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15:10~16:00
  • 진행, PD : 김혜민 / 작가: 정상림 / 조연출: 박예송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당인리’ 저자 우석훈 박사 “고생한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 쓰고 싶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2 17:33  | 조회 : 927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우석훈 ‘88만원 세대’ ‘당인리; 대정전 후 두시간’ 저자 (경제학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당인리’ 저자 우석훈 박사 “고생한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 쓰고 싶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입니다. 코로나19가 좀 잠잠해지나 했는데 이태원발 코로나 소식으로 다시 마음이 어려워졌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이 위기를 견디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사실 생각해보면 매번 위기 때마다 뭐 그리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자리를 지킨 사람들 덕에 우리가 잘 극복해 온 게 아니겠어요?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인물들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며 세상을 구한다는 이 평범하지만 비범한 이야기를 소설로 엮은 경제학자가 있습니다.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가 오늘 생생초대석의 주인공입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 우석훈 ‘88만원 세대’ ‘당인리; 대정전 후 두시간’ 저자 (경제학자)(이하 우석훈)>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책을 도대체 몇권 째 내시는 거예요?

◆ 우석훈> 이게 37번째 책이고요. 50권만 채우려고요.

◇ 김혜민> 아니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게 책 쓰는 거였다는 이런 거예요?

◆ 우석훈> 아니 그렇진 않아요, 지금도 매번 시작할 때 힘들고 그리고 또 매번 새 책이 나왔을 때 그때 자리 잡고 그런 거는 첫 번째 책이랑 똑같이 어려워요. 저번 책 좀 잘 팔렸다고 잘 봐주고 그런 건 없더라고요.

◇ 김혜민> 그렇죠. 그런 건 없죠. 아니 경제학자가 소설을 쓰셨는데 심지어 장편소설이에요. 심지어 두 번째 장편소설이에요.

◆ 우석훈> 네. 첫 번째 썼던 게 ‘모피아’였는데 그게 상당히 잘됐어요. 잘 팔리고 그래서 두 번째 소설을 쓸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거죠. 중간에서 좀 교육이야기를 소재로 사실 한번 쓰려고 했는데, 이게 너무 슬펐어요. 남학생이 자살하고 그런 얘기여서 제가 좀 하다가 내가 눈물이 너무나 나서 이거보다는 덜 우울하고 고생한 사람들이 이기는 얘기를 해야 되겠다고 해서, 그러다 보니까 두 번째 소설이 좀 더 늦어졌죠.

◇ 김혜민> 고생하는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제가 앞에 오프닝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다 보니 어려움도 극복하고 이런 이야기를 좀 쓰고 싶으셨던 거군요?

◆ 우석훈> 저도 총리실에서 근무를 좀 했었는데 옆에 재난 관련된 것들을 총괄하는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옆에서 보니까 이게 우리나라에서 뭔가 이렇게 하면은 위 사람들이 공을 다 가지고 가요. 밑에서는 죽어라고 했는데 그 위기를 막은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 처벌을 받아요. 왜 초동 대처를 안 했냐 제대로 했냐, 힘들어서 죽어라고 했더니 FM대로 안 했다, 지금 보고가 제때 안 왔다. 그래서 고생은 딴 사람들이 하고 상은 또 다른 사람이 받더라고요.

◇ 김혜민> 그런 사례 많이 보셨군요?

◆ 우석훈> 안 그런 사례가 별로 없어요. 

◇ 김혜민> 맞아요,

◆ 우석훈> 근데 이제 가끔 가다가 열심히 한 사람이 상 받는 경우가 있긴 하거든요. 그때는 그 공무원들이 진짜 뭘 잘 했어야 되는 경우, 그런 것들이 안타깝더라고요.

◇ 김혜민> 그래서 고생한 사람들이 이기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소재를 바로 대정전, 전국에 대정전이 일어나고 그걸 극복하는 거로 맞추셨어요. 왜 하필 대정전이었습니까?

◆ 우석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위기 중에서 확률이 제일 높아요. 100% 생길 거예요. 이미 겪었고 비슷한 일이 두 번 있었어요. 근데 두 번 다 대처가 잘 안 됐고, 특히 2017년에 서울 남부 정전이라고 하는 남쪽 지역에 전기가 다 꺼진 일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원인을 몰라요. 왜냐하면 변전소가 나가면 나중에 중앙급전소라는 시스템 관리하는 데가 있거든요. 거기서 자동적으로 우회를 시켜주게 돼 있는데 그게 안 돌아왔어요. 지금도 어디가 문제인지 몰라요. 그래서 이거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데 시스템상 확률이 0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한 번이라도 벌어지면 아주 피곤하죠.

◇ 김혜민> 이미 두 차례 일어났고 물론 전국 대정전은 아니었지만 이 전국 대정전이라는 상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 소재를 가지고 상상력을 동원해 소설을 쓰셨어요. 그런데 저는 읽으면서 이게 단지 소설 이야기가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도 적용이 되고요. 때마침 이 소설을 내신 큰 그림이 있으셨나 할 정도로. 그 정도로 지금 이 시대에 이 소설이 함의하고 있는 게 굉장히 많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 우석훈> 제가 이걸 하면서 보니까 여성들이 책임지는 자리에 있을 때 그 사건들이 잘 풀려요. 그래서 저도 이제 좀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게, 다른 이유가 아니라 그런 경우가 좀 소통도 잘 되고 부드럽게 문제가 풀리는데. 마침 지금 여성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가 돼서. 사람들이 이걸 맞췄냐고 하는데, 그렇게 실력 있지 않고요. 그렇게까지 못 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여성의 여성 특유의 장점 성향 이런 리더십이 위기 가운데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소설 가운데 쓰신 거 같아요. 어떤 내용입니까? 우리 청취자 분들에게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 우석훈>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계통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게 영어로 그리드이거든요. 전력망을 그렇게 표현해요. 계통이 일본 같으면 최소한 두개로 나눠져 있어요. 동쪽 서쪽 양쪽에 헤르쯔라고 하는 전기의 완전히 품질이 달라요. 한꺼번에 꺼질 수가 없어요. 미국도 주별로 다 떨어져 있고 유럽도 이제 국가별로 하나인 데도 있고 한 지역 있잖아요. 그러니까 한 군데 전기가 문제가 돼도 다른 데서 도와주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북한이 막혀있어요. 그래서 고립계예요. 그런데다가 단일계통이거든요. 문제가 생기면 거기만 생기지 않고 이거는 전체가 문제가 되게 돼 있어요. 문제라고 알고는 있는데.

◇ 김혜민> 근데 이거 바꿀 수가 없어요?

◆ 우석훈> 바꿀 수 있죠.

◇ 김혜민> 바꿀 수 있어요> 근데 왜 놔둬요?

아 이거는 귀찮아서 그런 거예요. 큰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바꾸자는 얘기를 계속 했어요. 마이크로 그리드라고 하는 표현이 요즘 조금 많이 나오거든요. 지역별로 이렇게 알아서 하자, 근데 이제 큰돈까지 쓰는 건 아닌데 귀찮은 일이 벌어져요. 각 지자체별로 알아서 좀 해야 되고 그러니까 이제 그냥 두지 그러고 있는 거예요.

◇ 김혜민> 그 현실을 바탕으로 해서 소설을 쓰신 건데 이 책이 잘 팔려야 이 귀찮은 일을 공무원들이 좀 알 테고, 그래야 우리가 전국 대정전을 잘 막지 않겠습니까?

◆ 우석훈> 제가 조금 사악한 생각을 했던 거는 이걸 내놓고 있으면 몇 년 내에 올 거기 때문에 초조할 필요 없이 잘 될 거다.

◇ 김혜민> 우리 지금 ‘페스트’ 책이 다시 팔리는 것처럼.

◆ 우석훈> 예방조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불가능해요. 귀찮기도 하고 무관심이 있어요. 전기가 우리한테 공기 같은 거잖아요. 우리가 물은 안 먹고는 살아도 카페 가면 핸드폰 충전부터 하잖아요, 근데 이게 어떻게 오는지 사실 잘 모르잖아요? 위험하다는 걸 얘기하는 것도 사실 입 아픈 얘기이고, 또 그 사실을 공무원들이 잘 알아요.

◇ 김혜민>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그냥 귀찮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이 책 가운데 전국 대정전이 일어나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지, 나라가 혼란스러워지는 지가 그 구체적 스토리인 거잖아요? 정말 한전 본사가 있는 나주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정국 대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청와대는 유일하게 전기가 공급되는 제주도로 피신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 가운데에서 피해도 보고 어려움도 겪고 또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뛰고, 그런데 그 일을 결국 해결하는 건, 아주 평범한?

◆ 우석훈> 평범하지는 않고 평범 보다도 밀렸던 여성들이었죠.

◇ 김혜민> 아. 어떻게 보면 평범도 아닌,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마이너리그로 밀렸던 한직으로 밀렸던 당인리발전소 직원들이 펼치는 일들을 영화처럼 소설에 쓰신 거예요. 저는 정전이 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 중에 저랑 같은 동명이인인 혜민이란 아이가 나왔더라고요.

◆ 우석훈> 처음에는 핵심 캐릭터로 키우고 싶어서 

◇ 김혜민> 그 아이가 우리 청자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면 열 살짜리 아픈 아이예요. 오랜 시간 동안 투병했던.

◆ 우석훈> 완전히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건 아닌데 미세먼지 같은 걸 형상화시키고 싶어서 호흡기 질환이 있는 아이죠. 전혜린 책을 제가 너무 재밌게 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런 비운의 캐릭터 같은 거를 하고 싶었는데 전혜린을 쓸 순 없잖아요. 그래서 혜민으로 바꿨습니다.

◇ 김혜민>저는 책을 보면서 그 인물에 많이 몰입했고 사실 웃을 일이 아닌 게, 10살짜리 혜민이라는 소녀가 결국 정전이 나고 의료시술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어떻게 됐죠?

◆ 우석훈> 폐렴에서 패혈증이라고 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넘어가는데 아침 그때 급성패혈증으로 전환되는데 첫날 응급실에 전기가 다 꺼져 있으니까 비상발전기를 돌리고, 그쪽에는 디젤을 지원해서 병원은 열려있는데 응급실은 열 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이틀 후 사망하죠.

◇ 김혜민> 그니까 사실 이런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닙니까. 

◆ 우석훈> 일단 연명하는 사람들은 2시간 지나면 다 돌아가신다고 봐야 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요. 이 대규모 정전이라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마 상징적인 인물을 통해 보여 주셨던 거 같아요. 실제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가장 큰 문제는 그럼 어떤 걸까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기계로 연명 하시는 분들이 2시간 지나면 어려움을 겪고?

◆ 우석훈> 제일 큰 거는 통신마비예요. 2시간 정도 정전이 끝나도 대형건물이나 이런 데는 좀 버틸 수 있거든요. 그런데 2시간 지나면 통신이 두절돼요. 그럼 컴퓨터, 핸드폰 전부 쓰거든요. 우리가 전자기기를 통해서 모든 걸 하기 때문에 그 순간에 완벽한 아날로그, 통신이 없는 상태가 돼요. 비상본부를 꾸리더라도 전화기로 하잖아요? 전화가 안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죠. 그때 나머지 것들은 이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물이 안 나오니까 화장실을 쓸 수가 없고 그게 이제 제일 급하죠. 미국에서 처음에 코로나 시작되었을 때 화장지를 사재기했잖아요. 우리는 저게 왜 필요하냐 했는데 사실 제일 먼저 필요해요. 물은 안 마셔도 몇 시간 정도 버틸 수 있는데 생리현상은 그렇게 안 되거든요. 물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화장지가  필요한 것처럼. 근데 물이 안 나온다 그러면 아파트에 있는 데서는 일단 생리 현상을 처리할 수가 없어요.

◇ 김혜민> 그러네요. 정말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건데, 방송 들으시는 분들 중에 무슨 경제학자가 이렇게 전기에 대해서 잘 알아? 하는데 우리 우석훈 박사님이 일을 하신 적이 있죠?

◆ 우석훈>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월급을 잘 받았어요. 편안하게 살았고 발전회사에도 사외이사로 일을 했었죠. 사실 이걸 쓰게 된 게 그 시절에 전기 쪽 엔지니어들이 이건 너무 불안한 건데 아무도 신경 안 쓴다, 그래서 꼭 한번 얘기를 당신이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을 여러 사람이 했었어요.

◇ 김혜민> 그 의무감에 시작하셨군요.

◆ 우석훈> 네. 그렇고 제가 요즘 애들 보고 그러면서 살기가 좀 편하니까 예전에 제가 한다고 했는데 약속 못 지킨 것들, 이렇게 하다 보니 이게 1순위에요. 그리고 지금도 얼마 전에 총리실에서 하는 코로나 관련 간담회 갔었거든요. 거기 과학자 한 분이 올 여름에 블랙아웃이 굉장히 위험할 거 같은데 아무도 지적 안 한다고 얘기 하더라고요. 왜 그러냐면 여름이 되면 한참 피크 때는 위험해요, 그런데 지금 올 여름에는 그거 비슷비슷하게 하면서 창문도 연다는 거 아니에요?

◇ 김혜민> 학교에서도 에어컨을 켜고 문을 열어 놓는.

◆ 우석훈> 사무실도 마찬가지죠. 환기를 한다는 건 에어컨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거거든요. 그래도 더우면 안 되잖아요. 그러면 에어컨 풀가동 하고 창문을 열고 이게 전국으로 보이면 관리가 과연 되겠냐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혜민> 제발 우석훈 박사가 쓴 당인리 이 책이 예언서가 아닌 준비서라고 할까요? 준비서가 됐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제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든데 힘든 1여름을 보내야 되는데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 책을 꼭 읽으시고 필독하시고 정책에 꼭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석훈 박사의 두 번째 장편 소설 당인리 : 대정전 후 2시간 관련돼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이 책에서도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한 여러 논의와 의사결정과정이 나오잖아요? 이 책에서 우리 박사님이 말씀하고 싶었던 게 뭔지 궁금해요. 뭐 예를 들면 국가적 재난 가운데 무능력한 담당자들이었는지 아니면 마이너리그였지만 아주 힘을 합쳐서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이었는지.

◆ 우석훈> 극복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좋은 나라인데 한국은 정치논리가 너무 강해요. 청와대나  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든 일을 그래요.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이 일이 정권에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고 판단을 먼저 해요. 생색이 날 것 같으면 열심히 들어가서 생색내요. 이거 생색이 안 날 것 같다고 판단하면 은폐 전략을 써요. 안 그런 적이 별로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지금도 열면 안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인데 열어야 한다는 거는 정치 논리죠. 지금 열 수 없는 상황인데도 열잖아요.

◇ 김혜민> 코로나 말씀이시고. 제가 이 책에서 이런 대목을 봤어요. 위기가 왔고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지금부터 시스템 안정화 될 때까지 순환정전에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그 명을 들은 직원들은 이 명령을 이렇게 해석하죠. 급하면 순환정전 해라 그리고 나머지는 니들 마음대로 해라, 이게 우리 매뉴얼이다. 그러니까 윗사람들이 책임지지 않겠다는 얘기인 거죠.

◆ 우석훈> 원칙대로 해! 그러고 갔잖아요. 근데 우리가 원칙을 만든 적이 없는데 어떡할까 그러면 원칙대로 하라고 나는 했다, 하는 거예요. 그럼 알아서 하고 잘못된 거는 너희들이 잘못한 거다. 최선을 다하라고 하고 가잖아요? 뭘 최선을 다해요? 최근에 일본에 있었던 사례 하나 들게요. 고이즈미 아들이 지금 환경부장관이죠. 차기 정치인으로 굉장히 유력한데 이분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코로나 때문에 쓰레기 치우시는 분들이 너무 힘드니까 거기다가 미화를 해서 그림을 그리자, 그래서 위로하자, 사람들이 지금 필요한 것은 돈과 자원이다. 무슨 그림을 그리냐? 근데 우리가 아는 많은 행정들은 그림을 그려서 예쁘게 하자라는 일을 해요. 그리고 이제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하니까 잘 못하는 일이 없죠. 공무원은, 우리는 원칙대로 했습니다. 현장에서 잘못한 거지. 그런데 현장에 돌 수가 없다니까요? 

◇ 김혜민> 그런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레미제라블 우리가 그 책을 봐도 있고요. 이 책에 또 이런 부분이 참 마음이 아팠는데 그래서 결국은 그 당인리발전소 사람들이 애써서 노력하는데 윗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제외하면 자회사답게 그냥 자빠져 있지 OO질이야! 이러잖아요?

◆ 우석훈> 지금 우리로 얘기하면은 수많은 사람들이, 또 비정규직들이 현장에 투입되고 하거든요. 근데 거기서 일차적으로 이게 문제니까 고쳐야 된다고 하면 비정규직 주제에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충분히 평등하게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장치가 특히 이제 남성 엘리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아요.

◇ 김혜민> 그 사람들 눈에는 굉장히 불편하군요.

◆ 우석훈> 자기들끼리 자주 만나잖아요. 그 안에서 벌어지지 않는 일은 해결을 못 해요. 국회나 대기업 조찬 모임 있잖아요. 조찬모임에서는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우리가 리스크라고 부르는 위험한 일들은 사실 논의된 적이 없거든요. 해결된 적도 없고.

◇ 김혜민> 그 위험한 일들은 또 다른 사람들이 하죠.

네. 그리고 공은 결국, 해결한 위에 계신 분들이 다 가지고 가죠.
◆ 우석훈> 
◇ 김혜민> 그러면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도대체 어떻게 합니까?

◆ 우석훈> 근본적인 민주주의가 필요한 건데, 우리가 생활민주주의와 일상의 민주주의 같은 것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공무원조직 혹은 공조직 이런 데에서 현장이 가진 권한이 너무 없어요.

◇ 김혜민> 아하 정말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권한이 없군요.

◆ 우석훈> 예를 들면 보급품이 오면 앞에 있는 사람들한테 먼저 가야 되는데 높은 사람들이 안전한 걸 먼저 챙겨 가요. 최근에 코로나 때 어떤 군대에서 마스크가 왔는데 밑에 주라고 했더니 위에 계신 분이 또 그거 갖다 팔아먹었잖아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이 있으면 안 벌어지는데 시술이라는 얘기로 일반인들의 접근을 차단해요. 말을 어렵게 만들어서 당신들은 말해도 모르니까 그냥 전기 요금만 잘 내세요. 아니 근데 우리 집에 전기가 어떻게 오는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여기 YTN도 마찬가지예요. 여기 변전소 어디서 와요? 하면 아무도 모를 걸요? 사장님도 모르실 거예요.

◇ 김혜민> 그러니까 생활 속 민주주의도 필요하고 또 관심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게 결국 생활과 일상의 민주주의 아니에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금 전기가 어디서 올까? 그럼 이걸 어떻게 감시해야 되지?

◆ 우석훈> 사람들이 기본적인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이를테면 우리가 밥을 먹는데 쌀이 어디서 오는지는 지금 안전 때문에 알자는 거 아니에요. 맛있는 것도 맛있는 거지만 농약 덜 친 거를 우리 애들한테 먹이고 싶다, 핸드폰에서 전기는 어디서 올까요? 이게 보통의 많은 경우 밤에 오는 전기는 출발점이 뉴질랜드나 호주인 경우가 많아요. 우라늄을 거기서 수입을 많이 하거든요. 낮에 오는 경우는 석탄에서 왔거나 LNG에서 왔을 경우가 많아요. 일부는 풍력발전소에서 오고, 사실은 그것만 잘 봐도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데 우리가 아는 거는 이제 급속충전기이냐 아니냐 그거만 알고 있죠.

◇ 김혜민> 그렇군요. 박사님 책에서 마무리를 하면서 우리도 언젠가 독립된 부서인 에너지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런 실질적인 대안을 소설을 통해 내셨어요. 그렇게 되면 구조적 위기의 확률이 조금 내려갈 것이다 하셨는데 좀 덧붙여 주신다면요?

◆ 우석훈> 에너지부가 따로 있는 나라들이 있고 우리처럼 합쳐서 하는 나라도 있는데 미국은 에너지 부가 독립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제 그런 나라들을 보면 에너지 쪽에 위상이 높아요. 그래서 위기가 있더라도 엄청 커지지는 않거든요. 미국도 이제 그걸 없앨 수가 없는 게 LA대정전 등, 미국은 정전을 많이 겪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이 문제를 좀 완화시키자고 말할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에너지가 복잡해지고 점점 어려웠는데 김영삼 대통령 때 합쳤어요. 박정희 대통령 때는 따로 독립되어 있었거든요. 사실 그게 우리나라는 이게 다 수입하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 때가 맞는데 그 얘기를 하면 박정희 체계로 돌아가게 하는 거냐 하는데, 그게 맞았어요.

◇ 김혜민> 그때 잘한 게 있다면 그게 맞는 거죠.

◆ 우석훈> 독립자원부가 원래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합쳐진 게 우리는 좀 이상한 건데.

◇ 김혜민> 합쳐진 게 산업자원부예요?

◆ 우석훈> 네. 통상 쪽 하는 상공부하고 자원 쪽을 합친 거예요. 근데 이러다 보니까 경제 쪽은 목소리가 강한데, 경제와 전기랑 있으니까, 에너지랑 했으니까 에너지 쪽은 아무도 못 해요. 에너지 쪽을 열심히 하면 장관이 안 돼요. 그러니까 같이 있는데 내가 이거를 공을 세워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빨리 에너지 쪽에서 내가 빠져나와서 통상적으로 가야 위로 승진한다고 그러니까 에너지 쪽으로 오는 사람들은, 물론 젊었을 때는 국가를 지켜야 돼! 하고 열심히 하는데 조금 승진하면은 빨리 여기서 나가야 내가 승진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어요. 국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한다고 하는데 뒤에서 만나면 빨리 언제 딴 자리로 가나.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나라에서 좀 슬픈 일이에요. 전기든, 가스든, 혹은 원전이든 이런 에너지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 장관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 김혜민> 사실 에너지가 정말 중요한 분야인데 이 분야를 이렇게 홀대 하니 당연히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거 아니겠어요?

◆ 우석훈> 구조적으로 밑에서 썩게 돼있어요. 젊은 사람이 내가 이걸 열심히 해서 언젠가 장관이 되고 싶다, 그러면 공을 막 세울 거 아니에요. 그런데 여기서 공을 세우면 못 나와, 네가 잘하니까 계속해라. 공을 안 세워야 하는 거예요.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에너지부가 독립해서 생겼으면 좋겠다는 대안을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께 이 책을 통해서 좀 이런 것들을 선물로 가져가시면 좋을 거 같다는 작가의 마음으로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 우석훈> 한국의 근현대사 비극이라고 어렵게 얘기하면 나쁜 사람들이 승진하고 좋은 사람들은 감옥에 가거나 맨날 고생하거나 배고파요. 근데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들고 그랬던 거는 겉으로 보이는 정의 뭐 이런 게 아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고 편안해지고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은 거거든요. 진짜 모티프는 고생하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힘들어 해야 되느냐. 안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고생하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우를, 대접을 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이었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신 우석훈 박사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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