 윤미향 기자회견 이후 5.29~6.3 종편 모니터
- 마포 쉼터 소장 죽음 원인 추측, 자살보도가이드라인에 어긋나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공동 대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대표(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김양원> 한 달이 넘도록 신문, 방송, 종편, 유튜브를 막론하고 윤미향, 그리고 정의기억연대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죠. 얼마 전에는 위안부 할머니가 머물고 계시는 마포 쉼터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윤미향 의원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대해 그동안 다룬 적이 없었는데, 오늘 좀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김언경> 네, 먼저 최근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사망 소식 이후, 몇몇 언론에서 고인을 모욕하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해서...참담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된 회계처리 방식이라던가, 검찰수사가 시작됐으니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 해소하면 되겠지만요.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선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보도에 대해서는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종편 시사토크쇼가 정의연과 윤미향을 고발하는 방식이 아쉽다고 생각되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9일)에서는 윤 의원이 언론에 대해서 격양된 모습을 보고 평화의 집 소장님의 사망 이유가 언론의 과도한 보도 탓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출연자 고승덕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돌아가는 것을 보니까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꼭 언론의 공격이라는 것보다도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는 박봉에 지금까지 정말 개인적인 희생을 몇 십 년을 해왔는데 누구는 보니까 똑같은 대의명분을 위해서 하는 분이 집을 몇 채 장만한 거예요. 어떻게 보면 월급도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누구는 시민운동 하면서 별다른, 아버지가 교회 사택에서 얹혀살다가, 그 부부도 같이 들어가서 살다가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데 집이 몇 채인데 자기는 정말 박봉에 살면서 했다고 하는 당혹감이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라고 말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로
들리시나요?

◇ 김양원>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똑같이 고생했는데, 자신과 윤미향 의원 처지를 비교해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을 거다, 그리고 이것이 죽음에 이르게한 원인일 수 있다? 이런 말인가요? 

◆ 김언경> 저는 이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봅니다. 우선 이날 진행자 김진 씨는
출연자의 개인 추측이라고 수습했고, 출연자인 고승덕 변호사도 발언 취지를 해명했습니다. “언론에 모두 소장님의 죽음을 원인을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렇더라도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또다른 원인을 윤미향 의원측에 전가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이었는데요. 더욱이 이런 내용은 자살보도가이드라인 자체를 어기는 것입니다. 한국기자협회·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가 만든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는 자살이 복잡한 요인들로 유발되고, 표면적인 자살 동기만을 보도할 경우 심하게는 자살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렇기 때문에 이번 마포 쉼터 소장의 죽음 같은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에는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널a 돌직구 쇼의 보도는 이런 것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이죠.

◇ 김양원> 네, 그 어떤 보도보다도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자살보도였는데, 보도가이드라인에 비춰봤을 때도 부적절한 보도였다, 이런 평가세요. 
이번 정의연과 윤미향 의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 보도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촉발이 됐고요. 윤 의원이 의원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인 당선인 시절부터였는데요. 21대 국회 시작을 앞두고 윤 당선인이 의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냐, 말 것이냐도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결국 윤미향 의원은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 김언경> 윤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하자 6월 2일 종합일간지들은 의원실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윤 의원이 웃는 모습, 일하는 모습 등 일거수일투족까지 찍어서 보도했죠. 미디어오늘 <국회 출근 ‘웃는 윤미향’, 언론 프레임에 가두다>(6월 2일)에 따르면 윤 의원이 의원실에 있는 모습을 보도하지 않은 중앙일간지는 한겨레뿐이었습니다. 유사한 내용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종편은 ‘윤미향 의원의 점심 메뉴’, ‘윤미향 의원 출근길’ 등 중앙일간지가 주목하지 않은 내용까지 세세하게 다뤘습니다. 윤미향 의원이 기자회견을 한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종편3사(TV조선, 채널A, MBN)의 8개 시사대담프로그램을 확인한 결과,
보도가치가 없는 내용조차 주제로 다뤄진 사례가 많았습니다. 

◇ 김양원> 네, 윤미향 당선인이 의원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하루 전, 그간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죠. 그날 기자회견을 했던 그 방이 더워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화면에 흥건하게 비출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어요. 그 땀과 관련한 보도도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김언경> 네, 바로 윤미향 의원과 관련한 대표적인 보도 세가지가 바로 ‘기자회견 중 땀 흘린 모습’, ‘출근길 모습’, ‘업무 중 찍힌 사진’ 입니다. 이번에 제기된 의혹 또는 윤미향 의원의 해명이 본질이라면 그것과는 좀 동떨어진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런 보도들이 불필요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종편3사의 8개 프로그램은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불필요한 내용을 대담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채널A <뉴스TOP10>은 세 가지 내용을 모두 대담으로 다뤘습니다. 본질에서 벗어난 가십성 내용을 반복 전달한 겁니다.
별 이슈가 아니더라도 논란의 중심에 선 윤 의원을 일단 화면에 띄워 관심을 끌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땀 흘리는 모습’만으로도 그 인물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의도가 반영됐을 것입니다.

◇ 김양원> 우리가 보통 곤경에 처했을 때 '진땀'을 흘린다고 하잖아요. 그런 의미인가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볼까요.

◆ 김언경>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6월 1일)은 5월 29일 윤미향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달하며 ‘윤 의원이 땀을 흘렸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출연자 이상준 기자는 “회견
내내 비 오듯이 땀을 흘리는 모습이 또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자료화면을 소개했습니다. <송갑석 “땀 많이 흘려서 질의응답 이어가기 힘들어”>라는 자막까지 등장했습니다.
TV조선의 ‘땀’에 대한 집착은 다음 날 방송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윤미향 당시 당선인이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보좌진이 닦아주는 모습도 포착이 됐었다”고 말했고, TV조선은 해당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TV조선이 이틀 연속으로 자료화면까지 보여주면서 ‘땀 흘리는 윤미향’만 강조한 것입니다. 이런 방송 때문일까요? 미래통합당은 윤미향 의원이 거짓말을 한다면서 그 근거를 ‘땀 흘리는 모습’이라고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이 윤미향 의원의 ‘땀’에 주목했다면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1일)는 윤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진행자인 윤정호 씨는 전화기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윤 의원의 사진과 함께 윤 의원의 복장과 표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했습니다.

◇ 김양원> TV조선 말고 다른 종편채널에서도 이런 보도들이 이어졌나요?

◆ 김언경> 채널A <뉴스TOP10>(6월 1일)는 윤 의원의 점심 식사 메뉴까지 소개했습니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밖으로 나오게 되면 취재진을 마주칠 수 있으니 보좌진들이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서 의원회관 안으로, 의원실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치 CCTV 속 장면을 하나하나를 해설하는 것과 같은 방송입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6월 2일)에서는  
“윤미향 의원이 굉장히 환하게 웃으면서 경쾌하게 의원회관실 사무실 안에서 보좌진들과 함께 일을 하는 모습, 저희 채널A가 영상으로 취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른 의원 같은 경우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많은 의원들은 첫 출근 업무를 봤지만 이례적으로 윤미향 의원 같은 경우는 문을 꼭 닫고서 업무를 처리했기 때문에 저희가 이렇게 문 틈으로 윤미향 의원의 첫 출근 장면을 촬영을 했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었던 모습이 지난 기자회견 당시에 진땀을 뻘뻘 흘렸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이런 내용을 방송했고요. 이 프로그램의 김진 진행자는 취재진에게 발빠른 취재라며 칭찬하기 까지 했습니다. 

◇ 김양원> 자, 윤미향 의원이 흘린 땀, 점심메뉴, 의원실에서 웃었다... 이걸 가지고 기사를 만드시 분들, 능력을 칭찬해드려야 하나요? 

◆ 김언경> 저도 '포착'했다는 말이 너무 자주 나와서 당황스러웠어요. 이건 뉴스가치라기보다 '스토킹'수준인데요. 언론의 정의연에 대한 보도, 윤미향 의원에 대한 보도는 분명 정상적인 저널리즘의 행태가 아니라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고,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애초 여성인권활동가 이용수 선생의 주장이 나왔을 때, 언론이 위안부 문제와 운동방식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마치 윤미향 의원이 정의연과 정대협의 후원금을 착복하여 개인의 재산을 불리는 데 사용한 것처럼 여러 가지 억측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한마디로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있다는 식의 보도들이 이어졌었는데요. 백보 양보해서 이런 보도 끝에 결국 검찰수사가 시작되었다면 그때부터는 정상적인 수사를 기다리면서 차분하게 보도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후 언론은 윤미향 의원이나 정의연, 쉼터 등에 대한 스토커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할 권리를 과연 누가 기자들에게 주었나요? 저는 이런 식의 보도행태는 국민의 알권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 김양원> 국민의 알권리보다는 선정적인 보도로 한번 더 눈에 띄어보겠다는?

◆ 김언경> 그렇습니다. 그저 특정 언론사의 정파적 이해관계 속에서 논란이 일어서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보도로 클릭을 유도하는 상업적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바로 이 정치적 목적과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관련 내용을 퍼뜨릴 때 허위조작정보라고 보거든요. 그렇다면 현재 언론들이 내놓고 있는 여러 보도들이 이런 허위조작정보와 얼마나 다를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 김양원> 이번에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에 대한 이런 보도들을 보면서, 김언경 대표도 시민단체 활동을 오래 해오셨잖아요. 좀 남다르셨을 것 같아요.

◆ 김언경> 저는 위안부 운동이라고 성역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 후원금을 받거나 국고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NPO, NGO에 대한 감시 역시 언론의 역할이라는 것엔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시민이 그런 감시의 완장을 채워준 것에는 아무렇게나 아무 칼이나 휘두르라고 준 것이 아님을 언론이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과 같은 행위는 적절한 언론의 기능이라기보다는 아님말고식 폭로, 더 나아가 스토킹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 언론이 마구잡이로 나아간다면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으면서 무너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양원> 이런 식의 언론보도는 ‘스토킹’이다... 김 대표님이 사석에서도 이번 정의연 관련 보도들은 굉장히 안타까워 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오늘 방송에서 좀 많이 톤을 낮춰서 말씀주신 것 같습니다. 

◆ 김언경> 네, 그렇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공동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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