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홍콩시위 5개월째, 80년대 한국 같다? 시위 분석과 향후 전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18 13:58  | 조회 : 698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 출연자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홍콩시위 5개월째, 80년대 한국 같다? 시위 분석과 향후 전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홍콩정부가 자국의 범죄인을 중국으로 보내 재판받게 하는 이른바 ‘범죄인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지난 6월 시작됐던 홍콩 시위가 벌써 5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송환법은 결국 철회됐습니다만, 현재 홍콩의 시위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부와 시위대와의 대립이 더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 두 분 스튜디오 모시고 홍콩 사태를 좀 더 집중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 그리고 경희대 미래문명원 임채원 교수, 두 분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이하 강준영): 네, 안녕하세요.

◆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이하 임채원):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지난 주말에도 역시 시위가 계속됐습니다. 아마 두 분께서도 상황을 계속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요. 경찰과 시위대 간의 무력충돌도 역시 있었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고 계신지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습니다. 먼저 강준영 교수님?

◆ 강준영: 네, 당초 학생운동이 사실은 범민주, 그다음에 친중파, 여럿이 있었습니다만, 행동파들, 소위 데모시스트 당이라고 하는 홍콩 반환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 시위를 장기화하고 과격화하는 쪽으로, 그래야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으니까요. 그렇게 끌고 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홍콩 정부나 중국의 중앙 정부가 쉽게 생각한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시위의 과격도가 점점 강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진압도 더 강해지고, 다시 더 과격해지는 이런 악순환을 지금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이렇게 나가면 출구가 없는데, 가장 우려하는 게 중국의 군 개입 아니겠습니까? 군 개입인데요. 이렇게 되면 이거는 정말 걷잡을 수 없이 가는 거고, 중국으로서도 일국양제 포기를 선언하는 거와 똑같이 때문에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어쨌든 대테러 부대로 보이는 인민해방군이 나타났단 말이죠. 물론 반바지 입고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정부의 요청 없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거는 그 이전에 신천이라는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켜 놓고 있었고, 무장경찰을요. 그리고 원래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8000명 정도 있습니다. 다각도로 압박을 하는 거죠. 다시 말씀드려서 홍콩 정부의 요청이 없어도 주권 보호 차원에서 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거여서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고요. 오늘 새벽에 아마 홍콩 이공대학 진압작전을 한 것 같은데, 너무 극단적으로 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거든요. 극단적인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고,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 전진영: 네, 임채원 교수님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임채원: 지금 오늘 아침에 봤지만 어제 저녁 상황은 80년 광주, 5월 27일 시민군을 공수부대가 진압 작전을 한 그런 상황하고 비교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게 어젯밤에 그랬고요. 오늘 아침에도 수백 명이 체포되었죠. 학생들이요. 그리고 아직 거기 본관 안에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은데, 오늘 밤 9시 반까지 나가라고 최후통첩을 한 상황입니다. 광주 때도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러면 학생들은 나갈 거냐고 하면 지금 유서를 쓰고 지키겠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아주 오늘 밤이 고비가 되지 않을까. 정말 우려스럽고요. 어떻게 보면 이것을 문명사적으로 보면, 5세기 로마를 반달족이 약탈했던 그런 것처럼 하나의 홍콩 시위를 넘어 체제와 문화를 부정하는 그런 시도가 있는 것 같고요. 중국 중앙정부에서 일어나는 거죠. 그러면 시진핑이 왜 이러느냐, 이런 생각을 해보면 11월 1일 날 중국 19기 공산단 중앙위원회에 제4차 전체회의가 있었는데요. 그때 했던 게 캐리 람을 경질하는 게 아니라 힘을 실어주고 강경진압을 하라고 요구한 거죠. 시진핑이 왜 그랬을까? 홍콩 사람들하고 민심도 다른데. 아마 시진핑은 1842년 난징조약. 아편전쟁 이후에 난징조약을 맺었고, 그래서 홍콩이 할양이 되는데요. 그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겠다, 그게 시진핑이 가지고 있는 중국몽이죠. 그런데 중국몽이라는 게 제국이나 패권국가가 된다는 것은 아시아의 최고의 패권국가가 되겠다, 이런 어조 같은데요. 그럴 때 패권국가들은 첫 번째 정신이 관용이거든요. 포용정신. 그런데 지금 홍콩이라고 하는 독특한, 150년 동안 있었던 문명 자체를 말살하겠다, 그런 반달리즘으로 가기 때문에 이 사태는 심각해보이고요. 오늘 밤 어떻게 될지가 기로인 것 같고, 그다음에 11월 24일 날 선거가 있습니다. 선거는 언제가 선거 혁명이 일어나니까 그때가 아마 큰 기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마 지금 보면 홍콩에서 24일 선거가 일어날 수 있을지, 또 있다고 해도 공정선거가 될지 초유의 관심입니다. 

◇ 전진영: 그러면 홍콩시위의 계기가 된 사건부터 저희가 정리를 해보자면, 처음 촉발됐던 것이 바로 송환법이었습니다. 6월에 이 소식을 저희도 전해드렸는데요. 사실 그때 송환법으로 인해서 홍콩시위가 일어날 때만 해도 지금까지 올 거라고 생각은 전혀 못했거든요. 강준영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강준영: 이렇게 길게 가는 게 사실 홍콩에서는 굉장히 어렵죠. 왜냐하면 약 3만 5000명의 공권력에 굴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랬는데요. 송환법 철폐를 주장하면서 나머지 요구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너무 폭력적으로 진압을 한다, 그리고 시위대를 폭도로 본다, 우리가 왜 다 폭도냐, 제도, 민주주의, 이런 것을 강조하는데. 그다음에 기소를 하지 마라, 체포한 시위자들을. 처음에는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홍콩 행정장관이 어떻게 중국 편이냐, 홍콩 시민의 편이어야지. 그러다가 이게 나중에 직선제 요구로 갔거든요. 그러니까 결국은 이 부분에서 사실 중간에 캐리 람 행정장관이 이 사태가 커지니까 중앙정부에 건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침 그때 북대하라는 곳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물론 시진핑 주석이 여러 가지로 홍콩 문제 처리를 둘러싸고 곤경에 처해 있을 때여서 그렇게 못했겠습니다만, 두 가지 정도는 들어줘야겠다. 송환법 철폐하고, 폭력에 대한 진상조사 정도는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둘 다 거부당했거든요. 그러다가 결국에는 9월 4일 날 송환법을 철폐합니다. 그전에도 송환법은 죽었다는 표현을 했다가 이제 공식적으로 철폐를 했는데, 문제는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여기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과 그것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2014년 우산혁명 때 무려 79일간이나 시위를 했는데, 결국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못했거든요. 아무것도 없이 끝났단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전략적으로 가자고 하는 차원에서 장기화, 국제화 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요즘도 소위 공무원들이나 회사원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손가락 다섯 개를 펴고 있지 않습니까? 다섯 개를 다 들어주기 전에는 물러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거든요. 물론 홍콩 시민사회도 상당히 분열되어 있습니다, 지금. 내부적으로. 그런 문제들하고 이게 엮이다 보니까 과격한 쪽은 어쨌든 관심을 받게 되어 있고, 그리고 과격함을 누르기 위해서 강력 진압을 하다 보니 이게 상승 작용이 계속되고 있는 게 아닌가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임 교수님, 네 차례 정도 홍콩시위에 가셔서 시민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위대의 특성이나 스타일이 양상이 달라졌나요?

◆ 임채원: 먼저 홍콩 시민들이 집요하게 24주에 걸쳐서 저항을 하고 있느냐? 제가 9월 10일 날 민간인권전선 의장인 지미샴을 만났습니다. 한 두 시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 일주일 전에 송환법 처리가 됐거든요. 이분이 송환법 철회되지 않았느냐, 운동을 계속할 거냐고 물었을 때 지미샴이 했던 이야기가 너무 늦었다, 사람들도 많이 잡혀가고. 

◇ 전진영: 송환법을 처리해준 것부터 너무 늦었다?

◆ 임채원: 네. 그리고 또 하나 자기들이 원하는 것은 홍콩의 자치다. 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하기를 원한다. 오토노미고요. 독립을 원하느냐 하니 그거는 전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요. 자기들은 보통선거, 영국 전통부터 있었던 보통선거를 실시하고 언론·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그런 홍콩을 원하는 거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그다음에 2014년 우산 혁명 때 시민들이 크게 각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70여 일간의 저항 속에서, 우리도 2016년에 촛불 혁명이 있었는데요. 홍콩에도 14년에 그 계기가 크게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었던 것 같고, 그것이 토양에서 자라서 올해의 일이 일어난 것 같고요. 만약에 올해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다음에 또 홍콩은 더 큰 정치적 격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홍콩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은 뭐냐면, 한국하고는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은 80년 광주가 있었고, 87년 민주화가 있었고, 16년 촛불혁명이 있었는데요. 여기는 거꾸로, 제가 8월 정도에 갈 때만 해도 촛불집회와 비슷했거든요. 본래 홍콩 전문가도 아니고요. 홍콩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촛불혁명과 얼마나 비슷할까 하는 것을 보러 갔는데, 똑같았거든요. 평소보다 사람들이 질서를 잘 지키고. 

◇ 전진영: 처음에는 그렇게 과격하지 않았었죠.

◆ 임채원: 그다음에 촛불 집회 때도 엄마들이 아이들을 안고 나온 것처럼 홍콩도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러다가 9월 정도 돼서 87년 민주화 때처럼 거리에서 가두 투쟁이 심해지는 상황이었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10월 5일 날 그때 복면금지법이 발효되고, 사실상 계엄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11월 1일에는 더하고요. 이때는 사실상 계엄 상태죠. 그리고 11월 1일부터는 거의 80년 광주하고 비슷한 상황이고요. 어제, 오늘 보여주는 모습도 광주 중에서도 광주 아주 격화됐던 그런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 전진영: 시위 양상에 대해서 임채원 교수님이 쭉 말씀을 해주셨는데, 방금 말씀해주셨습니다만, 홍콩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홍콩의 자치를 원하고 있는 겁니다. 송환법이 촉발이 되기는 했습니다만. 일국양제 정책을 두고도 홍콩과 중국 간의 괴리감이 굉장하지 않습니까?

◆ 강준영: 핵심은 결국 그거입니다. 1984년에 당시 중국의 조자양 총리와 마거리트 대처 영국 수상 간의 일국양제에 대한 합의를 하죠. 한 국가 두 체제입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약속을 합니다. 당시 덩샤오핑이 실권자일 때니까. 무슨 약속을 하냐면 홍콩은 일국양제에 의해서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한 또 하나의 지역으로 운영하겠다, 그리고 홍콩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경제, 자유, 이런 질서, 이런 것들을 50년 동안 변화하지 않겠다. 그게 50년 불변입니다. 그다음에 홍콩 사람들이 홍콩 사람을 직접 뽑아서 통치하는 항인치항. 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를 하겠다. 그리고 종심권이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법원에서 판단을 하면 그게 홍콩 대법원에서 판단을 하면 그게 최종 심판권이죠. 종심권을 보장한다, 이게 우리가 소위 이야기하는 고도의 자치입니다. 문제는 뭐냐면, 일국양제 50년 불변도 여러 가지로 어려운 판인데,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도 안 되는 거죠. 지금 캐리 람 행정장관도 1200명에 의한 친중파 인사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해서 항정장관이 뽑히게 된 겁니다. 다섯 번째 행정장관인데, 한 번도 홍콩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대로 뽑아본 적이 없죠. 그다음에 종심권도 최종 해석권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가진다, 홍콩 기본법에 관한. 이런 것을 해놨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자치를 할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 2014년에 홍콩 일국양제에 관한 실천백서라는 것을 중국이 발간을 합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전면적 관할권 행사를 사실 2014년에 천명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분명히 이야기했습니다. 일국이 있어야 양제가 있는 거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주권을 가지고 있는 거다, 라고 이야기를 한 거고, 홍콩 사람들은 무슨 소리냐, 한 국가 두 체제니까 체제로 가는 거니까 일국과 양제는 병존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서 근본적인 괴리가 있는 겁니다. 그러면 병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어야 한다는 게 홍콩 사람들의 생각인데, 그 부분에 관해서 중국이 주권 침해 행위라고 생각하고 안 해주다 보니까 이렇게 격렬하게 투쟁이 일어나는 거고요. 결국은 2014년 우산혁명도 직선제하기로 했는데 그거를 2014년부터 15년에 입법을 해서 17년 선거에 적응을 안 하려고 하니까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던 거였거든요. 그러니까 그 연장선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거죠. 일국양제 해석을 둘러싸고 근본적인 차이가 있고, 또 하나는 그 해석은 둘째 치고 50년 불변이라고 하는 소위 중국이 홍콩에 약속했던 사항들도 잘 안 지켜지고 있다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전진영: 오늘 이 시간, 격화되는 홍콩시위 출구는 없다, 긴급 전문가 대담 특집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경희대 미래문명원 임채원 교수님,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님, 두 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앞서서 잠깐 언급을 했습니다만, 지난 주말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개적으로 등장했거든요. 시위대 입장에서는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되느냐, 아니면 더 시위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느냐. 이 부분도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임채원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임채원: 지금 군대가 들어올 수 있느냐, 이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일단 14일 브릭스, 브라질에서 있었던 정상회담에서 이례적으로 시진핑이 강경진압을 할 수 있다는 이런 이야기를 했고요. 연속성이 있는 거죠. 군대가 들어와서 마치 행동을 할 거처럼. 그런데 지켜봐야겠습니다만, 만약에 군대가 들어오면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 같거든요. 국제사회를 비롯해서. 그리고 지금 상황은 어젯밤에 보면 거의 경찰이 군대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다 쓰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담까지 느끼면서 시진핑이 실질적으로 군대를 투입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고요. 공포를 조성하고 있는 거죠. 공포를 조성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시위대들은 일단은 자기들이 죽음을 결사한 항전, 이런 식으로 유서까지 쓰고 있는 마당에 오히려 군인들이 나오는 것은 더 자극하는 것이 아닌가. 시민들이 이공대학까지 몰려갔었거든요. 그런 상황을 봐도 그렇고, 지금 군대가 사실 들어오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고요. 들어온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러면 포기하고 집으로 갈 거냐? 더 걱정되는 것은 광주와 같은 파국이 걱정되는 거고요. 그럴 때는 동아시아가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혼란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전진영: 강준영 교수님께서는 군 개입설에 관해서 현실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 강준영: 현실화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캐리 람 행정장관한테 힘을 실어준 이유는 홍콩 정부 차원에서 해결을 해 봐라, 중앙 정부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중국이 만약에 군을 투입하게 되면 하지 말라는 법은 하나도 없죠. 어떤 전략적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데, 그러나 그렇게 된다고 하면 일국양제가 실패했다고 하는 것을 세상에 천명하는 겁니다. 그리고 일국양제가 중국의 통일 방안이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결국은 대만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사실 홍콩 사태 때문에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이 굉장히 유력해졌거든요. 봐라, 중국이랑 일국양제 하면 저렇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지금 사실은 몇 년간 실정을 해서 안 좋았는데 다시 힘을 결집시키고 있고, 내년 1월 10일이 선거인데,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군대를 잘못 투입하면 그것을 더 기름을 부어주는 꼴이 되고요. 지금 임 교수님도 지적하셨습니다만, 강경 진압을 하면 결국은 민주, 인권, 자유, 개방, 이런 가치에 대해서 서방과 다른 형태로 간다고 하는 이런 대립각을 세우게 되어 있어요. 중국으로서 놓칠 수 없는 것이 경제적 가치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금융 허브지 않습니까. 중국에 들어오는 외자의 65%가 아직도 홍콩을 경유해서 들어옵니다. 선진금융 시스템 때문에. 자신들의 해외 투자의 70%도 홍콩 시스템을 통해서 가거든요. 이거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군 투입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인데, 문제는 뭐냐면, 지금 홍콩 사회가 겉으로는 과격하게 중국에 반대하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사실 내부가 굉장히 복잡해요. 왜냐하면 홍콩은 인민사회입니다. 애초에 작은 어초에서 중국이 공산화됐을 때 본토에서 자본가들이 많이 넘어왔고, 그다음에 대약진운동 기아에 빠졌을 때는 빈민들이 많이 넘어왔어요. 문화대혁명할 때는 10년간 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에서 탈출한 반체제인사들이 많이 넘어왔어요. 개혁·개방할 때는 돈 벌려고 많이 넘어왔습니다. 그다음에 97년 반환되고 나니까 중국의 자본가들이 홍콩을 이용해서 돈 벌려고 권력과 결합된 이런 세력이 들어왔단 말이죠. 그래서 이 사회가 원보이스를 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중국이 잘못했다고 하면 그런데 사실 내부가 그렇게 만만치가 않거든요. 이거를 중국은 잘 이용하는 겁니다. 여론전, 심리전, 이런 것을 통해서. 요새 우리 한국 학생들 충돌이 있는 게 바로 그런 거예요. 중국 학생들이 보는 것은 경찰이 당하고, 무슨 관공서가 습격당하고, 이런 것만 보여주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민주시위가 진압당하는 것을 보여준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사실의 내용을 알고 접근하는 이런 상호노력이 없으면, 이상한 파국으로 갈 수도 있는 게 걱정이 되는 거죠.

◇ 전진영: 일각에서는 홍콩 사태를 보면서 80년대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교수님께서도 촛불혁명까지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보는 것 같다,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비슷하다고 보시는지요?

◆ 임채원: 먼저 일국양제 부분을 말씀을 드리면요. 지금 시진핑도 계속 일국양제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시진핑이 하는 건 일국양제가 아니거든요. 폭력을 투입해서 기존에 있는 홍콩의 정치 체제, 질서, 문화를 파괴하겠다는 거고요. 그래서 본래 일국양제라는 게 덩샤오핑이 대만을 두고 만들고 그것을 홍콩에 적용한 건데요. 97년에. 그게 사실상 지금은 이번 홍콩 시위와 중국의 진압에 의해서 허물어진 거죠. 시진핑 자체가 지금 덩샤오핑의 일국양제를 부정하고 있다. 껍데기만 남아있는 거죠, 사실은. 그런 상황에서 홍콩사태를 어떻게 볼 거냐고 하면, 지금은 이미 어젯밤, 그제부터 광주가 된 것 같습니다. 아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지만 10월 31일, 사람들이 생각할 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캐리 람이 경질되고 유화책이 나오지 않을까, 일단 캐리 람을 홍콩시민 73% 정도가 반대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민심도 얻지 못하고, 갈등을 해결하지도 못하고요. 그런 상태에서 캐리 람을 재신임하고, 강경모드로 간 것은 분명하게 시진핑 정부의 의도가 있었다고 봐야죠. 그 방식이 아주 폭력적인 거고요. 그때 이후에 군대도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다음에 경찰도 조준사격을 하기 시작하고요. 어젯밤에도 그냥 실탄 발사가 있었다고 이야기하거든요. 그런 상황이고. 어젯밤도 그렇고, 오늘 9시 반에 최후통첩을 보냈는데요. 그건 80년대 광주와 거의 비슷한 상황 같거든요. 오늘 저녁이 사실 조금 두렵습니다. 파국으로 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이 많이 되고요. 

◇ 전진영: 지금 강대강으로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상황이 심각해지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목소리가 높고요. 그래서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시위대, 경찰, 양쪽 다 자제심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서요. 그렇다면 시위대도 이 정도는 얻어내야 우리가 물러날 수 있다, 홍콩 정부도 이 정도는 용인해줄 수 있다, 이런 선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묘안이라고 할까요? 이런 게 있을까요?

◆ 강준영: 묘안이 있으면 그쪽에서 잘했을 것 같은데요. 일단 홍콩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그거는 중앙정부의 입김을 받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 지금 다섯 가지를 요구하고 있으니까 적어도 두세 가지 정도는 들어주면서 대화의 소통을 트지 않으면 이거는 강대강 대치로 갈 수밖에 없는데, 시민사회가 무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게 절대 불리합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중간에서 요구를 들어주면서 가야 할 거고. 다만 문제가 시진핑 국가주석 입장에서 홍콩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이 오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홍콩 자치정부에서 조정을 하는 그런 모습도 보여줘야 홍콩 사람들한테도 인정을 받으면서 갈 것 같은데요. 그 부분이 지금 임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극단으로 간다고 하면 상당히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죠.

◆ 임채원: 저는 묘안은 하나가 있습니다. 선거를 잘 치르는 거죠. 오늘, 그리고 이번 주에 파국으로 가지 않게 국제사회, 특히 종교계, 시민사회가 나서주면 좋을 것 같고요. 홍콩에서 그런 움직임들이 있더라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는 홍콩 사람들의 민심이 정확하게 뭔지 선거를 통해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언제나 선거 혁명이 일어났거든요. 그래서 공정 선거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 그게 중요할 것 같고요. 24일 날 드러난 민심을 보고 시진핑도 판단하고, 홍콩 시민들도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은 저희가 특집 대담, 홍콩 사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강준영 교수님, 그리고 임채원 교수님이었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 강준영: 네, 감사합니다.

◆ 임채원: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