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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회원들 <기생충>보다 <아이리시맨>, 할리우드 애정 무시못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10 09:43  | 조회 : 1773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2월 10일 (월요일)
□ 출연자 : 윤성은 영화평론가

- 수상 예측 사이트, <1917>이 <기생충>보다 근소한 차이로 앞서
- 세월호 문제 다룬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 '국가의 부재에 대한 물음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 꿈 이뤄
- 할리우드 영화의 아시아인 등장, 백인남성 우월 주위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10시 경인가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고 하는데요. <기생충>이 몰고 온 기쁜 소식을 매번 우리 출발 새아침 식구들에게 전해주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시상식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 나가 계시는 윤성은 영화평론가, 전화로 연결해서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세요. 

◆ 윤성은 영화평론가(이하 윤성은): 안녕하십니까.

◇ 노영희: 지금 LA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지금 몇시예요 거기는?

◆ 윤성은: 네, 지금 3시 7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오후 3시 7분.

◇ 노영희: 오후 3시 7분이요. 시상식장 근처 분위기는 어떤가요?

◆ 윤성은: 제가 현지 시각으로 6일 오후에 LA 도착을 했는데요. 그전부터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극장 근처에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고요. 차량을 통제하고, 철조망을 세우기도 하고, 지금은 굉장히 경비가 삼엄한 모습입니다. 오늘 이곳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요. 아까 전에는 굉장히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거든요. 조금은 평소보다는 기온도 낮고 약간 을씨년스러운 모습도 있는데요. 어떻든 지금 오스카상 시상식 준비하면서 상당히 경비가 삼엄해서 그쪽으로는 일반인들은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사실 저는 예전에 <기생충> 봤는데 어제 또 봤어요. 오늘 상 때문에 한 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뭔가 외국인 관점에서 봤으면 어떤가, 이런 걸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우리 <기생충>에 대한 현지 평가가 어떤지 사실 좀 궁금하더라고요.

◆ 윤성은: 네, 저도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사실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현지에 있는 평론가들의 평가나 또 언론의 보도,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본 결과, 정말 국내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더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저도 그냥 햄버거 가게 들어가도 <기생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그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기생충> 봤냐,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관심이 뜨거운 상황입니다. 작년 가을에 개봉했는데 아직도 개봉 중인 극장이 많이 있고요.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러면 이분들은 왜 그렇게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열광하고 관심을 가지는 걸까요?

◆ 윤성은: 아무래도 계속해서 지적되는 부분이지만, 주제적인 측면에서의 공감대,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나 거기에 대한 분노 같은 것들이 다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해낸 방식 자체가 너무나 참신하고 새롭고 또 어떤 면에서는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지금 미술 편집 연기 이런 쪽에 다들 가능성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그쪽에서는?

◆ 윤성은: 수상에 대한 말씀이신가요. 수상 가능성은 6개 부문 다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지금 유력하게 뽑히는 부문은 일단 국제장편영화상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나머지 부문에서도 편집상이라든가 각본상, 그리고 지금 사실상 저는 여기 오기 전에는 작품상까지는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상에도 지금 최종적으로 경합을 벌인 작품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노영희: 안 그래도 작품상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이거 되게 뭔가 기분 좋다, 이런 느낌 가지고 있었는데. 작품상을 놓고 <기생충>의 가장 강력한 적수로 꼽히고 있는 작품이 <1917>이라고 하던데 이건 어떤 작품이에요?

◆ 윤성은: 네, 1917년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두 명의 영국 병사가 공격중지명령을 전하기 위해서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는 이야긴데요. 이 작품이 원테이크로 촬영됐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편집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한 듯한 그런 효과를 준 형식이 굉장히 인상적이라서 전쟁영화로서는 정말 새로운 형식적인 면에서 지평을 연 그런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상당히 도전적인 형식이면서 전쟁의 참상이라든가 휴머니즘을 잘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 노영희: 그러면 현지에서는 어떤 게 더 인기가 많은 거예요? 가능성이라든가.

◆ 윤성은: 두 작품 다 훌륭하기 때문에 작품성의 우위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이제까지 아카데미의 정체성이라든가 앞으로의 방향성 같은 것들이 결정할 것 같은데. 각종 수상 예측 사이트에서 <1917>이 근소한 차이로 <기생충>을 앞서가고 있기도 하고, 또 좀 젊은 층에서는 <기생충>이 이번에 새로운 역사를 쓰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는데 어쨌든 지금 두 작품이 상당히 유력한 작품상 후보입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이게 약간 연령층에 따라서도 선호도가 조금 다르고 그런가 보네요.

◆ 윤성은: 네, 그리고 일단 원로 아카데미 회원들 같은 경우에는 할리우드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미국 역사를 다룬 작품 <아이리시맨>이라든가 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같은 작품들도 지금 점수를 많이 주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제가 이 시상식 시즌에 와보니까 스포츠 경기랑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흐름이 좌우하는 부분이 있어요, 성패를.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 <기생충>의 기세가 굉장히 무섭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노영희: 제가 지금 방송에서 보니까 봉준호 감독도 거기 가 계시고, 송강호 배우도 가 계시고, 여러 분들이 많이 가셨잖아요. 옷도 아주 여성분들 예쁘게 입으시고 가셨던데. 이분들은 솔직하게 어떤 이야기들을 하세요? 우리 잘될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하시던가요?

◆ 윤성은: 일단 말씀들 많이 아끼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일단 우리 한국에서 최초로 있는 일이기 때문에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일단 시상식을 즐기고 가겠다라는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 노영희: 그러니까 겉으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일단 내가 간 것만 해도 기쁨이다, 이렇게 말씀들은 하시지만 또 내심으로는 사실 받고 싶으실 테니까. 그런 부분들이 사실 있군요. 그래도 기대를 많이 해보시고 옆에서 지켜보시니까 그분들이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할까, 이런 생각도 들긴 들어요. 그런데 <기생충> 이외에, 현지 가보셨으니까 현지 가보면 또 느끼는 점이 다르잖아요. 저희 같은 일반인하고, 또 전문가 분들이 보시기에는 여기 와보니까 예상 외로 저 작품이 복병이더라.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분위기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고 있더라, 이런 느낌이 드는 작품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 윤성은: 복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저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워낙 다 쟁쟁한 작품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게 하나 떼어놓고 보자면 어떤 작품이 상을 받아도 무관할 정도로 다 훌륭한 작품들입니다. 오히려 이제 현지에서는 외국어로 만든 작품이 지금 작품상 감독상 후보까지 올라가고 이렇게 많이 언론에서도 극찬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기생충>이 복병이라고 생각하겠죠.

◇ 노영희: 오히려 그쪽에선 그렇게 겁을 내고. 겁이라기보단 겸손하게 보고. 이런 서로 간에 그런 게 있군요. 지금 현지에서 만약에 현지 시간으로 정확히 몇 시에 이게 발표되는 거예요?

◆ 윤성은: 시작이 오후 5시부터 시작해서 8시에 마무리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 노영희: 그러면 우리 시간으로는 오전 10시 정도부터 해서 1시 정도면 끝나겠군요. 지금 오스카 트로피를 기대하고 있는 우리 작품이 사실 <기생충>뿐만 아니라 또 세월호 문제를 다룬 <부재의 기억>도 단편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고 하던데, 어때요?

◆ 윤성은: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최초인데 두 작품이 함께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게 돼서 한국 평론가로서 굉장히 기쁜데요. <부재의 기억>이라는 작품은 세월호 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단편이고요. 당시 현장의 영상과 또 통화기록을 중심으로 당시에 있던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인데요. 이승준 감독이 유가족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영화를 제작해왔고, 이 사건을 좀 더 세계에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게 꿈이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노영희: 그러니까 기본적으로는 재난이 벌어졌을 때 국가가 제대로 국민들을 보호하지 못했던 그 부분에 대한 걸 꼬집고 있는 거죠?

◆ 윤성은: 네, 그렇습니다. 지금 유가족들도 자비로 LA로 함께 와서 어머님 두 분이 학생들의 명찰을 가지고 레드카펫을 함께 밟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 노영희: 유가족 중에서 어머니 두 분이 자비로. 그렇군요. 그럼 또 사실 남다르게 영화제에 참가하신 분의 마음이 다른 분들하고 다를 것 같습니다.

◆ 윤성은: 네, 그렇습니다. 어쨌든 정말 많은 학생들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은 사건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졌고 많은 안타까움을 보여줬는데요. 이번 기회에 한 번 더 그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윤성은 평론가님은 사실 저희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셔서 <기생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얘기와 또 외국 사람들이 갖는 기대 같은 것들을 말씀해주시기도 했고, 또 직접 현지에 가셔서 그쪽 분들의 생생한 느낌이나 분위기 같은 것들을 전해주기도 하시니까 양쪽의 분위기랄까 기대랄까, 이런 게 조금 온도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체감하는 게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윤성은: 양쪽이라고 하시면 어디랑 어디죠?

◇ 노영희: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는 거랑, 또 미국, 미국 말고 다른 외국이라든가 이런 분들 간에 생각하는 것들?

◆ 윤성은: 네,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지금 현지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9편의 작품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 있는데 그중에서 최소한 탑3 정도 안에서 계속해서 이야기가 되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지의 분위기도 사실 제가 한국에서 기대했던 것, 그런 열망과 거의 비슷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

◇ 노영희: 그렇군요. 요즘 영화계 흐름을 제가 하나만 여쭤볼게요. 사실 이건 꼭 <기생충>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데요. 제가 요즘 할리우드 영화나 외국에서 만든 영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니까 한국과 관련된 내용들이 영화 속에서 많이 녹아있는 경우들이 있더라고요. 한국말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한국 배우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물론 그분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로 나오지 않는 경우는 있겠지만.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게 되면 외국에서 대한민국의 영화라고 하는, 혹은 대한민국의 배우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옛날하곤 많이 다른 그런 어떤 존경이랄까요, 비중이랄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어때요?

◆ 윤성은: 네, 아무래도 이제 지금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경향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할리우드에서도 다양성에 대한 부분들이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고 하기 때문에 분명히 미국 사회에는 다문화 다인종 사회인데 항상 백인, 또 남성 위주의 그런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한 반감으로 아시아인들도 계속해서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고, 그중에 한국 사회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류가 계속해서 꾸준히 있어 왔고, 전 세계적으로. 또 K팝의 성공, 이런 부분들 때문에 더더욱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그런 미국인들도 많이 생겼고요. 이런 모든 것들이 지금 종합적으로 다 드러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노영희: 아무래도 서양 문화, 서구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던 사람들이 동양 문화라든가 이쪽 문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 이런 것도 우리 영화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아카데미 시상식 이제 곧 시작될 거면요. 기대하시는 한 말씀이랄까요. 영화평론가로서 전체적인 흐름에 대해서, 혹은 우리 국민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윤성은: 지금 <기생충>에 대한 관심은 한국인들뿐 아니라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요. 정말 92살, 92년이 된 아카데미가 오래된 역사를 단순히 이어가기만 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페이지를 열 것인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 외국어로 된 작품이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거든요. 한국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는 이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쓰여졌지만 더 나아가서 오늘 세계 영화사까지도 변칙하기를 기대해봅니다.

◇ 노영희: 2020년 2월 10일, 대한민국 영화가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날로 기대되고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갑자기 뭉글뭉글 피어납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윤성은: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LA 현지,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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