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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영준책방] 책 선물로 송년회 '인싸'되는 법? 너와 나의 연결고리 '독서 취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02 15:14  | 조회 : 833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남영준 중앙대 교수

[영준책방] 책 선물로 송년회 '인싸'되는 법? 너와 나의 연결고리 '독서 취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독단적인 이데올로기는 자기 확신이 지나친 나머지 습관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이루겠다고 서약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지도자는 너무나 거침없이 ‘영원’과 ‘순수’, ‘구원’에 관해 이야기한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실린 구절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영준책방의 주치의죠?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남영준 중앙대 교수 (이하 남영준) : 네, 안녕하세요.

조현지 : 오늘도 영준책방은 청취자분께 드릴 처방책으로 시작했는데요. 이렇게 매주 월요일. 여러분들의 사연에 맞는 책을 처방해 드리고 있습니다. 시, 소설, 에세이 실용서 등 장르 가리지 않고 추천해 드리니까요, 사연 보내주세요. 문자로 말머리 ‘책처방’ 달아 주시면 됩니다. 교수님, 12월에 만나 뵙네요. 이제 올해 달력도 딱 한 장 남았습니다. 교수님, 요즘 송년회 때문에 바쁘시죠?

남영준 : 네. 송년회 건수가 인연의 횟수라서 그런지 조금 있는 편입니다.

조현지 : 오늘 책 처방 의뢰하신 분은, 회사에서 송별회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교수님께는 지난주에 미리 사연을 드렸는데요. 제가 지금 읽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연말을 맞아서 곧 송년회를 하는 데요. 마니또에게 책을 선물할까 해요. 제 마니또는 사십 대 초반 남자분인데요. 뭘 해드려야 할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그동안 그냥 인사만 하던 사이었거든요. 그냥… 평소에 책 많이 읽으시는 거 같던데, 안전하게 책으로 가려고요~ 어떤 책을 선물하면 좋아하실까요? 추천 부탁드려요.

조현지 : 마니또! 이탈리아어로 ‘비밀 친구’라는 뜻이잖아요. 제비뽑기로, 선정된 사람에게, 티 나지 않게, 선행을 베풀고, 편지를 쓰기도 하고, 선물도 주는 데요. 연말마다 여러 회사에서 친목 도모 할 겸, 마니또를 자주 하거든요. 교수님도 하시나요?

남영준 : 저는 아직 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마니또의 원조 격 소설이 있는데 아시지요? 키다리 아저씨입니다. (진 웹스터 소설, 1912) (에벗과 스미스 아저씨) 키다리 아저씨의 대반전이 바로 마니또의 대원칙이잖아요. 내가 수호천사라는 걸 상대방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혹시 그분이 방송 듣고 알아채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아무튼 마니또에서 선물하기는, 가장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일 일 겁니다. 심지어 학교 앞 상점에서는 마니또용 선물을 별도로 진열하기도 해 놓았더라고요. 대부분 화장품 같은 것들이던데 책을 선물하시겠다 하니 저로서는 흐뭇하기까지 했습니다.

조현지 : 그런데, 책 선물. 간단할 거 같지만 어렵지 않나요?

남영준 : 그렇죠. 그 사람의 취향도 반영되고…. 또 읽지 않은 책이어야 하니까요. 그 분이, 책을 안 읽으신다면 미션을 수행하기 더 수월했을 텐데, 워낙 책을 좋아한다고 하니까 조금 어려웠습니다. 이미 읽어버린 책을 선물하면 김이 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깊이 있게 도서관 정보나루에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였습니다. 참고로 40대 여성과 남성 사이에는 책 대출 패턴에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더욱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고르게 보고, 남성의 경우에는 특정 작가 위주의 작품을 선호하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작품유형으로는 소설과 에세이로 동일하게 나타나지만 내용상으로는 여성의 경우에는 자기수양적 에세이를, 남성의 경우에는 사회현상에 대한 에세이들을 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2권의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하나는 조 아나운서가 낭독하면서 책방 문을 열어준 책이죠.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입니다.

조현지 : 유발 하라리! 작년에 서점가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아닌가요?

남영준 : 네 사피엔스의 저자이지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2018년에 출판됐는 데요, 사피엔스와 함께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지만 덜 알려져 있어서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사피엔스가 인류학적 관점에서 기술된 책인 데 비해 이 책은 인간관계와 사회학적 관점으로 기술되어 에세이적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밑줄 그을만한 글귀들을 가져왔는데요. 조 아나운서가 읽어주시겠어요?

조현지 : 진실과 권력의 동반 여행은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 머지않아 각자의 길을 가게 돼 있다. 권력을 바란다면 어느 지점부터는 허구를 퍼뜨리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반면, 세상에 관한 모든 허구는 배제한 채 진실만을 알고 싶다면, 어느 지점부터는 권력을 단념해야 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자신의 동조자를 얻고 추종자를 격려하기 어렵게 만드는 사실들마저 인정해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영준 : 세계적으로 많은 정치지도자가 자신이 말은 진짜이고 상대방의 말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가짜뉴스를 만드는지를 파악하는 방법은 권력을 욕심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발 하리리가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그리고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과 내용상으로 유사한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마니또에게 한 권의 책이지만 이 책으로 더 많은 연관서적을 읽을 수 있도록 해줄 겁니다. 마니또 역할이 키다리 아저씨처럼 상대방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조현지 : 교수님, 책 처방. 한 권 더 준비하셨죠?

남영준 : 다른 하나의 책은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입니다. 이 책은 철학적 논고를 다양한 예시로 설명한 책입니다. 조금 난해할 수 있지만 책을 선물 받는다면 그 동료분이, 청취자님의 안목에 깜짝 놀라실 겁니다. 만약 이 2권을 모두 읽었다고 마니또가 그러면 다시 연락해주십시오. 책의 주제가 조금 더 무겁지만 깊이 있는 책 처방을 몇 권 해드리겠습니다.

조현지 : 네, 청취자님!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이렇게 두 권 처방해 드렸습니다. 비밀 유지 잘하셔서, 송년회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있었죠. 아세안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추천했죠.

남영준 : 네, 그렇습니다.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아세안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정상들이 평소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여 ‘정상의 서재’라는 아주 의미 있는 공간을 기획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정상의 서재에 안도현 작가의 '연어'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추천하였습니다. 한아세안 회의에 참석한 국가 지도자들이 추천한 도서목록은 앞으로 일괄적으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 도서목록이 공개되면 청취자 여러분들은 내가 어떤 나라의 지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를 그 목록으로 예측해보시지요.

조현지 : ‘연어’와 ‘소년이 온다’ 저도 참 감명 깊게 읽었는데요, 이 책들을 감명 깊게 읽은 분들은 어떤 책을 더 찾아보면 좋을까요?

남영준 : 그러니 청취자께서 이 2권의 책과 함께 좋아하는 다른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우리나라 대통령도 좋아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혹시 어떤 책도 좋아하셨을지, 제가 예측을 해봤는데요. 정유정의 ‘28’ / 한강 ‘흰’ /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

조현지 : 그걸 어떻게 아셨나요?

남영준 : 이 책들은 ‘연어’와 ‘소년이 온다’를 대출한 시민들이 같이 대출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같은 유형의 자료를 필터링하여 선정한 것입니다. 내가 좋아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추천이 크게 잘못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석할 데이터만 많으면 정교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같이 데이터 분석을 좋아하는 연구자들은 데이터 관련 3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조현지 : 네, 벌써 교수님 보내드릴 시간이 됐네요. 네, 오늘도 영준책방.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도 감사합니다. 다음 주 책 처방도 기대해 주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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