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10:10~11: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대선불복에 대통령 사임, 멕시코 망명까지...볼리비아 혼란 원인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14 11:42  | 조회 : 181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14일 목요일
□ 출연자 : 임수진 대구가톨릭대학교 중남미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14년의 장기집권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권좌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 지난 11일에 멕시코로 망명했죠. 부정선거로 촉발된 시위 격화부터 대통령직 사퇴, 그리고 망명에 이르기까지 볼리비아에서 최근 벌어진 이런 일련의 사태를 두고 이것이 군부 개입에 의한 쿠데타냐, 아니면 시민들이 일궈낸 승리냐. 국제사회에서도 볼리비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중남미학부 임수진 교수, 전화 연결해서 관련 내용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임수진 대구가톨릭대학교 중남미학부 교수(이하 임수진):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저희가 이 달 초에는 칠레 이슈로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볼리비아 이야깁니다. 중남미 정치 상황이 최근에 격동적인 느낌이 들거든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엔 어떠신지요?

◆ 임수진: 중남미에서 민주화가 있었던 것이 1980년대 일입니다. 그리고 1980년대 민주화가 된 이후에 개별 국가에서 이렇게 지금처럼 긴박했던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정치적으로 큰 혼란이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본격적으로 오늘 이야기로 들어가 봐서요. 일단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임계기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대선에서 무리하게 연임을 시도한 건 어쨌든 사실이죠?

◆ 임수진: 예, 그렇습니다. 에보 모랄레스는 2005년에 처음 대통려에 당선됐고 개헌을 통해서 1회 연임이 가능해지면서 2009년에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중남미의 경우에는 과거와 같은 군사독재를 방지하기 위해서 연임을 제한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모랄레스가 바로 이 규정을 없애면서 재선에 성공했고 그 이후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면서 이번에 3선, 그리고 4선까지 도전한 것입니다.

◇ 전진영: 이번에 4연임에 도전을 한 거고 대통령 본인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가 돼서 결국 이렇게 결론이 난 건데.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가장 궁금한 게요. 뉴스에서 볼리비아 대선 과정을 감사하고 부정선거 정황이 있다고 발표한 기구가 미주기구(OAS) 란 곳이더라고요. 이게 어떤 기구인가요? 

◆ 임수진: 1948년에 창설한 미주지역의 집단안전보장을 위한 지역협력기구입니다. 1948년 창설은 했지만 원래 1890년에 창설된 미주공화국 연맹이 발전한 것이고요. 현재 35개국이 회원국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 및 안보 강화, 지속가능한 발전, 또는 역내 사회문제해소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선거 참관단 파견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미주기구가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활동입니다.

◇ 전진영: 이 기구가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역할이 바로 선거 감사라는 거죠?

◆ 임수진: 그렇습니다.

◇ 전진영: 그러면 자체적인, 볼리비아 국가라는 데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감사기구가 없이 미주기구가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 임수진: 볼리비아에도 자체기구가 있습니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것인데, 시민기구가 있어서 시민들이 교육을 받고 감사를 하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OAS가 같이 협력해서 감사의 진행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리고 좀 의문이 드는 부분이요. 이전 상황을 살펴봤을 때 현지시각으로 10일 오전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4대 정당 대표들한테 대화도 요청하고 재선거를 하겠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 같은 날 오후에 또 굉장히 빨리 입장을 바꿔서 사의를 표명했거든요. 이렇게 빨리 물러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임수진: 주요 도시의 경찰들이 반정부 시위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위가 더욱 확대되었고요. 그래서 끝까지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는 군의 압박 때문에 대통령직 사퇴를 선언하고 지방으로 떠났던 것으로 보입니다. 군 총사령관이 대통령직 사임을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 전진영: 군의 압박 부분은 저희가 뒤에서 좀 더 알아보도록 하고. 이렇게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 됐고 굉장히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야당의 제닌 아녜스라는 상원 부의장이 스스로 내가 임시대통령을 하겠다. 이렇게 나섰는데. 이 부분도 좀 의아했거든요.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요?

◆ 임수진: 집권여당이 현재 의회의 2/3 의석을 확보한 상황입니다. 야당 소속의 상원 부의장이 의회로부터 임시대통령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 말씀하신 대로 어려운 상황인데요.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야당 단독으로 개회한 회의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여당 의원들 없이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 것인데, 또 아녜스 상원 부의장은 승계 순서에 따라 취임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본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본인은 문제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러면 볼리비아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렇게 대통령이 공석이 되는 상황이 되면 대통령 권한이 승계가 되나요?

◆ 임수진: 임시대통령직은요.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순으로 맡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는 이들 모두가 사퇴한 상황이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장이 임시대통령직에 올라야 하는데 야당 소속의 상원 부의장이 대통령직을 맡겠다고 한 것입니다. 대통령직의 사퇴도 의회가 수용해야 하고, 대통령직 승계 절차도 의회를 통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에 승계 상황을 보면 이 절차가 생략된 것입니다.

◇ 전진영: 절차가 엄연히 있는데 생략이 되면, 국민들이나 여야 정치권이나 이런 데서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 임수진: 네, 국민들도 지금 두 의견으로 나눠져 있고요. 그래서 모랄레스 대통령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지금 굉장히 격하게 반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권과 그 야권을 지지하는 층에서는 환영한다고 밝혔고요. 특히 지난 대선에서 2위 득표한 카를로스 메사가 새 대통령에게 축하인사를 전했고, 대통령직 승계 우선순위에 있던 헌법재판소장도 취임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여당은 상원 부의장의 대통령 취임식에 보이콧 차원에서 출석하지 않았고요. 현재 무효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래서 제닌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오늘 새벽에 업데이트 된 뉴스를 보니까 자기가 빨리 재선거를 치르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그럼 앞으로의 절차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임수진: 지금 새 대통령이 지금으로부터 90일 내에 다시 재선을 치르겠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런 점에서 이게 이 절차대로 잘 치러지면 정국에 안정이 오겠지만 그러나 지금 아녜스 대통령에 대해서 반대세력과, 그리고 지금 모랄레스 대통령이 떠남으로 해서 원주민 세력이 구심점을 잃었거든요. 볼리비아의 경우에는 원주민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래서 앞으로 백인 기득권층과 원주민의 대결 등이 예측되기 때문에 90일 안에 어떻게든 민주적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그 방법이 지금 현재로서는 가장 민주적이고 국가 정상화를 위한 방법입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일단 볼리비아 대통령의 사임을 바라보는 볼리비아 국내 시선도 나뉘어져 있지만, 국제사회도 지금 시선이 두 갈래로 나뉜 것 같습니다. 양쪽 갈래를 살펴보면 일단 대표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승리다. 국민들과 군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 임수진: 네.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 승리라고 했고, 그리고 미국과 뜻을 같이 하는 우파 성향의 국가들입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정부도 민심의 저항에 따른 자발적 퇴진이라고 조속한 재선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반대쪽 이야기는, 모랄레스 대통령을 포함해서 이번 일이 명백한 군사 쿠데타다라고 말하는 쪽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보면, 볼리비아 정치사를 빼놓고 말하면 안 된다. 150여년 동안 거의 10개월에 한 번꼴로 너무나 군사 쿠데타가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주장이거든요.

◆ 임수진: 과거에는 실제로 정치사 150년 동안 10개월에 한 번씩 군사 쿠데타가 있었다라는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1982년 민주화 이후에는 쿠데타가 없었고, 그리고 그만큼 30년이 지났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발전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모랄레스가 쿠데타를 주장하는 이유는 조금 다른데요. 쿠데타가 맞다면 국제사법기관에 제소할 수 있고, 이를 계기로 볼리비아로 돌아가서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전진영: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에 복귀하기 위한 명분으로 이 주장을 하는 것이다, 라고 교수님께서는 보시는 거죠?

◆ 임수진: 네, 그렇습니다.

◇ 전진영: 그리고 한 미국 교수가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볼리비아 군은 무력을 쓰지 않고 구두로 하야를 요구했다. 이를 위협으로 본다면 쿠데타고, 단순 권고로 본다면 쿠데타가 아니다” 이런 언급을 했던데, 이 언급에 대해서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임수진: 조금 전에 드렸던 답변을 비롯해서, 지금 쿠데타를 무엇을 쿠데타로 보느냐에 따라서 답은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미국 교수가 하신 말씀과 상당히 동의하는 바가 큰데요. 그 이유는 제가 스페인어 기사 원문을 봤더니 권고가 맞기는 합니다. 군이 권고한 것은 맞고요. 그렇지만 군 총사령관이 단순히 권고했다라고 우리가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볼리비아의 경우에는 민주화된 지 35년이 지났고 그만큼 볼리비아의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성숙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군이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을 때 국민들로부터나 혹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군 스스로도 잘 알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이 무력을 통해서 집권하는 방식이 아니라 구두로 하야를 요구하는 방식, 이런 것을 또 뉴 스타일 쿠데타라고도 하는데 이런 방식의 쿠데타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쿠데타이지만 방식이 좀 달랐다. 그런 말씀이신 거죠?

◆ 임수진: 그렇습니다.

◇ 전진영: 이게 권고를 한다 하더라도 권고를 하는 대상이 군이잖아요. 그러면 이건 단순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군에서 그렇게 권고를 하면 위협으로 느껴질 것 같거든요.

◆ 임수진: 그렇습니다. 군인이기 때문에 그게 단순히 권고가 아니라 앞으로 군사 쿠데타도 가능하다라는 그러한 것을 시사하는 그런 발언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어찌됐건 이번에 볼리비아 대통령의 사임이 중남미 정치지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거다. 이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임수진: 볼리비아의 혼란스러운 상황만큼 지금 현재 중남미 정치지형도 굉장히 복잡한 상황입니다. 모랄레스에게 망명을 허가해준 멕시코 중심의 중도좌파 연대와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브라질 중심의 우파정부 간의 연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남미 경우에 지금 각국의 국내 문제가 워낙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에 핑크타이드와 같은 공고한 좌파의 물결은 형성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수진: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대구가톨릭대학교 중남미학부 임수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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