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영화인에게 기초생계비 지급하지 않으면 2년후 영화산업 전멸할 것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31 16:27  | 조회 : 173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영화인에게 기초생계비 지급하지 않으면 2년후 영화산업 전멸할 것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 어려울 때에 놓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문화 예술인들입니다. 예술가는 배고픈 게 당연하다는 생각, 예술가는 돈을 밝히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늘 배고파도 배고프다 말 못 한 문화예술인들인데요. 우리에게 이제는 기초생계비를 지원하라고 목소리를 내신 분이 있습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이하 오동진)>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앞서 한 얘기에 동감하세요? 예술가는 배고픈 게 당연하다는 생각, 예술가는 돈을 밝히면 안 된다는 인식, 이런 것들이 우리를 더 배고프게 했다.

◆ 오동진> 연예인들은 돈을 밝혀도 되고 왜 연극인들은 돈을 밝히면 안 되죠? 돈은 있어야죠. 사실은 예전에 도스토옙스키도 어렵게 글을 써서 위대한 문호가 됐습니다만, 가난한 건 견딜 수 있는데 생계가 위험한 건 좀 아니죠. 아마 지금 많은 예술인들, 영화인들이 걱정하는 것은 기초생계가 어려운 지경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개인에게만 맡기지 않고 큰 손이 작동해야 하지 않느냐는 거죠.

◇ 김혜민> 사실 오동진 평론가가 개인 SNS에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셨고, 거기에 대해 굉장히 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동의하는 걸 제가 봤고,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행에 옮기겠다는 결심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오늘 생생경제에 이거는 다뤄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 오동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마구 짠 건 아니에요. 저희가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들도 아니고 좀 리버럴하게 살아왔던 사람인지라. 사실 배고픈 만큼 자유를 얻었던 건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는 왜냐하면 2, 3년 후에 굉장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건 단순히 생계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 자체가 위험해진다는 거죠. 왜냐하면 영화는 기획이 한 2~3년 걸리거든요. 예컨대 여러분들이 많이 보셨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라든가, 한 2년 정도는 기획해야 3년 정도는 움직여 줘야 영화가 나오기 마련인데 지금 아무것도 시나리오가 쓰이지 않거나, 시놉시스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기획되지 않으면 2년 후에 영화가 없는 거죠. 2년 후에 영화가 공황상태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은 코로나는 우리가 분명히 극복할 겁니다. 저도 지금 안 걸리게 노력하고 있고, 개인들이 다 노력하듯이 방역하고 우리나라처럼 모범적으로 극복할 거예요. 그런데 2년 후에 영화 산업 자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개별 인자들을 살려놔야 하거든요. 시나리오 쓰는 사람, 기획하는 사람, 제작하는 사람, 연출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살아있어야 한국 영화산업이 사실은 잘 나가고 있었잖아요. 기생충을 생각해 보세요.

◇ 김혜민> 그렇죠. 사실 지금 굉장히 꽃을 피울 타이밍이었는데,
  
◆ 오동진> 저 같은 무덤 속에 있던 평론가가 봉준호 덕분에 무덤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기어들어 가잖아요. 뭐랄까요. 잘 먹여 살려달라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숨 쉬고 살아있어야 2~3년 후 또는 미래 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죠. 지금 가장 중요할 때입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문화 예술인들의 생계만이 아니라 이 생계가 끊기면 장기적으로는 문화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러다 보면 그 피해와 어려움은 일반 우리 국민들도 받을 수 있는 거거든요. 이 사회에 문화가 없다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니까요.
  
◆ 오동진> 독일의 문화부 장관이 한 얘기가 정확해요. 문화는 활황일 때 있는 게 문화가 아니다. 오히려 불황일 때, 늘 언제나 문화가 존재해야지만 경제 활동이라고 하는 것들이 보충제의 차원이 아니라 주재원의 차원으로 움직일 수가 있다는 거죠. 사실은 그렇잖아요? 제가 영화제를 많이 합니다만 영화제가 어쨌든 고용을 창출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아시겠지만 영화제를 할 수가 없어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칸 영화제가 5월인데 지금 연기했습니다. 일단은, 저희가 판단했을 때 칸을 할 수 없다고 봐요. 왜냐하면 저희는 지금 어쨌든 방역을 조이고 있지만 유럽은 퍼져나가고 있어서, 5월에서 연기됐다고 해도 6월, 7월까지 계속 유럽은 코로나19가 창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기존에 저희가 생각했을 때 베니스 영화제가 8월인데, 그 이후로 칸이 갈 수가 없습니다. 그 이후에 너무 많아요. 부산국제영화제도 있고, 그렇다고 한다면 칸 영화제가 올해에 못 하고 넘어가는 거죠. 상당수의 고용 인력들이 해고되거나 휴직 되거나 그러잖아요. 그 여파가 국내까지 밀려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10월에 열립니다만 축소 운영이 불가피할 것처럼 지금 예상되고 있고요. 규모가 축소되면 당연히 인력이 축소되고, 인력이 축소되면 당연히 그동안 영화제에서 일했던 많은 고용자들이 여러 가지 피해를 많이 받게 되는 거죠. 이들을 보전해 줄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 김혜민> 제가 오늘 오동진 평론가를 모시게 된 건 사실 반성의 의미도 있습니다. 생생경제를 통해서 문화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내는지는 관심을 가졌는데 그 산업의 중심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제가 없었더라고요.
  
◆ 오동진> 그거는 옛날부터, 김영삼 대통령, YS의 잘못입니다. YS가 매일 영화 한 편이 차 500대하고 이런 식의 등식을 만들어서 문화적 가치를 물질적 재원으로 환산시켰거든요. 물론 그분은 악의로 그런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문화라고 하는 것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무엇이다, 손에 쥐는 무엇이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은 그것만이 아니죠.

◇ 김혜민> 그래서 오동진 평론가가 문제 제기를 했고,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고 반응을 보였어요. 어떠셨어요? 그 반응을 보면서
  
◆ 오동진> 예상했고요. 왜냐면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제가 프리랜서 생활만 20년입니다. 후배들이 저를 볼 때는 너 혼자 해 먹냐, 농담처럼 어쨌든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데, 그 얘기 자체는 버티기가 힘들다는 거죠. 한국 사회에서,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직 외에서 개인적으로 활동하면서 경제 활동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 김혜민> 맞습니다.
  
◆ 오동진> 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제가 알고, 그들의 고통을 제가 20년의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알고 있기 때문에 아마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제가 그 글을 올릴까 말까 고민했던 이유는 책임 소재가 생기는 거잖아요. 이렇게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러고 말 거야? 그렇게 되니까 이들의 의견을 어떻게 정리해서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이런 일이 한 번쯤 모의가 됐으면, 이야기가 모아지면 미래적인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겠죠. 그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결국은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급한 분들이 모여서 함께 의견을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평론가님이 이야기한 거는 연판장, 혹은 공문을 만들어서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조성센터에 보낸다고 하셨는데, 저는 일단 공정환경조성센터가 있는 지도 몰랐어요. 뭐 하는 데예요?
  
◆ 오동진> 영화계가 역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람들의 집단이잖아요.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래서 공정환경의 문제가 중요하고요. 특히 여러분 잘 아시겠지만 스크린 독과점 문제도 공정 환경에 어긋나는 문제잖아요. 그런 것들을 정책적으로 해결하려고 영화진흥위원회가 만든 기구 중에 하나가 공정환경조성센터입니다. 여기에는 개개인 영화인들의 복지 문제도 사실은 공정 환경과 관련이 있죠. 특정 몇몇 사람들만 예컨대, 잘 먹고 사는 구조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비교적 분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짜자. 이런 것들도 공정환경조성센터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산하에 코로나 비상대책기구 같은 것들이 만들어져 있기도 해요. 이게 외연화되지 않고, 영화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이런 의견들을 그 기구에 전달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저는 심플한 문제 같아요. 많은 기회를 새롭게 창출해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 공모를 늘려야 해요. 시나리오 공모도 하고, 기획 공모도 하고, 그 기회를 많이 늘려서, 상금이 100만 원이 됐든, 10만 원이 됐든, 천만 원이 됐든, 그런 일들을 해야 하고 이른바 자금의 양적 완화처럼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재원을 자꾸 만들어서 풀어야지만 일을 할 수 있는 고용 창출의 기회가 많아지고 사람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절대적인 기초 생계비도 물론 지급되어야 하거니와, 말씀하신 것처럼 창의성을 끊임없이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공모 산업을 통해, 그게 얼마든 동기 부여를 계속해서 해 줘야 한다.
  
◆ 오동진> 누군가는 계속 시나리오를 쓰고, 그래서 여기에 제출하면 그만한 노동의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희망을 줘야 하고요. 희망 고문만이 아니고 그랬을 때에 보충 재원들이 마련돼서, 그것이 지원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나 어렵다면 기초자금 같은 경우도 대통령도 준다고 하고, 지자체장도 준다고 하잖아요? 장관도 주면 되잖아요. 

◇ 김혜민> 문화부 장관 말씀하시는 거죠?
  
◆ 오동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줘도 되는 거고. 여러 각도로 어쨌든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어쨌든 경제가 꿈틀대고 살아나겠죠.

◇ 김혜민> 사실은 우리가 심심치 않게 들었던 뉴스들, 예술인들이 생계의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아니면 자의 반 타의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때에는 오죽하겠어요. 그래서 기초생계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제도를 보장해 달라는 말씀이시고요. 또 하나 말씀하시는 게 제2금융권 융자를 위해 영진위 차원에서 보증을 서고 해당 은행을 지정해 달라, 굉장히 구체적입니다?
  
◆ 오동진> 이런 것들이 되면 좋죠. 은행 문턱이 높잖아요. 꼭 보증인을 데려오라고 하잖아요. 영화인들이 보증인을 세울 사람이 거의 없죠. 이런 것들도 공적 차원에서 지원됐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물론 그렇게 되면 도덕적 해이감도 생길 수 있고 그렇습니다만 제도적으로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영화계에서도 완성 보증 보험이라고 있어요. 어떤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면 제작비가 모자라면 어쨌든 대출을 받을 거 아니에요. 돈을 받을 때 그것의 보증이 완성보증보험이라고 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금융권을 사이에 두고 진행되는 대출 거래가 있어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개인으로 치환시켜서 금전적인 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해당 은행과 특정 은행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기구가 그런 것들이 연대를 하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인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괜찮은 아이디어 아닐까요?

◇ 김혜민> 그렇죠. 왜냐하면 지금 정부에서도 기업채, 회사채 같은 걸 대신 매입해주고, 그게 결국 정부가 보증을 서고 이렇게 해주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괜찮은 아이디어네요. 선생님이 20년 넘게 프리랜서로 직접 생활하셨고, 영화계에 직간접적으로 있었던 분의 실질적인 조언이니 정부에서 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저희가 소상공인 진흥재단이나 진흥센터에서는 영화인들은 못 하는 거잖아요. 소상공인도 아니고. 
  
◆ 오동진> 비정규직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정부나 대통령이나 다 신경 쓰시잖아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든가, 비정규직 문제를 어쨌든 완화시키려고 하는데 영화인들의 상당수는 사실 비정규직보다 못한, 끼인 존재인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빈틈이 너무 많은 분들인 거죠. 그 틈이.
  
◆ 오동진> 그렇죠. 비정규직이라고 이야기도 못 하고 그런 시스템 안에서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없고 그렇다고 해서 조직적인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돈을 아주 못 번다, 때로는 버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것이 예를 들면, 인생을 계획하잖아요. 재정적으로. 그래서 자기가 몇 살 후에는 은퇴하고 연금을 받고, 어떤 생활을 할 것이라고 그런 비전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겠죠. 그런데 영화인들 상당수는 미래를 보지 못해요.

◇ 김혜민> 그리고 영화인들이 정규직으로 짜여진 삶을 산다면 이렇게 창의적인 문화들이 발굴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줘야죠. 평론가님 지금 정규직 하시라고 하면 하시겠어요?
  
◆ 오동진> 못 하죠. 제 후배들이 저한테 형은 절대 못 한다고.

◇ 김혜민> 그러니까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들, 자유롭게 창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분들이 지금 정규직을 시켜달라는 게 아니잖아요. 프리랜서로 온전하게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초생계비 정도 보장해달라는 거.
  
◆ 오동진> 예를 들어서 그것을 구걸하거나 강요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죠. 그게 한 국가의 문화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 정말 필요하다.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독일의 문화부 장관 말이 저는 자꾸 떠올라요. 프리랜서들의 삶을 자기가 잘 안다. 이것은 아주 긴급하게 관료적인 절차를 최소화해서 지원할 것이다, 이런 말을 읽고 나서 이 사람은 진짜 프리랜서 생활을 해봤구나, 내지는 그 마인드를 아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주무 부처에 있는 장관이나 또는 그런 기구에 있는 분들께서 비상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 김혜민> 지금 독일 사례를 이야기해 주셨는데, 캐나다 같은 경우에도 노르웨이 같은 경우도 그렇고 지원들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글을 한 번 포스팅하셨어요?
  
◆ 오동진> 예를 들면, 극장 같은 경우도 지원하는 여러 가지 형태가 많겠죠. 세금 혜택도 있고 등등, 극장이 내는 돈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다 감면해주거나.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영화발전기금이라는 게 있어요. 여러분들 잘 모르시겠지만, 티켓을 사면 수익금의 3%를 빼서 기금으로 축적해요.

◇ 김혜민> 티켓에 쓰여 있잖아요.
  
◆ 오동진> 네. 사실은 그게 영화인들 거거든요. 제작자, 감독, 영화를 기획했던 사람들의 몫이에요. 근데 그 사람들한테 계를 들자, 우리가 큰돈을 쓸 데가 있을 테니까 계를 들어놓자고 해서 만든 돈이 영화발전기금입니다. 그러면 영화인들 거잖아요? 

◇ 김혜민> 그럼 지금 급한데 쓰면 되잖아요.
  
◆ 오동진> 그러니까 쓰면 되는데 쓸 계획들을 별로 안 내놓으니까 제가 SNS에 포스팅한 그런 것도 약간의 그런 부아가 치밀어서. 없는 게 아니고 이럴 때 쓰라고 모아둔 건데, 그렇다면 계획이 있다고 치더라도 지금 예를 들어서 발표를 해야죠. 기획을 내놓아야죠. 계획을 내놓아야 사람들은 준비를 하고 뭔가를 만들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대책들을 전혀 내놓지 않아서.

◇ 김혜민> 답답하시겠어요. 지자체로 생각하면 그게 일종의 예비비 같은 건데. 
  
◆ 오동진> 영화인들 생각은 예를 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영화인들 같은 경우에는 많이 냈을 거 아니에요? %에 따라서 내는 거니까. 그 사람들의 경우에 충분히 할 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는 국가에 세금도 내고 영화발전기금도 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영화 쪽으로 환원되어야 하고 그것이 어렵게 지내는 영화인들에게 좀 보탬이 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 김혜민> 오늘 오동진 평론가가 영화인들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해주셨는데, 저도 잠깐 숟가락을 얹으면요. 지금 포스팅하신 기사를 보면 캐나다 같은 경우는 광고 수익의 급감에 시달리고 있는 미디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약 258억 원의 공익 캠페인 광고를 정부에서 지원한대요.
  
◆ 오동진> 그렇게 만들어 줘야 해요. 그렇게 해야 한다니까요. 

◇ 김혜민> 저희 보도채널도 굉장히 필요한 거거든요. 왜냐하면 산업이 위축되니 광고시장이 줄어들고 그러면 저희 같은 경우도 영향을 받으니까.
  
◆ 오동진> 일을 주는 거죠. 예를 들어 집단으로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없다면 책을 만들게 한다든가. 공짜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독일이 아마 64조 원 정도를 풀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어려울 때일수록 손에 잡히는 뭔가를 해줘야 합니다. 저는 코로나 봉쇄와 대공황은 손바닥의 안과 밖이라고 생각하고요. 봉쇄를 하면 대공황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걸 안 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란 걸 제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양적 완화를 통해서 자금을 숨을 돌리게 해줘야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이런 질문 평론가님한테 드리기에는 굉장히 안 어울리긴 하지만.
  
◆ 오동진> 이 논의를 다각화시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한테 많은 댓글을 붙여주셨던 분들에게 공개적으로 말씀드렸습니다만 당장 재정적 무엇으로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으시죠? 라고 했고요. 그렇지만 이 논의구조를 통해서 뭔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한 번쯤 의견들을 모으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삼자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문화관광부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YTN 생생경제에 나왔으니까 귀담아들으실 거라 생각하고 어떤 조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생생경제가 제일 먼저 귀담아듣고 인터뷰 요청했다는 거 잊지 말아 주세요.
  
◆ 오동진> 왕가위의 영화, ‘일대종사’라는 영화를 제가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거기서 나온 대사 중에 제가 항상 외우는 대사가 있는데 등불을 켜라,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 이거든요. 등불을 켜주신 겁니다.

◇ 김혜민> 알겠습니다. 저희의 이런 작은 등불이 정말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문화 예술인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오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동진>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