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벌써 일 년….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과학적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3 15:18  | 조회 : 1039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벌써 일 년….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과학적 이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달랑 한 장 남은 올해 달력을 보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죠? ‘하~ 세월 참 빠르다!’ 여러분들에게 세월의 속도는 얼마나 되나요? 기차보다 빠른가요, 아니면 거북이걸음처럼 느린가요? 그런데요, 연말마다 느끼는 이 감정도 과학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할게요.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이 기자, 지지난 주에는 감기로 시름시름 하던 모습이었는데 컨디션이 돌아왔군요!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 (이하 이혜리) : 네, 아 정말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일주일 넘게 고생했는데요. 잘 먹고 좀 쉬니까 낫더라고요.
        
조현지 : 네, 역시 건강이 제일 중요해요. 이제 연말이고, 늘 그랬듯 이렇게 1년이 정신없이 또 지나가네요. 아니 어쩜 그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어요.

이혜리 : 정말 그래요.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시간이 빠르다는 느낌을 못 받았거든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30대는 30km로 가고, 40대는 40km 점점 이렇게 빨라진다고 말이죠. 제가 저희 할머니한테 “할머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라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그럼 나는 어떻겠니?” 하셨거든요. 진짜 확실히 나이들 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좀 두렵기도 하네요.

조현지 : 맞아요. 진짜 이러다 금방 마흔 되겠다 싶어요.

이혜리 : 그러니까요. 청취자분들은 모르실 테지만 사실 저랑 현지 아나운서랑 동갑이거든요. 내년이면 우리도 중반으로 접어…. 드나요? 이미 중반으로 봐야 하나요? 시간은 앞으로 더 빨리 갈 텐데 조금 더 의미 있게,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이런 각오도 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여하튼, 시간이 점점 빨리 가는 것에 대해서 청취자분들께서도 한 번쯤은 궁금하셨을 것 같아요. 정말 왜 그런 걸까? 그래서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좀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현지 : 네, 정말 왜 그런 걸까요? 너무 궁금해요.

이혜리 : 우선, 가장 잘 알려진 분석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 겁니다. 어릴 때는 새롭게 하는 일들이 더 많지만,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일 보다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반복되는 일은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지 않다 보니, 그 시간만큼 그냥 훅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 굉장히 공감해요. 제가 지금 결혼한 지, 한 8개월 정도 됐거든요. 그런데 그 8개월이 정말 천천히 흘러갔어요. 그냥 싱글로 살았던 시간과 달리 결혼 생활 시작하면서 매일이 새롭고, 아내로서 새로운 일들을 하게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조현지 :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도 결혼 생활 시작 하고 나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니까 시간이 천천히 흐른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느냐고 하더라고요.

이혜리 : 이렇게 분석한 경우도 있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앞선 분석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긴 한데요. 별개의 경험이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되는 일이 나이가 들수록 많아져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으로 느껴진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일상의 많은 부분이 ‘덩어리화’ 되잖아요. 저의 하루만 되돌아봐도, 집-회사-집 이렇게 덩어리가 지어지거든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릴 때는 이렇게 하루가 덩어리로 나뉘지 않고요. 난생처음 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 새로운 경험들은 각각 별개의 기억으로 저장되니까, 각각 별개의 기억으로 남거든요. 쉽게 말해서 뭉뚱그려질 일이 별로 없는 거죠. 이 때문에 시간이 덜 빨리 가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겁니다.

조현지 : 생각해보니 약간 서글프기도 해요. 사춘기 소녀 시절에는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난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것들이 재밌고, 새롭고 그랬잖아요. 근데 이제는 그렇지 않고, 너무 많은 것들이 익숙해져 버린 거잖아요.

이혜리 : 그렇죠.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는 나이를 먹고 연륜이 생기면서 많은 것들에 익숙해지고 그만큼 잘하는 것도 생기고 능숙해진 거잖아요. 둘 다 가질 수 있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연륜을 얻은 만큼, 새로움은 점점 줄어드는 거죠.

조현지 : 그러네요. 또 이렇게 생각해보니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것 같기도 하고요.

이혜리 : 그렇죠. ‘별일 없이 사는 것’ 그것도 큰 행복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이런 분석 외에도 화학적으로도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하는 데요. 뇌의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량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줄어들면서 새로운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조현지 : 그러니까 신체적인 변화도 있다, 이런 건데요. 이런 분석들을 정리해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새로운 것에 대해 무뎌지게 되면서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반대로 나이가 들어가도 새로운 것들을 자꾸 시도하고 도전해보려는 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조금이라고 덜 허무하게 보낼 방법일 수 있겠네요.

이혜리 : 그렇습니다. 사실 익숙한 게 편하고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늘 새로운 경험과 자극에 노출되면 남은 시간을 좀 더 풍요롭게 쓸 수 있거든요. 연말, 한해를 잘 마무리하면서 내가 올해 새롭게 도전한 일은 무엇이지? 한 번 돌이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내년에는 이런 새로운 것들을 해봐야겠다, 다짐해 보시는 것도 좋고요.

조현지 : 그렇군요. 요즘 자꾸 “옛날이 좋았지, 그때가 좋았지.” 이러면서 어떤 새로운 걸 하려고 하기보다는 약간 추억에 젖는 경향이 생기더라고요. 요즘 또 워낙 복고니 레트로니 하면서 그런 과거에 유행했던 것들이 되살아나기도 하고요. 어쩜 이렇게 추억은 미화가 잘되는지요.

이혜리 : 네, 예전에 그 부분도 한 번 취재한 적이 있어요.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지나가면 다 추억으로 남고 아름답게 미화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과거의 기억들이 미화되는 건, 그 기억을 떠올리는 현재, 그 순간의 상태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지금 내가 좀 힘들다고 하면, 과거가 일종의 도피처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반대로 과거보다 지금이 현재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 하면,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도 따뜻한 추억으로 포장되는 경향도 있는 거거든요.

조현지 : 결국 추억은 현재 상태에 따라 다르게 기억된다, 이런 거네요. 결국 현재가 중요해요. 우리는 오늘을 사는 거니까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서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면 우리가 걸어온 과거의 길도 모두 꽃길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취자분들도 오늘 방송 들으시고 한해 돌아보시면서 정리하시고, 내년 새롭게 또 계획 세워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야기도 잘 들었습니다.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혜리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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